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혼자임에 익숙하지만
가끔씩 찾아오는 쓸쓸함은 어쩔 도리가 없다.
맨발에 굳은살이 배기더라도
그 발이 결국 피와 살로 이루어진 사람의 발이듯
아무리 굳게 먹은 마음이라도
결국 그 마음의 주인은 불완전한 사람이어서
거친 자갈들을 막아냈지만
예고없이 찾아오는 쓸쓸함의 가시는 어쩔 수가 없다.
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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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지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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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동안에
잃고난 후에 후회를 하지.
쏘아버린 화살처럼
다시 되돌릴 수 없음을 알면서도.
실수를 반복하곤하지.
그러지 않기 위해서,
다시 그러지 않고 싶다면.
언제나 노력하고 최선을 다할 것.
그리고 항상 감사할 것.
살아있는 동안에.
그리고,
사랑하는 동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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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과 배려사이
내가 생각하는, 사랑하게 된다면 생겨날 '(아마도) 행복의 우선 순위'.
2. 너(그대)의 행복
3. 나의 행복
'사랑'이라는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1번 행복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1번이 만족된다면, 2번과 3번은 당연히 만족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1번이 만족되지 않을 경우, 문제가 생길 것이다. 이별이라는 문제말이다.
첫 번째, 정말 1번이 성립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대에게는 함께하는 것이 2번의 성립의 장애 요인 반면, 1번이 성립되지 않아도 나에게는 3번의 성립된다면 먼저 이별을 말하는 것은 '배려'라고 하자.
두 번째, 1번이 성립될 수 없는 상황이지만,2번만 성립되고 이고, 이 상황에서 지금 성립되지 않는 3번을 위해, 2번의 성립을 위해 이별해야 한다고 가장하여 말한다면 이것을 '기만'이라고 하자.
하지만 첫 번째 경우 이별을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2번이 성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3번이 성립되면, 분명 그 3번은 '바람 앞의 등불'같은 것일테고, 결국 서로에게 상처가 될 것이다. 3번 만을 위해 그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기만'이다. 두 번째의 경우 먼저 이별을 하지 않고 관계를 유지한다면 '배려'가 될 수 있겠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그 관계가 오래 지속될리 없다.
결국 두 사람 중 어느 사람이 먼저 나쁜 사람이 되더라도 이별은 찾아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서로 남이었던 두 사람이 사랑이라는 끈에 묶에 있다가 어느 한 쪽의 그 끈이 느슨해지면 결국은 놓아주어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먼저 놓음으로서 받는 상처보다, 억지로 붙잡으려하다 받게될 상처가 더욱 클 테니까. 그대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누군가는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기만'과 '배려'는 결국 상대적인 것이다. 아마도 사랑이 지속될 수 없다면 '쿨하게' 이별하는 것이 서로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아름다운 배려'가 아닐까? 이별을 통고하는 쪽이든, 아니면 그 반대든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사랑했던 시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 주고 받으며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번이 성립되어야만 진정한 사랑이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1번이 성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2번 혹은 3번만 성립되는 것은 아마도 진정한 사랑이 아닐 것이다. 물론 1번이 성립되지 않고도 2번과 3번이 동시에 성립되는 '동상이몽'의 기묘한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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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3 (Iron Man 3) - 2013. 4. 27.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아이언맨3(Iron Man 3)'.
'어벤져스(the Avengers)'가 우려와 달리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마블(Marvel)'사의 어깨는 꽤나 무거워졌을 법합니다. 지난 개별 영화에서 어벤저스를 위한 떡밥에 가까웠던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와 '토르(Thor)'나 주연 배우의 교체 등 문제로 후속편에 난항을 겪고 있는 '헐크(Hulk)'와는 달리, 자체적인 스토리라인도 가장 탄탄했던 흥행 성적도 마블 영사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언맨'이기에 '어벤져스' 이후의 개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꽤나 고민이었겠죠. 그리고 어벤저스에서 보여준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들의 기대치를 높여놓았기에, 내용 뿐만 아니라 볼거리에서도 그랬겠죠.
