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엔진 (Audioengine) D1 개봉기 및 사용기

액티브(active) 스피커 'A2'로 유명하고 스피커 위주로 만들어오던 'Audiogengine(오디오엔진)'에서 작년에는 첫 인티앰프 'N22'를 출시하더니 올해는 첫 DAC 'D1'을 출시했습니다. 적절한 가격에서 최대의 성능을 추구하는 기존의 제품들처럼 Audiogengine의 첫 DAC 'D1'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입니다. 이미 'Musiland'의 DAC MD11을 P4와 N22에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기에 D1은 '그림의 떡'이었는데, 따로 사용하고 있던 A2를 가져오면서 A2와 함께 사용한다는 핑계로 유혹에 넘어갔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택배박스를 열고 등장한 'Audioengine D1'의 모습입니다. Audioengine 제품답게 박스는 깔끔합니다. 'Premium 24-Bit DAC'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D1'의 'D'는 'DAC'의 'D'라고 생각되네요. D1의 크기를 반영하듯, 본체 박스의 크기는 다른 Audioengine 제품에 비해 매우 작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내에 정식 수입된 Audioengine 제품에서 볼 수 있는 '카보시스 정품' 스티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박스를 열면 다른 제품들처럼 내부 박스가 따로 있습니다. Audioengine 특유의 견고한 포장은 신뢰를 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부 박스의 모습입니다. 간략한 특징들이 적혀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부 박스를 열면, Audioengine 카탈로그와 사용설명서가 포함되어있고 그 밑으로 아담한 본체가 보입니다. 본체와 USB 케이블, 그리고 파우치로 매우 단촐한 구성입니다. 다른 Audioengine 제품들은 박스를 열면 본체와 부속품들이 파우치에 들어있는데, D1은 파우치가 별도로 위치하고 있습니다. D1의 크기와 헤드폰 앰프 기능을 생각했을 때 휴대용 파우치로 생각됩니다.

카탈로그를 보면 국내에서는 아직 수입되지 않은 DAC D2도 있는데, 이 제품은 케이블로 직접 연결하는 D1과는 달리 wi-fi를 통해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제품이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MD11과 크기를 비교했을때, MD11는 데스크탑 컴퓨터의 ODD 보다 큰 사이즈라면, D1은 손바닥 크기로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갈 정도입니다. 볼륨 다이얼이 플라스틱 제질이었던 N22와는 달리 D1 왼쪽의 볼륨 다이얼은 금속 제질입니다. 밑에 'Power'라고 불이 들어와있는 LED자체가 전원버튼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전원 상태만 알려주는 LED로만 알았는데 눌러서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더군요. 휴대성을 고려했는지 본체도 금속 제질도 되어있어서 아담하지만 단단하면서 야무진 느낌을 줍니다.

input은 전면에 헤드폰의 스테레오 케이블과 후면에 USB 케이블과 광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output은 RCA 케이블로 스피커나 앰프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인티앰프 N22 + 스피커 P4 + DAC MD11 구성에서 DAC를 D1으로 교체하면서 음질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물론 N22+P4+D1의 조합은 같은 Audioengine 제품군이기에 궁합은 나쁘지는 않습니다. N22+P4+MD11의 궁합이 워낙 좋았기 때문인지 MD11 대신 D1을 연결했을 때는, 소리의 해상도과 공간감이 줄어들면서 콘서트 홀의 앞쪽 가장 좋은 자리에서 듣다가 맨 뒤쪽에 가서 듣는 느낌이었습니다. D1도 충분히 좋은 소리를 들려주지만 MD11로 높아져버린 귀를 만족시키기는 조금 부족합니다.

하지만 D1을 A2와 연결했을 때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N22+P4+MD11이 저음과 고음을 넘나들며 천재성을 뽑내는 괴물같은 바리톤이라면, 가성비에서 당해낼 자가 없는 A2 혼자는 묵묵히 소신을 다하는 유능한 테너로 비유할 수 있는데, D1을 만난 A2는 N22+P4+MD11의 조합에서 들었던 해상력과 공간감을 들려줍니다. 물론 중저음이 N22+P4에 비교해서 부족할 뿐이지, 저가형 스피커들과는 비교했을 때는 뛰어납니다.

가격, 성능, 크기 그리고 디자인을 고려했을때, A2+D1의 조합은 PC-fi에서 최상의 조합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노트북과 함께 사용할 계획입니다.
2012/07/29 17:17 2012/07/29 17:17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 2012. 7. 6.

