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 경찰청장이 자진 사퇴했다. 경찰청장이 책임질일이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사퇴했다. 대통령이 사과하는 마당에 경찰청장은 당당하다는 여론도 있있다. 황당하다. 경찰청장의 잘못이었을까?

농민 사망이라는 사태까지 일어난 원인을 생각해보자. 직접적인 원인은, 미안하지만, 폭력시위를 시작한 농민들에게 있다. 죽창에 벽돌을 던지며 시위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은 살의를 갖고 시위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이차적인 원인은 지금까지 폭력시위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한 정부에 있다. 물대포, 그물 등 보다 효과적인 폭력시위 분쇄 방법과 엄정한 처벌을 했어야 이런 불법 시위가 없어지고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더 웃겼던 점은 농민 사망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던 단체도 맞장을 쳤다는 점이다.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 하려는 시도에 스스로 눈을 가렸다고 할까?

경찰청장이 바뀐다고 이 사태의 원인이었던 '쌀 협상비준안'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결될까? 쌀 협상비준안 통과에 앞장섰던 사람이 경찰청장이었나? 경찰청장이 물러나면 쌀 협상비준안은 백지화되는 것일까? 정부나 농민 단체 모두 대단히 착각하고 있다.

경찰청장 사퇴로 이번 문제에서 발뺌하려는 정부의 모습은 참 한심하다. 뭐, 언제나 그런 우리들의 정부였지만, 이제 빤히 속보이는 작태는 그만둘 때도 되지 않았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생각도 안하고 '눈 가리고 아웅'만 하면 다 속을 줄 아나?

한 술 더 떠, 눈 가리고 아웅에 그냥 넘어간 농민 단체는 더더욱 한심하다. 그들이 폭력시위까지 한 이유가 무엇이었나? 그 이유는 망각하고 이 웃지 못할 해프닝을 거들면 폭력시위가 정당화되나? 폭력시위의 목적은 경찰청장 사퇴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