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소녀는 점점 가까워졌어.
호수를 두고 서로 반대편에 있는 마을,
그 중간 즈음에서
친구들과의 놀이를 핑계로 자주 만나곤 했어.

몇 번의 계절이 지났을까?
소년의 키는 한 뼘정도 자라났고,
소녀는 조금씩 숙녀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 만큼 북쪽 나라는 추워졌고,
또 그 만큼 소년과 소녀사이에서 사랑이 자라났지.

아주아주 추운 겨울날이었어,
북쪽 나라에는 지금까지 없었던 추위의 겨울이었지.
하지만 아직까지 아이들에게는 좋았어.
호수가 꽁꽁 얼어붙어서 새로운 놀이터가 되었거든.

호수는 완전히 얼어붙었고 눈으로 덮여서
여느 겨울의 얼어붙은 땅과 다름없었어.
소년과 소녀는 호수를 멀리 돌아가지 않고,
얼어붙은 호수를 가로질러서 만날 수 있었지.

긴 긴 겨울의 어느날이 었어.
소년과 소녀, 두 사람의 약속에서
점점 소년이 조금씩 늦게 얼굴을 보인
두 사람의 마지막 겨울의 어느날이 었어.

그 겨울의 다른 날처럼
소년과 소녀는 얼어붙은 호수의 한 가운데에
그 차디찬 추위 속에서도
얼어붙지 않은 작은 연못이 있는,
바로 얼음연못에서 만나기로 한 날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