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여성 싱어-송라이터 '희영(Hee Young)'의 2009년 자체제작으로 발매된 EP 'So Sudden'은 어떤 계기인지 몰라도 파스텔뮤직을 통해 2011년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었고, 그녀의 첫 정규앨범(full-length album)은 발로 올해 봄에 발표되었었죠. 제 블로그에도 EP 'So Sudden'과 정규앨범 '4 Luv'를 소개했고,  EP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그녀의 공연은 언제쯤 국내에서도 볼 수 있을까?'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바로 5월 한 달 서울 여기저기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침 저는 지방민이 되어서 평일이나 금요일 공연은 엄두를 못내고 있었고 5월은 다 지나가고 있었는데, '석가탄신일'이 이어진 황금연휴의 가운데인 5월 27일 홍대 카페 '밤삼킨별'에서 그녀의 공연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밤삼킨별'은 처음 듣는 곳이었지만, 5월이 다 가기전에 그녀가 뉴욕으로 돌아가기전에 공연을 한 번 보겠다는 일념으로 예매하였습니다.
 
보통 홍대 근처 클럽의 공연 시작 시간보다 이른 5시에 시작예정인 공연은 4시 30부터 입장하여 간단힌 도시락이 포함된 공연이었습니다. 4시 30분이 약간 넘어서 도착한 '밤삼킨별'은 아담한 카페로 공연은 2층에서 진행되었습니다. 30명 한정이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만큼 아담한 카페였습니다. 하지만 실내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서, 여성들의 수다공간이나 커플들의 데이트 코스로 좋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간단한 도시락은 예쁜 컵케잌과 컵과일로 '밤삼킨별'의 컨셉을 알 수 있는 간식이었습니다.

드디어 시계가 5시를 지나고, 기다리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희영의 국내 소속사인 '파스텔뮤직' 관계자의 소개를 듣고서야 이 날의 공연이 '희영'의 국내 '첫 단독공연'이자 이번 방문의 '마지막 단독공연'이라는 점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녀의 공연일정을 살펴보면 당연히 알 수 있었을 텐데, 홍대 근처 인디공연이 오랜만인지라 생각을 전혀 안하고 있었습니다.

키보드 세션과 함께 등장한 그녀는 아담한 체구의 전형적인 동양인의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한국말을 너무 잘 한다는 점인데, 사춘기에 건너간 그녀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주로 영어로 노래하고 영어 앨범으로 우리나라에 먼저 소개되었기에 그런 편견이 생겼나봅니다. '뉴욕, 커피'라는 제목의 공연으로 그녀의 뉴욕 생활과 커피 이야기가 많이 나올 법한 공연이었지만,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원래는 많은 이야기로 진행될 예정이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처음 한국에서 단독공연을 한 희영이나 그 자리에 있던 관객들도 모두 긴장한 나머지, 숨죽이며 노래를 듣는 공연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것도 너무 좋았습니다.

컴필레이션 앨범 '사랑의 단상'에 수록되었던, 그리고 특히 많이 들었던 곡 'Buy Myself A Good-bye'를 시작으로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1집 수록곡 'Lonely Like Everyone', 'Knew Your City', '4 Luv'과 EP 수록곡 'So Sudden', 'Solid on the Ground', 'Are You Still Waiting?', 그리고 미발표 곡 하나와 카피곡 하나로 길지 않은 공연이었지만, 알찬 공연으로 한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단독 공연이기에 팬들은 앵콜을 원했고, 두 곡을 우리말 버전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단독 공연이라고 하기에는 좀 짧아서 아쉬웠지만, 앞으로 또 다른 앨범과 더 많은 곡들로 더 큰 무대 위에서 단독공연을 펼칠 그녀를 기다려 봅니다. 아담한 공간이 좋았던 '밤삼킨별'에서 다시 그녀가 노래할 기회가 온다면, 그녀의 뉴욕과 커피에 대한 더 많인 이야기가 있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공연이 끝나고 간단한 사인회도 있었답니다. 마침 현장에서 팔고 있던 EP 'So Sudden'의 미국판(자체제작)도 구입할 수 있었지요. 더불어 파스텔뮤직 사장님 감사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2/06/19 16:50 2012/06/19 16:50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훈훈한 '9와 숫자들'의 무대를 이어가는 순서는 바로 '오지은'이었습니다. '9와 숫자들'과 다른 소속사이지만, 같은 무대에 오르는 일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번 '봄철의 낭만' 공연에서도 그러했습니다. 밴드 세션은 9를 제외한 숫자들과 함께하여 훈훈한 분위기를 타오르게 하였습니다. 하늘하늘한 의상과 함께 무대에 등장한 그녀는 먼 곳까지 찾아와준 팬들을 위해, 지금까지 정규앨범 2장과 프로젝트 밴드 '오지은과 늑대들'로 1장을 발표한 '오지은 연대기'의 요약본이라고 할 만한 '오지은 3종 세트'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3종 세트'의 첫 번째는 '강렬한(혹은 처절한) 오지은'이었습니다. '그대'와 '화', 두 곡을 연달아 들려주었는데 바로 제 기억 속 '무대 위 그녀'의 이미지처럼 강렬했습니다. 음악에 심취한 듯한 손동작과 움직임은 그런 강렬함에 한 몫 톡톡히 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하는 '잔잔한(혹은 얌전한) 오지은'이었습니다. '네가 없었다면'으로 잔잔한 분위기로 바꾼 그녀는 이어서 오랜만에 어쿠스틱 기타를 들었습니다. 데뷔 초기에는 자주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를 했지만 최근에는 노래에만 주력하는 그녀였는데, 그래서 오랜만에 잡는 기타라 좀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다소곳한 통기타 소녀가 빙의한 그녀는 '오늘 하늘에 별이 참 많다'와 '익숙한 새벽 3시'를 들려주었습니다. 잔잔한 그녀의 모습 오랜만이지만 나른한 봄날의 소풍에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두 곡은 제목 때문인지 별이 빛나는 밤에 들었다면 더 좋았을 듯하네요.

