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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첫번째, 그리고 그 날들(박지윤 콘서트) in 2009년 7월 4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7집을 낸 가수가 첫번째 콘서트라니, 조금은 우습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박지윤은 아이돌 가수로서 발라드로 시작해서 댄스가수로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긴 공백기간동안 음악이 아닌 연기 등으로 외도를 했었죠.그녀는 13년이나 되는 그녀의 음악인생에서 처음으로 그녀가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앨범으로, 앨범 제목부터 '꽃, 다시 첫번째'로 지었습니다. 음악인생에서 다시 태어난 그녀,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을 통해서 첫번째 콘서트도 이루어졌습니다.
뮤직비디오 혹은 단편영화같이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시작된 그녀의 첫 콘서트는 이번 앨범의 세 곡 '봄, 여름 그 사이', '4월 16일', '잠꼬대'를 연달아 들려주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지금까지도 댄스가수의 이미지가 강한 그녀였지만, 상당한 라이브 실력이었습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가수 13년에 당연한 모습일수도 있겠지만, 그녀의 이번 콘서트에 대한 준비는 가창력 뿐만 아니라 여러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커버곡으로 그녀가 좋아하는 뮤지션인 '레이첼 야마가타'의 'Over and Over'를 들려주었고 예전 인기곡인 '소중한 사랑'과 'Steal away'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발표곡인 '그대 지금'과 '봄눈'이 이어졌습니다.
2년전부터 기타를 연습했다는 그녀, 기타와 함께 두 곡을 들을 수 있었는데 한 곡은 영화 'Once'의 수록곡이었고 한 곡은 유명곡인데 제목을 모르겠네요. 다시 예전 인기곡인 '가버려', '아무것도 몰라요'를 능청스럽게 불렀고, 각각 4, 5, 6집의 인기곡인 '성인식', '난 남자야', '여자가 남자에게 바라는 11가지'는 메들리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커버곡이 이어졌는데 '데미안 라이스'의 'I remember'와 이벤트와 함께한 'All you need is love'가 이어졌습니다.
다시 그녀의 노래들 '그대는 나무같아', '난 사랑에 빠졌죠', '돌아오면 돼'를 들려준 후 마지막은 바래진 곡(?)인 '바래진 기억에'과 마지막 곡으로 앨범의 마지막 곡이기도한 '괜찮아요'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와 세션들이 모두 퇴장하고 어두워졌지만, 관객들은 한 명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이 흐르고 관객들의 박수와 앵콜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다시 등장한 그녀는 멋지게 두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바로 그녀의 데뷔곡 '하늘색 꿈'과 그녀의 최고의 인기곡 '환상'이었습니다. 환상을 라이브로 들으니 물론 정말 환상적이었구요.
그녀의 가창력 뿐만아니라, 4인조 밴드 세션과 더불어 '피아노 4중주'(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비올라)으로 MR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의 곡들은 이 구성에 맞게 편곡하여 들려주었고 적절한 음향효과까지 사용되어 정말 귀가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더불어 배경으로 오프닝과 배경으로 사용된 영상과 조명효과에서도 세심한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모양의 음악을 이제서야 시작했다는 그녀, 이 길은 그녀를 대중에서 관심에서 조금 멀어지게 할 수도 있고, 예전만큼의 인기를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많은 가수들이 결국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요즈음, 그녀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녀가 하고 싶은 음악들을 하고 오랜동안 그 음악들을 팬들과 함께하는 '뮤지션 박지윤'이 되었으면 합니다.
촬영은 금지라서 공연 중에 사진을 찍을 수 없었고, 공연장 로비에서 돌아가는 그녀의 모습을 몇 장 담았습니다. http://loveholic.net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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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 박지윤의 비밀정원
사진과 짧은 글들이 담겨있는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었는데도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쉽지 않아서, 몇일이 걸렸다. 제목처럼 비밀일기 같은 이야기들과 사진들.
아름다운 풍경들에 놀라고, 그녀의 멋진 카메라들에 놀란다. 그리고 7집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그녀의 감수성, 그 근간을 조금은 알 수 있게되었다.
가수 박지윤이 아니라, 사람 박지윤 혹은 여자 박지윤을 조금 알게 되었다고 할까?