첨단 기술로 무장한 화려한 장비(슈트, 대저택, 그리고 자동차까지 포함하여)로 키덜트(kidult)들의 선망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자신만만했던 지난 모습들과는 달리, 어벤져스에서 외계인들과 전투를 치룬 이후 불안과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고도 할 수 있는 그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어벤저스 세계관과 녹아들면서 한층 더 성숙해지는 치유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언맨의 새로운 슈트만큼이나 기대하게 되는 점이 바로 새로운 악당이었는데, 이번에는 '엘드리치 킬리언'과 '만다린'이었습니다. 특히 원작 코믹스에서 10개의 반지가 각각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는 '만다린'이었기에 과연 영화속에서는 어떤 영상 효과로 능력이 표현될 지 궁금했는데,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는데 '악당은 결국 한 명'이라는 점입니다.
어벤저스로 지구에(특히 미국에) 여러 영웅이 존재한다는 설정 때문인지, 영화 속의 배경은 토니 스타크의 거주지인 플로리다의 마이애미와 내용 전개에 중요 역할을 하는 시골 마을이 위치한 테네시로 정확하게 국한되면서, '아이언맨'은 지구의 영웅도, 미국의 영웅도 아닌 한 지역(미국 마이애미)의 지역 영웅으로 입지가 줄어든 느낌입니다. (각 영웅들이 미국 드라미 'CSI'의 지부라면 영화 '어벤저스'는 CSI 속 지부들이 협조하는 조인트 이벤트라고 할까요?) 영화 속 미국에 여러 영웅이 존재한다고 확인된 상황에서, 각 영웅들의 '구역 정리'가 확실히 필요했나 봅니다. 그리고 어벤져스의 외계인과의 전투를 '뉴욕에서 있었던 일'로 국한시키는 영화 속 대사도 그런 느낌을 확고하게 만듭니다.
볼거리 면에서는 '어벤저스'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원격 조정 슈트와 수많은 슈트들이 원격조정으로 움직이는 '하우스 파티 프로토콜'을 이용하여 전편들보다 화려하고 스케일이 커진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특히 '하우스 파티 프로토콜'은 토니 스타크가 '어벤저스'에서 수 많은 적들과의 전투를 경험한 후 다수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 개발한 원격 조정 슈트의 '확장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하고 강력한 슈트들이 아이언맨의 전투 능력을 상승시키고, 2015년 공개될 '어벤져스2'에서 아이언맨의 활약에 기대감을 갖게 하네요. 별점은 3.5개입니다.
* 이하로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네요.
가슴에 박혀있던 파편을 제거하고 팔라듐 원자로까지 사라진 토니 스타크의 마지막 모습은 그의 인격적 성숙과 더불어 아이언맨 시리즈의 마지막 장면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을 보면 '아이언맨은 돌아온다'고 하니, 후속편을 기다려도 되겠습니다.
익스트리미스를 주입하여 영웅급 능력을 보여주는 '페퍼'의 모습은 '만다린'의 정체와 더불어 반전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색하게도 그녀의 사망(?) 씬을 긴 호흡으로 잡지 않는 장면에서, 그녀의 활약은 이미 예고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본 상영관에서는 마블 영화사의 영화를 처음 본 사람들이 많았는지, 이상하게도 엔딩 크레딧 이후의 영상을 확인하지 않고 나가는 관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엔딩 크레딧 이후의 영상이 짧게 나왔고, 토니 스타크에게 상담을 하면서 곤란해하는 '브루스 배너'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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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ruma - First Love : repackage (2005)
album : First Love (repackage)
disc : 1CD
year : 2005
대한민국 대표 New Age Artist '이루마(Yiruma)'의 대표 album 'First Love'.
