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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티 블루 Sentimental talker in 12월 26일 숲의 큐브릭
늦은 7시에 시작된 공연은 '미스티 블루'의 '은수'와 '경훈' 외에도 기타 세션으로 예고되었던 '재주소년'의 '유상봉'군과 한희정의 이틀간의 공연에서 세션을 했던 드럼 '홍준'과 피아노 '진아'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첫 곡은 사계절 연작 EP 중 봄에 해당하는 "1/4 Sentimental Con.Troller - 봄의 언어(이하 봄 EP)"에 수록된 '동경 센티멘탈 클럽'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11월 미스티 블루의 홈페이지에서 팬미팅을 언급하면서, 팬미팅 제목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쓴 글 제목이기도 해서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가사는 이 날을 위해 특별히 개사해서 불렀기에 더욱 좋았지요.
이어지는 곡은 "2/4 Sentimental StoryTell(h)er - 여름, 행운의 지휘(이하 여름 EP)"의 수록곡인 '빗방울 연주'였습니다. '미스티 블루표' 보사노바라고 할 수 있는 곡이죠. 다음은 봄 EP, 여름 EP 순서였으니 가을 EP인 "3/4 Sentimental Steady Seller - 가을의 용기(이하 가을 EP)"의 수록곡이 나오겠다고 생각했지만, 세 번째는 바로 '위로'였습니다. 1집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 B(이하 시리우스)"의 수록곡으로, 그래도 그 멜랑콜리는 가을의 순서에 어울리는 곡이었죠. 이어 아직 나오지 않은 겨울 EP를 대신하여 미스티 블루의 첫 EP "4℃ 유리 호수 아래 잠든 꽃(이하 유리호수)"의 곡들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the Little Drummer Boy'로 EP에서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민홍'이 도와주었었는데, 공연에서는 슈퍼세션(?) '유상봉'군이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의 역할은 원래는 원곡처럼 '은수'의 보컬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었데, 그만 그의 어둡지 않은, 해맑은 음성덕분에 은수의 보컬은 더 어둡게 들리고 말았습니다. 이어서 'Lullaby for Christmas'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의 온기를 다시 느낄 수 있는 곡이었죠. 작은 소녀의 기도같은 가사가 인상적이구요.
2006년 1월초에 발매된 EP '유리호수'의 곡들과 이에 대한 설명이 이어져서 무려 약 4년 만에 열리는 'EP 발매 공연'같은 기분이 들기도했습니다. 앞선 두 곡에 이어 1집 '시리우스'에도 수록되었던 'Daisy'을 EP 버전에 가깝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사계절 연작 EP로 돌아와서 쟁글거리는 기타 연주가 '미스티 블루표'인 여름 EP의 'Moderate Breeze'가 이어졌죠. 26일 공연은 팬미팅을 겸했다고 했는데, 진정 팬미팅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특별한 무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미스티 블루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된 팬들의 사연을 읽어주는 순서였죠. 두 팬의 사연이 낭독되었고 소정의 선물이 증정되었습니다. 운좋게도 저도 선물을 받을 수 있었죠.
게스트로는 바로 24일, 25일 같은 장소인 '숲의 큐브릭'에서 단독 공연을 했던 '한희정'이었습니다. 그녀는 그녀의 노래르 들려주기 보다는 은수와 함께 듀엣으로 두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이미 앞선 두 차례의 공연을 본 '파스텔뮤직의 노예(?)'들을 위한 배려였을까요? 한 곡은 하루 지난 크리스마스를 위한 'Santa baby'이었고 다른 한 곡은 두 사람에게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파격적인 커버곡 'Shut up and let me go'였습니다. 사실 지난 Dawny Room Live에서 미스티 블루가 게스트로 등장하여 같이 불렀던 '화요일의 실루엣' 정도를 기대했기에 더욱 놀라웠습니다. 1부의 마지막은 여름 EP의 수록곡 '빨간 벽돌집 바이엘'이었습니다.
사연 소개와 게스트가 있었던 1부와는 달리 공연으로만 진행된 2부는 1부에 비해 짧았습니다. 시작은 가을 EP의 수록곡으로 미스티 블루의 노래답지 않게 긴장감이 가득한 '가을의 용기'였죠. 이어 미스티 블루에게 큰 애착이 있는 곡인지, 공연에서 종종 듣게되는 'Cherry'가 이어졌습니다. 가을 EP의 타이틀 곡 '하나'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곡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는데, 은수가 어린시절 만났던 '이쁜 언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상당히 심오한 느낌의 가사에 어리둥절해던 사람들은 이 꿈같은 이야기를 듣고 궁금증이 풀렸을 법합니다. 정규 셋리스트의 마지막 곡은 1집과 같은 제목의 곡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 B'였습니다. 마지막 곡으로서 미스티 블루다움이 느껴지는 선곡이었습니다.