3종 세트의 마지막은 바로 새로운 숫자들과 합체한 '발랄한 오지은'이었습니다. 그녀의 프로젝트 밴드였던 '오지은과 늑대들'은 현재 해체 상태여서 다시 무대 위에서 보기 어려운 상태인데, 숫자들의 도움으로 '오지은과 늑대들'의 곡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오지은과 숫자들'의 결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거 '9와 숫자들'과 함께 '그림자궁전'의 노래를 불렀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경쾌한 락넘버 두 곡, '사귀지 않을래'와 '너에게 그만 빠져들 방법을 내게 가르쳐줘'를 들려주었는데,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는 발랄하고 명랑한 그녀의 모습은 남자팬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보았던 그녀의 모습 가운데 최고의 공연으로 뽑고 싶네요. 길지 않은 시간에 이렇게 모든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그녀의 모습에서 이제는 노련미가 느껴졌습니다.

1부의 마지막은 '홍대 소방수'라는 별명을 최근에 얻은 '이영훈'의 무대였습니다. 그의 음악을 들어보았다면 '홍대 소방수'라는 별명에서 쉽게 눈치챌 수도 있겠는데, 뜨거워진 분위기를 차갑게 식히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밴드 구성을 위해 역시 세션 돌려막기가 있었는데, '로로스'의 드러머 '도재명'과 기타리스트 '최종민', 그리고 키보드 '연진'으로 본 공연자보다도 화려한 세션 밴드의 모습이었습니다. '빵'의 공연일정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그의 이름이었지만, 제대로 공연을 보는 일은 처음이었는데, 왠지 구수한 음악을 들려줄 것 같은 외모와는 다르게 감성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노래들을 들려줍니다. '하품', '봄의 고백', '그저 그런 오후', '이제는 옛날 이야기지' 등, 아마도 대부분 처음 듣는 곡들이었는데도 낯설기보다는 공감을 할 만한 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긴 공연 일정 때문에 약간의 저녁 식사 시간이 지나고 2부의 순서가 시작되었습니다. 2부는 포스트락 밴드의 무대였고 첫 번째는 '전자양'이었습니다. 인디 음악을 들으면서 이름으로만 들었던 뮤지션이고 공연을 볼 기회도 없었지만, 포스트락을 하는 뮤지션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처음에는 '전자양'의 얼굴도 몰라서 '프렌지'와 '마이티 코알라'의 돌려막기 세션이 올라와서 무슨 팀인가 어리둥절했는데, 나왔던 밴드들과 나올 밴드들을 제외하고 나니, 남는 뮤지션은 전자양 뿐이었습니다. '봄을 낚다' 등 기존의 곡들을 포스트락으로 편곡해서 들려주었다고 생각되는데, 댄서블한 포스트락으로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드디어 세션으로 혹사한 기타리스트 '유정목'의 본래 소속인 '프렌지'의 순서였습니다. '마이티 코알라'을 시작으로 '9와 숫자들', '오지은', 그리고 '전자양'까지 이미 공연의 절반이 넘는 시간동안 기타를 연주한 그에게는 마지막 순서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혹사의 후유증이 드디어 나타나는지, 본인 밴드의 곡이 잊어버리는 사태(?)가 결국 발생하였습니다. 이 무대에 서기 얼마전에 모 방송국의 밴드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했기 때문인지 '프렌지'에 대한 반응은 더욱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9와 숫자들'과 같은 '튠테이블 무브먼트' 소속이라 같은 무대에 자주 서기에 공연을 몇 번 보았지만 곡의 제목은 모르겠더군요. 그렇지만 프렌지의 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밴드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런던 대공황'은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팀은 멤버들의 군문제를 해결하고 6인조로 활동을 시작한 밴드 '로로스'였습니다. 기존 국내 밴드들에게는 듣기 힘든 스케일과 서정성으로, 이미 여러 페스티벌에 단골 손님이라고 할 수있는데, '봄철의 낭만'에서도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원래 7시 즈음 마칠 예정이었지만 조금씩 지연되면서, 로로스가 세팅을 시작했을 때 이미 해는 서쪽 하늘에서 지고 있었고 어둠이 드리워졌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로로스의 공연이었는데, 신곡들이 많아서 더욱 알차게 느껴진 공연이었습니다. '방안에서', 'Pax', 'Dream 1'같은 앨범 수록곡들 외에도 신곡으로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춤을 추다', 'You'와 같은 신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로로스'다운 스케일이 느껴지는 공연이었지만, 기존 곡들의 완성도에 비교한다면 신곡들은 아직 덜 다듬어졌고 로로스만의 임팩트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더 다듬어져서 다음 앨범에서 만날 수 있겠죠? 곡수는 많지 않아도 한 곡 한 곡이 꽤 긴 편이라, 해는 완전히 지고 밤하늘에는 별이 보일 정도로 어두워졌습니다. 춘천 어린이 회관 야외무대에 모였던 관객들 모두 앵콜을 원했지만,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때문에 아쉬운 발걸음을 떼어야했습니다.

'봄철의 낭만', 최근 각종 페스티벌이 난무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붐비지 않는 교외에서 제 취향에 맞는 밴드들이 가득한, 정말로 알찬 공연이었습니다. 이런 기획 공연이 이번 봄 뿐만 아니라 여름, 가을에도 꼭 있었으면 좋겠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2/06/12 16:34 2012/06/12 16:34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최근 몇년 사이에 각종 페스티벌이 난립하기 시작한 5월, 페스티벌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트위터를 통해 그런 고민을 해결해줄 공연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봄철의 낭만"이라는 제목으로, 요즘 이틀이 대세인 페스티벌들과는 달리 단 하루, 오후에만 열리는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 '9와 숫자들', '오지은', '로로스', '연진' 등 제가 좋아하거나 보고싶은 팀들로 이루어진 '종합선물세트'같은 라인업이기에 망설임 없이 예매했죠.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공연장이 서울 홍대 근처의 클럽이 아닌,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춘천 어린이 회관'의 야외무대라는 점이죠. 제가 있는 곳에서는 편도로만 260km 가까이 되는 상당히 먼 거리니까요.