이루마는 2000년 대 초반 즈음부터 국내에 불기 시작한 New Age 열풍의 '최대 수혜자'이자 '최대 공헌자'라고 할 수 있다. 운좋게도 그의 debut 시기가 국내에서 New Age라는 genre에 대한 인식와 소비가 확장되던 때와 같이하기에 '수혜자'라고 할 수 있겠고, '여심(女心)'을 끌 만한 깔끔한 외모와 탁월한 작곡 실력으로 연주음반으로는 기대 이상의 음반 판매와 성공적인 전국 concert tour를 통해 New Age의 대중화에 막대한 '공헌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최근에는 주춤한 모습이지만, 2001년 debut 이후 지금까지 약 10년 동안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 대표 New Age artist임에 틀림없다. 2001년 11월에 발표된 'First Love'는 앞서 같은 해 5월에 발매되었던 debut album 'Love Scene'을 향한 대중에 아쉬운 반응에 대한 '회심의 반격'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번째 album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의 discography에서 최고의 album으로 꼽을 수 있는, '지금의 이루마을 있게 한' album으로서, album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루마의 탁월한 감각이 빛나고 있다. 특히 첫 track "I"를 시작으로 일곱 번째 track "When the Love Falls"까지는 그의 set list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이루마식 감성의 향연'이라고 하겠다. 여기서 소개하는 repackage는 First Love의 지속적인 인기에 힘입어 2005년 bonus track과 함께 재발매된 album으로 album 'First Love'와 함께 이루마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세 번째 album 'From the Yellow Room'의 인기곡 "Kiss the Rain"의 string version을 수록하고 있다. 서정적이면서도 아기자기한 곡들이 가득한 그의 album은 가족과 함께 감상하여도 좋겠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그의 연주로 맑고 투명한 감수성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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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스윗 - bittersweet
점점 흔해지는 '여성 듀오'이지만, 흔하지만은 않은 노래를 들려주는 '랄라스윗(Lalasweet)'의 첫 정규앨범 'bittersweet'.
2011년 이전에도 홍대 인디씬에는 여성 듀오가 가끔 보였지만, 혼성 듀오 '푸른새벽'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그리고 남성 듀오 '페퍼톤스'나 'MOT'만큼 인상적인 활동을 보여주었던 여성 듀오는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21세기의 두 번째 10년이 시작되는 2011년쯤이 여성 듀오의 반격이 시작되는 해라고 할 수 있는데, '옥상달빛', '제이레빗', '랄라스윗'같이 인지도있는 여성 듀오들이 첫 정규앨범을 발표한 해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세 팀은 현재 인디씬의 '대표 여성 듀오'라고 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앞 두 팀은 음악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2013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제대로 들어본 '랄라스윗'의 첫 정규앨범은 '어떤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보컬/어쿠스틱 기타를 담당하는 '김현아'와 피아노/키보드를 담당하는 '박별', 두 사람을 멤버로하는 '랄라스윗'은 2008년 'MBC 대학가요제'로 데뷔했습니다. 인디씬의 '거대 기획사'라고 할 수 있는 '해피로봇 레코드' 소속으로 2010년에는 EP '랄라스윗'을, 2011년에는 첫 정규앨범 'bittersweet'를 발표했습니다.
첫 곡 'soso'는 제목 그대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혹은 '소소한' 일상의 감정을 노래하는, 여느 여성 듀오라면 셋리스트에 한 곡 정도는 보유하고 있을 만한 곡입니다. '아무도, 아무것도'는 보편적인 감적인 '외로움'을 노래합니다. 하지만 보통 여성 듀오들의 곡과는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있는데, 보통의 여성 듀오가 지향하는 잔잔하거나 달달한 folk/pop보다는 '절정'이 뚜렷한 'rock'에 가깝습니다. 타이틀 곡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에서는 더욱 뚜렷한 '발단-전개-절정-결말'의 구조를 들려줍니다.
