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지콰이 프로젝트의 보컬로 더 유명한 '호란'이 참여한 '이바디(Ibadi)'는 1집 'Story of Us'로 어쿠스틱 음악의 충분한 가능성과 보컬리스트로서 호란의 탁월한 재능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클래지콰이 활동을 병행하는 호란이기에 이바디가 새로운 앨범을 이렇게나 빨리 내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정작 이바디는 부지런히 EP를 준비했네요.타이틀은 'Songs for Ophelia'로 바로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의 여주인공 '오필리어'를 모티프로 한 'conceptual album'이랍니다.

첫곡 'love letter'는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곡입니다. 반신반의하게 만드는 love letter와 함께 사랑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세상을 보는 눈을 흐리고 연인들을 날아가게 합니다.

이어지는 'Secret Waltz'는 '호란'과 '이승열'의 듀엣곡으로 사랑의 절정에서 연인들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서로 조금씩 다른 가사를 부르지만, 그럼에도 어우러지는 하모니는 타이틀로 손색이 없습니다.

'The day after'는 절정의 내리막이 시작되는 분위기의 곡으로 도입부부터 오필리어의 수심과 불안이 느껴집니다. 불안함에 사랑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하는 마음, 하지만 아직 일말의 희망은 남아있기에 곡의 분위기는 아직 밝습니다.

'탄야'로 들어서면서 희망은 사라지고 수심은 깊어져만 갑니다. 기타반주만 함께하는 오필리어의 노래는 처량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어지는 '오필리어'는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정성을 기울였을 법한 곡으로, 정적인 서정과 함께 시작됩니다. 사랑의 슬픔과 기쁨 모두 함께 품안에 안고가는 마지막 오필리어의 모습, 죽음에 입맞추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세상 누구보다 쓸쓸합니다.

마지막 'Curtain Call'은 클래지콰이의 앨범에서나 들어볼 법한 곡입니다. 오필리어의 비극, 인생의 비극에 대해 관조하는 듯한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정말 기획의도(?)처럼 한 편의 사랑 이야기, 혹은 뮤지컬을 보는 듯한 기분으로 들을 수 있는 상당히 잘 만든 EP입니다. 한편으로는 호란의 욕심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전곡의 작사를 직접하였다는데, 클래지과이에서 펼칠 수 없었던 호란의 야망(?) 혹은 로망(?)이 펼쳐진 앨범이 바로 이 EP가 아닐까요? 특히 'Secret Waltz'와 '오필리어'는 상당히 오래 즐겨듣게 될듯하네요.  호란과 이바디의 꾸준한 활동 기대합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