"봄철의 낭만"은 밴드 밴드 '마이티 코알라'를 중심으로 '밝고 건강한 아침을 위하여'(줄여서 '밝건아', 마이티 코알라의 데뷔앨범 제목이기도 합니다.)라는 모임에서 '봄 소풍'을 컨셉으로한 공연입니다. 장소가 춘천이기에 오후2시부터 7시까지로 예정된 공연 티켓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춘천까지 왕복 차편과 점심식사가 포함된 일종의 '여행상품'같은 패키지도 예매가 가능했습니다. 드디어 5월 19일이 되었고 저는 먼 거리를 운전해야하기에, 더구나 교통체증을 예상되는 서울을 우회해서 국도로만 춘천까지 가기로 했기에, 새벽에 일어나서 간단한 식음료를 챙겨 출발했습니다. 국도이기에 무려 5시간 가까이 운전을 해서 '춘천 어린이 회관'에 도착했습니다. 가평에서 주유를 했는데 다행히 경유는 제가 주로 가는 도시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고, 셀프세차 비용도 저렴하여 (예비세차 500원에 1분30초!) 오랜만에 세차도 하고 비교적 넉넉하게 도착했고,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공연이 열리는 춘천 어린이 회관의 위치는 춘천에서도 상당히 외각이어었기에 "왜 이런 곳에서 공연을 하나?"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회관 뒤쪽 정원과 그 넘어 펼쳐진 북한강의 풍경은 그런 의문을 한 번에 날려버렸습니다. 혼자 와서 보는 것이 너무나 아까울 만큼,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었고, 날씨도 너무나 좋아서 그 풍경을 바라보면서 먹는 도시락 너무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내려쬐는 햇살은 대지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햇살을 그대로 받는 야외무대의 모습은 공연관람의 쉽지 않음을 예상하게 했죠.

첫 순서는 바로 밴드 '라이너스의 담요'의 보컬 '연진'이었습니다. '라이너스의 담요'나 '연진'의 노래는 많이 들었지만 공연은 처음이었습니다. 첫 무대부터 공연을 도와주는 '세션'의 돌려막기가 시작되었는데, 연진은 역시 공연자 가운데 한 사람인 '이영훈'을 기타세션으로 함께 했습니다. 'Labor in Vain'과 'Misty' 같이 분위기있는 곡들과 너무나도 유명한 'Picnic', 듀엣곡이지만 혼자 부른 'Gargle'을 들을 수 있었고, 그녀가 EBS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곡으로 '승수'(원래는 '프랭키'나 마이티 코알라의 멤버 '승수'가 곰을 닮아서)와 '쿠키송'을 들려주었습니다. 커버곡으로 'Cheek to cheek'이라는 곡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발랄한 모습은 '봄 소풍'에 딱 어울리는 이미지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녀가 아이폰을 잃어버려 분노했던 점과 그런 그녀를 놀리던 세션 이영훈의 모습이었습니다.

다음 순서는 '마이티 코알라'였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클러 빵'에서 공연을 한 번 보았고, 멤버들의 학업 문제로 자주 활동하기 어려웠던 밴드로 아는데, 작년에는 데뷔앨범도 발표하고 공연도 시작했나봅니다. 오래전의 기억으로는 밴드 이름처럼 귀여운 이미지였는데, 생각보다 시니컬한 곡도 부르는 밴드더군요. 드러머 '유병덕'은 바로 멤버 변동이 잦았던 '9와 숫자들'의 현재 드러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돌려막기 기타 세션으로 역시 '9와 숫자들'에 합류했고 원래 '프렌지'의 멤버인 '유정목'이 등장하였고 앞으로 쭈욱 등장하게 됩니다. 한 번 보았던 예전 공연에서도 신선한 기억으로 남아있던 'Bob', '에이프릴', '매일매일 누워' 같은 곡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베이시스트가 메인보컬인 '고속도로'는 시니컬한 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세 번째 밴드는 바로 제가 먼 춘천까지 갔던 이유라고 할 수 있는 '9와 숫자들'이었습니다. 작사/작곡 및 보컬을 담당하는 '9'를 비롯하여 '9'와 함께 '그림자궁전'의 멤버였던 베이시스트 '꿀버섯', 그리고 앞선 무대에 섰던 두 사람 '마이티 코알라'의 드러머 '유병덕', '프렌지'의 '유정목'의 구성은 작년에 보았던 공연들과 같았습니다. 결성 후 첫 앨범 발표까지 멤버 변동이 잦았는데 이제는 현재의 멤버로 안정을 찾은 모습이네요. '9와 숫자들'이 들려주는 말랑말랑한 감성은 화창한 봄날, 듣는이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지난 번에도 준비중이라는 EP는 올해는 진짜로 나올 모양인지 신곡들이 많았는데, 1집 수록곡 '말해주세요'를 제외하면 모두 1집 미수록곡 및 신곡이었습니다. 9와 숫자들의 매력은 청승맞은 가사를 세련된 밴드 사운드로 포장한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매력에 걸맞게 EP에 수록된다면 타이틀이 될만한 '깍쟁이'를 시작으로, '그대만 보였네'와 컴필레이션 수록곡 '서울 독수리'같은 신곡들과 솔로 '9'의 공연에서 들은 기억이 있는 '착한 거짓말'과 '북극성'은 밴드 사운드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착한 거짓말'은 솔로 기타. 정말 춘천까지 가는 수고가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습니다. 다만 공연 팀 수가 많기에 많은 곡을 들을 수 없는 아쉬움은 저만의 생각이 아니었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영상은 http://youtube.com/bluoxetine 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2012/06/07 16:12 2012/06/07 16:12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올해부터는 작년까지보다는 비교적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지만, 직장 때문에 거주지가 지방으로 바뀌면서 수도권에 거주할 때는 말로만 들었던 '지방민(?)의 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로 홍대 근처 클럽에서 공연을 볼 시간이 있고, 입장료를 지불할 돈도 있지만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공연 자체에 드는 시간과 비용보다 클럽에 가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너무나 커서 볼 수 없는 설움이죠. 보통 한 달에 한 번정도 집에 가기에 그때나 클럽을 찾아볼까하고 있었는데, 현재 거주지에서 서울보다는 비교적 가까운 '대전'에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공연이 있다는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얼씨구나! 올 봄의 첫 인디공연은 대전에서 보기로 결정하고 재빨리 예매를 하였습니다.

