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그 때 그 사람들'을 오늘 보았습니다. 근래에 제가 본 한국 영화 중 최고가 아닌가 합니다.

영화 시작부터 흐르는 긴장감 속에서도 중간중간 정곡을 찌르며 웃음을 주는 대사들, 그 대사들을 들으면 그 때나 지금이나 세상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나봅니다. 요즘 세태에도 그런 풍자가 어색하지 않으니까요. 특히 정치인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매 한가지 같네요.

아쉽습니다. 할아버지(혹은 어르신)도 죽이고 경호실장도 죽이고 좋았는데 비서실장을 처리하지 않다니요. 제대로 됐으면 혹시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해 볼 수도 있는 기회였는데 말이죠. 좋은 기회가 무산되어 아쉽습니다. 저는 영화 속 '김재규'의 이상에 상당히 공감합니다. 일을 철두철미하게 처리하지 못한 점, 영화를 보면서 괜히 제가 속상하더군요. 뭐, 잘 되었더라도 좋은 길로 들어선다는 보장은 없겠지만요.

백윤식, 한석규 두 주연과 모든 조연들, 거의 흠잡을 곳이 없이 연기가 좋았습니다. 진지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는데 좋은 캐스팅이었습니다.

냄새 안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좋은 향기를 풍길 수 없다지만 악취를 풍기고 살지는 맙시다. 우리나라, 나라에 녹을 먹는 인물들, 악취 풍기는 위인들이 너무 많아요. X발, 좀 제대로 된 민주주의 좀 하고 삽시다. 한 방 맞기 싫으면...이 시절까지 이 따위로 X랄 맞으면 쓰겠습니까...

별점은 4.5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