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을 샀어 - 조경란

역시나 꽤 오래전에 구입했었는데, 이제서야 읽은 조경란의 중단편집 '풍선을 샀어'.

그녀의 글은 독특하다. '비현실적인' 혹은 '초현실적인'이라고 할 만큼 독특한 시각이 그녀가 쓴 소설들의 매력이다. 그녀의 책 가운데는 중단편집이 많은데, 길지 않은 호흡으로 최대한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점이 그녀가 쓴 글들의 매력이다. 8편의 중단편이 수록된 '풍선을 샀어'도 그렇다.

이 책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그녀가 발표한 소설들을 모은 책이다. 약 5년에 걸쳐서 쓰내려간 글들이기에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쓴 연작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느슨하게 관련성이 있는 글들이다. 서른과 마흔 사이, 그 가운데서도 마흔에 가까운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고, '인생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다. 철학 가운데서도 소설 속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기도하는 '실존주의'와 '니체'에 관한 이야기들이며, 삶의 가운데 즈음에서 찾는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 즈음에 독일 여행을 다녀오거나, 독일에 머물렀을까? 니체를 비롯해 유명한 철학자들을 배출한 독일의 도시들이 등장하고, 작품들 전반에 니체와 실존주의의 사색이 깔려있는 점에서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첫 이야기 '풍선을 샀어'부터 대부분의 소설들이 독백과 사색을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화 주위로 진행되는 '인기 좋은 장르소설' 익숙한 독자에게는 적응기간이 좀 필요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녀의 문체에 익숙해지면 꽤 끈끈한 몰입감으로 읽어나갈 만한 소설이다. 그리고 막 서른 중반 즈음에 있는 '나'라는 독자에게는 더 가까이 생각해 볼 만한 화두를 던진 책이었다.
2014/09/29 22:33 2014/09/29 22:33

음악의 이해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 나온다.

우리말 노래, 영어 노래에 프랑스어 노래, 일본어 노래까지, 다양한 언어들이 흐른다. 

그런데 사실 나는 우리말과 영어 조금은 알아 들을 수 있지만,

프랑스어와 일본어는 전혀 알지 못한다.

언어를 모르더라도 음악은 좋아할 수 있다.

가수의 어조와 음색, 행간의 정적, 멜로디의 흐름과 연주의 구성까지,

의미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없겠지만, 어렴풋한 감정은 느낄 수 있다.

언어를 모르더라도 음악은 사랑할 수 있다.

사람도 그럴 수 있을까?

완전히 이해할 수 없더라도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2014/09/22 14:25 2014/09/22 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