5월 12일, 기다리던 공연날이 찾아왔고 공연은 비교적 늦은 오후 8시 시작이었지만 주말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비교적 일찍 자가 운전으로 대전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날씨도 좋았고, 교통 체증도 없어서 여유롭게 도착하였고, 미리 알아둔 무료 주차장에 안전하게 주차를 하고 '북카페 이데(IDEE)'를 찾아 걸었습니다. 대전을 두 번정도 잠깐 방문한 적이 있지만, 번화가 쪽에는 처음이라서 조금 헤매다가 찾을 수 있었고, 가져간 책과 넷북을 들고 '이데' 근처 공원과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데'에 자리잡고 시간을 보낼까 했는데, 밝은 밖에 비해서 책을 읽기에는 조금 어두워 보였기에 근처 조광이 좋은 카페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답니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공연 시간이 1시간 반정도로 다가왔고, 이데에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두 사람이 도착해있었습니다. 오늘 공연의 제목은 '쑈쑈쑈나른쑈'로 문화예술 월간지인 '월간 토마토'의 창간 5주년 기념 행사의 하나였습니다. (잡지는 볼 수 없었지만,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한 '페이퍼'나 '클럽 빵'에서 볼 수 있었던 '보일라'와 비슷한 성격의 잡지가 아닐까 합니다.) 홍대에서는 카페에서 공연하는 일이 이제는 흔한 일이기에 1층 북카페 안에서 공연을 할 만한 장소가 있나 둘러보았는데, 놀랍게도 공연장소는 바로 그 건물의 옥상이었습니다. (그 건물은 바로 '월간 토마토'의 사옥이었고 북카페 이데는 토마토에서 운영하는 문화공간이었습니다.)

공연 시작 시간인 8시가 가까워지면서 리서헐하는 동안 밖았던 하늘은 점점 어두워졌지만 공연을 보기위해온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뭐, 옥상의 공연 공간이 넓은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대전이고 해서 공연홍보가 덜 되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완전히 어두워진 8시가 되었을 때, 다행히도 자리에 앉은 사람은 20여명 정도로, 넓지 않은 옥상 공연장을 넉넉하게 채우고 있었습니다. 옥상이기 때문에 시끄러운 공연에서는 근처 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오고 경찰이 찾아오기도 한다는데, 공연 제목인 '쑈쑈쑈나른쑈'처럼 관객을 나른하게 만드는 소규모의 노래가 민원이 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본 때가 언제였는지,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데(지난 공연 기록을 찾아보니 2010년 1월..헉!) 두 사람이 주는 아우라는 기억 속의 마지막 공연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음반으로는 나오지 않았고,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공개헀던 동요앨범의 곡들(룰루랄라, 개나리 본수, 숲...)을 중심으로 컨셉앨범 '일곱날들'의 수록곡(물고기종, 할머니...)과 정규앨범의 몇 곡들(ladybird, 두꺼비)로 공연을 꾸려나갔습니다. 그리고 언제 발표될지는 알 수 없지만 다음 앨범에 수록될 수도 있는 신곡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공연은 약 1시간20분 가까이 알차게 진행되었지만, 대전 관객들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음악'에 대한 갈증은 채워지지 않았는지 공연이 끝나고도 자리에서 일어날 줄 몰랐고, 결국 무려 세 곡의 신청곡을 앵콜로 들려주었습니다.

포근하면서도 조금은 서늘하고 흥겨우면서도 조금은 나른한 '쑈쑈쑈나른쑈'는 아직은 쌀쌀한 봄의 밤을 물들이며 낮잠처럼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민원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주변 주민들에게 소규모의 노래라면 소음이 아니라 흥겨운 자장가(?)로 들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언제 다시 두 사람의 공연을 볼 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홍대 클럽에서 만나겠죠? 민홍은 '단편숏컷'이라는 매우 독특한 이름의 프로젝트로 앨범을 준비중이고 그 이름으로 공연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날 공연 전에 '월간 토마토'와 인터뷰도 있었는데 내용은 바로 월간 토마토에 실린다고 하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2/05/29 03:17 2012/05/29 03:17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내가 언제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보았던 적이 있던가? 2011년 11월 29일과 30일, 무려 이틀 연속으로 예술의 전당에서 인디밴드의 공연을 보고도 공부 때문에 후기를 미루고 미루다 잊어버리고 말았다. 벌써 거의 6개월 전의 일이네. 뭐, 정식으로 말하자면 '예술의 전당'에서의 공연은 아니었고, '예술의 전당' 건물에 딸린 '푸치니 바(Puccini Bar)'에서의 공연이었지만.
'
'Puccini'는 아시다시피 이탈리아의 유명한 작곡가이고, 귀에 익은 작곡가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근래까지 생존(1858~1924년)했던 작곡가이기도 하다. 이런 작곡가의 이름을 딴 푸치니 바는 와인과 가벼운 요기를 할 수 있는 장소이다. 평소 독서, 음반, 영화 예매등 나의 문화 지출에소 큰 소비처인 '예스24'의 이벤트 당첨으로 예술의 전당 기획 공연 '인디 인 더 시티(Indie in the city)'의 세 번째 공연을 이틀동안 관람할 기회를 얻었고, 이틀 모두 찾아갔다.

 첫 날은 여성 듀오, '트램폴린'의 공연이었다. 트램폴린의 공연은 처음이 아니었는데, 역시나 이번 공연에서도 차효선의 독특한 댄스를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좁은 무대와는 다르게 더욱 자유로운 그녀의 몸짓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라이브로 듣고 싶었던 그 곡을 들을 수 있어 좋았던 공연이었다.

다음 날은 혼성 듀오, '야야'였다. 두 밴드는 파스텔뮤직의 신인으로 트램폴린은 파스텔뮤직에서 발매한 앨범이 2집이었고, 야야의 드러머 '시야'는 '네스티요나'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니, 둘 다 '중고신인'이라고 해야하나? 데뷔앨범에서 들려준 '시대극'같은 음악에 공연이 무척 궁금했던 터였다. 여성 보컬이라는 이미지를 깨고 '귀폭'같은 무대를 예상했지만, 그 예상은 빗나가고 흥겨운 집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락 페스티벌 같은 큰 무대가 더욱 기대되는 밴드였다고 할까?

