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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단상 chapter. 3 - Follow You Follow Me
2 장의 CD로 끝난 줄로 알았던 '파스텔뮤직'의 연작 컴필레이션 '사랑의 단상'이 세 번째 이야기가 늦은 봄, 5월에 발매되었습니다. 앞선 두 장의 앨범처럼 얼마나 탁월한 사랑 노래들을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지만, 더욱 기대하게 하는 점은 또 어떤 새로운 얼굴을 소개할까 였습니다. 앞선 앨범들에서 탁월한 실력의 뮤지션들인 '에피톤 프로젝트(Epitone Project)'와 '센티멘탈 시너리(Sentimental Scenery)'가 소개되었던 것처럼 말이죠. 수록곡 목록을 살펴보면 'Casker'나 '파니핑크'처럼 친숙한 이름들도 보이지만, 역시 낯선 이름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Casker'도 'Juno'와 '융진'이 각자의 이름을 걸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쩐지 한 곡 한 곡, 그리고 한 뮤지션 한 뮤지션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할 듯합니다.
앨범을 여는 첫곡은 일렉트로니카 듀오 'Casker'의 'Juno'가 들려주는 연주곡 'Stay with you'입니다. 친숙한 느낌의 비브라폰 연주는 어린 시절 어떤 영화의 오프닝을 보는 기분을 들게 합니다. 그 영화 속에서는 신비하고 낯선, 앨범 자켓처럼 대관람차도 있는, 놀이동산이 등장할 법합니다. 정겨운 비브라폰의 울림은 그 놀이동산에 대한 동경을 불러오고 하프와 윈드차임의 음색은 신비감을 더합니다. 하지만 그 멜로디는 정겹지 않고, 오히려 쓸쓸함과 슬픔을 담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라도 숨어있는 것일까요? 슬픈 사랑의 추억이 서린, 낯선 놀이동산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크리스마스 컴필레이션에도 참여했던 '러블리벗'은 '그 손, 한번만'으로 다시 만납니다. 이번에도 객원보컬의 목소리를 빌렸는데, 이번에는 여성이 아닌 남성보컬 '강현준'이 참여했습니다. 얼핏 들으면 가수 '성시경'이 떠오르는 목소리인데, 러블리벗이 쓴 곡과 가사도 어쩐지 성시경과 여러 곡을 히트시켰던 '윤종신'의 곡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객원보컬로 더 잘 알려진 '이진우'는 '스무살'로 찾아왔습니다. '스무살'이라는 제목에서 '이장혁'의 '스무살'이나 '푸른새벽'의 '스무살'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진우의 '스무살'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등장할 만한 하드보일드한 '스무살'이나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속 전형적인 주인공처럼 멜랑콜리한 '스무살'이 아닙니다. '진짜 스무살들'이 공감할 만한 유행에 민감하고 사랑에 고민하는, 보다 진솔한 스무살입니다. 게다가 매력적인 그의 저음과 어우러져 뭇여성들의 마음을 뺏기에 충분합니다.
가을 낙옆을 밟으며 시를 읊는 신사의 모습처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발산하는 '이별을 걸으며'는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가족 '헤르쯔 아날로그(Herz Analog)의 곡입니다. '김연우'와 '김동률' 사이 어디 즈음에 있을 법한 음색의 보컬과 역시 '유희열'과 '정재형' 사이에 위치할 법한 진행의 곡이 조우한 느낌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가요의 황금기였다고 할 수 있는 1990년대에 대한 그리움과 오마주가 느껴집니다. 이 쓸쓸한 독백은 봄의 찬란한 햇살부터 겨울의 눈보라가 몰아치는 설원까지, 언제 어디에서 들어도 고독함을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법합니다.