너무 행복해서
또 너무 슬퍼
지금이 지나면 모두가 당장에 과거가 되어버리는
이 삶의 현실이
야속할 뿐이야,
다만 내 작은 바람은
먼 훗날 떠올렸을 때
함께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울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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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 꽃, 다시 첫번째
6년 만에 돌아온 그녀, 박지윤의 일곱 번째 앨범 '꽃, 다시 첫번째'
저와 동갑이고 제 10대의 아이돌이었던 그녀, 제 나이를 생각하니 상당히 많네요. 그 동안 무얼하며 지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앨범의 제목부터 의미심장한데, '다시 첫번째'는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겠죠?
잡음과 함께 조근조근 들려오는 목소리의 '안녕'은 이어지는 '봄, 여름 그 사이'의 intro 성격의 트랙입니다. '봄, 여름 그 사이', 박지윤의 자작곡으로 경쾌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는 제목처럼 봄과 여름의 사이, 아마도 만물이 살아숨쉬는 오뉴월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단조로운 단어들의 나열로 감정은 지극히 절제되어 있습니다. 경쾌한 기타와는 담담히 읊조리는 목소리와는 달리 바이올린만이 그 서글픈 감정을 은은히 들려줍니다. 마지막 '안녕'은 너무나 태연합니다.
밴드 '디어클라우드'의 용린이 작사 작곡한 '바래진 기억에'는 앞선 '봄, 여름 그 사이'의 철저한 감정의 절제와는 상반되는 곡입니다. 현악 세션은 '타이틀곡의 기본'이고, '과잉'까지 치닿지 않는 감정 표현은 인디씬에서 나온 곡다운 '미덕'입니다.
'4월 16일'은 밴드 'Nell'의 보컬 '김종완'이 작사 작곡한 곡입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아요. 잔인하다는 4월, 그 중간의 16일이 이 곡의 제목입니다. Nell의 감수성서첨 가사는 매우 쓸쓸합니다. 하지만, '쿵작짝'의 세 박자로 진행되는 멜로디는 이런 가사와 곡의 심상과는 다르게 나아갑니다. 가사 및 목소리는 슬픈 빛을 내지만 멜로디는 너무나 찬란한 밝은 빛을 낸다고 할까요? 세박자로 진행되는 멜로디는 바로 '봄'과 어울리는 '왈츠'을 떠올리게 합니다. 왈츠의 기쁨 속에서 그 슬픔은 더욱 빛이나게 됩니다. 어느 시인이 말했던 찬란한 슬픔의 봄, 잔인한 4월에 느껴지는 아픈 이별의 감정들을 이보다 더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을런지요.
'그대는 나무같아'는 박지윤의 자작곡으로 화창한 날의 산책같은 잔잔한 분위기입니다. 박지윤의 자작곡들은 모두 잔잔하며 묘사적인 분위기로 한 장의 사진을 연상시킵니다.이어지는 '잠꼬대'는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작사로 참여한 곡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사는 랩으로 만들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느낌입니다. 맑은 정신으로 차마 할 수 없었던 말들, 술에 취한 진심들은 아프기만 합니다. '봄눈'은 옛 연인을 오랜만에 다시 만난 상황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작사 작곡은 '루시드 폴'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어쿠스틱 기타 연주만 노래와 함께 한다고 해도 잔잔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연출될 법합니다.
'돌아오면 돼'는 기승전결이 뚜렸한, 가장 '가요다운' 곡입니다. 이 곡의 작곡가 '비'와 'GOD'를 위해 여러 곡을 작곡한 경력이 있네요. 마지막 곡 '괜찮아요'는 첫 곡과 마찬가지로 박지윤의 자작곡이고 이별 노래입니다. 첫 트랙이 '안녕'이었는데 '괜찮아요'와는, 마치 '마지막(이별) 두 마디'처럼 닿아있는 느낌입니다.
실력파 뮤지션들과 조우하여 상당한 수준의 곡들을 여럿 들려주고, 자작곡의 비율 및 그 완성도도 나쁘지 않은, 박지윤의 discography에서 전환점이 될 만한 앨범입니다. intro 성격의 '안녕'과 히든 트랙을 제외하면 8곡 밖에 되는 않는 점은 온라인 음원이 아닌 CD를 구입하는 팬들에게는 이 앨범이 반가우면서도 분명 아쉬운 점이 될 것입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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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윤, 예스24 이주의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