6개월이 지났고 봄이 되었다. 그리고 많은 공연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각종 페스티벌의 난무로 어느 공연을 가야할지 선택하기 어려운 요즘, 그런 단촐한 공연이 더욱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2012/05/13 23:01 2012/05/13 23:01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2주 앞서 있었던 '프렌지'의 단독공연 'Last Night Episode'에서 예약판매보다 저렴하게 입수했던 'New Romance Party'에서는 깜짝 데뷔하는 밴드가 있었습니다. 바로 '걸리버스'였죠. 낯선 이름이지만 멤버들을 살펴보면 익숙한 얼굴들입니다. 바로 '그림자궁전'과 '9와 숫자들'의 리더 '9'의 또 다른 프로젝트 밴드로 '9와 숫자'과 같은 드러머와 베이시스트도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죠. 첫 번째로 무대에 올라 데뷔 무대를 가진 '걸리버스'는 각자 예명으로 소개되었습니다. 리더 9는 '걸리버'였고 '그림자궁전'과 '9와 숫자들'에 이어 '걸리버스'에서도 함께하는 '용'은 '피터'였습니다. 언젠가 본 듯한 여성 기타리스트는 '로빈'이었고, 드러머는 '모글리'였습니다. 모두 익숙한 이름들인데 바로 유명한 이야기들에서 따온 이름들이죠.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고독한 인물들이라는 점이구요.

'걸리버스'의 첫 무대라는 좋은 소식과 더불어 나쁜 소식도 기다리고 있었으니, 바로 '9(걸리버)'의 손가락 부상이었습니다. 공연 몇일 전 손가락을 칼에 베어서 인대접합 수술까지 받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악기 포지션으 조금 특별했습니다. 원래 기타를 연주하던 9가 코드를 잡을 수 없기에 앉아서 베이스를 옆으로 뉘여여 거문고나 가야금을 연주하듯 현을 퉁겼습니다. 원래 베이스였던 '피터(용)'가 기타를 연주했구요. '부상투혼'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고, 첫 공연 전에 부상이라니 '비운의 무대'라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걸리버스의 첫 무대에서 들을 수 있던 곡은, 너무나도 아쉽게도 총 세 곡뿐이었습니다. '독설가', 'Frozen River', '핑크 젤리'로 걸리버스의 음악적 위치는 연주의 비중이 컸던 '그림자궁전'과 비교적 말랑말랑하고 가사와 보컬의 뚜렸했던 '9와 숫자들'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2008년 10월의 마지막 밤에 첫 공연을 갖고 처음으로 만났던 '9와 숫자들'에 이어 9의 또다른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서 좋았습니다. 빨리 부상에서 회복하여 더 활발할 활동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어지는 무대는 '피카'였습니다.  EP 발매 후 처음으로 상당히 오랜만에 만나는 그녀인데 '빵'에서의 공연과는 다른, 색다른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프로젝터를 활용하여 영상을 사용한 점이었습니다. 아직도 어색한 그녀의 한국어를 대신하여 간단한 멘트들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었고, 그녀의 독특한 음악과 더불어 영상들도 감상할 수 있었죠. 쿤스트할레에서도 보이고, 평소 DJing에 관심이 있던 그녀라고 생각되는데 영상과 함께하는 그녀의 음악은 마치 클럽 DJ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빨리 '로로스'의 '제인'으로도 그녀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세 번째는 처음 'New Romance Party'의 티켓을 구입하게 이유였던 '트램폴린(Trampauline)'이었습니다.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가족으로 크리스마스 컴필레이션 앨범 'Merry Lonely Christmas & Happy New Year'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뒤늦게 발견한, 2008년에 발매된 1집도 기대 이상이었기에 라이브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키보드와 보컬을 담당하는 '트램폴린'을 중심으로 공연을 도와주는 기타리스트와 베이시스트, 두 멤버가 함께했습니다. 일렉트로니카에 가까운 음악에 독특한 안무(?)가 어우러진 트램폴린의 공연연은 여느 인디밴드들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앞서 공연한 '피카'와 어떤 공통점도 느껴졌구요. 하지만 음악에서는 키보드가 중심이기에, 피카의 음악보다 좀 더 멜로디가 강조되어 있구요. 셋리스트는 2집에 수록 예정인 곡들로 꾸며졌습니다. 1집 수록곡인 'Vaporized'를 들을 수 없어 조금은 아쉬웠네요. 공연으로도 음반으로도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공연의 일부 영상은 http://www.youtube.com/bluoxetine 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2011/03/08 17:21 2011/03/08 17:21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유난히도 추운 이번 겨울 1월 15일에 '라이브 클럽 SSAM'에서 있었던 'TuneTable Movement' 소속의 포스트락 밴드 '프렌지'의 1집 마무리 단독공연 'Last Night Episode'에 다녀왔습니다. SSAM에서 공연 관람도 참 오랜만이었지만, 모회사의 부도에도 우려했던 '클럽 폐쇄'나 '용도 변경'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고 버텨주었다고 생각하니, 아직도 어려운 인디씬을 수 년간 지켜본 입장에서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프렌지는 바로 이 SSAM을 중심으로 하는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의 '숨은고수 찾기'를 통해 발굴된 밴드로 '그림자궁전'과 '로로스'가 소속된 TuneTable Movement를 통해 작년 7월에 1집 'Nein Songs'를 발표했죠.

오랜만에 SSAM의 방문이 프렌지의 단독 공연이기에 제가 프렌지의 '열렬한 팬'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겠지만, 사실 저의 관심은 '제사보다 젯밥'에 있었습니다. 바로 스페셜 게스트로 수 년째 활동이 없던 '그림자궁전'이 등장한다는 엄청난 소식이 제 발을 SSAM으로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더구나 밴드의 홍일점 'stellar'를 대신해서 홍대마녀이자 최근 '오지은과 늑대들'로 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오지은'이 함께한다는 소식은 도저히 지나칠 수 없게 했습니다. 그리고 오프닝 밴드로 나오는 '화난곰(Angry Bear)'의 존재도 궁금했습니다. 우스운 밴드이름이지만 한국 이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외국인 밴드'이고, 'Angry Bear'라는 영어 이름을 갖고 자칫 폭력적이고 폭발적인 음악을 들려주겠다고 예상할 수도 있지만, 역시 그 예상을 뒤집고 기타팝을 들려주는 밴드라기에 호기심을 자극했구요.