소설 혹은 영화의 제목이 떠오르는 '벨이 울리면'은 (호기심과 묘한 두려움을 함께 담고 있는) 인상적인 제목만큼이나 듀오 '랄라스윗'에 대한 강렬한 잔향을 남기는 곡입니다. 인간의 근본적인 고독을 노래하고 있지만, 그 고독을 처절하지 않고 아련하게 풀어나갑니다. 눈물의 습기를 머금은 목소리는 이 곡의 초점을 고독이 아닌 간절한 부탁으로 옮깁니다. 노래를 끝맺는 마지막 단어, '기억해'는 구구절절한 이야기보다도 합축적이고 간절합니다. 앨범 제목인 'bittersweet'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을 꼽으라면 바로 이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앨범 수록곡은 모두 두 멤버의 자작곡으로, 11곡의 수록곡 가운데 3곡이 박별의 곡이고 나머지는 김현아의 곡입니다. 앞 쪽에는 4곡은 두 멤버의 곡이 절반씩 들어있는데, 둘의 스타일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노래는 모두 김현아가 부르지만, 박별의 곡 'soso'와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에서는 그녀가 담당하는 피아노/키보드가 다른 곡들보다 상대적으로 주요한 위치에서 멜로디를 이끌어 갑니다.
멜로디언 연주가 나른한 봄의 기운을 담고 있는 '봄'은 따뜻한 온도를 느껴지는 연주와는 다르게 '잔인한 4월의 봄'을 노래합니다. 어쩐지 '초점이 흐려진 노란 개나리 사진'을 보는 기분이 드는데, 그 흐려짐이 봄의 아지랑이 때문인지 혹은 눈물 때문인지는 모를 일입니다. 이어, 'soso'처럼 여성 듀오다운 감성을 들려주는 '기다려'는 오히려 더 '봄'답게도 사랑의 설램을 노래합니다. '파란달이 뜨는 날에'는 색채와 시각적 이미지가 뚜렷한 가사로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태엽감기'와 'blind eyes'에서도 묘사적인 가사가 이어지는데, 이런 가사는 보컬 김현아가 쓴 곡들의 공통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오는 11월 말에 발매된 앨범이지만, '겨울'이 아닌 '봄'의 내음이 물씬 나는 곡들이 많은데, bonus track을 제외하면 앨범의 마지막 곡이라고 할 수 있는 'April sick'도 그렇습니다. 첫 곡과 마찬가지로 박별의 곡으로, '4월'을 담고 있는 제목처럼 느릿느릿 느리게 흘러가는 연주는 따듯한 봄날의 공기처럼 나른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soso'가 '그저 그런' 적당한 일상에 만족하는 긍정적 시각으로 노래한다면, 'April sick'에서는 그저 그런 특별함 없는 일상에 대한 무료함과 회의가 느껴져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bonus track인 '나의 낡은 오렌지 나무'는 바로 랄라스윗에게 'MBC 대학가요제 은상'은 안겨준 곡으로 두 사람의 데뷔곡이라고 하겠습니다. 정규 수록곡들과는 다른 분위기로, (지금의 두 멤버가 회상해보면 오글오글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를) '치기 어린 치열함'이 느껴집니다.
최근 몇 년사이 여러 여성 듀오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그 가운데 몇몇은 '실력에 비해 과대평가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여성 듀오에 대한 '실력보다는 여성 듀오라 인기있다'는 선입견을 갖게 했는데, 랄라스윗은 그런 선입견을 무너뜨립니다. 김현아와 박별,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화학작용은 꽤나 매력적입니다. 앨범 제목이 'bittersweet'인데, 최근의 여성 뮤지션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경향을 표현하는 바로 그 단어가 'bittersweet'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달콤 쌉살한' 곡뿐만이 아닌, 쌉쌀한(bitter) 곡과 달콤한(sweet)한 곡이 어우러져 랄라스윗의 정체성을 그려내고 있기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최근에 두 번째 EP를 준비하다가 두 번째 정규앨범으로 방향을 바꾸어 올 가을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신곡이 한 발자국 물러선 봄만큼이나 기대가됩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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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 달콤한 작은 거짓말
최근에 여러 책을 읽었고 읽고 있지만, 장르소설이 아니면 꾸준히 읽기가 어려워서 읽다가 놓곤해왔다. '에쿠니 가오리'의 '달콤한 작은 거짓말'도 그 놓은 책들 가운데 하나인데, 얼마전 마음을 잡고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하여 마지막 장까지 읽을 수 있었다.
