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ard와 Deluxe Edition의 비교해 보면 보너스 트랙뿐만 아니라 앨범 북클릿 표지의 다른점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Standard Edition에서 Taylor Swift는 보라색 드레스를 휘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Deluxe Edition에서는 붉은색 드레스를 휘날리고 있죠. 요즘 많은 팝 앨범에서 두 버전의 북클릿 색상의 차이를 두는 일은 일반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붉은색와 보라색을 선택한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Speak now' 역시 컨트리 버전을 수록한 'US version'과 팝 버전을 수록한 'International version'으로 지역에 따라 다르게 발매되었습니다. 10여년 앞서 이런 전략은 취한 컨트리 뮤지션  'Shania Twain'의 경우 2002년 앨범 'Up!'을 위해 같은 곡들을 무려 3가지 버전으로 녹음한 일이 있었습니다. 세 버전은 Country version, Pop version, 그리고 internatioal version(Pop-mix)으로 각각 색상을 달리한 디스크인 Green disc, Red disc, Blue disc에 담겼죠. 그리고 북미에서는 Green과 Red disc를 함께 담아 발매하고, 기타 지역에서는 Red와 Blue disc를 함께 담아 발매하였습니다. Shania Twain의 골수팬이라면 타지역에서 발매된 다른 버전을 수입반으로라도 구입할 법합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도 모르겠지만, Shania Twain과 Taylor Swift, 두 뮤지션의 앨범 배포는 'Universal Music'에서 담당하고 있기에, 영악한 판매 전략의 일환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붉은색 드레스의 그녀가 더 아름답게 보여서 더 값비싼 Deluxe Edition을 사고 싶어지게 하니까요.

전세계 투어로 쉴 틈 없는 상황에서도 곡을 써서 만들어진 'Speak now'는 그녀의 이전 앨범과 다르게 공동작업 없이 모두 혼자 작사/작곡하여 완성된, 그녀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재능을 100% 확인하게 될 앨범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Speak now'의 내용물을 해부해보겠습니다.

첫 트랙은 첫 싱글로 발표된 'Mine'입니다. 1989년 생으로 막 십대를 벗어나, 고작 21세 밖에 되지 않은 그녀의 나이를 반영하듯, 우연히 만나 첫 눈이 반하는 틴에이지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곡입니다. 옷차림이나 상황에 대한 묘사와 '그'가 하는 이야기를 직접화법으로 노래하는 점과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한 가사는 전작 Fearless의 첫 싱글 'Love Story'와 그대로 닮아있습니다. 하지만 'Love Story'가 귀여움으로 승부했다면, 이 곡에서는 상쾌함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Do You Believe it?'이라고 외칠 때 가슴을 가득채우는 흥분이 이 곡의 백미입니다. 'Love story'와 영화 '발렌타인 데이' OST에 수록된 'Today was a fairytale'와 더불어 '마법 같은 사랑 3부작'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불꽃이 튄다'는 뜻이 'Sparks Fly'는 제목에서부터 젊음의 열기가 느껴지는 트랙입니다.  적당히 비음을 섞어 (판소리의 추임새처럼) 강조음을 넣는 보컬과 더욱 신나게 쟁글거려도 이상할 것이 없는 기타연주에서 그녀의 컨트리 지향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녀는 쏟아지는 빗소리를 사랑하나 봅니다. 전작의 수록곡 'Fearless'에서는 가장 좋은 드레스를 입고 폭풍우 속에서 춤을 추겠다는 그녀가, 이곡에서는 퍼붓는 빗속에서 만나 키스를 해달라고 당돌하게 외칩니다. 분명 그녀는 꽤나 적극적입니다.

이별 후 우연히 만난 옛 연인에 대해 노래하는 'Back to December'는 두 번째 싱글로 발표된 트랙입니다. 흥겨운 컨트리 팝(Mine)으로 귀를 사로잡고 슬픈 팝발라드(Back to December)로 눈물을 사로잡는 전략은 전작 'Fearless'에서 원투펀치인 첫 번째와 두 번째 싱글, 'Love Story'와 'White Horse'로 구사한 전략과 닮아있습니다. 'Love story'는 이쁘고 입에 붙는 영어 발음(It's love Sto-ry, baby just say yeah!)이 매력이기도 했는데, 이 곡도 후렴구(So this is me swallowin' my pride, standin' in front of you Sayin' I'm sorry for....)로 입에 붙는 가사를 들려주네요. 영화 '발렌타인 데이'로 인연이 되서 잠깐 연인이었던 '테일러 로트너'에 대한 노래라는 이야기가 있네요.

