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위로의 복숭아 in 12월 24일 salon 바다비

두번째는 바로 '심심한 위로의 복숭아'였습니다. 오늘 드디어 이름의 의미를 공개했습니다. 바로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 소설에서 아픈 친구에게 병문안 가면서 가져간 복숭아가 '심심한 위로의 복숭아'라고 합니다.

공연 팀이 많은 관계로 역시 짧게 진행되었습니다. '심심한 위로의 복숭아'의 대표곡 '코끼리송'과 '우리의 기억은 저편에 숨어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곡으로 새벽에 크리스마스를 위해 만들었다는 신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제목은 기억이 안나는데 슬픈 크리스마스를 내용으로 한 곡이었습니다.

바다비 사장님의 눈치에 못이겨(?) 마지막 곡은 분위기를 띄우기위한 곡 '멜로우씨 잔혹 복수극'을 들려주었습니다. 공연 제목이 'the 조용한 Christmas'였으니 그녀의 고집대로(?) 조용한 곡으로 마무리했으면 어땠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바로 이 날 낮에 상암 CGV에서 '중천'의 무대인사로 '김태희'를 보았지만, '지은'과 '심심한 위로의 복숭아', 2006년에 포착한 재능있는 두 뮤지션들을 한 공연에서 볼 수 있었던 행운은 제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입장료도 냈고하니, 본전을 뽑으려고 두 팀을 더 보고 빵으로 향했습니다.

2006/12/26 22:05 2006/12/26 22:05

지은 in 12월 24일 salon 바다비

12월 24일 바다비 공연 'the 조용한 Christmas'. 10 여팀의 공연이 잡여있는 바다비 공연이었습니다. 역시 빵빵한 라인업을 보여주는 '빵'으로 갈까했지만, 초반에 제가 좋아하는 두 뮤지션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우선 바다비를 선택.

첫번째는 바로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지은'이었습니다. 공연으로는 '빵'에서 '헤븐리'를 한 번 본 후 두번째네요.

'Santa baby'와 제목이 생각안나는, 크리스마스에 어울릴 만한 두 곡을 카피곡으로 들려주었고, 세번째 곡은 싸이월드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Like a Star'로 세 곡이 연달아 카피곡이었습니다. 네번째는 드디어 '지은'의 곡 '부끄러워'였는데 밝은 분위기로 카피곡들보다 좋았습니다. 앵콜 요청으로 역시 자작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앨범이 1월 초에 나온다고 합니다. 기대해봅시다.

2006/12/26 21:31 2006/12/26 21:31

가만히 앉아서

두 사람이 있었다.


"여기 있었네. 크리스마스는 잘 보냈어?"

"응."

"어떻게 보냈어?'

"그냥, 친구들도 좀 만나고 가족들이랑도."

"응. 그랬구나."

"잘 보냈겠지?"

"응."

"그래."

"추운데 여기 앉아서 뭐하는 거야?"

"기다리고 있어."

"뭘?"

"운명."

"운명?"

"인생은 운명이라는 큰 원 안을 도는 것과 같데."

"큰 원?"

"원이라면, 돌고 돌아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아마, 그렇겠지."

"그러니 이젠 가만히 앉아서 기다려보려구. 운명이라는 궤도를 돌아 다시 올 열차를."

"그렇게 앉아만 있으면 운명이 찾아오겠어?"

"그럼?"

"부딪혀야지. 온몸으로."

"난, 이제 욕심부릴 수 없는 걸. 강요할 수도 없는 걸."

"응? 어째서?"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 모두 날아가 버렸어. 그러니, 이젠 운명을 기다리는 수 밖에."

"그럼, 그건 운명이 아니었으니까 그런 거겠지."

"그런가."

"응. 그럴거야."

"아니, 그런 게 내 운명일지도."

"설마. 그래서 좌절한거야?"

"아니. 아직은 아니야."

"다행이네. 나도 앉아서 기다려볼까?"

"너도?"

"응. 혼자 기다리면 심심할 거 아니야?"

"그럴까."

"그런데. 만약 운명의 열차가 오지 않으면."

"응?"

"내 운명의 열차가 오지 않으면 그땐 어떡하지?"

"난 놓쳐버린 건 아닐까 생각해 왔어. 놓쳤거나 오지 않거나, 그것도 운명이 아닐까?"

내 운명, 그 끝에 당신이 있기를 바랍니다.
2006/12/26 10:54 2006/12/26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