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넥서스4 (Google Nexus 4) 개봉기 및 간단 사용기

2011년 초 '아이폰4'로 스마트폰 사용을 시작하여, 약정기간인 2년을 넘어가니 아이폰4의 기능들이 하나 둘씩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작년에 알 수 없는 고장을 일으켰고, 다행히 보험으로 수리를 해서 잘 사용하고 있었으나 시간에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사소한 불편함들이 늘어났고, 시대에 뛰떨지게 작은 화면 크기는 가장 큰 불만이었습니다. 더불어 얼마전 iOS7으로 업데이트하면서, iOS7을 지원하는 최하위 기종답게 하드웨어적으로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서 스마트폰 교체하려는 마음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네요.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고 있었고, wibro 및 인터넷 상품(약정)과 묶어서 저렴하게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번호이동은 어려웠고, 기기변경이나 같은 통신사로 신규가입을 해야 폰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기에 고민이 좀 있었습니다. 현재 3G 스마트폰은 단종에 가까워지면서 쓸 만한 기종이 거의 없기에 선택의 폭이 거의 없었고, 그렇기에 신규가입도 기본적으로 요금이 비싼 4G LTE로 해야하기 때문이었죠. 사실 데이터를 많이 쓰는 편은 아니지만, iPad를 사용하기에 가끔 테더링까지 제대로 쓰는 달에는 1~2Gb 정도는 사용하기 때문에 저렴한 요금제도 사용할 수 없었고, 현재 (각종 할인을 받아) 쓰고 있는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보다 비싸질 수 밖에 없더군요. (현재 3G 데이터 무제한 + 인터넷 + wibro 30Gb를 묶어서 월 6만원 정도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요금제를 유지하고, 자급제 폰을 구입하여 기기변경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최종 선택은 '3G 끝판왕'이라도 불리는 'Nexus 4(넥서스4)'가 되었습니다.

현재 시중에 판매중인 자급제 스마트폰들은 저렴하지만 그만큼 기기 사양이 낮은데, 'LG'가 만들고 'Google'이 판매하는 '넥서스4'는 '3G 끝판왕'답게 준수한 사양에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점이 매력이었습니다. 더구나 최근 8Gb 모델이 299,000원, 16Gb 모델이 359,000원으로 가격 인하되었기에 구입하기에 좋은 기회였습니다. 가격을 내린 이유가 후속 기종의 출시에 앞서 재고소진일 확율이 높기에 더 늦으면 구입할 수 없을 수도 있기에 서둘렀죠.

9월 30일 낮에 '구글 플레이(Google Play)'에서 주문하였고, 10월 2일에 '출고 및 배송'이 시작된다고 하여서 느긋하게 기다리려고 했는데, 바로 다음날인 10월 1일에 통관이 완료되었다는 문자를 받았고 그 다음날인 10월 2일에는 택배를 받아 볼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넥서스4는 Made in Korea, 자랑스러운 국내 생산 제품이지만 홍콩에서 배송을 시작하는 일종의 '역수입' 제품입니다. 한국 구글에서 판매하는 제품이기에 관세 등 별도의 통관 비용은 없었고, 배송비도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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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제품이기에 당연히 '우체국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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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자 내부에는 더 작은 '넥서스4' 상자가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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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서 여는 상자 커버를 밀어서 벗기면 상자 뚜컹은 양쪽으로 이렇게 밀봉이 되어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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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껑을 열면 드디어 넥서스4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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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 외에는 안내서와 동기화/충전 겸용 케이블과 어댑터가 들어있는 간단한 구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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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전원버튼을 눌러서 켜면 먼저 친숙한 Google 로고가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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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Nexus 시리즈의 로고인 'X'가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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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선택하면 세팅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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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fi를 선택해줍니다. 아이폰4는 5GHz 대역의 wi-fi를 인식하지 못했는데, 넥서스4는 인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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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계정을 연결하면 Gmail, Picsa 등이 동기화 되고 스토어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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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4와 화면 크기 비교. 약 1인치 정도의 차이인데도 확실히 탁 트인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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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세팅할 때 '안드로이드(Android)' 버전은 4.2였습니다. 넥서스4의 기본 세팅을 완료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4.3으로 업데이트 하라는 알림이 뜨더군요. 간단히게 '재시작 및 설치'를 누르기만 하면 업데이트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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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레퍼런스 스마트폰답게 빠르고 손쉬운 업데이트는 제가 넥서스4를 선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곧 발표된다는 4.4 업데이트도 기대되네요. 그리고 스마트폰 제조사나 통신사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하고  사용자들이 마음대로 제거하기 어려운, 리소스를 잡아먹는 각종 어플들이 없다는 점은 또 다른 이유였습니다. 불필요한 어플들이 없어서 하드웨어 사양은 조금 떨어지지만 체감 성능은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이죠.

