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에 본 3번째 영화...

이벤트 등등에 응모해 이번달에는 다 공짜로 보게 되었다.

(방학때는 할인이 되는 심야상영과 조조할인에 '올인'했었다.)

이 영화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요즘 화려한 볼거리에 목 말라있던 나는,

최민식씨가 나온다는 거 외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다.

(요즘 한국영화가 휴먼 드라마쪽 영화만 나오는 듯하여 좀 시큰둥한 상태다.)



이야기는 배고픈 음악인의 생활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누가 배고픈 '락'을 한다고 하루에 오이 세 개만 먹었다고 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많은 진짜 Artist들도 배고프게 살고 있다.)

성격에 안맞는 복지회관 주부반 강사일, 매년 떨어지는 관현악단 오디션에 힘들게 살아가시는 어머니, 봄이 오면 결혼을 한다는 옛 애인까지...

주인공 이현우(최민식 역) 주변에는 그를 낭떠러지로 밀어내는 일들 밖에 없던 어느날.

잡지에서 본 '유서깊은 도계중학교 관악부 교사 모집 광고'를 보고 떠나 버린다.

그가 맡게된 도계중학교 관악부는 과거에는 각종 대회에서 많은 트로피를 타왔지만

최근에는 인원도 적어지고 대회 성적도 부실해 해체 위기에 놓여있었다.


여기까지만 보아도 눈치빠른 관객이라면 '이렇게 힘든 관악부를 이끌고 여차저차해서 대회 우승하는 장면으로 끝나겠구나'라고 대충 짐작하실 것이다.


예상대로 나름대로의 사정때문에 관악부를 계속하기가 힘든 아이들을 다시 참가시키면서 관악부를 이끌어가는 내용의 흐름을 보여준다.

학생들과 가까워지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아이들 입장에서 음악을 이해시키려는 모습들을 보면서, 위대한 스승은 아니더라도, 좋은 스승이란 바로 저런 스승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비오는 탄광에서 관악부 연주 장면은 정말 가슴 찡하게 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관악부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감동적일 수 있던 영화에

남녀상열지사까지 버무리려고 할애한 것은 약간은 무리로 보이는 점이다.

한 학생이 해변에서 우연히 여인에게 선생님의 자작곡을 트럼펫으로 연주해주는 장면은 꽤나 괜찮았지만 조금은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않다.

요즘 한국영화들 처럼, 이 영화도 화려한 결말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결말에서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거나 눈물 바다가 되는 영화도 아니다.

오히려 산골 중학교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고 재밌게 보여주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재미있게 보고 나올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또 진지하면서도 나름대로 코믹한 보습도 보여준 최민식씨의 연기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꽃잎 흩날리는 봄의 어느날, 옛 애인의 집 앞 벤치에 앉아 그녀와 즐겁게 통화하는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

아마 그것이 꽃피는 봄이 오면 그가 가장하고 싶고 싶었던 일이었을 듯 싶다.

별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