얼마전 데뷔 EP 'So Sudden'을 발표했던 여성 싱어송라이터 'Hee Young'은 'Buy Myself A Goodbye'로 왕성한 창작력을 보여줍니다. 자신에게 이별을 사준다는 표현이나, 사랑을 지우고 새로운 사랑에 빠지게 될 모습을 잔디를 태우고 그 위에 씨를 뿌리는 모습에 비유한 그녀의 표현력은 놀랍고 흥미롭습니다. 영어 가사이지만, 그녀의 음색이나 연주만으로도 충분히 이별의 아픔이 전달됩니다. 데뷔 EP와는 다른 접근 방법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이 곡을 들으면서 Hee Young, 그녀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져만 가네요.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가족인 '그로칼랭'은 'Lisa'라는 제목의 연주곡으로 첫인사를 합니다. 아마도 프랑스어 그로칼랭(Gros-Calin)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Nu-Jazz를 들려주는 밴드라고 합니다. 힙합 비트와 어우러진 피아노와 트럼펫 연주는 차갑고 세련된 도시의 야경을 상상하게 합니다. 하지만 그 차가움 속에서는 고독함이 느껴집니다. 'Lisa'라는, 어떤 영화 속 어떤 화류계 여인의 가명 정도로 어울릴 제목이 붙여진 점도 그 때문이 아닐까요? 차가움이나 쓸쓸함과는 역설적으로 '그로칼랭'은 프랑스어로 '열렬한 포옹'을 의마한다고 하며, 소설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열렬한 포옹'이 그려내는 도시의 차가운 쓸쓸함,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만 서로에게 낮선 타인들이기만한 도시인들의 사랑에 대한 갈증이 느껴집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듀오 '파니핑크'는 모순적인 제목의 '밤은 좋고 그래서 나쁘다'로 chapter 1에 이어 출석을 합니다. 컴필레이션 'Save the Air'에서 댄서블한 트랙 'Love is You'으로 놀라게 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원래의 서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왔기에 정체를 알 수가 없네요. 밤의 정적 위로 흐르는 슬픔의 심경을 탁월하게 전달합니다. 밤의 차분함은 성찰의 시간을 갖을 수 있어서 좋지만, 그래서 감정을 자극하고 슬픔을 돋구기에 나쁘기도 합니다.
오프닝을 담당했던 'Juno'는 역시 이 앨범에 참여한 '이진우'와 합심하여 '이런 날'로 Casker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봄날 사랑에 빠진 싱숭생숭한 기분은 세 박자(혹은 여섯 박자)로 진행되는데 서양음악의 왈츠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 국악의 굿거리 장단으로 들리기도 하네요. 그렇기에 이 곡의 뮤지컬 속 독백같은 분위기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가 줄리엣을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 모습을 연상되고, 동시에 우리의 고전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성춘향'에게 연심을 품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역시 파스텔뮤직의 신예인 '알레그로'는 'Love Today'를 들려줍니다. 가볍고 편안한 모던락 넘버로 미성의 보컬과 탁월한 멜로디는 '언니네 이발관'의 어떤 곡을 듣고 있는 느낌입니다. 충분히 90년 즈음의 모던락을 떠올릴 만큼 복고적이지만, 밴드 사운드에 전자음이 어우러지면서 전자음만으로 이루어진 요즘 가요들과 대비되어 오히려 신선하게 들립니다. 남성 보컬이지만 조근조근한 분위기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하지만, 충분히 향후 활동을 기대하게 합니다.
'재회'는 '헤르쯔 아날로그'의 연주곡으로 앞선 '이별을 걸으며'와 이어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합니다. 그렇게 그리워하던 얼굴을 다시 만나게된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스쳐가는 추억과 만감, 그리고 타인처럼 스쳐갈 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을 그려내는 곡이 아닐까요.
평범하지만 뮤지션의 이름으로는 독특한 이름인 '옆집 남자'는 '봄바람에 부른다'를 들려줍니다. 감정에 휩쓸리기보다는 수필처럼 이야기를 풀어가는 음성과 이야기를 통해 감정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은 어떤 면에서 '윤종신'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리고 펼쳐지는 찬란한 봄날의 이야기는,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속 일상처럼 소소하면서도 '눈물이 날 만큼의 찬란함'과 '어쩔 수 없는 쓸쓸함'이 담겨있습니다. 가사 '너의 봄바람은 날 향해 부는지...'는 이 앨범 'Follow You Follow Me'의 주제를 함축하여 담고 있는 가사가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 곡 'Stay With Me'는 Casker의 보컬 '융진'의 곡입니다. Juno의 곡에서 'You'가 'Me'로만 바뀐 제목인데, 그 유사성처럼 같은 멜로디를 기반으로 다른 연주를 들려줍니다. 앨범 자켓의 대관람차처럼 결국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돌아서 '수미상관'을 이룹니다. 하지만 'Stay With You'는 다른 비장함과 비밀스러움이 느껴집니다. 그 사랑과 이별의 한 바퀴를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우리말에서 만남과 헤어짐의 인사말이 똑같이 '안녕'이듯, 이 컴필레이션은 사랑에서 그 '안녕'의 순간들(처음이든, 혹은 끝이든)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빛바랜 느낌의 앨범 자켓처럼, 이제 빛바랜 추억으로 남았을 사랑 이야기들을 오밀조밀 담아낸 컴필레이션이 또 있었던가요? 새로운 얼굴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봅니다. 더불어 또 다른 '사랑의 단상'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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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발표된 'Michelle Branch'의 "Everything Comes and Goes"
그렇게 기다림이 지쳐갈 때 즈음, 전혀 상상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그녀는 다시 찾아옵니다. 바로 그녀가 친구 'Jessica Harp'와 결성한 Country Duo 'the Wreckers'의 앨범 'Stand Still, Look Pretty'가 바로 그 모습이었죠. 그리고 그녀다운 Pop적 감성이 녹아든 Country로 저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죠.
