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 블루 Sentimental talker in 12월 26일 숲의 큐브릭

연말 '숲의 큐브릭 출동' 시리즈 네 번째는, 정말 오랜만에 단독 공연을 하는 '미스티 블루(Misty Blue)'의 순서였습니다. 26일과 27일, 이틀간 각기 다른 컨셉의 공연이 예정되었지요. 26일은 'Sentimental Talker'라는 제목으로 팬미팅을 겸한 공연이었고 27일은 'Sentimental Listener'라는 제목으로 제목처럼 노래를 들려주기 위한 컨셉이었죠.

늦은 7시에 시작된 공연은 '미스티 블루'의 '은수'와 '경훈' 외에도 기타 세션으로 예고되었던 '재주소년'의 '유상봉'군과 한희정의 이틀간의 공연에서 세션을 했던 드럼 '홍준'과 피아노 '진아'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첫 곡은 사계절 연작 EP 중 봄에 해당하는 "1/4 Sentimental Con.Troller - 봄의 언어(이하 봄 EP)"에 수록된 '동경 센티멘탈 클럽'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11월 미스티 블루의 홈페이지에서 팬미팅을 언급하면서, 팬미팅 제목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쓴 글 제목이기도 해서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가사는 이 날을 위해 특별히 개사해서 불렀기에 더욱 좋았지요.  

이어지는 곡은 "2/4 Sentimental StoryTell(h)er - 여름, 행운의 지휘(이하 여름 EP)"의 수록곡인 '빗방울 연주'였습니다. '미스티 블루표' 보사노바라고 할 수 있는 곡이죠. 다음은 봄 EP, 여름 EP 순서였으니 가을 EP인 "3/4 Sentimental Steady Seller - 가을의 용기(이하 가을 EP)"의 수록곡이 나오겠다고 생각했지만, 세 번째는 바로 '위로'였습니다. 1집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 B(이하 시리우스)"의 수록곡으로, 그래도 그 멜랑콜리는 가을의 순서에 어울리는 곡이었죠. 이어 아직 나오지 않은 겨울 EP를 대신하여 미스티 블루의 첫 EP "4℃ 유리 호수 아래 잠든 꽃(이하 유리호수)"의 곡들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the Little Drummer Boy'로 EP에서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민홍'이 도와주었었는데, 공연에서는 슈퍼세션(?) '유상봉'군이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의 역할은 원래는 원곡처럼 '은수'의 보컬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었데, 그만 그의 어둡지 않은, 해맑은 음성덕분에 은수의 보컬은 더 어둡게 들리고 말았습니다. 이어서 'Lullaby for Christmas'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의 온기를 다시 느낄 수 있는 곡이었죠. 작은 소녀의 기도같은 가사가 인상적이구요.

2006년 1월초에 발매된 EP '유리호수'의 곡들과 이에 대한 설명이 이어져서 무려 약 4년 만에 열리는 'EP 발매 공연'같은 기분이 들기도했습니다. 앞선 두 곡에 이어 1집 '시리우스'에도 수록되었던 'Daisy'을 EP 버전에 가깝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사계절 연작 EP로 돌아와서 쟁글거리는 기타 연주가 '미스티 블루표'인 여름 EP의 'Moderate Breeze'가 이어졌죠. 26일 공연은 팬미팅을 겸했다고 했는데, 진정 팬미팅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특별한 무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미스티 블루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된 팬들의 사연을 읽어주는 순서였죠. 두 팬의 사연이 낭독되었고 소정의 선물이 증정되었습니다. 운좋게도 저도 선물을 받을 수 있었죠.

게스트로는 바로 24일, 25일 같은 장소인 '숲의 큐브릭'에서 단독 공연을 했던 '한희정'이었습니다. 그녀는 그녀의 노래르 들려주기 보다는 은수와 함께 듀엣으로 두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이미 앞선 두 차례의 공연을 본 '파스텔뮤직의 노예(?)'들을 위한 배려였을까요? 한 곡은 하루 지난 크리스마스를 위한 'Santa baby'이었고 다른 한 곡은 두 사람에게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파격적인 커버곡 'Shut up and let me go'였습니다. 사실 지난 Dawny Room Live에서 미스티 블루가 게스트로 등장하여 같이 불렀던 '화요일의 실루엣' 정도를 기대했기에 더욱 놀라웠습니다. 1부의 마지막은 여름 EP의 수록곡 '빨간 벽돌집 바이엘'이었습니다.