사실 밴드 '프렌지'의 공연은 앨범을 발표하기 전 몇 번  본 적이 있을 뿐이었고 날도 춥기에, 이름하여 '단독공연'인데 얼마나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을지 괜한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을 비웃듯 너무 비좁지도, 넓지도 않은 SSAM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대충 보아도 100명은 가뿐히 넘을 인원이었죠. 예정된 7시 30분이 조금 지나서 공연의 막이 올랐습니다.

오프닝 게스트는 예고대로 '화난곰(Angry Bear)'이었습니다. 모든 멤버가 외국인으로 구성되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라는 점 만큼이나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도 궁금했습니다. 더구나 공연의 소개들에 '소프트한 기타팝'을 들려준다기에 더욱 그랬죠. 사실 홍대 인근에서 돌아다니는 외국인들의 문란한 생활에 대한 소문이 많은데, 무대에 오른 4명의 멤버들은 모두 건실한 외국인 유학생 정도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소프트한 기타팝'은 아니었습니다. 기타팝은 맞지만 제가 기대한 '소프트함'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음악들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단독공연에는 외국인 관객들도 상당히 보였는데, 아마도 이 밴드를 보러온 사람들이 아니었나 합니다. 특히 한 외국인 남성은 오프닝부터 분위기 메이커로서 감초 역할을 보였습니다.

오프닝 게스트의 공연이 지나가고 본 무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프렌지의 공연인데, 그들은 예상과 달리 차분하게 앉아서 어쿠스틱 셋으로 공연을 시작하였습니다. 포스트락으로 분류할 수 있는 그들의 음악과는 조금 다른 잔잔함을 느낄 수 있었죠. 예상보다 차분했던 1부가 생각보다 짧게 지나가고 그토록 기다리던 무대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그림자궁전'의 스페셜 게스트 무대였습니다. 2009년 5월에 역시 SSAM에서 , 역시 오랜만에 했던 공연이 마지막이었다고 하면 제 기다림이 조금은 설명이 되려나요? 더구나 이번 깜짝 공연이 더욱 특별한 점은 바로 '오지은'이 함께 한다는 점입니다. 막이 오르고 오리지널 멤버라고 할 수 있는 기타의 '9'와 베이스의 '용'을 볼 수 있었고 드럼은 세션으로 '유병덕'군이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9의 기타는 익숙한 멜로디를 뿜어내기 시작했죠. 한 차례 예열 후 본격적인 무대는 오지은이 등장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광물성여자"를 그녀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죠. 오지은이 첫 앨범을 준비하면서 공연했던 곳은 '빵'이었고, 그 시절 그림자궁전은 빵의 대표밴드 가운데 한 팀이었는데 지금은 오지은이 그림자궁전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녀는 '오지은과 늑대들'이라는 프로젝트 밴드로 최근 활발히 활동도 하고 있어 오지은과 함께하는 그림자궁전을 '오지은과 숫자들'이라고 불러야할 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좋아하고 오랫동안 지켜봐온 두 팀, 그림자궁전과 오지은의 합동무대니 좋을 수 밖에 없겠지만 좋아하는 밴드의 곡들이기 때문인지 아쉬운 점이 귀에 바로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나의 플루토늄'이라고 강렬하게 외치는 광물성여자에 이어 "She's got the hotsausce"에서도 보컬 오지은의 매력이 담겨있었지만 밴드 사운드 면에서 'stellar'가 보컬과 함께 담당하던 기타 연주가 빠지만서 소리의 빈 공간이 크게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아쉬움 만큼이나 그녀가 stellar의 새침한 보컬과는 다른, 자신의 매력에 녹여 불러내는 그림자궁전의 곡들은 다시는 경험하기 어려운 기회이자 선물이었습니다. 자켓을 벗어던진 "Magic Tree"에서는 더욱 농염한 보컬을 들려주었고 다음을 약속할 수 없기에 안타까운 마지막 곡 "I'm nobody"에서는 그녀 역시 기타를 메고 연주도 들려주었습니다.

이번 공연의 목적을 100% 가까이 이루었기에 사실 프렌지의 2부 공연에는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공연은 10시가 넘어서도 계속되었고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지켰죠. 오랜만에 찾은 SSAM에서 오랜만에 만난 그림자궁전과의 추억을 간직하면서 추운 밤길을 지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림자궁전'로서 혹은 '9와 숫자들'로서 다시 만나기를 바랬는데 마침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다음 공연 리뷰에서 밝혀지는 즐거운 소식이죠.

공연의 영상 일부는 제 유튜브 채널(http://www.youtube.com/bluoxetine) 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2011/02/03 02:57 2011/02/03 02:57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11월 11일에 있었던 팬미팅에 이어서 1주간격으로 다시 '한희정'을 단독공연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공연의 제목은 이름하여 '잔혹한 희정씨'였는데, EP '잔혹한 여행'에서 착안한 제목이었습니다. '허니정'이라고 그녀의 애칭을 대놓고 이용한 포스터에서는 밴드 '불싸조'의 냄새가 풀풀 느껴졌어요.  오랜만에 방문한 V-hall 입구에서 티켓을 받았고 42번이었습니다. 입장시작 약 30분 즈음 전에 도착했는데도, 줄을 서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서 의아했지만, 역시 그녀의 공연인지라 입장시작이 가까워지니 긴 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빠른 입장 순서는 아니었지만 운좋게도 세 번째 쭐, 사진을 찍기에 마음이 편한 맨 가장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었고, 노래가 시작되기 전에 '잔혹한 희정씨'를 위해 준비된 영상이 스크린에 나타났습니다. 얼굴이 부분부분이라 알아보기 쉽지 않았지만 '줄리아 로버츠', '스칼렛 요한슨', '나탈리 포트만', '주이 디샤넬' 등의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무대에 등장한 그녀는, 반짝이는 은색의 가발과 얼룩말 무늬의 레깅스 차림으로 마치 10대 아이돌같은 느낌으로 등장했습니다. 첫 곡은 끈이 었습니다. 사랑과 이별을 컨셉으로 했고 '잔혹함'을 표방하고 있기에 우선 '사랑의 시작'이 있어야하겠지요. 아련한 사랑으로 가득했던 지난 EP '끈' 수록곡 '끈'에 이어 역시 같은 EP에 수록되었고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곡인 '러브레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산책', '솜사탕 손에 핀 아이'로 이어지는 흐름는 그녀의 지난 공연들과 비슷하게 들렸습니다.

