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큼이나 사람들로 부터 엄청난 사랑과 또 그 만큼의 증오를 동시에 받는 뮤지션이 있을까?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2장의 앨범(정규 앨범과 투어 기념 앨범)을 발매했던 Marilyn Manson, 올해는 그냥 넘어가나고 내년쯤 새앨범이 나오려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의 새로운 앨범이 나왔다. 사실 새로운 앨범이라고 하기에는 좀 껄끄럽다. 새로운 싱글하나만를 추가한 베스트 앨범이니 말이다.

지금까지 베스트 앨범 없이 정규앨범 6장과 라이브앨범 1장만을 발표했던 Marilyn Manson이기에 이번 베스트 앨범은 의미가 크다. 앨범 타이틀은 'Lest We Forget, the best of'....'우리가 잊지않게 하려고 나온 베스트'라고 해야하나?

총 18곡의 수록곡들의 구성을 살펴보자면, 우선 1집 'Portrait Of An American Family'와 2집 'Smells Like Children'에서는 각각 2곡과 1곡씩 밖에 포함되었다. Manson을 좋아하는 나도 갖고있지 않고 굳이 들어보려고 하지 않은 앨범들인데 아직 Manson만의 색깔이 확립되지 않은 시기였다고 한다. 'Sweet Dream'은 Manson의 너무 유명한 곡이기 때문에 알고 있지만 'Lunchbox'와 'Get Your Gunn'에서 Manson의 조금 앳된 목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고는 하지만 사실 목소리에 차이는 거의 없었다. Manson의 Sweet Dream이 리메이크 곡이긴 하지만 요즘 모 휴대폰 광고에서 나오는 Sweet Dream은 들어도 들어도 너무 낯설다. Manson의 전혀 Sweet하지 않은 목소리로 Sweet를 들어야 Sweet하게 느껴진다고 할까?)

Manson의 3부작-순서대로 Antichrist Superstar, Mechanical Animals, Holy Wood-에서는 각각 3곡, 2곡, 4곡이 포함되었는데, Manson의 최대 히트작이라 불릴만한 Mechanical Animals에서 2곡밖에 뽑히지 않은 것은 정말 의외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보다는 흥겨운 곡들과 발라드 같은 곡들이 트랙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Mechanical Animals이기에 지나치게 흥겨운 곡들이 선택되었다면 베스트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흐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 'the Matrix'의 OST에도 수록되면서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Rock is Dead'와 흐물러거리는 느낌의 'The Dope Show'... 정반합의 변증법처럼 앞의 두 앨범의 융합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평해진는 Holy Wood의 4곡들은 Manson의 팬이라면 누구나 선택할만한 4곡이었다. Manson의 3가지 적(敵)-Gun, God, Government-를 외치는 구호가 인상적인 'The Love Song', Manson교의 주기도문이라 불리는 'The Fight Song', 콜럼바인 총기의 원흉으로 몰린 것에 대한 분노를 담은 'Disposable Teens' 그리고 꽤나 애상적인 'The Nobodies'...Manson을 Superstar로 만든 Antichrist Superstar에서 선택된 2곡은 너무나도 유명하리라 생각되는 'The Beautiful People'(나도 이곡을 듣고 Manson에 빠져들게 되었다.), 너무나 강력한 후반부가 인상적인 'The Reflecting God' 그리고 곡의 분위기만으로는 Manson의 곡이라고 생각되지 않는'Tourniquet'...

가장 최근 앨범, 'The Golden Age Of Grotesque'에서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했던 'This is the new shit'을 포함해 3곡이 선택되었고 나머지 2곡은 Manson이 참여했던 OST에서 선택되었다. 'This is the new shit'은 'Matrix : reloaded'의 OST로 먼저 소개되어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새앨범에 대한 기대를 한 껏 부풀렸던 곡이다. 'Tainted Love' 이곡도 우리나라에는 개봉되지 않은 영화 'Not Another Teen Movie'의 OST 수록곡으로 MV만큼이나 매력적인 곡이다.

마지막으로 신곡 'Personal Jesus'는 리메이크 곡이지만 베스트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잘 녹아들어가는 곡이라고 생각된다.

부클릿을 살펴보면 최근 4개의 앨범 활동을 하면서 모여진 사진들이 가득 실려있다. 그리고 4개의 마크가 나란히 그려져있다. 팬이라면 모두 아시리라. Antichrist Superstar부터 The Golden Age Of Grotesque까지 4장의 앨범을 상징하는 마크들이다. Manson이 이 4장의 앨범에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 대충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또 주목해야 할 부분은 맴버 소개가 나오는 부분이다. 전작에서 밴드의 곡을 만들어 가던 'Twiggy Ramirez'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또 다른 맴버 Jonh 5의 활약으로 Ramirez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베스트에는 Jonh 5의 이름마저도 빠져있다. 그는 또 무슨 일로 밴드를 탈퇴한 것인지...앞으로 나올 Marily Manson의 새앨범에 대하여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Manson의 음악 인생의 정리하는 앨범으로 그의 변화와 일관성 동시에 볼 수있는 앨범이랄까? 별은 5개를 주고 싶다. 하지만 Manson의 팬으로서의 욕심이라 생각하고 4.5개로 하련다.

그리고 보니 The Golden Age Of Grotesque에 이어 이번 앨범에도 보너스 DVD가 빠졌다. 또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는지... 정말 한국에 산다는 것이 억울하다고 밖에 할 수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