제목부터 왠지 아기자기하게 '달콤한 작은 거짓말'이라고 하여서 부부 사이의 작은 거짓말을 이야기할 줄로 알았는데, 거짓말의 규모가 참 '발칙'하다. '발칙'이라는 단어 선택이 적합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최근에 읽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발칙'만큼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과거 세대와 비교해보면 미성숙한 어른의 전형 혹은 '키덜트(Kidult)' '루리코'와 '사토시'은 다른 나라 이야기만 같지는 않다. 과감한 선택을 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은 가부장적인 지금의 할아버지/할머니 세대나 황혼 이혼나 외도에 의한 이혼이 많은 아버지/어머니 세대와는 또 다른 세대의 모습이라고 하겠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는 모순된 모토(?)로 외도를 합리화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바다 건너 이웃나라의 세태를 풍자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여러모로 닮아가는 우리나라이기에, '결혼'과 '그에 대한 환상'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혼율은 높아지고 결혼 관계에 대해서도 서구적인 개방성이 퍼지는 상황에서, 확실히 발칙하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이기에 더 가까이 다가온다. 고전적인 의미의 사랑이 아닌, 사랑과 비슷하면서도 사랑과는 조금 다른 어떤 유대감으로 심리적/정신적 안정을 위해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은 새로운 가족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혹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대에 동거와는 조금 다른, 또 다른 대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2010년에 번역되어 출간되었지만, 원래는 약 10년전인 2004년에 발표된 소설인 점을 생각한다면, 일본 사회는 이미 10년을 앞서 이런 고민을 해왔다는 말이 되기에 그들은 어떤 해답을 찾았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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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달빛 단독 공연 '수고했어, 올해도!' in 12월 23일 Lotte Hotel World Crystal Ballroom
작년 12월 23일, 초대로 다녀온 '옥상달빛' 단독 공연 '수고했어, 올해도!' 후기.
콘서트홀이 홍대쪽이 아니고 잠실에 있는 '롯데호텔월드'라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달뮤직' 이벤트 응모에 당첨되었기에 먼 거리지만 다녀왔다. 사실 음반으로만 듣던 '옥상달빛'이기에 공연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오후 6시 시작이었고 약간의 여유를 두고 도착했는데, 공연이 열리는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의 입구 앞은 이미 인파로 북적거렸다. '왜 정식 공연장도 아니고 더구나 거리도 먼 잠실에서 단독 공연을 할까?' 궁금했는데, 입장하기 전에 확인한 좌석 배치도를 보니 알겠다. 대략 1500석 이상의 좌석배치를 보니, 가뜩이나 대목을 노리고 공연이 많이 열리는 연말이라 그 정도의 인원을 수용할 장소는 얼마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대라 그런지 뒤쪽에 가깝게 앉았는데, 앞쪽의 1000석 정도는 유료 관객, 뒤쪽은 무료 초대로 구분되는 듯했다. 아무튼, 인디 밴드의 단독 공연으로는 엄청난 규모임에는 틀림 없었다.
홍보나 무대는 꽤나 신경을 쓴 공연으로 보였지만, 결론적으로는 무척 아쉬운 공연이었다.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지만, 20곡이 되지 않는 곡수로는 단독 공연을 꾸려가기에는 곡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2시간이 넘는 공연을 노래로만 채우기에는 부족했는지 두 사람의 이야기(멘트)는 많았다. 라디오 활동을 통해 '옥상달빛'을 좋아하게 된 사람들에게는 좋았을 수도 있겠지만, 그들을 노래로 알게되고 음반으로만 접해왔고 그들의 라이브가 궁금했던 한 사람으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큰 규모에 비해 '들을 것'은 없었다고 할까나?
