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등장한 독특한 앨범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두번째 달', 이름부터 어떤 분위기가 풍겨오는 밴드입니다.

'두번째 달'이 들려주는 낯선 이름의 '에스닉 퓨전(Ethnic Fusion)'이라는 장르는 여러 민족(ethnic)의 민속 음악들의 혼합(fusion)으로 탄생된 음악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그 장르 이름 만큼이나 '두번째 달'의 음악에서는 민속 음악의 향취가 느껴집니다.

'여행의 시작'...역동적인 아프리카 민속 음악을 연상시키는, 에스닉 퓨전 세계로의 여행을 알리는 곡입니다.

'서쪽 하늘에'...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낭만적인 서쪽 하늘, 그리고 그 하늘과 맞닿은, 끝없이 펼쳐진 붉은 지평선을 떠올리게 합니다.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 없이 좋을 편안함과 나른함도 느끼게 하구요. 드라마 '아일랜드'에도 사용되었던 곡이라는군요.

'바람구두'...전설에 등장할 법한 '바람구두', 곡의 느낌과 너무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되네요. 곡은 바람구두의 가벼운 춤과 함께 시작됩니다. 하지만 발이 점차 빠라지면서 그 춤은 점차 열정적으로 변해가면서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다양한 광경이 바람구두 아래 펼쳐집니다. 파도가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초원을 지나 구름을 뚫고 홀로 솟아있는 하얀 봉우리까지...

'Eclipse Of The Red Moon'...불길한 징조를 나타내는 '붉은 달'과 그에 못지 않게 불길함을 나타낼 수 있는 '식(蝕)'. 하지만 곡은 단순히 불길함을 넘어 뱀파이어, 늑대인간 같은 전설 속 존재가 등장할 법한 신비로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길을 잃은, 안개가 자욱한 숲과 그 숲 속에서 행해지는 비밀스런 의식이랄까요.

'바다를 꿈꾸다'...제목만큼 바다를 느끼기에 충분한 곡이 아닌가 합니다. 푸른 바도가 넘실거리는 수평선끝을 향한 항해, 그리고 바다의 끝없는 역동성과 그 가운데 찾아온 평온 그리고 낭만까지 바다의 끝없는 매력을 담고 있습니다. 앨범 수록곡글 가운데 가장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의 곡입니다.

'The Boy From Wonderland'...앨범을 구입한지 꽤 되어가는데 얼마전부터는 CF 배경음악에서 들리기 시작한 곡입니다. 곤히 잠든 이상한 나라의 작은 소년와 평온한 잠자리 그리고 아기자기한 꿈을 담고 있습니다.

'Anti-Rain Dance'...아일랜드 출신의 멤버 '린다 컬린'의 보컬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비가 올 것만 같은 흐린 날씨, 시끄럽지만 모두 무관심한 군중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

'고양이 효과'...열정적인 춤사위에 어울리는 곡입니다. 매력적인 붉은 드레스와 검은 턱시도를 차려입은 한 쌍의 열정적인 탱고를 떠올리는 것도 좋겠네요.

'얼음연못'...한 없이 펼쳐진 설원 그 한 가운데 있다는 전설의 '얼음연못', 그리고 그 연못에 얽힌 슬픈 전설... 뉴에이지 풍의 곡입니다.

'Communication'...'얼음연못'과 더불어 '과연 어떤 민속 음악을 바탕으로 했을까?'라는 의문이 들게하는 곡입니다. 하나의 촛불이 타고있는 낭만적인 둘 만의 식탁이 가사에서 느껴집니다.

'Falling Star'...여름에서 가을로, 밤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같은 밤에 딱 어울리는 곡입니다. 계절의 변화, 별이 지는 밤 그리고 자연의 섭리. 지는 별이 사라지기 전에 눈을 감고 소원을 빌어보세요.

점점 척박해지는 우리나라 음악 시장에서 이 정도 수준의 앨범이 나오다니, 정말 개천에서 용 났다고 할까요? 또 다양한 분위기의 멋진 곡들은 이 앨범 하나 만으로 세계 민속 문화 체험을 하고 난 기분입니다. 뭐, 지나친 다양성은 어떤 면에서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통일성의 부족과 난잡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겠습니다. 별점은 4.5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