그야말로 '순정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기 때문일까요? 하드웨어적인 면에서는 초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답답함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터치감과 빠른 반응속도를 보여줍니다. 3.8인치의 아이폰4를 2년 반을 쓰다가 4.7인치의 넥서스4를 보니, 테블릿을 처음 보았을 때처럼 탁 트인 시원함이 좋네요. 크기에 비해 가볍고, 가격을 고려한다면 만듦새도 무난합니다. 다만 아랫쪽에 스피커가 위치했던 아이폰4와는 달리, 넥서스4는 스피커가 뒷면에 위치한 점은 아쉽습니다.(다른 점은 몰라도 아이폰4 자체의 하드웨어적인 완성도는 정말 뛰어났다는 점을 다시 느끼게 되네요.)

처음에 아이폰4를 선택한 이유가 iOS의 소프트웨어적인 안정성과 편의성 때문이었는데, 안드로이드도 상당히 발전했네요. 순정 안드로이드와 순정 iOS는 확실히 점점 서로 많이 닮아가는 느낌입니다. iOS7에서 상당히 많이 달라졌는데, 안드로이드의 장점들을 꽤 흡수한 느낌이고 안드로이드도 iOS만큼 깔끔하고 편리해졌네요. 처음 써보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지만 적응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순정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구글의 레퍼런스 스마트폰의 최대 장점인, 조만간 발표한다는 안드로이드 4.4도 기대해봅니다. 또 스마트폰을 교체하게 된다면 넥서스 시리즈의 후속 기종들을 선택하고 싶네요. 더불어 넥서스7도 탐이나네요.

2013/10/08 22:06 2013/10/08 22:06

Lucia (심규선) - 꽃그늘 (EP)

새로운 봄과 함께 찾아온, 봄노래들 가득한 루시아(심규선)의 두 번째 EP "꽃그늘".

2012년 10월 첫 EP "décalcomanie"를 발표했던 루시아는 겨우내 쉬지 않고 음반 작업을 했는지, 약 6개월 만인 올해 4월 두 번째 EP "꽃그늘"을 발표했습니다. 2011년 '에피톤 프로젝트(차세정)'과 함께 작업한 데뷔 앨범 "자기만의 방"을 시작으로 3년 동안 매년 음반을 발표한 셈이 되는데, 그녀의 '음악적 욕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10트랙 모두 신곡이었던 첫 EP만큼은 아니지만, '디지털 음원으로는 들을 수 없는 보너스 트랙'이 포함된 CD의 8트랙 가운데 기존 발표곡과 연주곡을 제외하면 6곡의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그녀의 욕심만큼이나 '완성도'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 곡 '사과꽃'은 EP "꽃그늘"을 시작하는 '서문'과 같은 트랙입니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어느 봄날 한적한 공원을 느리게 달리는 자전거 산책이 떠오습니다. 상쾌한 나무그늘 속을 달리며,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의 따뜻한 설렘이 전해지는 듯합니다. 느린 산책처럼 느긋한 선율 위로 흐르는 우아한 노래는 듣는이의 주의를 그녀의 목소리에 온전하게 집중하게 합니다. 음악적 효과를 주는 가사 '봄, 밤, 맘(마음)'은 이 곡의 심상을 압축하는 세 단어입니다. 그리고 '봄'과 '마음(맘)'은 '마음을 어지럽히는 봄' 혹은 '봄이기에 어지러운 마음'을 노래하는 이 EP을 관통하는 주재(主材)입니다.