2007년 즈음에 the Wreckers는 활동을 중지하고 각자 솔로 앨범 준비에 들어갑니다. 사실상 해산이었죠. Jessica Harp는 2009년에 싱글을 발표했고 Michelle Branch 역시 공식 사이트를 통해 앨범 작업 현황을 알려왔습니다. 2009년 하반기에는 새로운 앨범에 수록될 두 곡 'Sooner Or Later'와 'This Way'가 그녀의 공식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공개된 곡들과 그녀의 메시지를 통해 아마도 2009년에 그녀의 세 번째 full-length 앨범의 녹음이 모두 완료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죠.
그리고 앨범 발표는 이듬해인 2010년 초로 예정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예정일은 미뤄지기 시작했고 2010년 상반기가 다 지나가도록 그녀의 세 번째 앨범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0년 7월, 그녀의 새 앨범은 full-length가 아닌, 6곡이 담긴 Six-pack으로 즉 EP(extended play)로 발매되었습니다. 바로 EP 'Everything Comes and Goes'로, 안타깝게도 당시 국내에는 라이센스는 커녕 수입되지도 않았고 온라인음원으로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2011년이 되어서야 겨우 수입이되어 이렇게라도 들을 수 있다니, 감격이네요.
그녀의 앨범 발표가 미뤄지고, full-length가 아닌 EP로 발표된 점은 여러모로 생각할 점이 많네요. 우선 그녀를 발굴했고 그녀가 솔로 뮤지션으로 두 장과 the Wreckers로 한 장, 총 세 장을 앨범을 발표했던 레이블 'Maverick Record'가 2009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진 점도 들수 있겠습니다. 이 레이블을 설립자이자 뮤지션으로 더 유명한 Modonna가 법정 분쟁을 통해 레이블을 떠났고, 2009년 이 레이블을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했던 Alanis Morissette이 떠나면서 Maverick은 Waner Music에 완전히 흡수되었으니까요. 더불어 Alanis를 이어 Maverick을 대표할 만한 기대주였던 Michelle에 대한 대중의 미지근한 반응과 미국 음악시장의 악화도 겹쳐져,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았나 합니다.
This Way를 비롯해 앨범에 실리지 못한 곡들은 그녀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앨범을 준비 중이고 최근 새 싱글 'Loud Music'를 발표한 그녀에게 건투를 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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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 Young - So Sudden
뉴욕(New York) 브루클린(brooklyn)에서 날아온 사진엽서, 'Hee Young'의 데뷔 EP 'So Sudden'.
'Hee Young', 우리말로는 '희영' 즈음이 될 이름이로, '희영'이라는 이름은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이름이거나 혹은 누구나 주위에 한 사람 정도는 갖고 있을 만큼 흔한 이름입니다. 하지만 지금 소개하는 '희영'이라고 발음하지만, 'Hee Young'이라고 쓰여지는 이름의 주인공은 무척이나 낯설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 대표 인디 레이블 가운데 하나이자, 해외 인디 레이블의 음반들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파스텔뮤직'의 홈페이지에서도 당당히(?) 해외 뮤지션으로 분류되는 그녀이기에 더욱 그렇겠습니다.
