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짝궁, '센티멘타루(Sentimentaru)'

'센티멘타루(Sentimentaru)'. 제가 'Sentimental Scenery(이하 SS)'와 '타루(taru)'를 합쳐서 부르는 말입니다. 두 사람은 '환상의 짝궁'이니까요. 두 사람의 인연(?)은 '파스텔뮤직'에서 시작됩니다. 타루는 밴드 '더 멜로디'의 보컬로서 파스텔뮤직 소속이었습니다. SS는 이미 몇 장의 디지털 앨범을 발표하였고 입소문을 통해 조금씩 음악을 알리고 있었고, '더 멜로디'가 해체 수순을 밟고 있을 때 즈음에 파스텔뮤직에 영입되었습니다.

'타루'는 파스텔뮤직에서 솔로로 활동하기로 하였고 미니앨범을 준비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레이블 이름처럼 '파스텔톤의 소녀적 감수성' 위주의 앨범들을 발표해온 파스텔뮤직은 '조금 우울하고 진중한 소녀적 감수성'이 아닌, 타루에게 잘 어울리는 '활기넘치고 발랄한 소녀적 감수성'을 기획했나 봅니다. 그리하여 일렉트로니카 성향을 앨범을 제작하기 위해 신예 SS를 프로듀서로 선입합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의 환상적인 코라보레이션이 시작됩니다.

타루의 미니앨범 'R.A.I.N.B.O.W'를 통해 코라보레이션의 결과는 나타납니다. 'Swinging Popsicle'이 선사한 'Yesterday'와 같은 파스텔뮤직 소속의 '미스티 블루'의 곡 '날씨 맑음'을 제외한 네 곡을 SS가 작곡하고 타루가 작사했습니다. 팝과 일렉트로니카가 적절히 조화되어 미니앨범 수록곡 가운데 백미라고 할 수 있는 'Miss You', 음료 CF에도 삽입되었고 다소 민망한 가사이지만 타루가 불러 어색하지 않은 'Love Today', 너무나 사랑스러운 가사가 인상적인 흥겨운 듀엣곡 '오! 다시', 그리고 SS의 또 다른 재능인 이름 그대로의 센티멘탈한 감수성이 잘 드러나는 '제발'이 그 결과물들입니다.

R.A.I.N.B.O.W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은,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의 앨범이었습니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 수록 타루의 보컬과 SS의 프로그래밍이 어우러지는 조화가 귀에 들어오면서 그야말로 '완소 앨범' 가운데 하나로 등극하기에 이릅니다. 그 가운데 절정은 바로 Miss You입니다. 다분히 유치할 수 있는 가사이지만, 무게감 있는 비트와 튜닝을 거친 목소리는 그런 유치함을 진중함으로 승화시킵니다. 보컬과 멜로디를 이끄는 기타 연주, 그리고 중심을 잡아주는 비트가 중심이된 곡이지만, 에그쉐이크나 박수소리 같이 경청하지 않으면 듣기 어려운 요소들과 현악이 어우러져 풍성한 바탕을 만들어냅니다. 다른 세 곡과는 달리 충분히 절제된 타루의 보컬도 적절했구요.

이 곡은 SS의 데뷔앨범 'Harp song + scentimental scene'에 SS의 보컬로 수록됩니다. 남자가 불렀다면 더 닭살스러웠을 가사는 영어가사로 바뀌었고, 역시나 타루가 featuring으로 참여했지요. 두 사람의 코라보레이션은 CF를 통해 다시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바로 핸드폰 CF에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Bling Bling'입니다. CF가 2가지 버전이 있고 그래서 'Bling Bling'도 두 가지 버전이 탄생했습니다. 당연히 '타루 버전'과 'SS 버전'이죠. 반짝 반짝 빛나는 느낌의 'Bling Bling', 타루 버전이 먼저 공개되었고 이어 SS 버전이 공개되었는데, 두 버전은 보컬 외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타루 버전에서 오토튠을 이용해 조금 변조된 타루의 목소리는 저음의 무거운 비트와 무게중심을 이룹니다. 그리고 타루의 목소리는 보컬이라기 보다는 연주처럼 들립니다. SS 버전의 보컬이 생각보다 두드러지게 들리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두 버전의 조금씩 다른 편곡 때문에 타루 버전이 원래 이 곡의 제작 목적이었던 배경음악으로 더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제 바람은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두 사람이 아예 '프로젝트 유닛'을 결성하는 것입니다. Clazziquai의 DJ Clazzi에게 호란과 크리스티나가 있고, Casker의 캐스커(이준오)에게 융진이 있듯, SS에게도 여성 보컬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적임자는 바로 타루라고 생각합니다. 유닛을 결성하게 된다면 이름은 당연히 '센티멘타루'로 해야겠구요.

앞으로도 두 사람의 멋진 코라보레이션을 기대해봅니다.

