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리(country) 음악 입문을 위한 간단한 안내서 1

최근까지 '백인들의 전유물'에 가까운 음악이었던 'Country(컨트리)'는 비교적 그 특징이 뚜렷하다.

특징적으로, '역사상 가장 음반을 많이 판매한 컨트리 가수(약 1억 3천만)'이자 '컨트리 음악의 대부'라고 할 만한 'Garth Brooks' 의 노래들을 들어보면, 주로 '남녀상열지사'를 노래하는 다른 장르에서는 듣기 쉽지 않은, '조국에 대한 사랑(애국)'과 '신에 대한 믿음(신앙)' 그리고 '변치않는 우정'처럼 '고전적인 미덕'들이 노골적으로 녹아있다.

매년 '미국 컨트리 음악의 성지'라고 불리는 Nashville에서 열리는 'CMA(Country Music Awards)'는 미국 그래미 어워드와 더불어 권위있는 음악 시상식이자, 당연히 '백인들의 음악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상식에서 가장 큰 영광은 바로 'Pinnacle Award'라는 상이다. 이 상이 '공로자'에게 수여되는 점은 어찌보면 '공로상'과 비슷하지만, 공로상과는 다르게 '컨트리 음악의 살아있는 전설'에게 그 이름처럼 '정점'에 수여되는데, 매년이 아니라 약 10년에 한 번 정도 수여되는 될 정도로 컨트리 뮤지션들에게는 일'생의 영광'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상이다. 2013년에 컨트리 요정 Taylor Swift가 수상했는데, 바로 전 수상자가 2005년 Garth Brooks였다.

나의 10대 중후반였던 90년대 후반, 인터넷이 걸음마를 때던 시기여서 외국음악을 접할 방법이 많지 않았고, 그 적은 방법들 가운데는 팝음악 잡지 '월간 GMV(지구촌영상음악)'과 홍콩의 'Channel [V]'가 있었다. 매주 토요일 밤 Channel [V]의 빌보드 차트와 월간 GMV의 빌보드 차트, 그래미 어워드 기사, 연간 음반 판매량 정보를 흥미롭게 봤는데,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도 않고 Channel [V]에도 소개되지 않는 가수이면서 매년 음반 판매량 상위권이고 빌보드 차트도 순위권이던 가수가 있었으니 바로 Garth Brooks였다. 지금처럼 'mp3 내려받기(구입)'나 '온라인 스트리밍'은 생각할 수도 없고 '음원의 구입'은 곧 '음반 구입'을 의미하던 90년대 중후반, 발표하는 앨범마다 '1천만장'(거의 대부분 북미에서만)을 팔아치웠고, 다른 장르들의 거센 도전 속에서도 '미국 컨트리 음악'의 명맥을 지켰던, Garth Brooks도 전성기가 지난 2005년이 되서야 수상했는데, 고작 정규 앨범 4장을 발표한 풋내기 Taylor Swift가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Garth Brooks도 넘지 못한 '세계의 벽(세계인의 음악적 취향의 벽)'을 Taylor Swift가 넘어 '컨트리 음악의 세계화'에 공헌했기 때문이리라. (물론 전통 컨트리의 입장에서는 다분히 변질된 컨트리이기는 하겠지만)

미국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장 '미국적인 특징'을 버려야하는, 어쩔 수 없는 진화라고 해야할까? Taylor Swift로 대표되는 최근의 '젊은 컨트리'에서는 '애국'이나 '신앙' 같은 고전적인 색채가 사라졌지만, 아직도 젊은 세대 컨트리 음악에도 뚜렷한 공통적 특징들은 남아있다.

high teen romance :

'세계화'되면서 사랑노래가 많아지는 점은 당연한 수순일까? 미국인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취업 혹은 학업을 위해 드넓은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경우도 많은데, 여기서 기인한 특징일까? 아니면 어린 나이에 결혼하여 분가하던 과거 '베이비붐 세대'의 황금기에 대한 향수일까? '10대 시절의 사랑'을 노래하는 곡들이 꽤 있다.

