다크엘프 트릴로지 - 정착 (the Dark Elf Triology - Sojo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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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프 트릴로지의 마지막 '정착(Sojourn)'.

드디어 '언더다크'를 벗어나 전혀 새로운 세계에서의 모험을 시작하는 드리즈트, 그의 선한 마음에서 시작된 행동은 오해와 탐욕으로 인해 그를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그의 선한 마음은 결국 선한 지상의 종족들에게 보여진다. 특히 드루이드 '몬톨리오'를 만나 사제의 정을 나누고 신의 선물과도 같은 '자연과의 교감 능력'을 깨우치는 모습은 방황하던 그에게도 지상에서 평온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인간의 수명은 엘프나 드워프 등 다른 종족들보다 짧기에, 다시 단신이 되고 여행 시작된다. 하지만 대표적인 '악의 종족'이라는 낙인이 있는 '드로우'인 그를 받아주는 곳은 보이지 않고 결국 최북방이라는 '아이스윈드 데일'에서 고독한 정착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의 운명의 동료라고 할 수 있는 드워프 '부르노'와 인간' 캐티-브리'를 만난다.

위태위태한 드리즈트의 무용담도 볼만 하지만 더욱 흥미로운 점은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들이다. 인간의 성향이 신을 만드는가?(혹은 이런 인간 성향의 집합체를 신이라 부르는가?) 신이 인간의 성향을 결정하는가? 신을 믿는 것에는 꼭 그 신에 대한 앎이 필요한가? 신에 대한 앎이 없이 자신의 신념만으로도 미지의 신을 믿는다고 할 수 있나? 각기 다른 성향의 수 많은 신이 존재하는가? 아니면 신은 유일한데 각자가 신을 다르게 받아들여 해석하나?

이런 질문들에 대한 확실한 답은 역시 이 책에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확고한 믿음은 신에 대한 독실한 믿음과 닮아 있다는 점이다. 결론은 어찌보면 '신은 나무가지 끝에도 있고, 바위 밑에도 있다.'라는 말과 비슷하다고 할까?

드디어 지상에서 그가 찾던 '평온한 정착'에 성공한 '드리즈트'.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도 그를 기다리는 수 많은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긴 '드리즈트의 연대기'의 다른 책들도 조만간 번역되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07/10/17 01:00 2007/10/17 01:00

다크엘프 트릴로지 - 망명 (the Dark Elf Triology - Ex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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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프 트릴로지'의 두번 째, '망명(Exile)'.

1권의 마지막에서 자신의 고향인 '멘조베란잔'을 떠나온 '드리즈트'. 그래서 곧바로 지상에서의 대모험이 시작되는가 했지만 섣부른 상상이었다. 그에게 지금까지 살아온 곳이 언다다크(Underdark)인지라 차마 지상으로는 나가지 못했나보다.

황량한 '언더다크'에서 말이 없는 그의 친구' 구엔하이버'와 지내면서, 드리즈트는 점점 그를 올바른 길로 이끌었던 성품이 허물어져감을 느낀다. 고독을 통해 그의 내면의 '사냥꾼'은 그를 짐슴처럼 만들고 그의 고뇌는 끝나지 않는다. ('사냥꾼'을 통해 D&D 설정집에 나온 '드리즈트'의 설정 외 '바바리안'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인간(물론 드리즈트는 인간은 아니지만 이 판타지 세계의 몇몇 종족들은 '유사인종'으로 인간 수준의 지적능력을 보인다.)의 성품이 사회의 성격을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사회의 성격이 인간의 성품을 결정하는 것일까?' 방황하는 드리즈트를 통해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다정한 노움 '벨워', 사악한 마법사의 마법으로 '후크 호러'가된 페크 '크래커'와 만나면서 '드리즈트'는 '따뜻한 유대관계'에 대한 자신의 '본능적인 그리움'을 알게 되지만, '저주받은 드로우'라는 자신 내면의 죄책감과 자신의 부르는 불행으로 결국 이 친구들과 타의와 자의에 의해 헤어지게 된다. 아버지 '자크나페인'을 두번 죽이게 된 드디어 드리즈트는 다시 고독을 안고 지상 세계로 향한다.

책 중간중간에 껴있는 드리즈트의 '회상록'에서 나오는 그의 유명한 친구들 '브루노', '울프가르'이 보이는 점으로 봤을 때 긴 드리즈트의 이야기에서 이 작품이 순서로는 첫번째지만, 쓰여진 때는 처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찾아보니 정말 그런가보다. 재밌기는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은 부자연그럽고 작위적이라고 할까?

이 삼부작의 마지막 이야기에서 드리즈트는 '판타지 영웅'다운 모습을 과연 보여줄 수 있을까?