하지만 '잔혹한 희정씨'는 조금씩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그 첫 번째는 멘트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지난주 팬미팅에서 너무 위험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어서 자제하는지, 아니면 아이돌같은 옷차림처럼 조신한 척하는지, 또 아니면 '소통의 부재'라는 잔혹함을 선사하려는지 모르겠지만요. 새 EP의 수록곡을 드디어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는데 바로 '입맞춤, 입술의 춤'이었습니다. 아슬아슬한 분위기의 이 곡은 '사랑의 위기'를 감지하게 했습니다. 이어지는 '우리 처음 만난 날'은 처음 만난 날에 대한 그리움에 빗대어 현재의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었죠. 그리고 드디어 '잔혹한 여행'이 들려왔습니다. '사랑의 종말'을 고하는 노래로서 본격적으로 '잔혹한 희정씨'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죠.

주구장창 노래를 들려주는 것이 이번 공연의 컨셉이었는지 중간중간 어떤 남자(아마도 '잔혹한 희정씨'의 컨셉 속에서 남자 주인공)의 나레이션이 멘트를 대신하고 공연 중간에 스크린이 내려와 또 영상들을 보여주었는데, 제가 오프닝에 예상했던 얼굴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줄리아 로버츠'와 '나탈리 포트만'은 바로 영화 '클로저', '스칼렛 요한슨'과 '페넬로페 크루즈'는 영화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한국 개봉 제목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주이 디샤넬'은 영화 '500일의 썸머'로 모두 제가 알고 있던 영화들이었죠. 고전영화로 생각되는 영화도 있었는데 '러브 스토리'가 아니었나 합니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 그녀가 보여준 독특한 의상 컨셉은 아마 영화 '클로저'에 등장한 '나탈리 포트만'의 컨셉이 아니었을까요?

'오늘만'와 '어느 가을'은 처량한 쓸쓸함으로 이별을 상기시켰고, '브로콜리의 위한 고백'과 '우습지만 믿어야 할'은 시련을 당한 자신에 대한 조소처럼 들려씁니다. '잔혹한 희정씨'로 멘트도 게스트 공연도 없었지만 다행히도 팬서비스는 있었습니다. 바로 그녀의 공연이라면 언제나 기대하게 되는 커버곡이었는데 의외의 커버곡들로 즐겁게 했습니다. 첫 곡은 바로 '2NE1'의 '아파'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의상읜 '2NE1'과도 닮아있었죠. 아이돌의 곡이지만 '잔혹한 희정씨'에서 시련의 당한 여자 주인공의 마음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곡이었죠. 두 번째 곡은 무려 'UV'의 '쿨하지 못해 미안해'였습니다. 그녀가 부르니 재밌고 우스웠지만, 진지하 가사를 들여다보면 역시 이별 후의  아쉽고 아픈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커버곡 시간이 끝나고 다시 '잔혹한 희정씨'는 '드라마'로 이어졌습니다. 막장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혹여나 '잔혹한 희정씨'의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의혹이 들었죠. 이어진 곡은 '멜로디로 남아'였습니다. 역시 이별 후의 빈 옆자리에 대한 쓸쓸함을 그려내고 있죠. '잃어버린 날들'은 컨셉에 비추어 볼 때 여자 주인공이 연애 시간을 '잃어버린 날들'로 규정하고, 잔혹하게 변신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그녀의 곡들 가운데서도 매서운 쓸쓸함이 느껴지는 '반추'와 '나무'가 이어져서 무언가를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잔혹한 그녀가 느끼는 통쾌한 복수 후에 찾아오는 허망함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분위기가 반전하여 'Acoustic Breath'가 이어졌죠. 복수 후 역설적으로 목소리를 언제나 들려주겠다고 노래는 그녀는 바로 '넌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마지막 노래는 마지막에 걸맞게 '끝'이었습니다. 비장하고 잔혹한 암시를 내포하는 남자 주인공의 나레이션과 함께 공연의 막은 내렸고, 그녀의 아름다운 연주곡 '연착'은 이번 공연의 엔딩크레딧 곡이었습니다.

스크린이 내린 후 팬들은 응당 '앵콜'을 외쳤지만, 그녀는 '잔혹한 희정씨'라는 이번 공연의 컨셉처럼 팬들의 바람을 잔혹하게 외면했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곡을 들려준 공연이었기에 아쉬움은 크지 않았습니다. 잔혹한 희정씨는 남자 주인공을 묻어버리지 않았을까요? 공연 포스터에서 희정씨나 내리치고 있는 기타가 삽이나 곡괭이었다고 생각해보세요. 너무나 잔혹하지 않나요? 다음에는 잔혹하지 않은, 친절한 희정씨를 만났으면 더욱 좋겠죠?

2010/12/15 02:57 2010/12/15 02:57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11월 11일, 연인들의 사랑 고백은... 개풀 뜯어먹는...현대 한국판 상술의 극치인 '빼빼로 데이'에 홍대 인근에 위치한 '클럽 타'에서 아주 특별한 팬미팅이 있었습니다. 약 1년 전에도 '예스24'의 이벤트에 당첨되어 타루의 팬미팅으로 클럽 타를 찾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예스24'에서 주최한 이벤트에 당첨되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이벤트의 주인공은 바로 '한희정'이었습니다.