geography :

하나의 표준시대에 모든 국민이 사는 대한민국과는 다르게, 어림잡아 6개 정도의 표준시간대가 존재하는 광활한 국토에 사는 만큼, 도시 각각의 지리환경적 특징이 뚜렷하고 도시들마다 발달과정에 따라서 그 특징이 가지각색이기 때문일까? 비유나 은유의 대상으로 도시나 지명이 자주 사용된다. (예, 바람의 도시 = 시카고)

comparision :

우리와는 다른, 미국의 음악적 혹은 언어적(문학적)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가사에서 비교와 대조가 꽤 많이 사용된다. '연적인 그(그녀)'와 '나'를, 도시/지명 혹은 사물/행동 등으로 다양하게 비교하거나 대조시킨다. 특히 앞서도 언급한 도시나 지명 등으로 비교하는 경우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 특징이 녹아있는 Taylor Swift의 곡 'White Horse'로 첫 번째 안내를 마친다.


2014/08/06 16:16 2014/08/06 16:16

인류의 조상을 찾아서 - 스펜서 웰스

인간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기원 혹은 조상에 대한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인류의 기원과 역사'라는 주제는 인간이 고차원적인 사고가 가능해진 후로 '우주의 기원과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호기심의 영역에 있었다. 두 주제는 모두 20세기까지도 미지의 영역에 가까웠다. 그 기원에 관해 수 많은 '설'이 존재했고 또 그만큼 많은 반론이 존재했다. 하지만 물리학의 발전과 더불어 천체물리학도 발전하면서 20세기에 우주의 탄생에 관한 '빅뱅 이론'으로 그 기틀은 갖춰지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도 더 많은 부분들이 밝혀져야 하겠지만, '빅뱅 이론'은 이제 우주 탄생에 관한 정론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인류의 기원도 20세기까지 밝혀진 부분은 많았다. 최초의 인류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기원하여 지구 곳곳의 대륙으로 퍼졌다는 이야기는 이제 '빅뱅 이론'만큼 기초 과학 상식이 되었지만, 어떤 경로로 어떻게 거의 전 지구에 퍼졌는지는 20세기 말까지도 의문점으로 남아있었다. 더구나 인간처럼 뛰어난 지능과 적응력으로 지구 곳곳을 이동한 동물은 이전까지 없었고, 인류의 이동은 생존에 필요한 식량 문제를 결정하는 '자연환경의 변화' 뿐만 아니라, 농업과 항해술 같은 기술 발달이나 인간 사이의 갈등(대표적으로 전쟁)에도 영향을 받았기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역사적 사료로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문자로 기록된 역사'는 최소 수십만 년에 이르는 인류 역사에서 만 년이 채 되지않는다. 그러다가, 모든 동식물에 존재하는 게놈, 유전자(gene), 그리고 DNA가 밝혀지면서 이 기원을 추적하는 강력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세기 말까지도 기술적인 측면 그리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이 단서들을 대규모로 이용하기에는 제한점들이 많았다. 하지만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둔 2000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가 완성되면서, 이 단서를 탐구하는 '유전학'의 새 지평이 열렸다.

'인류의 조상을 찾아서'는 원제 "Deep Ancestry inside the Genograhic Project"처럼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성과들을 바탕으로 염색체와 DNA 단위에서 인류의 기원을 찾아나서는, 거댄한 범지구적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 '스펜서 웰스'가 집필한 전작 "The Journey of Man : A Genetic Odyssey(2004)", 국내 번역판 '최초의 남자'의 연장선에 있고, 아직 끝나지 않은 '제노그래픽 프로젝트'의 최근 발견 내용을 업데이트하고 동시에 참여를 호소하는 책이다. 모계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mtDNA)'와 부계 유전되는 'Y 염색체'의 유전자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내용들은, 일반인들도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써놓았으나 생물학이나 유전학의 지식이 전혀 없을 경우에는 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될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의예과 시절에 배웠던 '유전학' 지식들을 새록새록 되살려냈다.