판권 문제로 원년 '어벤저스(Avengers)' 멤버임에도 영화에 등장할 수 없었던 스파이더맨의 리부트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샘 레이미' 감독과 '토비 맥과이어'가 함께한 '스파이더맨(the Spider-Man)' 삼부작이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히어로 무비의 대표적인 프렌차이즈로 자리잡았기에, 두 사람이 떠나고 스파이더맨이 처음으로 돌아가 리부트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실패'라는 단어부터 떠올랐습니다. 미국의 양대 코믹북 출판사인 DC코믹스와 마블(Marvel)코믹스의 영웅들이 영화화되었고, 최근 10년 동안에는 '리메이크(remake)'가 아닌 '리부트(reboot)'가 유행이 되었는데, 히어로 무비로서 걸작의 반열에 오른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the Batman) 시리즈'를 제외하면, 성공한 사례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the Dark Knight)'가 고뇌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관객의 사고를 높여놓았고(물론 비주얼도 엄청 났지만), 올해는 스파이더맨과 같은 소속사인 마블의 히어로 무비판 종합선물세트인 '어벤저스(the Avengers)'가 푸짐한 볼거리와 무난한 스토리로 휩쓸고 지나갔기 때문에, 마블의 대표적은 고뇌하는 영웅 '스파이더맨'은 팀킬까지 당할 상황이 되었죠. 더구나 감독으로 선정된 '마크 웹' 감독은 '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로 실력을 보여주었지만, 히어로물의 감독으로서는 의문이었습니다. 토비 맥과이어가 심어놓은 스파이더맨의 이미지를 재미있는 이름의 신예 '앤드류 가필드'가 벗어날 수 있을까도 마찬가지였구요.

원래 '스파이더맨' 케릭터의 소속사 '마블'이 이미 소니픽쳐스에 영화화 판권을 팔아버려서 본래 '어벤저스'의 멤버임에도 등장할 수 없었던 이 비운의 주인공은 그렇게 어벤저스 4인방이 초토화시킨 극장가를 찾아왔습니다. 새로운 '시리즈'를 위한 초석인지, 캐스팅에서부터 틴에이지 무비의 성격이 강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보다 스파이더맨의 탄생에 더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자연스럽게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비교하며 보게 만들지만, 토비 맥과이어에 대한 아쉬움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원작에 더 가까운 내용인지,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의 탄생을 삼촌의 죽임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비밀까지 첨가하여, 더욱 개연성과 설득력을 더하며, 우연히 버려진 레슬링장(이전 스파이더맨을 떠올리는)에서 스파이더맨 수트의 아이디어를 얻는 모습이나 이전 스파이더맨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거미줄을 개발하는 모습(이것도 원작을 따른듯)처럼 세밀한 묘사는 케릭터에 더욱 빠져들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피터가 홧김에 놓아준 강도에 의해 삼촌이 희생되는 모습은 이전 스파이더맨보다 더 설득력이 있어보였습니다. (원작에 충실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스파이더맨이 차도둑에거 거미줄을 연사하는 모습이나, 양손으로 거미줄을 발사하여 새총처럼 날아가는 모습도 원작을 따르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잉 등장하는 게임 속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네요.)

스파이더맨의 '탄생'에 촛점을 맞추었기에, 필연적인 악당의 비중은 여느 히어로 무비에 비해 크지 않아 보입니다. 원래 샘 레이미 감독이 4편의 악당으로 넣으려고 했다가 제작사의 반대로 무산된 '리자드맨'이기에 의아하기도 하지만, 피터 파커의 주변인물이자 피터 파커가 능력을 얻게되는 과정을 공유하는 '리자드맨'의 등장은 영화의 흐름에 개연성을 더하며 적절해 보입니다. 틴에이지 무비이지만 대책없이 가볍기 보다는 아버지의 의문사, 삼촌의 죽음, 그리고 여자친구인 '그웬 스테이시'의 경찰서장인 아버지의 희생으로 스파이더맨의 고뇌와 이에 따르는 적절한 진중함을 더합니다. (고뇌하는 모습에서는 '배트맨'이 떠오르는데, 배트맨은 기업가로서의 부자이며 각종 과학기술의 힘을 빌린 영웅이기에 마블의 '아이언맨'과 비교되곤 하지만 그림자 속에서 활약하는 고뇌에 찬 영웅이라는 점에서 스파이더맨에 더 가깝다고 생각되네요.)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기존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보다 뛰어난 점은 피터 파커와 그웬 스테이시가 그려내는 틴에이지 로맨스 장면들에 있습니다. 제작사가 그점을 염두하고 감독을 기용했는지는 알 수 없없지만, '500일의 썸머'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마크 웹 감독은 로맨스 장면을 풋풋하고 아련하고 인상적이게 그려냅니다. 그런 장면만 모아 놓는다면 히어로 무비를 가장한 로맨스 무비라고 생각될 정도로요.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고 케릭터에 생명과 성격을 불어넣는데에 있어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기대보다 준수한 시작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당연히 후속편을 예고하며 끝납니다. 이대로라면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은 기억 속에서 지울 수도 있겠습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마블 히어로들은 참으로 단순한 이니셜을 보이네요. 의도한 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스파이더맨 Peter Parker는 PP, 헐크의 Bruce Banner는 BB군요. 성과 이름의 이니셜이 같지 않더라도 아이언맨의 Tony Stark와 캡틴 아메리카의 Steve Roger도 알파벳에서 이어지는 세 영문 ..RST...중 RS와 ST로 만들어낸 이름이구요. 악당 리자드맨의 본명도 Curt Corners로 CC가 되네요.

2012/07/16 03:20 2012/07/16 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