이 EP의 타이틀 '그런 계절'은 '잔인한 계절, 봄'을 노래합니다. 시조를 읊듯 노래를 풀어나가는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고뇌가 담겨있습니다. 그녀의 감정들을 노랫말로 쓸 때 단어를 하나하나 선택하면서 느꼈을 고민이 느껴집니다.  또 그 선택된 단어들이 그녀의 목소를 통해 노래로 불려질 때, 하나하나 단어를 발음하면서 그녀가 그 단어에 담아낸 감정과 노력도 그려집니다. 공 들인 가사만큼이나 선율도 빼어납니다. 간주 부분에서 3/4박자의 왈츠보다 빠른 6/8박자의 멜로디는 지는 꽃잎의 흩날리는 윤무를 그려냅니다. 확실히 왈츠보다는 '현대무용'으로 표현될 법한 선율인데, 놀랍게도 이 곡을 듣고 얼마 지나 찾아본 뮤직비디오에서도 '현대무용'으로 시각화하고 있었습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만개(滿開)한 그녀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곡이라 하겠습니다. 어쿠스틱과 현악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점은 편곡자의 탁월한 능력이 빛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실편백나무'는 낯선 이름입니다. 편백나무는 영어로는 'Hinoki Cypress'이고 꽃말은 '기도'랍니다. 바로 이 곡은 그녀 자신을 위한 '기도'같은 곡입니다. 어쿠스틱의 가벼운 경쾌함은 지난 EP의 'What Should I Do'가 떠오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지난 사랑을 잊고 새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그녀의 기도가 이루어지기를 바래봅니다. '5월의 당신은'은 제목처럼 5월의 나른하고 아련한 아지랑이 같은 감정을 노래합니다.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는 '그대'에 대한 감정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하모니카 연주는 그런 애잔함과 봄의 나른함을 더해줍니다. '담담하게'는 제목과는 다른, '간절한 소망'을 노래하는 곡입니다. ('실편백나무'와 제목을 바꾸었어도 어울렸을 법합니다.) 이 EP의 어떤 곡들보다도 고백적인 노래인데, CD를 구입할 경우 포함된 두툼한 부클릿의 '서문'을 모두 읽어야 이 곡 뿐만 아니라 이 EP를 통해 '루시아', 그녀의 이야기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온라인 음원의 마지막 트랙은 '그런 계절'의 연주곡입니다. 하지만 CD에는 두 곡의 보너스 트랙이 더 들어있습니다.(그런 의미에서 꼭 CD를 구입합니다.) 한 곡은 '꽃 처럼 한 철만 사랑해 줄 건가요?'의 early demo version으로, 배경음의 빗소리가 '봄비'를 연상시켜서 봄을 노래하는 이 EP에 어색하지 않은 감성을 전해줍니다. 다른 한 곡은 '오스카'입니다. 고양이에 대한 노래같지만, 그 고양이에 그녀의 '그대'와 '그대에 대한 감정'이 이입된 사랑노래입니다. 나긋하게 힘을 빼고 부르는 그녀의 음성은 나른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고양이'도 다분히 봄을 연상시키기에 다분히 '봄 노래'답습니다.

EP "꽃그늘"은 보너스 트랙을 포함한 8개의 트랙 가운데 기존 발표곡과 연주곡을 제외하더라도 6곡의 신곡을 담고 있기에 CD로도 소장가치가 충분한 음반입니다. 또, 소책자 형식으로 상당히 공을 들인 부클릿은 그 소장가치를 더합니다. CD에 담겨진 음악 뿐만 아니라, CD를 수납하는 부클릿과 부클릿에 담겨진 내용물들까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음반시장이 내리막을 향해가는 지금의 현실에서는 다소 무모할 수도 있는 시도처럼 보여질 수도 있지만, '파스텔뮤직'이 아니면 할 수 없을 시도이기에 그 고집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싱어송라이터로 성큼 성장한 그녀의 모습에서 앞으로의 앨범들을 기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어려운 음반시장의 상황 속에서도 10주년을 넘어 한 걸음씩 성장해가는 파스텔뮤직의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2013/10/04 02:31 2013/10/04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