사연 소개와 게스트가 있었던 1부와는 달리 공연으로만 진행된 2부는 1부에 비해 짧았습니다. 시작은 가을 EP의 수록곡으로 미스티 블루의 노래답지 않게 긴장감이 가득한 '가을의 용기'였죠. 이어 미스티 블루에게 큰 애착이 있는 곡인지, 공연에서 종종 듣게되는 'Cherry'가 이어졌습니다. 가을 EP의 타이틀 곡 '하나'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곡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는데, 은수가 어린시절 만났던 '이쁜 언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상당히 심오한 느낌의 가사에 어리둥절해던 사람들은 이 꿈같은 이야기를 듣고 궁금증이 풀렸을 법합니다. 정규 셋리스트의 마지막 곡은 1집과 같은 제목의 곡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 B'였습니다. 마지막 곡으로서 미스티 블루다움이 느껴지는 선곡이었습니다.

너무나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던 단독 공연이었기에 당연히 앵콜요청이 이어졌고, 제가 가을 EP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지상에서의 마지막 인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되었지만 공연은 어느덧 2시간이 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미스티 블루에 대한 기다림이 길었고, 공연이 좋았다는 의미였겠죠. 27일의 'Sentimental listener'가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더 많은 곡을 들을 수 없던 점은 못내 아쉬웠습니다.
2010/01/12 20:50 2010/01/12 20:50

2NE1 솔로 활동 중간평가

2009년 상반기를 지배한 여성 아이돌 그룹이 '소녀시대'였다면 하반기를 지배한 여성 아이돌 그룹은 '2NE1'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84년 생인 박봄과 다라의 나이를 생각하면 아이돌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그리고 다라, 박봄, CL&민지로 나뉘어 솔로 활동을 보여주었다. 간단한 중간 평가를 해보자.

Kiss(Feat. CL) - 산다라

산다라가 첫 솔로 활동을 보여준 점은, 2NE1의 인기의 50%이상을 차지한다는 그녀의 입지를 생각할 때 의외는 아니었다. 귀여운 외모 외에는 2NE1내에서 서브보컬로 그다지 두드러지는 않는 모습을 보여준 그녀. 모 맥주의 CM송으로 만들어진 이 곡으로 산다라가 아닌 누가 불렀어도 무난했을 곡. 현상유지, 별점 3개.

YOU AND I - 박봄

2NE1으로 데뷔하기전 솔로 데뷔가 예상되기도 했던 메인보컬 박봄의 솔로 데뷔는 당연한 것이었다. 2NE1에서 메인보컬인 그녀의 역할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기에 솔로로서는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그녀가 지향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폭발적이지 못한, 오토튠의 냄새까지 나는 보컬은 YG가 그녀를 솔로로 데뷔시키지 못한 이유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유명무실, 별점 2개.

Please Don't Go - CL & 민지

old girl들인 산다라의 외모와 박봄의 보컬에 밀려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한 2NE1의 두 young girl의 프로젝트. YG도 각각 내보내기에는 뭔가 불안했는지 두 사람을 함께 내보냈다. 하지만 2NE1보다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신나는 리듬, 그리고 주로 랩을 담당하던 두 사람의 나쁘지 않은 보컬까지. 기대이상, 별점 3.5개.

2010/01/05 02:19 2010/01/05 02:19

한희정 Dawny Room Live 3 in 12월 25일 숲의 큐브릭

'숲의 큐브릭 출동' 시리즈 세 번째는 역시 '한희정'의 'Dawny Room Live 3'의 두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Dawny Room Live 3는 이틀로 기획되었기에 하루만 가봐도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틀을 다른 컨셉으로 진행한다기에 모두 예매할 수 밖에 없었죠.

