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 2로 주목받은 '김지수'의 대담하지만 현명한 행보의 시작.
'모로가도 서울로 가면된다'는 속담(?)처럼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편견을 깨고, '슈퍼스타K'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에서도, 어떤 면에서는 결과 이상으로 과정에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과정이 빛났기에 (1등만 기억되는 더러운 세상에서) 최종 우승자 뿐만 아니라 탈락자들도 주목을 받았구요. 최종 우승자 발표 후 출연자들의 행보도 대중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소개하는 '김지수'도 최종 경연까지 살아남지는 못한 '탈락자'이지만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기에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출연자들과는 다르게 소위 말하는 메이저 기획사가 아닌 인디레이블과 계약을 했기에 그 과정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대표 인디레이블 '파스텔뮤직'과 계약한 점은 어쩌면 놀랄 만한 일은 아닙니다. 싱어송라이터를 지행한 그였기에 인디씬에서 수 많은 싱어송라이터들의 앨범을 제작해온 파스텔뮤직을 선택한 점은 여러면에서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빠른 결과물을 원하는 메이저 기획사들과는 달리 뮤지션에게 시간과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파스텔뮤직을 선택한 점은, 나이들어 보이는 얼굴임에도 고작 1990년 출생인 그에게는 뮤지션으로서 꾸준히 발전할 여유를 갖을 수 있다는 장점이 되겠습니다. 더불어 시즌 1의 경연과정에서 언론과 대중이 보여준 엄청난 관심과 다르게 정작 가요계에 정식 데뷔 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서서히 잊혀진 점도, 인디레이블을 선택하여 좀 더 자신만의 음악을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서브레이블인 '쇼파르뮤직'이 발표하는 첫 앨범인 김지수의 미니앨범은 '슈퍼스타K 2'의 종영 후 김지수를 기다린 팬들에 대한 선물이자, 뮤지션으로서의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글오글한 제목의 첫곡 '명품노래'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능글맞은 그를 만날 수 있고, 이어지는 '너무 그리워'에서는 진솔한 가사에 맞게 '뽕끼'가 담긴 노래를 들려줍니다. 'Friday'에서는 좀 더 차분하고 진중한 음성을 들을 수 있고, 디지털 싱글로 먼저 공개되었던 리메이크 곡 'Chocolate Drive'에서는 젊음의 진취적인 기상을 전달하여 보컬리스트로서 김지수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인임에도 상당히 '맛깔나게' 부른다고 할까요?
'금방 사랑에 빠지다'는 향후 김지수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가능성을 엿보게하는, 이 미니앨범의 유일한 자작곡입니다. 너무나 솔직하게 혹은 노골적으로 '예쁘다, 아름답다, 섹시하다'고 찬사를 보내는 가사는 조금은 유치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솔직한 가사는 어떤 모습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는, 사람은 누구나 아름답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곡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는 젊음을 느끼게 합니다. 마지막 트랙인 '수수께끼'는 역시 파스텔뮤직 소속인 '요조'와 함께하는 듀엣곡입니다. 아쉽게도 김지수의 개성이 가장 드러나지 않는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요조는 비교적 자신의 페이스를 보여주지만, 김지수의 보컬은 곡에 맞춰가는 모습으로 내공의 차이가 좀 느껴진다고 할까요?
두 번의 경연 과정에서 엄청난 관심을 보여준 '슈퍼스타K'였지만, 경연 후의 관심은 차갑기 그지 없습니다. 우승자였던 '서인국'과 '허각'의 현위치를 생각한다면 '프로의 냉정함'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고 할까요. 사실 끼있고 실력있는 젊은 재능들은 대부분 여러 기획사의 연습생으로, 혹은 각종 가요제 및 인디씬을 통해 데뷔했다고 생각할 수 있기에, 슈퍼스타K는 그런 기존의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그들만의 리그'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비유하자면 슈퍼스타K는 고작 한 지역 고등학교에서 모의고사를 통해 순위를 결정하는 정도라고 할까요? 진짜 수능은 경연이 끝난 후 데뷔를 통해 시작일 뿐입니다. 그리고 독특하게도 인디레이블을 선택한 김지수는 그의 재능과 젊음을 바탕으로 느리지만 좀 더 탄탄한 음악적 바탕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구요. 이제 진정한 시작일 뿐입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조금씩 성장해나갈 그의 행보를 지켜봅시다.
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김지수 - Kim Ji Soo 1st Mini Al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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