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끊긴지 오래된 정원.
그곳은 너무나 낡고 오래되어서,
사람의 발길이 닿을 수 없을 만큼
마음대로 자라난 이름모를 수풀이 무성하고
언제 마지막으로 사람이 앉았을지 모르게
시간의 먼지가 뽀얗게 쌓인 낡은 벤치와
그안에서 영영 흐르지 않을듯한 시간처럼
시침과 분침이 사라져버린 시계탑이 있는.
그저 고요한 물 소리와 허망한 바람 소리
나무가지 끝에 은은히 퍼지는 새소리와
작은 동물의 울음소리만은 들을 수 있는.
이제는 그 낡음과 오래됨의 불편함으로
도저히 가꾸고 꾸미기 어려울 만큼 황량한.
그래도, 그래도 찾아와준다면,
오래된 정원, 내 마음의 정원으로.
언제나 그대를 위해 열어놓을게
낡고 오래된 정원, 그 정원의 문을.
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오래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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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 좌안 <1>
'냉정과 열정사이' 발표 10주년 기념작이라는,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거짓말같지는 않은 작품 '좌안'과 '우안'. '좌안'은 에쿠니 가오리가 쓴 '마리'의 이야기이고, '우안'은 츠지 히토나리가 쓴 '큐'의 이야기이다. 각각 2권씩 총 4권으로 발매되어, 양도 별로 안되는 작품을 두 권으로 늘렸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한 권당 페이지도 400페이지 내외이고 행간도 양호한 편이어서 두 권으로 발매된 점은 조금은 인정.
'좌안' 1권은 '마리'의 어린시절부터 약 30세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빠 '소이치로'와 옆집 '큐'와의 추억들 그리고 그동안 스쳐가는 몇몇 남자들(다카히코, 야마베, 하지메, 시즈오)과의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 이야기는 파트너가 바뀔 때마다 각양각색이고, 그 외의 등장인물들도 상당히 개성이 강해서 아마도 지금까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들에 등장했던 인물들과 비슷한 인물들이 다 등장하지 않았나 싶다.
좌안이 '왼쪽 눈'을 의미하는 '左眼'으로 생각했는데 사실은 '왼쪽 언덕', '左岸'이었다. 표지에 보면 "왼쪽 강가에 있는나, 오른쪽 강가에 있는 너...너와 나의 눈동자에 비친 건 같은 풍경일까?"라는 문구가 있다. '언덕'이란 강 양쪽의 제방을 의미하나본데, 이 책이 '인연'에 관한 이야기라면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피안(彼岸)'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마리'는 전형적인 에쿠니 가오리식 여주인공하고는 달라서 재미있다. '냉정과 열정사이'이 와는 달리 두 주인공이 함께하는 시간은 1권을 다 읽은 지금까지는 길지 않다. 사실 재미는 크지 않았던 '냉정과 열정사이'의 재탕이 되거나, 츠지 히토나리가 공지영과 함께 말아먹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처럼 졸작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는 않을듯하다. 지금까지 읽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장편소설들 중에서 재미로 따지면 세 손가락안에 꼽을 정도니까.
자 2권으로 가자.
'좌안' 1권은 '마리'의 어린시절부터 약 30세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빠 '소이치로'와 옆집 '큐'와의 추억들 그리고 그동안 스쳐가는 몇몇 남자들(다카히코, 야마베, 하지메, 시즈오)과의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 이야기는 파트너가 바뀔 때마다 각양각색이고, 그 외의 등장인물들도 상당히 개성이 강해서 아마도 지금까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들에 등장했던 인물들과 비슷한 인물들이 다 등장하지 않았나 싶다.
좌안이 '왼쪽 눈'을 의미하는 '左眼'으로 생각했는데 사실은 '왼쪽 언덕', '左岸'이었다. 표지에 보면 "왼쪽 강가에 있는나, 오른쪽 강가에 있는 너...너와 나의 눈동자에 비친 건 같은 풍경일까?"라는 문구가 있다. '언덕'이란 강 양쪽의 제방을 의미하나본데, 이 책이 '인연'에 관한 이야기라면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피안(彼岸)'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마리'는 전형적인 에쿠니 가오리식 여주인공하고는 달라서 재미있다. '냉정과 열정사이'이 와는 달리 두 주인공이 함께하는 시간은 1권을 다 읽은 지금까지는 길지 않다. 사실 재미는 크지 않았던 '냉정과 열정사이'의 재탕이 되거나, 츠지 히토나리가 공지영과 함께 말아먹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처럼 졸작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는 않을듯하다. 지금까지 읽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장편소설들 중에서 재미로 따지면 세 손가락안에 꼽을 정도니까.
자 2권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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