연구의 최근 발견들은 역시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기원했지만, 그 이동 과정은 예상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다. 역시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진 연구여서 그럴까? 아프리카 기원에 관한 내용은, 이 책보다 나중에 출간되었지만 먼저 읽었던 '앨런 와이즈먼'의 "인간 없는 세상(the World without Us)"과 교차점이 된다. 그리고 이 인류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는 복잡하고 방대한 작업은 단순히 유전학적 지식들만으로는 불가능하단다. 인류의 유전학적 발자취를 돌아보는 일은, 실제로 인류가 지구 위에 남긴 흔적들을 탐구하는 '고고학'과 '인류학'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이 재밌다. 생각해보면, 전세계에서 모은 염색체 자료를 바탕으로 실험실에서 발견한고 추론해낸 '유전학적 연대'는 실제 현장에서 알아낸 '고고학적 연대'와 일치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음은 당연하겠다. 실험실의 기초 과학을 벗어난 물리학이 천문학과 만나 천체물리학이 되는 모습과도 비슷한데, 현대의 수 많은 과학기술 학문들은 이제 서로 얽히고설켜서 점점 더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힘들어지는 상황과도 비슷하다. 최근 범죄 현장에서 남겨진 머리카락이나 신체 일부 속에 있는 DNA로 범인을 알아내는 방법처럼, 이제 조만간 역사학과 인류학의 고증에서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유전학적 검증이 필요한 시대가 열릴 수도 있겠다. 그리고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논쟁도 유전학을 통해 종결되는데, 아프리카를 떠난 '호모 사피엔스'가 유럽으로 이주하기 전부터 그곳에 살고 있던 '네안데르탈인'은 유전적으로 우리의 조상들과는 매우 다른 아종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결국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의 선조가 아닌 셈이다. 인류와의 생존 경쟁에서 뒤쳐져서 멸종했다는데, 정말 적자생존에 의한 자연적인 도태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서론을 시작으로 최근의 연구 내용을 도표와 더불어 업데이트하는 본론, 그리고 연구 참여자, 연구 방법, 연구 윤리, 연구의 한계점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결론은 꽤나 장황하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한 편의 '연구 논문'을 연상시킨다. 다만 이 연구와 관련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읽기 쉽게 쓰여졌을 뿐이다. 이 연구는 이 책이 발간된 2007년에도 진행 중이었고 2010년에 종료 예정이라는데, 연구의 최후 결론을 알리는 후속 도서는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 재밌는 점은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제노그래픽 프로젝트 웹사이트(https://genographic.nationalgeographic.com/)를 통해 이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송비를 제외하고 약 160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DNA test kit'을 구입하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고 자신의 '유전학적 기원'을 알 수도 있다. 참여는 이 키트를 이용해 '구상상피세포'를 채취해서 다시 돌려보내면 간단하게 가능하다. 160달러를 지불하고 또한 염색체를 제공하여, '제노그래픽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동시에 이 '비영리 프로젝트'를 위한 기부도 하게 된다고 볼 수 있겠다. 참여자 자신을 포함한 인류의 기원을 알아내는 연구에 참여하는 test kit이기에 정식 명칭은 'DNA Acestry Kit'라고 한다. 이 Kit를 소개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2014년 6월에 올라왔고, "Geno 2.0"이라는 주제가 붙은 점으로 볼 때 2010년에 전 단계의 연구를 종결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더 많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계로 나아갔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2010년까지 완성된 인류의 '유전자 계보'를 바탕으로, 참여한 일반인들에게 적은 비용으로 '유전학적 족보'를 알려주면서 동시에, 프로젝트의 입장에서는 윤리적이면서도 재정적으로 안정되게 '유전자 풀(gene pool)'을 늘릴 수 있는 방법으로 나온 Kit라고 생각된다. 어찌보면 인류 모두를 위한 거대한 연구에 참여하는 '킥스타터'라고 생각해도 좋겠다.


2014/08/05 01:30 2014/08/05 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