앨범 제목과 같은 제목의 트랙 'Speak now'는 Taylor Swift의 재밌는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인 컨트리 넘버입니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할 것만 같았던 그녀가 이번에는 대담하게 결혼식장에서 신랑을 가로채는 파렴치한(?)이 됩니다. 보통 영화 속에서는 한 남자가 다른 남자의 신부와 달아나는데, 그 반대라서 재밌습니다. 부클릿을 보면 그 상황을 재치있게 담아낸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북클릿에 등장하는 재밌는 조연들은 그녀를 돕는 세션들입니다.)

흥미로운 제목의 트랙 'Dear John'은 락발라드 넘버입니다. 2010년 개봉한 영화 '디어존(Dear John)'과 같은 제목이라 영화와 연관성을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사전을 찾아보면 'Dear John letter'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별를 고하는 편지라고 하며, 'John'이라는 이름이 흔하여서 'Dear John'으로 이별 편지가 시작하기 때문이랍니다. 슬픔을 비가 내리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는 가사는 'Forever & Always'의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사랑을 체스게임에 비교한 점도 흥미롭습니다. 'the Wreckers'의 'Tennesse'에서는 카드 게임에 비교하고 있는데, 일종의 관용적 표현인가 봅니다.  7분에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슬픔을 풀어내는 그녀의 호소력은 지루함이 떠오를 수 없게 합니다. '존 메이어'와 관련된 노래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이라면 그녀의 솔직대담함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겠습니다.

기타가 쟁글거리는 전형적인 컨트리 느낌의 트랙 'Mean'은 우리나라식으로 '악플러'들에게 부르는 노래입니다. 너희들이 뭐라고 하든 자신은 꿈쩍도 안한다는 자신감을 노래하죠.

시원하게 질주하는 느낌의 트랙 'The Story of Us'는 색다른 시각의 이별 노래입니다. 이별 후의 아픔과 슬픔을 노래하지 않고, 이별 직전의 위태로운 분위기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도시녀 Taylor는 사랑에 매달리지 않고 호탕하게 외칩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The End)'라고.

담백한 그녀의 목소리와 코러스의 하모니가 아름다운 트랙 'Never Grow Up'은 조금은 쓸쓸한 자장가 같은 포크 넘버입니다. 아직 어린 동생에게 부르는 듯한 느낌의 노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지만 쓸쓸하기만한 자신의 처지에 빗대어, 어른이 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최고의 팝스타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그녀에게도,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외로움이 있기 때문일까요?

대담한 그녀지만 때로운 수줍은 구석도 있나봅니다. 'Enchanted'는 제목처럼 마법 같은 사랑에 빠진 수줍은 소녀의 환희를 노래합니다. 'Better than revenge'는 펑키한 락 넘버로 Taylor Swift에게서 'Avril Lavigne'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트랙입니다. 나쁘지 않지만 Avril의 세 번째 앨범처럼 망가지려 한다면 말리고 싶어지네요. 소문에 의하면 '조 조나스'와 관련된 노래하고 하죠.

신비한 분위기의 'Innocent'는 가사를 살펴보면 분명 큰 실례를 저지른 'Kanye West'에게 부르는 노래입니다. 32세나 되었는데 아직도 덜 자랐다고 비꼬고 있네요. 'Haunted' 역시 그녀의 락에 대한 욕심이 드러나는 트랙입니다. 'Last Kiss'는 쓸쓸함과 처연함이 느껴지는 이별 노래이고 'Long Live'는 분위기를 달리하여 수 많은 이야기들의 해피엔딩 같이 승리의 기쁨과 행복의 환희가 넘치는 트랙입니다. 자신의 투어를 함께한 밴드를 위한 곡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