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기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작년 2004년 후반기부터 인디음악 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네이버에서 간결하지만 괜찮은 인디앨범 소개페이지를 발견하고, 괜찮겠다 싶은 밴드들의 음악을 어둠의 경로로 통해 음원을 구해 들어보았다. 또 인디앨범들을 많이 다루는 온라인 몰이 내가 (사인CD때문에) 종종 이용하던 S모 레코드라는 것도 다시 발겼했다. 그렇게 해서 마음에 드는 몇몇 밴드의 음반들을 구매했었는데 Clazziquai, Casker, Humming Urban Stereo, Fortune Cookie, Nastyona 그리고 'Peppertones'라는 밴드가 있었다.

'Peppertones'의 경우 조금 말랑말랑하면서도 흥겨운, J-Pop쪽 분위기가 많이나는 인디음악답지 않게(?) 엄청난 대중성이 있다고 내 나름대로 판단하고 좋아한 밴드다.

2~3달이지나 이 곳 튜브뮤직에 '오!부라더스'라는 밴드가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Rock&Roll이라는 나에겐 조금 생소한 장르로 꾸려나가고 있었는데 중간 중간 멘트들이 너무 재미있어 듣게 되었다. 그러다가 10월에 부천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에 '오!부라더스'가 공연을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 프리마켓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밴드가 있으니 바로 '오!부라더스'에 앞서 멋진 곡들을 들려준 '메리-고-라운드'이다. 다양한 분위기의 곡들로 나를 홀딱 매료시켰다고 할까?

'오!부라더스' 형님들의 공연도 참 멋졌다. 열정적인 무대와 그리고 이 밴드의 가장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바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특이 '나이'를 불문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한다는 점이다. 공연이 끝나고 옆에서 판매하고 있는 '오!부라더스'의 3집 앨범도 당장 구매했다.

잠시 '메리-고-라운드' 이야기로 돌아오자. 공연이 있던 날, 집으로 돌아와 '메리-고-라운드'에 대해 검색해보았다. 2001년에 앨범을 냈다고한다. 앨범 수록곡들을 살펴보니 뭔가 이상했다. 카페에 가입해 질문을 올려보니 역시나...동명(同名)의 다른 밴드였다.

다시 '오!부라더스' 이야기로 와서, 이 밴드의 앨범을 살펴보니 상당히 낯익은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Cavare', 바로 Peppertones의 앨범에서도 보았던 로고이다. 두 밴드가 같은 레이블이라고 알 수 있었다.

11월 '메리-고-라운드'가 참여하는 캐롤앨범이 바로 'Cavare'에서 나왔다. '메리-고-라운드'도 Cavare에 합류한 것이다. 오!부라더스, Peppertones도 참여했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 피플, 다방밴드 등등이 참여했다. Cavare 홈페이지를 통해 동명의 다른 '메리-고-라운드'도 Cavare 소속이었다고 알 수 있었다.

11월 26일 캐롤앨범 발매기념 콘서트가 있었다. Peppertone의 공연을 처음 보는 날이었다. 후에 Peppertones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았다. 상큼한 보컬의 'deb'양은 객원 멤버였다.'deb'양의 홈페이지에서 'Nabibal'이라는 이인조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플라스틱 피플'의 이야기를 해야겠다. 플라스틱 피플의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분의 이름이 '김민규'씨란다. 많이 본 이름이다. '델리스파이스'와 '스위트피'의 그 '김민규'씨도 있지만 동명이인이다. 바로 예전(지금은 해체한) '메리-고-라운드'의 멤버의 이름이었다.(오!부라더스의 매니저를 하던 시절도 있다고 한다.) 얼마전에 알게 된 사실 또 하나는 플라스틱 피플의 여성 드러머와 오!부라더스의 드러머가 남매지간이라는 점이다. 성과 중간 글자가 같고 연주 악기도 같기에, 혼자 생각하고 있다가 '오!부라더스'팬 중 한 분에게 물어보니 남매 맞단다.

2004년 4월 즈음 이야기를 해야겠다. '제1회 한국대중음악상'의 '올해의 앨범' 부문에서 '더더 4집'이 탔다는 소식을 들었다. 솔직히 놀랐었다. '박혜경'씨가 있던 시절 '더더' 밖에 생각나지 않기에 그랬다. 앨범을 구입해 듣다가 보컬이 누군지 궁금해 북클릿을 보니 '희정'이란다. 검색해보니 인디씬에서 활동하던 사람이란다. 그냥 '그렇구나', '목소리 좋네' 이렇게만 생각해고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어제, '푸른새벽'의 노래를 들어보았다. 입소문으로 '좋다 좋다'고 들어왔지만 큰 관심이 없어 찾아 듣지 않았는데 들어보니 정말 좋았다.(바로 주문해서 오늘 CD를 받아보았다.) 푸른새벽에 대해 검색해 보니 남녀 이인조 밴드였다. 그리고 바로 보컬이 '한희정'씨였다. '한희정'씨의 홈페이지에 가보았다. 소개에 '푸른새벽' 말고 바로 'Nabibal'이 있었다. 바로 Nabibal의 다른 한 멤버가 '한희정'씨였다.(그런데 '더더'이야기는 없었다. 분명히 같은 목소리다.)

내가 알고 있는 밴드사이의 연결은 여기까지다. 내가 모르는 연결들이 더 많을 지도 모르겠다. 아니 더 많을 것이다. 그것들은 앞으로 내가 알아가야할 부분이다. 또 어떤 연결들이 숨어 있을까? 음악을 듣는 것 외에 이런 연결들을 발견하는 일,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들에 대해 알아가는 '음악 외적인 즐거움'이라고 하면 옳을까?

이 글은 제가 튜브뮤직 튜블로그에 쓴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