모델 출신으로 최근에 음반을 발표한 사람이 게스트로 나온다고 하길레, 누구나 기대한 '그녀'가 아닌 홍진경이 나온 점도 그랬다. 라디오 팬들에게는 좋았을 수 있겠지만, 좋은 음악이 듣고 싶었던 나에게는 '완벽한 무리수'였다. 초대로 가서 그나마 위안이었지만, 잠실까지 가는데 든 시간이나 공연의 규모에 비해 내용은 아직 부족했다. 옥상달빛이 한 두 장의 앨범을 더 발표한 다음, 열릴 공연들이나 기대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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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와 숫자들 '유예' 발매 기념 콘서트 in 12월 22일 Rolling Hall
'롤링홀'을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때가 언제였더라?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오래되었는데, '9와 숫자들'의 단독 공연이 열린다기에 오랜만에 발걸음을 옮겼다. 공연 제목은 "9와 숫자들 두 번째 작품 '유예' 발매 기념 콘서트"로 거창한 제목이지만, 사실 공연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및 연말 시즌이기에 '발기 기념' 및 '연말 정산(?)' 공연이라고 봐도 되겠다. 물론 12월 22일이라는 날짜는 좀 애매하지만, 때가 때이니 만큼 장소 섭외도 쉽지 않았으리라.
7시 시작인 공연은 6시 30분부터 입장을 시작했고, 예매순서로 입장순서가 정해지기에 '얼리버드'로 빨리 예매했지만 빠른 입장번호는 아니었는데도 다행히 앞쪽에 앉을 수 있었다. 이미 12월 초에 단독공연과 비슷한 '공청회'를 보았기 때문인지, 공청회와는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셋리스트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더불어 오랫만에 듣는 게스트들의 이름에서 근황이 궁금해졌다.
궁금했던 두 오프닝 게스트 가운데 첫 팀은 바로 '한강의 기적'이었다. 생각해보면 데뷔앨범은 잘 들었지만 공연을 본 기억은 없는데, 같은 레이블(TuneTable Movement)인 '9와 숫자들'을 통해 처음 공연을 보았다. 밴드로 기억하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무슨 사정인지 프런트맨만 무대로 올라왔다. 밴드 이름의 의미를 담고 있는 '한강의 기적'을 포함하여 2~3곡의 짧은 무대였다. 이름 덕분에 '대통령 테마주'처럼 새로운 대통령의 '수혜 밴드(?)'가 될 수도 있겠는데, 2013년에는 활발할 활동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 게스트는 바로, 외모와는 다르게 달달한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 '티어라이너(Tearliner)'였다. 과거 파스텔뮤직 소속으로 처음 알게되었고, 레이블 공연에서 몇 번 보았던 밴드이다. 파스텔뮤직에서 데뷔앨범도 발매하고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 OST로 파스텔뮤직의 부흥과 본인의 음악적 커리어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에 활동이 뜸하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데뷔앨범과 EP를 '파스텔뮤직'에서, EP를 '해피로봇레코드'에서 발매했는데, 이번에는 9와 숫자들의 앨범을 유통하는 '파고뮤직'과 함께 두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한다고 한다. OST 참여로 쌓인 곡들이 꽤 될 듯한데, 그 곡들 가운데서 몇 곡 들려주었다. 정말 오랜만에 공연으로 만나는 밴드인데 기타리스트도 그대로였고, 사실 '티어라이너'의 2집보다는 티어라이너와 그 기타리스트가 함께한 'Low-end Project'가 왠지 더 기대가 되었다.
드디어 시작된 본 공연 '9와 숫자들'의 무대는 '연날리기'로 문을 열었다. 지난번 공청회처럼. 4인조 밴드 구성에 키보드 세션(오수경)이 함께 공연을 진하리라 예상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한 명의 세션이 더 있었다. 바로 기타리스트 '유정목'의 형이자, 그의 원래 밴드 '프렌지'의 드러머 '유성목'이었다. 공연을 보지 않았다면 드러머가 두 명이라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공연에서 그는 드럼이 아닌 퍼커션과 다른 보조 악기들을 담당해서 더욱 풍성한 소리를 들려주는 역할이었다. 이어 '칼리지 부기', '오렌지 카운티', '몽땅', '말해주세요'를 연이어 들려주었고 1집의 공연처럼 즐거운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1집의 곡들과 다르게 EP 수록곡들은 공청회처럼 차분한 어쿠스틱 공연이 확실히 좋았는데, 이 콘서트에서도 EP 수록곡들은 어쿠스틱으로 들을 수 있었다. '유예'를 시작으로 '아카시아꽃', '플라타너스', 그리고 컴필레이션 수록곡 '서울 독수리'까지 어쿠스틱으로 들려주어, 공청회에 초대받지 못했던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단독 공연에서만 볼 수 있다는 9가 빠진 숫자들 '넘버스'의 특별 공연이 있었고, 30세 전후의 팬이라면 기억할 '쿨'의 '어떤 그리움'을 들려주었다.
