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제목 중에 이런 제목이 있다.
'첫사랑은 죽었다.'
매우 짧은 문구(文句)지만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만감이 교차하게 만들 문구일지도 모르겠다.
영화관에서 한 영화를 홍보하는 엽서를 보았다.
초록빛 하늘과 그 아래 펼쳐진 황량한 사막위에 기대고 선 두 남녀...
엽서 한 장만으로도 영화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울컥들었다.
인터넷으로 예고편도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시바사키 코우'도 나온단다.
영화 개봉까지 기다릴 수 없어 원작이 된 소설을 보기로 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이 책은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죽은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연애 소설답게 독창적인 내용이 있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중학교 2학년때 같은 반의 학급임원으로 친하게 지내다가
고등학생이 되어 같은 고교로 진학하고 또 같은 반이되어
연인이 된 두 남녀와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정직하게도 많은 복선을 깔아주고 있다.
남자 주인공 '사쿠타로'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뽑히기 위해
거짓으로 꾸며보낸 여주인공 '아키'에 관한 사연,
사쿠타로의 할아버지와 그의 첫사랑과 유골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호주와 원주민 에보리니지에 관한 대화들...
소설은 결국 가장 현실적인 결말을 보여준다.
죽은 자는 죽은 것이고, 어쨌든 남겨진 자는 또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살아남은 사람이 죽은 사람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
그 것이 죽은 자가 영원히 사는 길이 아닐까?
소설은 예고편으로 봐서는 영화와는 상당히 많이 다른 듯하다.
일본에서 350만부나 팔렸다는 원작 소설의
일부 설정과 대략적인 줄거리만 빌려오고 많은 부분을 더 극적으로 각색했나보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12월에 발간되었는데
이번 영화 개봉과 함께 이제서야 소설도 뜨기 시작한 듯...
난 중,고등학교 시절에 뭘했나 생각해본다.
생각할 수록 별 생각없이 지낸 듯하여 참으로 후회막심하다..랄까?
그 좋은 시절에 저렇게 멋진 사랑을 못 해보다니...후후...
지리적 가까운 일본의 이야기이지만 가까우면서도 먼 이야기이다.
수학여행을 호주로 간다거나, 고등학생들의 성(性)에 관한 이야기들
적어도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에 나와 내 친구들은 꿈도 못 꾸던 것들...
영화에 매우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영화 재미를 반감할까하는 걱정없이 읽을 수 있겠다.
책두께에 비해 읽는 진도도 빨라서 쉽게쉽게 책장이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