팬미팅의 시작은 7시 30분부터였고 입장은 7시에 시작이었기에, 클럽 타 앞에 넉넉히 도착한 저는 근처 라멘집 '하카다 분코'에서 요기를 하고 다시 클럽 타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타에서는 리허설하는 소리가 들렸고, 식사를 하고 돌아왔음에도 줄을 서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7시가 가까워져도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비도 내리고 번개도 치는 날이라서 혹여나 팬미팅을 포기한 당첨자가 많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이 7시 즈음에는 꽤 줄의 길이가 길어졌죠. 간단한 신분증 확인 후 입장이 시작되었고 가장 먼저 입장을 한 저는 맨 앞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그녀를 볼 기회를 얻었죠.

드디어 팬미팅이 시작되었고 스크린이 올라갔습니다. 한희정의 사상 첫 팬미팅은 그녀의 새 EP에 실린 '어느 가을'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팬미팅이 시작되었죠. '더더 밴드'를 시작으로 '푸른새벽'을 거쳐 솔로활동까지, 상당히 오랫동안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였지만, 이런 팬미팅은 놀랍게도 처음이라고 합니다. 비단 그녀뿐만 아니라 많은 인디뮤지션들이 팬미팅을 가질 기회가 없기는 만찬가지겠죠.

이번 EP '잔혹한 여행'의 제목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팬들이 그녀에게 보내는 질문에 대한 대답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팬미팅 답게 그녀의 '첫사랑'과 '첫입맞춤'에 대한 이야기도 최초로 공개되었습니다. 팬미팅을 놓친 팬들은 땅을 칠 만했죠. 추첨을 통해 세 명의 팬에게는 그녀가 직접 빼빼로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재밌는 점은 그녀가 좋아하는 영화들인데, 그녀는 지구 멸망에 대한 영화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담으로 1시간 넘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기다리연 공연시간이 시작되었죠. 이번 EP는 '한희정 밴드'로서 밴드 음악을 들려주었지만, 이번 팬미팅 무대에 올라선 그녀는 혼자였습니다. 오랜만에 솔로 뮤지션 '한희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지요. '우리 처음 만난 날'은 팬들과 함께했고, '솜사탕 손에 핀 아이', '잔혹한 여행'으로 팬미팅은 끝났습니다.

마지막 순서는 팬미팅이었고, 그녀의 두 장의 EP '끈'과 '잔혹한 여행'에 자필 사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홍대 나들이였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팬미팅 영상은 예스24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yes24.com/chyes/ChyesView.aspx?title=003004&cont=5252

2010/11/21 14:54 2010/11/21 14:54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2009년 연말 '타루', '한희정', '미스티 블루' 등 파스텔뮤직 소속 뮤지션들의 공연이 푸짐하게 펼쳐졌던 홍대앞 '숲의 큐브릭'은 2010년이 되어서도 그 기세를 놓치지 않고 알찬 공연들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12월에 열려 반응이 너무 좋았던 '타루'의 '어쿠스틱 타루', 그 두 번째 공연(1월 10일)에 이어서 파스텔뮤직의 간판 밴드들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첫 단독 공연이 바로 1월 17일에 숲의 큐브릭에서 펼쳐졌습니다. 사실 작년 10월 31일에 '짙은', '한희정'과 함께 할로윈 공연 '수다쟁이 잭-오 렌턴'에 참여해서 숲의 큐브릭 데뷔 무대를 보여주었지만,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라기 보다는 '더 칼스'로서 오른 무대였기에 이번 공연은 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곘습니다.

숲의 큐브릭답게 70석 한정으로 예매를 시작하여 순조롭게 매진이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사실 며칠 앞서 개봉한 다큐무비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를 기념하는 의미도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게스트도 없이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무대많으로 진행되었죠. 사실 '요조'가 게스트로 깜짝 등장하는 것도 기대해보았지만, 생각해보니 그 영화에서 요조의 역할이 악역(?)에 가까운 것으로 들었기에, 등장했다면 참으로 어색했을 법도 하네요.

오직 민홍과 은지, 두 사람만으로 진행되는 공연이기에 전반적으로 작년에 '벨로주(Veloso)'에서 있었던 단독 공연과 비슷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셋리스트의 순서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들려준 곡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구요. 특이한 점은 첫 곡을 커버곡으로 시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최근에 듣고 감명을 받았다는 밴드 'Flaming Lips'의 곡 'Yoshimi battles the pink robots'라는 곡을 은지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탁월한 커버곡이었다고 할까요? 전혀 커버곡임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소규모의 소리에 녹아들었으니까요.

이어 신곡 '심사숙고'를 비롯하여 지난 앨범들과 앨범에 수록되지 못한 신곡들이 이어졌죠. 최근 진행중인 동요 프로젝트의 한 곡을 또 들을 수 있었구요. 하지만 동요라고 하기에는 지난번에 들었던 '개나리 본부'와는 다르게 뭔가 조숙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왠지 그 곡을 듣다보면 아이들이 인생무상을 깨닿고 조숙해져 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오랜만에 듣게되는 2집 수록곡 '슬픈 사랑 노래'는 다시 '두 사람'이라는 원점으로 돌아온 소규모의 신곡들과 어우러져 1집과 2집 초반의 '초기 소규모'의 향기를 느끼게 했습니다.

또 다른 커버곡으로 지난 할로윈 공연에서 들었던 'Lou Reed'의 'Perfect day'를 역시 소규모안에 녹아든 모습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수확은 '기타듀오' 소규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점이었습니다. 기타를 담당하는 민홍과는 달리, 멜로디언, 키보드, 피아노, 베이스 등 여러 악기 연주를 들려주었던 은지였지만,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날 공연에서 은지는 기타를 연주하면서 기타듀오가 된 소규모의 변신(?)을 볼 수 있었죠. 그리고 2집의 '사랑'을 기타듀오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곡이 끝나고 당연히 앵콜요청이 이어졌고, 신곡 가운데서도 1집 시절 소규모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곡, '다이아몬드 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동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네 번째 정규 앨범은 언제쯤 나올 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들려준 신곡들의 수는 아마도 앨범 하나를 만들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빠른 시일에 새 앨범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네요. 그리고 이렇게 소규모 다운 공연들도 종종 볼 수있으면 좋겠구요.

2010/02/01 00:16 2010/02/01 0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