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의 신작 '인간', 그가 감독한 영화의 DVD까지 포함되어 팔고 있더군요.
이전 그의 소설 혹은 희곡 '인간'은 2~3시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책 중 가장 짧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시나 시작은 사람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결말은 참으로 '엉성' 혹은 '억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결말은 예측하기 쉽지만 결말로 진행되는 후반부는 그야말로 '최악'입니다.
솔직히 이야기해 보면, 이 책에 베르베르의 이름이 아닌 어느 무명 작가의 이름으로 발표되었다면 어떤 반응을 얻었을지... 아마 서점 한 구석에서 먼지가 수북히 쌓일 정도로 대중의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공상과학에 빠졌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해 보았을 만한 소제를 글로 풀어낸 것까지는 대단했지만, 그 결국 '누구나 생각해 보았음직한 것'의 범위를 뛰어넘지 못했네요. (저도 어린 시절 외계인과 인류 기원의 관계는 이 책처럼 생각한 적이 있었구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는 분명 여러 방면에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관심과 지식은 독자들에게는 '사고의 바다'를 보여주지요. 하지만 그 바다는 그리 깊지 못하네요. 깊어야 무릎이 잠길 정도라고 할까요? 또 책을 내면 낼 수록 그 깊이는 얕아지는 느낌입니다. 이제 바닥이 보일까 말까하는 수준이라고 할까요?
올해 읽은 책 중 유일하게 또 단호하게 말리고 싶은 책, 바로 '인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