2007/10/05 21:14 2007/10/05 21:14

다크엘프 트릴로지 - 고향 (the Dark Elf Triology - Hom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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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RG'의 룰(Rule)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TSR의 'D&D(Dungeon & Dragons)'. 'D&D'의 여러 세계관 (Greyhawk, Eberron, Dragonlance, Forgotten Realms, Planescape 등)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포가튼 렐름(Forgotten Realms)'. 그 '포가튼 렐름'의 수 많은 영웅들 가운데 TRPG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은 꿈꾸었을 '이도류'의 달인 '드리즈트(Drizzt)'.

수 많은 영웅들이 즐비하고 지나가던 행인도 레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파워풀한 세계관 '포가튼 랠름'. TRPG를 즐겨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한 번은 이 세계관으로 진행해 보았을 것이고, TRPG가 생소한  사람이라도 '컴퓨터 RPG'의 명작 '발더스 게이트(Baldur's Gate)'를 해본 사람이라면 귀에 익은 이름일 것이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D&D'의 가장 인기있는 세계관이고 'Baldur's Gate'와 마찬가지로 이 세계관을 공유하는 소설이 있으니 이번에 소개하는 '다크엘프 트릴로지'이다. 비단 이 두 소설뿐만 아니라 매년 수 많은 작가들에 의해 수 많은 소설들이 '포가튼 렐름'의 세계관으로 나오고 있으니 이 세계관이 얼마나 탄탄한지는 긴 말이 필요 없겠다.

TRPG를 수 년간 해본, 개인적인 견해는, 아마도 이렇게 까지 자세하고 탄탄한 판타지 세계관은 아마도 무무협소설의 대가 '김용'이 변형하고 창조해낸 '무림'말고는 찾아보기 힘들겠다. (그렇다고 '디테일'면에서 D&D의 다른 세계관이 많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포가튼 랠름'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는 각종 룰 북(Rule Book)을 통해 펼쳐지는 각 지역의 환경과 모습들, 각종 조직과 단체들, 여러 직업과 마법 아이템들, 그리고 여러 영웅들까지...이 세계관의 완성도는 끊임없이 발매되는 룰 북과 소설들이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포가튼 렐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영웅, '드리즈트'. 물론 그에 버금가는 '엘민스터(Elminster)'나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 등이 있지만, 이들의 황당무계한 능력과 힘을 보여주는, 정상적인(?)TRPG 게임과는 거리를 보여주는 영웅들이라면, '드리즈트'는 그야말로 소박한 영웅이다. 이 'D&D' TRPG를 Fighter 계열로 참여해본 사람이라면 그의 현란한 두 자루의 검은 그야말로 '로망'이라 하겠다. 또 다른 영웅들과 '드리즈트'의 차이점은, 바로 그가 수 많은 종족들 중에서도 대표적인 '악의 종족'이라고 할 수 있는 '다크엘프'혹은 '드로우(Drow)'라고 불리는 종족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그를 더욱 돋보이면서도 신비롭게 한다. 이런 '드리즈트'를 창조하고 그의 굴곡 많은 삶을 그려낸 작가는 바로 'R. A. Salvatore'로 '포가튼 렐름'표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리고 '다크엘프 트릴로지'는 장대한 '드리즈트' 이야기의 시작이되는 작품이다.

'다크엘프 트릴로지'의 첫번째 '고향(homeland)'는 일반인은 물론 'D&D'를 접해본 사람들에게도 낯선, '포가튼 렐름'의 땅 속 세상이자 드로우(Drow)들의 고향인 '언더다크(Underdark)'의 환경과 드로우 사회의 묘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점은 TRPG 게이머라면 '포가튼 렐름' 세계관을 진행하면서 궁금했던, '광신'과 '투쟁'으로 가득찬 '드로우의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대했던 '험난한 모험과 엄청난 무위'보다는 좀 더 심오한 면이 있는 소설로 '드리즈트'의 성장과 내면의 갈등을 통해 그의 '인간성'(Humanism)'에 대한 갈망을 그려낸다. 그리고 이 첫번째 권은 그가 드로우 사회로부터 도망쳐 방랑을 시작하는 장면에서 끝난다. 액션활극을 기대했던 독자라면 좀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드리즈트'의 긴 이야기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딛었을 뿐이고, 아직 완결되지도 않았다.

언제나 궁금했지만, 원서를 구하기도 번거롭고 영어라는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그림의 떡'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번에 '다크엘프 트릴로지'가 정식발매되어 TRPG 매니아로서 너무나 반가울 따름이다. 이번 '다크엘프 트릴로지'를 계기로 이어지는 삼부작들, 'Icewind Dale trilogy'나 'The Hunter's Blade trilogy' 등도 정식발매되기를 바란다.
2007/09/27 14:46 2007/09/27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