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십니까
-성낙일- 
어두운 마음 가운데 
뚜렷한 빛으로 남으시고도 
어두운 마음을 그대로 버려 두시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내 발이 갈 곳을 정해 놓으시고도 
한 걸음 다가설 때마다 
한 걸음 물러서며 
오지 말란듯 저리 손짓하시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수많은 시련을 주시고서도 
수많은 아픔을 주시고서도 
지치지도 못하게 다시 끌어당기시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내 소중한 것들 틈에 파고들어 
좀벌레처럼 갉아먹어 
그 자리를 차지해 버리시고도 
미워할 틈도 주지 않으시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