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scilla Ahn - A Good Day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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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Priscilla Ahn

album : A Good Day

disc : 1CD

year : 2008

꾸미지 않은 자연을 닮은 우아한 목소리 'Priscilla Ahn'의 debut album 'A Good Day'

Priscilla Ahn, 우리에게는 낮선 이름이었지만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라는 점일 것이다. 더불어 우리에게는 'Jazz의 명가'로 유명한 label 'Bluenote'이 선택한 Musician이라는 점도 우리의 '묘한 애국심'을 자극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배경을 떠나 그녀는 debut album 'A Good Day'가 들려주는 소리들 만으로도 호감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우아하면서도 편안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그녀의 음성은 울창한 숲의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아늑함을 담고 있다. Folk를 기반으로 하는 이 앨범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첫 track 'Dream'은 다분히 그녀 내면의 소탈함과 외로움을 담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그려내어, 마치 외로운 한국계 '촌뜨기'에서 명가 'Bluenote' 소속의 Musician으로 당당히 성장하여 꿈을 이룬 그녀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듯하다. 외톨이들이지만 친구가 되어보자고 노래하는 'Wallflower' 역시 쓸쓸함과 희망을 모두 그려낸다. 다른 track들도 마찬가지여서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지만 그 뒤에 존재하는 그림자 역시 놓치지 않는다.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을 때, 조용히 마음을 다독여주는 편안한 그녀의 음성과 함께 마음의 평온을 찾아보는 방법도 좋겠다.

몰락해가던 미국의 'Bluenote'를 살린 사람들이 태평양 건너 일본의 Jazz Mania들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일본의 Jazz 사랑은 대단하단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거짓이 아닌지, 그녀의 discography를 보면 꾸준하게 일본 시장(만)을 겨냥한 EP와 album을 발표해오고 있다. 최근 몇 년사이 국내에도 각종 Music Festival이 많아지면서 그녀도 자주 내한하고 있는데, 한국을 위한 album도 하나 나와주기를 기대해본다.

2013/07/19 14:49 2013/07/19 14:49

9와 숫자들 in 6월 2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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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 전라북도 전주에서 있었던 '9와 숫자들'의 단독공연.

최근 인디밴드들의 전국 투어 소식이 많이 들리는데, 몇년 전부터 봄부터 여름까지는 소위 '잘 나가는 인디밴드들'의 전국 투어 시즌(혹은 전국 '수금'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9와 숫자들'도 투어를 해주었으면 좋겠지만 투어 소식이 들리지 않았는데, 전북 전주에 위치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오랜만에 지방 공연을 한다고 해서 찾아갔다. 이 공연은 '아트스테이지 소리'라는 연작공연의 하나로, 여러 인디밴드들을 초대해서 열리는 공연으로, 9와 숫자들은 16번째였다.

주말 공연 시간으로는 좀 늦은, 저녁 7시보다 넉넉하게 도착해서 둘러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예술의 전당'이 생각날 정도로 겉보기에는 꽤나 크고 근사한 곳이었다. 공연이 열리는 '연지홀'의 규모도 상당했고, 전주 외각에 위치했기에 자가용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을 위해 주차장도 넉넉했다. 연지홀 공연장 내부도 생각보다는 큰 규모였지만, 이전에 가보았던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설들보다는 공연을 즐기기에는 좀 더 좋은 느낌이었다. 보통 지자체의 시설들이 규모는 크지만 인디밴드의 공연보다는 오케스트라나 뮤지컬같이 큰 규모의 공연이 더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면, 연지홀은 객석의 높이나 무대의 규모가 인디밴드가 공연하기에 더 편해보였다.

관객 구성도 눈에 띄였는데, 보통 홍대 근처에서 공연을 보면 '여자들끼리 온 경우(친구 혹은 팬클럽)',  '남녀 커플이 온 경우', 그리고 '남자 혼자 온 경우'정도가 대부분인데, 전주 공연에서는 '남자들끼리 온 경우'와 '가족이 온 경우'까지도 볼 수 있었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정도로 보이는 남자들끼리 온 경우도 있었고, 어머니와 자녀들이 온 경우도 보였다. 이런 다양한 관객 구성은 '9와 숫자들'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공연 셋리스트는 작년 말에 보았던 단독 공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집과 EP 수록곡, 그리고 '겨울 독수리', '깍쟁이', '북극성'을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점은 관객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는 점이다. 전주에서는 9와 숫자들의 인기가 아이돌 그룹 수준인지, 아니면 전주 시민들이 너무나 공연에 목말라 있었는지, 공연 막바지에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날 정도로 분위기는 뜨거웠다.(특히 가운데 맨 앞에 앉은 남자 3명의 반응은 최고였다.) 9 의 '맨체스터 댄스'는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 몫했다.

당연히 앵콜이 있었고, 뜨거운 분위기에 화답하기 위해, 원래 준비했던 '착한 거짓말들'대신 한 여름에 듣는 캐롤송 '산타클로스'를 들려주었다. 밴드와 관객이 뜨겁게 교감하는 '깜짝 선물'같은 공연이었다. 그리고 9와 숫자들의 치솟는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가을에는 시간을 내서 전국 투어도 해주었으면 좋겠다.

다만 연지홀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외형적인 시설에 비해 소리(사운드)는 좀 아쉬웠다. 음량부터가 좀 부족한 느낌이랄까?
2013/07/09 08:16 2013/07/09 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