크리스마스답게도 눈내리는 25일의 첫 번째 곡은 그녀의 노래 'Acoustic Breath'였습니다. 첫곡부터 24일과는 다른 시작이었죠. 그리고 '러브레터'와 '브로콜리의 위험한 고백', '우리 처음 만난날'로 이어지는 셋리스트는 24일이 '크리스마스 특집'이었다면 정작 25일은 진정한 그녀의 라이브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 곡의 슬픈 느낌은 이별 후의 회상이 아니라, 권태기에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자는 의미라네요.

이어지는 '산책'까지 순서는 달랐지만 모두 24일에 들을 수 있던 곡이었습니다. 하지만 차별화를 두겠다던 그녀의 말처럼 Dawny Room Live다운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분위기 있게 시작한 곡은 바로 '존 레넌'의 'Oh my love'였습니다. 은은한 Oh my love가 끝나갈 부렵 갑자기 곡은 '달려라 하니'의 주제가로 이어졌죠. 바로 메들리였습니다. '달려야 하니'에서 '아기공룡 둘리'로 이어졌고,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로 이어지면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지금까지 했었던 깜짝 커버곡 모음이라고 할까요? 마지막은 '지구용사 선가드'로 마무리하면서 그녀의 엉뚱한 팔색조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 게스트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원래 예정된 게스트가 있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25일에 참여할 수 없게되었다네요. 그래서 그녀는 기지를 발휘하여 깜짝 게스트를 갑작스럽게 섭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게스트는 바로 그녀의 팬들로, 그녀의 홈페이지에 기타연주 동영상을 올린 '하얀상자'군과 인터넷방송을 하는 '세티스'양이었습니다. 그리고 하얀상자의 연주와 세티스와 한희정의 목소리를 '회상'을 들려주었습니다. 이어 한 곡이 더 이어졌는데 바로 '솜사탕 손에 핀 아이'였습니다. 이 곡에서는 깜짝 게스트들이 더 등장하여 관객들 사이에 앉아있던 그녀의 팬들이 일어사 춤과 각종 악기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팬과 함께하는 진정한 팬미팅같은 게스트 공연이었다고 할까요?

24일에 '2009 더러운 Award'가 있었다면, 25일에는 '2009 더니덕후 Award'가 있었습니다. 세 가지 부문에서 시상이 진행되었고 첫 번째는 '앨범' 부문으로 그녀의 앨범을 가장 많이 산 팬에게 상이 주어졌습니다. '시리.'양이 가장 많이 샀으나 한희정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탈락하였고 다른 팬에게 상이 주어졌죠. '공연' 부문에서는 가장 공연을 많이 본 팬에게 상이 주어졌구요. 마지막은 바로 '사심' 부문이었습니다. 한희정, 그녀에게 사심이 가장 많은 팬에게 주는 상인데, 왠지 요즘 외롭다는 그녀의 사심이 느껴지는 부문이기도 했습니다. 24일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재미있었던 시상식이 끝나고 1부의 마지막 곡은 '잃어버린 나날들'이었습니다.

2부의 시작은 커버곡이었습니다. 바로 '에디뜨 피아프'의 'What might have been'로 24일에는 들을 수 없었던 곡이었지요. 24일에도 들을 수 있었던 커버곡 'Cheek to cheek'이 이어지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크게 나지 않았던 1부와는 다르게 조금은 '오늘은 크리스마스'라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 24일에도 있었던 신곡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쓸쓸했던 그녀의 2009년 가을 이야기 '어느 가을', 신곡이라고 하기에는 오래된 '우습겠지만 믿어야 할', 최신곡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이별 노래 '잔혹한 여행'이 이어졌죠. 이 곡들은 2010년에 발매될 그녀의 두 번째 EP에 모두 수록될 예정이랍니다. 어느덧 정규 셋리스트의 마지막이 찾아왔고 그녀의 EP 수록곡들로 마무리했습니다. 같은 한 글자이자, 받침의 차이로 큰 의미의 차이가 있는 두 곡 '끈'과 '끝'이었어요.

