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의 깜짝 놀랄만한 줄기세포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다시 한번 과학-의료계에 '생명윤리'문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몇일전 부시 대통령은 줄기세포법을 거부할 거라고 했구요. 뭐, 부시의 이런 발언에는 정치적인 내막이 있다고 합니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마치 자신이 상당히 윤리적인 사람처럼 들리게합니다. 사실 세계에서 부시만큼이나 비윤리적인 사람도 없을 터인데요. 미국이 줄기세포 연구에서 소외되자 심통을 부리는 것이라고도 하더군요.

줄기세포에 대한 '생명윤리', 이 문제는 사형법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민감한 사항이라 아마 앞으로 최소 수년에서 수십년간 끊이지 않겠죠. 이제 줄기세포의 생산에 성공하면서, 한발 빠르게 한국에서 줄기세포 이식의 첫걸음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난치병 환자들에게는 아쉽게도 실제 임상적으로 적용하는데는 최소 5~10년정도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생명의 신비'는 정말 '우주의 신비'만큼 방대한 것이어 한 생명체를 이해하는데에는 인류가 우주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줄기세포 생산은 인류의 첫 달착륙에 비유하고 싶네요. 인류가 유인우주선으로 달착륙에 성공한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인류가 갈 수 있는 경계는 수십년전의 달을 벗어나지 못했으니까요.

'생명윤리', 물론 중요합니다만 생명윤리와 그에 관한 법들이 연구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요? 제 생각에는 생명윤리와 법으로 억압해도 과학의 진보를 완전히 막지는 못할 듯합니다. 예로 인체 해부학의 발전 과정을 보면, 15,16세기 유럽에서 인체해부는 그 당시 절대적 위력이었던 종교에 의해 금기되는 것이었지만 학자들의 숨은(?) 노력으로 해부학 발전의 기반이 마련됩니다. 이번 줄기세포 연구도 윤리와 법으로 억압해도 결국에는 숨어서 연구하는 과학자들 있을 것입니다.

'복제양 돌리' 이후 인간복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인간복제는 금지하고 있지만 과연 세계 어느곳에서도 인간복제가 행해지지 않고 있을까요? 아마 어딘가에는 숨어서 인간복제를 하는 과학자, 단체, 국가가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날인가에는 완벽히 복제된 인간을 들고 나올 것입니다. 아니 발표만 안 했을 뿐이지, 벌써 성공했는지도 모르지요.

과학, 인간의 진리에 대한 탐구는 그 어떤것, 그것이 죽음일지라도 막을 수 없습니다. 성경의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었다는 구절이 그 인간의 호기심을 대변하고 있지요. 과학에 대한 억압은 결국 과학을 음지로 내몰 뿐 근본적이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생명윤리의 본질은 '인간의 존엄성'입니다. 그 존엄성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보호를 의미하구요. 의학과 생명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개체의 존엄성'을 넘어서 이제는 '염색체의 존엄성'으로 확대시켰습니다. 생명체 복제 이전의 시대에는 한 인간(개체)의 온전한 생명의 유지가 존엄성의 모토였다면 생명체 복제 성공 이후에는 한 개체의 유전체(유전자, DNA 서열을 포함하는)의 유일함의 유지가 존엄성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같은 유전적 정보를 같고 있는 일란성 쌍둥이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인정하고 서로가 서로의 존엄을 침범하지 않듯, 복제된 인간이 복제 세포를 제공한 인간의 존엄성을 침범한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바로 '인간 영혼의 유일함'입니다. 물론 인간의 영혼은 아직 증명되지는 않았습니다. 영혼이라는 말되신 '각 개인이 고유로 갖고 있는 사유, 사고, 이해, 기억 등 인간의 정신적 능력 전반을 포함하는 무엇'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일란성 쌍둥이가 다른 영혼을 소유하듯, 복제된 인간이 원래 인간과 같은 영혼을 소유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유전정보를 같고 있다고 하더라고 각 개체가 경험하는 상황, 생각은 전혀 같을 수 없고,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사고 구조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듯 결코 완전히 같은 구조의 영혼으로 발전될 수는 없으니까요.

인간의 완벽한 복제를 넘어서 혹시 영혼까지 옮길 수 있는 날이 먼 훗날 찾아올까요? 그때에는 인간의 존엄성의 문제는 제 생각처럼 확대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