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과 판타지에 목이 말랐던 내가 정말 오랜만에 상영관을 찾게한 영화, '베오울프'. 자정이 넘어선 시간에 부천CGV를 찾아가, 처음으로 '디지털 3D'로 본 영화였다. 예고편을 보고 기대는 했지만 소감은 실망.

컴퓨터의 작은 화면으로 예고편을 볼 때는 몰랐는데, 큰 화면으로 보니 완전한 3D CG로 만들어진 영화였다. 이미 너무 거대한 스케일의 영화들에 눈이 길들여진 후라 그런지, 스케일도 불만이었다. 영화 내내 볼만한 전투씬은 두 번이고, 또 다른 볼거리는 CG로 다시 태어난 '안젤리나 졸리'의 등장 장면 정도였다.

조금은 과장을 좋아하고, 호탕한 젊은 시절의 '베오울프'와 '그렌델'은 고난이도의 격투장면은 등장인물의 동선이나 카메라의 시점은 정말 CG가 아니면 표현하기 힘든 장면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볼거리'라기 보다는 '맛보기' 정도라고 생각했다. 이후 '그렌델의 어머니'를 만나면 진정한 볼거리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헀지만...

자신의 업보와 싸우는 '늙은 베오울프'의 싸움은 힘겨워 보이기만 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이 부족했다. 그냥 3D 게임의 '중간보스'라고 느껴질 정도랄까? 늙은 베오울프는 이 영화처럼 서글프기만 했다.

'그렌델의 어머니'와 '황금뿔잔'이 욕망과 저주를 상징하는 두 소재와는 결말이 나지 않는다. 끝까지 죽지 않고 새로운 왕을 유혹하는 '그렌델의 어머니'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의 상징일까? 화려하지만 돌려받으면 불행이 찾아오는 '황금뿔잔'은 '과오의 대가'일까?

몇몇 장면에서 움직임이 어색하긴 하지만 멋진 그래픽, 아쉬운 볼거리, 빈약한 내용...별점은 2.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