역시 앵콜은 24일과 마찬가지로 여러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24일과 다른 점이라면 좀 더 그녀가 아는 곡들, 바로 그녀의 곡들이 위주가 되었던 점이죠. '넌 여전히 아름답구나'라는 가사가 너무나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멜로디로 남아'를 시작으로, 아직 가사가 만들어지지 않은 '따이따이송', '앨리엇 스미스'의 'Between the bars'까지 평소의 그녀와는 다르게 늘어지는 앵콜이였죠. 여기에 무려 세 곡을 더 들려주어서 앵콜이 아닌 3부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거짓말이었어요'라는 가사가 그녀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자주 인용되는 '드라마', 언젠가 앨범에 수록될 수도 있는 '복숭아라도 사갈까', 진짜 마지막은 '반추'였습니다.

24일, 25일 이틀동안 평소와는 다르게 시크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그녀. 어쩌면 그녀의 그런 모습은 2009년 많은 공연을 보여주었기에 2010년에는 앨범에 집중하기로 한 그녀가 팬들에게 남기는 아쉬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앨범 작업을 하게 되면, 더구나 푸른새벽 시절부터 앨범 작업이 빠르지 않았기에, 한동안 팬들과 만나기 어려울테니까요. '끈'과 '끝', 그녀와 그녀의 팬들은 질긴 끈으로 이어져있겠지만, 당분간 만나는 것은 25일로서 끝이 될 테니까요. 2010년에 찾아올 그녀의 새로운 EP를 기대하며, 아쉽지만 2009년의 기억들을 갖고 기다려야 할 때입니다.
2010/01/05 01:42 2010/01/05 01:42

한희정 Dawny Room Live 3 in 12월 24일 숲의 큐브릭

2009년 연말 '숲의 큐브릭 출동' 시리즈 두 번째와 세 번째는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열린 '한희정'의 'Dawny Room Live 3 - 같이 쉬자, 숨!'이었습니다. 지난 'Dawny Room Live 2'를 놓친데다가, '숲의 큐브릭'에서 열리는 그녀의 공연은 처음이있기에 이틀 모두 예매하고 말았죠. 당연히도 70명 한정의 공연은 조기매진되고 말았구요. 빨리 예매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인기가 좋은 그녀의 공연이라 입장번호는 30번대였습니다. 하지만 운이 좋겠도 입장해서는 비교적 앞쪽인 세 번째 줄에 앉을 수 있었죠.

공연 시작 시간이 8시가 지나 아무말 없이 무대 위로 등장한 주인공 '한희정'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유명곡 'What a wonderful world'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70명의 예매자들의 대부분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갈 곳 없는 솔로들이기에 과연 이 곡이 어울리는 곡인지 아이러니했습니다. 지난 공연들과 마찬가지로 예전 '쿨에이지' 멤버였던 베이시스트와 드러머 그리고, 키보디스트 '진아'와 함께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산뜻한 느낌의 '산책'은 겨울에, 더구나 크리스마스 이브에 들으니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어 또 다른 커버곡 'Cheek to cheek'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 조용한 노래만 부르던 그녀가 다른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한 커버곡이라죠. 째즈 곡으로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팬들을 위한 작은 파티같은 숲의 큐브릭 공연과 어울렸고, '뺨에 뺨을 맞대고'라는 제목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와닿는 곡이었습니다.

이어서 그녀의 EP 수록곡이자, 제가 '올해의 곡' 가운데 하나로 꼽는 '러브레터'가 은은히 울려퍼졌습니다. 숲의 큐브릭을 찾은 수많은 솔로들을 마음을 대변하고, 그 마음을 촉촉히 적셔주는 너무나 좋은 곡이었죠. 생각해보면 영어제목이지만 영어로 적지 않고, 우리말 발음으로 적음으로서 조금은 촌스러우면서도 절절한, 그런 마음이 잘 표현되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발랄한 '솜사탕 손에 핀 아이'가 이어졌습니다. 최근에 그녀의 곡들에는 어울리지도 않지만, 율동을 은근히 중요시하는 그녀는 발구르기와 손뼉치기를 요구했고, 크리스마스 이브의 관객들은 모두 그녀의 노예(?)였기에 그 박자에 맞춰 'Acoustic Breath'가 이어졌습니다. 노예지만 반항아 기질이 있는 관객들은 박자를 조금씩 빠르게 해서 그녀의 숨통를 압박했지요. 부제가 '같이 쉬자, 숨!'이지만 그녀 혼자 숨쉬기에도 벅찼을지도 몰라요. '어쿠스틱 숨(Acoustic breath)'를 쉬느라구요.