9가 다시 무대로 올라왔고 2부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평소에 보기 힘든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9가 커다란 안경을 쓰고 '그리움의 숲'을 부르는 모습이라던가, '석별의 춤'을 부르면서 자칭 '맨체스터 댄스'를 추는 모습이 그랬다. 단독 공연에 찾아온 팬들을 위한 '특별 선물'이었다고 할까? 2부에서도 아직 어떤 앨범에도 수록되지 않은 '깍쟁이'를 비롯하여 앨범에 수록된 여러 곡들을 들려주었고, 2장의 앨범으로 풍성해진 셋리스트를 느낄 수 있었다.
꽤 많은 곡을 들려주었고, 그만큼 짧은 않은 시간의 공연이었지만, 오랜만에 깊게 몰입되었던 공연이어서 짧게 느껴졌다. 마지막 곡이 끝나고 당연히 앵콜 요청이 있었고, 앵콜로 '슈가 오브 마이 라이프'와 신곡 '산타클로스'를 들을 수있었다. 신곡 '산타클로스'는 기존의 '9와 숫자들'의 곡들과는 다른 재치가 느껴지는 곡으로 이 밴드의 또 다른 색깔을 들을 수 있었다.
데뷔앨범이 요즘 청년들의 '늘어난 유년기'에 대한 자아성찰이었다면, EP '유예'는 진중한 '성장통'이 느껴지는 앨범이었다. 2집에 담기에는 무거운 이야기들을 EP로 풀어내지 않았을까 하는데, 2집에서는 '깍쟁이'처럼 흥겨운 곡들로 1집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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Ólafur Arnalds - Variation of Static + Found Songs (2009)
album : Variation of Static + Found Songs
disc : 1CD
year : 2009
빙하의 나라, Iceland에서 날아온 차가운 소리의 향연 'Ólafur Arnalds'의 'Variation of Static + Found Songs'.
Europe에서도 거의 최북단에 위치하여, 이름 그대로 '얼음의 땅'이라고 부를 수있는 'Iceland'는 외딴 섬나라이지만, 음악시장에서는 단지 '변방'이라고만 부를 수 없을 만큼 걸출한 Artist들을 보유하고 있다. 'Bjork'과 'Sigur Ros'가 바로 그 대표이고 이제는 새로운 이름도 기억해야할지 모르겠다. 바로 지금 소개하는 Ólafur Arnalds로 1986년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나고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Musician이다. Bjork이나 Sigur Ros의 음악은 우선 그 특별함으로 기억되곤 하는데, 이 젊은 청년이 들려주는 음악도 'Comtemporary Classical'로 분류할 수 있는,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genre이다. 이 genre는 우리가 흔히 classic으로 알고 있는 classical music가 20세기 들어서 진화한 형태로, classical하면서도 scientific한 소리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album은 2008년에 발표된 'Variation of Static'과 2009년의 'Found Songs'을 license하여 합본으로 발매된 'Korea Special Edition'으로, 국내에는 Pastelmusic을 통하여 소개된 Ólafur Arnalds의 세 장의 album 가운데 하나이다. 'Fok'로 시작하여 'Raein'과 'Romance'로 이어지고 'Foun'과 'Ljósið'로 마무리되는 이 album은 classical하면서도 futuristic하고 서정적이면서도 서사적인 소리들을 들려준다. 끝없이 펼쳐진, 머나머 우주로 부터의 신호, 온통 새햐안 북쪽 설원의 칼바람, 그리고 물기를 머금은 한폭은 수채화까지 다양한 광경의 소리들이 12개의 track에 녹아있다. 고요한 밤, 맑은 piano 연주를 기반으로 하는 연주를 감상하며 상상의 나래로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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