해외 뮤지션면서도 최근에 한국에 거주하면서 각종 국내 페스티벌에 등장하여 국내 뮤지션과의 경계를 무너뜨린 'Lasse Lindh'와 같이 정말 흔하지 않은 경우도 있긴 하지만, 당연히 해외 뮤지션이기에 국내에서 활동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떤 인연인지 알 수는 없지만, 단지 지난 겨울에 발매된 컴필레이션 'Merry Lonel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에 수록된 리메이크 곡 "I hate Christmas parties"로 국내에도 그녀의 목소리가 소개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시크(chic)한 뉴요커(New Yorker)가 아닌 떠난 사랑에 마음 아파하고 그리워하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뉴요커의 모습이었죠. 그리고 뮤지션으로서도 매우 기대되는 첫인상이었습니다.
그렇게 해가 지나고 그녀의 이름이 흐릿해질 때 즈음, '너무나 갑자기(So Sudden)' 그녀의 데뷔 EP가 발매되었습니다. 좋은 첫인상이 없지만 그녀의 곡이 아닌 리메이크였기에, 첫인상과는 다른 그녀의 모습을 또 '너무나 갑자기' 만나게 될까 조심스레 앨범을 열어봅니다.
첫곡 "Are You Still Waiting?" 꽤나 친숙한 기타 연주로 시작됩니다. 기타코드의 유사성 때문인지 'Russian Red'의 인상적인 "Cigarettes"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교태로운 코러스와 더불어 왠지 해외 뮤지션의 곡이라는 기분이 들게 하네요. 간결하지만 조밀한 진행은 활기찬 뉴욕의 모습을 떠올린다고 할까요? 빨리감기로 뉴욕 어느 거리의 인파와 교통의 흐름을 보고있는 기분입니다. 그 활기찬 거리의 분위기만큼이나 생기넘치면서도 수줍은 사랑을 노래합니다.
타이틀 곡 "So Sudden"은 분위기를 달리하여 진지한 이별 노래입니다. 피아노와 기타가 함께하는 멜로디는 영화 '뉴욕의 가을'에서 봤을 법한, 단풍이 아름다운 뉴욕 센트럴파크에서의 산책을 꿈꾸게 합니다. 하지만 그 산책은 외로운 발걸음입니다. 그 쓸쓸함은 앨범 자켓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녀와 그, 두 사람이 포옹하고 있는 모습인데, 자세히 보면 그녀의 왼손은 그의 등을 쓰다듬고 있지만, 그의 오른손은 그녀의 등에서 어색하게 떨어져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테두리로만 그려져 있어서, '환상'이나 '유령'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가사를 생각한다면... 네, 그는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노래는 그렇게도 서글픕니다.
이어지는 "Do You Know"도 쓸쓸함이 그득합니다. 허스키한 그녀의 목소리로 읊조리는 가사는 서글픔보다는 체념이 담겨있고, '-der'와 '-ders'로 맞춘 각운은 씁쓸한(bitter) 화자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듯합니다. "Solid on the Ground"는 단촐한 연주이지만 흥겨운 멜로디가 분위기를 띄우는 곡입니다. 첫 곡에서 'watet molecules', 'evaporating'이나 이 곡에서 'solid'같은 단어의 선택은 Hee Young이 물리학이나 과학 전공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하는 추측을 하게합니다.
"On the Wall"은 마지막 곡으로 3분이 되지 않는 짧은 구성으로 앨범을 닫는 역할을 하면서도 여운을 남기면서 그녀의 정규앨범을 기대하게 합니다. 다음으로는 "Are You Still Waiting?"는 "So Sudden"의 우리말버전이 담겨있는데 바로 한국판을 위한 특별한 선물입니다. 영어 노래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피할 수 없는 어감이나 감정 표현의 차이 때문에 어색해지기 쉬운데, 두 곡은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So Sudden"의 경우에는 일부러 모든 가사를 우리말로 번역하기보다는 일부는 영어로 남겨두어 완벽한 감정 전달을 들려줍니다. '바람직한 번역의 예'라고 할까요?
'Hee Young'의 그녀의 살아가고 사랑하는 이야기들이 담긴, 사진엽서같은 노래들은 여기서 끝을 맺습니다. 중복되는 곡을 제외하면 총 5곡의 짧은 EP이지만, 'Hee Young'이라는 이름을 가진 뮤지션이 탁월한 싱어/송라이터라는 인상을 남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여성 뮤지션이라면 'Priscilla Ahn'이 먼저 떠오르겠고, 좀 더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면 'Susie Suh'도 떠올릴테지만, 이제 'Hee Young'이라는 이름도 기억해야겠습니다. 언제가 있을지도 모를 그녀의 내한 공연과 정규앨범도 슬며시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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