게스트로는 이미 공지되었던 '에피톤 프로젝트'가 등장했습니다. 12월 초에 첫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고, 주옥같은 곡들로 수 많은 여심을 사로 잡은 그였기에, 공연이 참 궁금한 뮤지션이었습니다. 훈남 에피톤이 등장하자, 많지는 않은 여성 관객들의 술렁임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한희정'과 함께 불렀던 '에피톤 프로젝트'의 대표곡 '그대는 어디에'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런데 가사처럼(생각이 날때, 그대 생각이 날때) 생각이 나지는 않는지, 머뭇거림은 이 공연의 소소한 추억거리가 되었죠. 그리고 당연히 캐롤로 'Silver bell'을 듀엣으로 들을 수 있었죠. 그리고 게스트 공연의 마지막은 그의 또 다른 대표곡 '눈을 뜨면'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어 특별 이벤트 '2009 더러운 어워드'가 이어졌습니다. 두 개 부분의 수상이 진행되었는데 첫 번째는 바로 '고독' 부문이었습니다.  가장 고독한 남녀, 두 사람에게 작은 선물과 함께, 그녀의 노래 선물 '우리 처음 만난 날'을 들을 수 있었죠. 두 번째는 바로 '닭살' 부문이었습니다. 오래된 커플들에게 그녀가 특별히(?) 준비한 선물을 주었습니다. 그 선물을 바로 포장된 '브로콜리'였죠. 그녀의 센스를 느낄 수 있나요? 브로콜리를 확인한 주위에 많은 관객들이 웃기시작했고, 선물을 받은 커플들도 한희정의 팬이라면 뜨끔했을 겁니다. 당연히도 그녀가 들려준 노래 선물은 바로 '브로콜리의 위험한 고백'이었죠. 그리고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가사 중 "우리 그만 헤어져"에서 때창이 펼쳐졌습니다. 솔로들의 통쾌한(?) 한판승이었다고 할까요?

어워드가 끝나고 다시 노래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녀의 홈페이지를 통해 가사가 공개되었던, 신곡들을 들을 수 있었죠 바로 '어느 가을'이 첫 번째였고, 익숙한 '우습겠지만 믿어야할', 두 버째 신곡은 최근에 가사가 만들어진 '잔혹한 여행'이었습니다. '어느 가을'의 시작전에는 그녀가 가사를 읊조리며 마지막에 '다 외웠다'고 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잔혹한 여행'은 세박자의 춤곡같은 멜로디와 '사랑 오 사랑 잔혹했던 여행'이라는 비유가 인상적이었죠.

중간중간에 멘트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Dawny Room'이라는 공연 시리즈를 시작하게된, 그녀의 10년 전 추억들을 들을 수 있었고, 평소 이야기하지 않았던 그녀의 사랑 이야기들도 아주 조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당연히도 앵콜 신청이 이어졌습니다. '휴가가 필요해'를 시작으로 신청곡들을 좀 들려주었는데, 영화 '춤추는 동물원'에 삽입된 그녀의 노래 '복숭아라도 사갈까'를 제외하면, 문제는 그녀가 신청곡의 가사를 잘 알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분부분 얼버무리거나 넘기거나 관객들이 불렀는데, 왠지 지금까지 시크했던 그녀의 노선과는 달라서 좀 의아했습니다. 긴 앵콜임에도 내용은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공연의 진행은 공연에 물이 오른 '한희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25일도 당연히 기대되었죠.
2010/01/02 03:51 2010/01/02 0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