'Bling Bling'의 타루 버전 벨소리가 'Bling Bling Can U' 홈페이지(http://blingbling.lgtelecom.com/)에서 2009년 6월 8일까지 무료 다운로드 이벤트 중이니 반짝 반짝 빛나는 벨소리를 설정해보세요.
2010/09/19 22:25 2010/09/19 22:25

소녀에서 숙녀로, Taylor Swift의 'Fearless'

수려한 외모에 빠지지 않는 노래 실력까지 겸비한, 완소녀 'Taylor Swift'의 두 번째 앨범 'Fearless'는 흥얼거리며 들을 만한 트랙들로 가득합니다. 'Shania Twain'과 'the Wreckers'에 이어 제가 세 번째로 구입한 'Country(컨트리)'라는 장르의 앨범이기도 하구요. 세계 음악 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음악 시장이고 '컨트리'라는 장르가 미국에서는 자주 빌보드차트의 상위권을 점령하지만, 다분히 '미국인의 취향'이라는 특성때문에 북미권(미국, 캐나다) 밖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Taylor Swift는 앞서 언급했던 두 뮤지션들 처럼 'Pop(팝)'으로 적절히 치장했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사랑받고 있네요.

앨범 수록곡들 중 두 곡만 살펴볼게요. 바로 'Love Story'와 'White Horse'로 꼭 한 쌍같은 노래들입니다.

먼저 'Love Story'입니다. 가사와 뮤직비디오는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래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으로 끝나지 않고 행복한 결말을 들려줍니다. 하지만 비극은 'White Horse'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Love Story'가  첫 눈에 반한 사랑 노래라면, 'White Horse'는 이별 노래입니다. 단지 그 이유 때문에 두 노래가 한 쌍은 아닙니다. 가사를 살펴보면 많은 단서들이 숨어있습니다.

첫 번째 단서는 'Prince'와 'Princess'입니다. 두 곡의 가사를 살펴보면,
<Love Story>

Romeo take me somewhere we can be alone
I`ll be waiting all there`s left to do is run
You`ll be the prince and I`ll be the princess
It`s a love story baby just say yes

<White Horse>

That I`m not a princess, this ain`t a fairy tale
I`m not the one you sweep off her feet,
Lead her up the stairwell

Love Story에서는 "너는 왕자, 나는 공주"가 되리라고 노래합니다. 하지만 White Horse에서 "나는 공주가 아니야, 이건 동화가 아니야"라고 합니다. 사랑에 빠지면서 동시에 환상에 빠져들지만, 이별이 찾아오고 그 환상에서 깨어나게 되는 모습이죠.

두 번째 단서는 두 곡의 공통적인 색 'White'입니다.

<Love Story>

And said, marry me Juliet
You`ll never have to be alone
I love you and that`s all I really know
I talked to your dad, go pick out a white dress
It`s a love story baby just say yes

<White Horse>

This ain`t Hollywood, this is a small town,
I was a dreamer before you went and let me down
Now it`s too late for you
And your white horse, to come around

Love Story에서 '로미오'는 '줄리엣'에게 말합니다. "너희 아빠에게 말해두었어. 새하얀 드레스를 준비하라고." 하지만 White Horse에서는 '너와 네 백마는 시작하기에 너무 늦었어'라고 말합니다. White dress는 공주가 입는 옷인 동시에 두 사람의 행복한 결말을 의미합니다. 반면 White horse는 왕자가 타는 것이며, 불행한 결말을 의미하는듯 합니다.

두 곡을 이어서 놓으면 꼭 한편의 성장소설 같습니다.

<Love Story>

We were both young when I first saw you
...
It`s a love story baby just say yes

`Cause we were both young when I first saw you

<White Horse>

Cause I`m not your princess, this ain`t a fairytale
I`m gonna find someone someday who might actually treat me well
This is a big world, that was a small town
There in my rearview mirror disappearing now
Now it`s too late for you and your white horse
Now it`s too late for you and your white horse, to catch me now

Love Story의 시작은 "내가 너를 처음봤을 때 우리는 둘 다 어렸어"이지만 마지막은 "내가 너를 처음봤을 때 우리는 둘 다 어렸기 때문에"입니다. 과거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가사로 봐서 현재는 행복으로 가득찬 노래와는 좀 다를 법도 합니다. 치기어린 과거에 한 말이 "이건 사랑 이야기야, 그냥 '그래'라고만 말해"입니다.

White Horse의 마지막은 "나는 언젠가 나를 진짜로 잘 대해줄 누군가를 찾을거야. 여긴 큰 세상이고 그곳은 작은 마을이었으니까"입니다. 앞서 자신이 공주가 아니라고 했던 말처럼 역시 현실을 깨닿는 말입니다. 더 나아가 "백미러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어"라고 말합니다. 작은 마을을 떠나 더 큰 세상으로 떠나는 모습은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바로 '소녀에서 숙녀로' 성장하는 중이죠. 노래 속 사건의 시간적 순서는 Love Story 다음에 White Horse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Love Story가 먼훗날 회상하는 형식이라고 본다면, 순서는 반대가 되겠네요.
2010/09/19 22:19 2010/09/19 2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