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믿을 수 있었을까?
연기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진
소녀가 만난 신비한 여인이 이야기를.
소년은 소녀가 잠시 졸다가
꿈을 꾼 것이라고 생각했어.

소녀는 믿을 수 있었을까?
소년이 약속에 늦은 이유가
소년의 마을에 큰 폭설이 내려서라고.
호수 반대편 소녀의 마을은
아침부터 날이 좋았던 그날에.

그 여인의 모습에 매료된 소녀는
마을로 돌아가서 사람들에게 말했어.
하지만 어른들과 아이들, 어느 누구도
심지어 가장 나이 많은 노인들도
그런 신비한 모습의 여인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했어.

소녀와 소년이 만나기로 한 날,
소년은 언제나 폭설이 내려 늦었어.
그리고 소년이 나타나는 시간은 점점 늦어졌어.
그리고 소녀는 소년을 기다리는 동안
언제나 신비한 여인을 만나서
빵과 차를 마실수 있었고,
여인은 소년이 나타날 때 즈음 사라졌어.

북쪽나라는 점점 추워졌고
게다가 계속 되는 폭설 때문에
소년이 사는 마을의 사람들은 하나 둘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기 시작했어.
폭설과 추위 때문에 낚시나 사냥도 할 수 없었고
숲의 나무에서는 열매가 열리지 않았으니까.

또 소녀과 소년이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었어.
소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지만,
소년에게는 소녀를 만나는 마지막 날이었어.
하지만 그날, 소년의 마을에는
어느때보다도 엄청난 폭설이 내리고 있었어.

그리고 그 때 소녀는 또 그 신비한 여인을 만났어.
여인은 소녀에게 소년을 기다리냐고 물었고,
소녀는 역시 그렇다고 대답했지.
"그래? 과연 그럴까?"
여인은 또 알 수 없는 말을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