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일곱 번째 앨범 '꽃, 다시 첫번째'를 발표하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박지윤의 첫 단독 콘서트가 '다시 첫번째, 그리고 그 날들'이 7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열립니다. 그리고 저는 세 번째 날인 4일에 다녀왔습니다.

7집을 낸 가수가 첫번째 콘서트라니, 조금은 우습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박지윤은 아이돌 가수로서 발라드로 시작해서 댄스가수로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긴 공백기간동안 음악이 아닌 연기 등으로 외도를 했었죠.그녀는 13년이나 되는 그녀의 음악인생에서 처음으로 그녀가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앨범으로, 앨범 제목부터 '꽃, 다시 첫번째'로 지었습니다. 음악인생에서 다시 태어난 그녀,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을 통해서 첫번째 콘서트도 이루어졌습니다.

뮤직비디오 혹은 단편영화같이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시작된 그녀의 첫 콘서트는 이번 앨범의 세 곡 '봄, 여름 그 사이', '4월 16일', '잠꼬대'를 연달아 들려주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지금까지도 댄스가수의 이미지가 강한 그녀였지만, 상당한 라이브 실력이었습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가수 13년에 당연한 모습일수도 있겠지만, 그녀의 이번 콘서트에 대한 준비는 가창력 뿐만 아니라 여러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커버곡으로 그녀가 좋아하는 뮤지션인 '레이첼 야마가타'의 'Over and Over'를 들려주었고 예전 인기곡인 '소중한 사랑'과 'Steal away'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발표곡인 '그대 지금'과 '봄눈'이 이어졌습니다.

2년전부터 기타를 연습했다는 그녀, 기타와 함께 두 곡을 들을 수 있었는데 한 곡은 영화 'Once'의 수록곡이었고 한 곡은 유명곡인데 제목을 모르겠네요. 다시 예전 인기곡인 '가버려', '아무것도 몰라요'를 능청스럽게 불렀고, 각각 4, 5, 6집의 인기곡인 '성인식', '난 남자야', '여자가 남자에게 바라는 11가지'는 메들리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커버곡이 이어졌는데 '데미안 라이스'의 'I remember'와 이벤트와 함께한 'All you need is love'가 이어졌습니다.

다시 그녀의 노래들 '그대는 나무같아', '난 사랑에 빠졌죠', '돌아오면 돼'를 들려준 후 마지막은 바래진 곡(?)인 '바래진 기억에'과 마지막 곡으로 앨범의 마지막 곡이기도한 '괜찮아요'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와 세션들이 모두 퇴장하고 어두워졌지만, 관객들은 한 명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이 흐르고 관객들의 박수와 앵콜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다시 등장한 그녀는 멋지게 두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바로 그녀의 데뷔곡 '하늘색 꿈'과 그녀의 최고의 인기곡 '환상'이었습니다. 환상을 라이브로 들으니 물론 정말 환상적이었구요.

그녀의 가창력 뿐만아니라, 4인조 밴드 세션과 더불어 '피아노 4중주'(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비올라)으로 MR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의 곡들은 이 구성에 맞게 편곡하여 들려주었고 적절한 음향효과까지 사용되어 정말 귀가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더불어 배경으로 오프닝과 배경으로 사용된 영상과 조명효과에서도 세심한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모양의 음악을 이제서야 시작했다는 그녀, 이 길은 그녀를 대중에서 관심에서 조금 멀어지게 할 수도 있고, 예전만큼의 인기를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많은 가수들이 결국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요즈음, 그녀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녀가 하고 싶은 음악들을 하고 오랜동안 그 음악들을 팬들과 함께하는 '뮤지션 박지윤'이 되었으면 합니다.

촬영은 금지라서 공연 중에 사진을 찍을 수 없었고, 공연장 로비에서 돌아가는 그녀의 모습을 몇 장 담았습니다. http://loveholic.net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