너무나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던 단독 공연이었기에 당연히 앵콜요청이 이어졌고, 제가 가을 EP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지상에서의 마지막 인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되었지만 공연은 어느덧 2시간이 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미스티 블루에 대한 기다림이 길었고, 공연이 좋았다는 의미였겠죠. 27일의 'Sentimental listener'가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더 많은 곡을 들을 수 없던 점은 못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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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정 Dawny Room Live 3 in 12월 25일 숲의 큐브릭
크리스마스답게도 눈내리는 25일의 첫 번째 곡은 그녀의 노래 'Acoustic Breath'였습니다. 첫곡부터 24일과는 다른 시작이었죠. 그리고 '러브레터'와 '브로콜리의 위험한 고백', '우리 처음 만난날'로 이어지는 셋리스트는 24일이 '크리스마스 특집'이었다면 정작 25일은 진정한 그녀의 라이브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 곡의 슬픈 느낌은 이별 후의 회상이 아니라, 권태기에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자는 의미라네요.
이어지는 '산책'까지 순서는 달랐지만 모두 24일에 들을 수 있던 곡이었습니다. 하지만 차별화를 두겠다던 그녀의 말처럼 Dawny Room Live다운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분위기 있게 시작한 곡은 바로 '존 레넌'의 'Oh my love'였습니다. 은은한 Oh my love가 끝나갈 부렵 갑자기 곡은 '달려라 하니'의 주제가로 이어졌죠. 바로 메들리였습니다. '달려야 하니'에서 '아기공룡 둘리'로 이어졌고,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로 이어지면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지금까지 했었던 깜짝 커버곡 모음이라고 할까요? 마지막은 '지구용사 선가드'로 마무리하면서 그녀의 엉뚱한 팔색조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 게스트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원래 예정된 게스트가 있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25일에 참여할 수 없게되었다네요. 그래서 그녀는 기지를 발휘하여 깜짝 게스트를 갑작스럽게 섭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게스트는 바로 그녀의 팬들로, 그녀의 홈페이지에 기타연주 동영상을 올린 '하얀상자'군과 인터넷방송을 하는 '세티스'양이었습니다. 그리고 하얀상자의 연주와 세티스와 한희정의 목소리를 '회상'을 들려주었습니다. 이어 한 곡이 더 이어졌는데 바로 '솜사탕 손에 핀 아이'였습니다. 이 곡에서는 깜짝 게스트들이 더 등장하여 관객들 사이에 앉아있던 그녀의 팬들이 일어사 춤과 각종 악기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팬과 함께하는 진정한 팬미팅같은 게스트 공연이었다고 할까요?
24일에 '2009 더러운 Award'가 있었다면, 25일에는 '2009 더니덕후 Award'가 있었습니다. 세 가지 부문에서 시상이 진행되었고 첫 번째는 '앨범' 부문으로 그녀의 앨범을 가장 많이 산 팬에게 상이 주어졌습니다. '시리.'양이 가장 많이 샀으나 한희정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탈락하였고 다른 팬에게 상이 주어졌죠. '공연' 부문에서는 가장 공연을 많이 본 팬에게 상이 주어졌구요. 마지막은 바로 '사심' 부문이었습니다. 한희정, 그녀에게 사심이 가장 많은 팬에게 주는 상인데, 왠지 요즘 외롭다는 그녀의 사심이 느껴지는 부문이기도 했습니다. 24일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재미있었던 시상식이 끝나고 1부의 마지막 곡은 '잃어버린 나날들'이었습니다.
2부의 시작은 커버곡이었습니다. 바로 '에디뜨 피아프'의 'What might have been'로 24일에는 들을 수 없었던 곡이었지요. 24일에도 들을 수 있었던 커버곡 'Cheek to cheek'이 이어지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크게 나지 않았던 1부와는 다르게 조금은 '오늘은 크리스마스'라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 24일에도 있었던 신곡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쓸쓸했던 그녀의 2009년 가을 이야기 '어느 가을', 신곡이라고 하기에는 오래된 '우습겠지만 믿어야 할', 최신곡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이별 노래 '잔혹한 여행'이 이어졌죠. 이 곡들은 2010년에 발매될 그녀의 두 번째 EP에 모두 수록될 예정이랍니다. 어느덧 정규 셋리스트의 마지막이 찾아왔고 그녀의 EP 수록곡들로 마무리했습니다. 같은 한 글자이자, 받침의 차이로 큰 의미의 차이가 있는 두 곡 '끈'과 '끝'이었어요.
역시 앵콜은 24일과 마찬가지로 여러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24일과 다른 점이라면 좀 더 그녀가 아는 곡들, 바로 그녀의 곡들이 위주가 되었던 점이죠. '넌 여전히 아름답구나'라는 가사가 너무나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멜로디로 남아'를 시작으로, 아직 가사가 만들어지지 않은 '따이따이송', '앨리엇 스미스'의 'Between the bars'까지 평소의 그녀와는 다르게 늘어지는 앵콜이였죠. 여기에 무려 세 곡을 더 들려주어서 앵콜이 아닌 3부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거짓말이었어요'라는 가사가 그녀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자주 인용되는 '드라마', 언젠가 앨범에 수록될 수도 있는 '복숭아라도 사갈까', 진짜 마지막은 '반추'였습니다.
24일, 25일 이틀동안 평소와는 다르게 시크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그녀. 어쩌면 그녀의 그런 모습은 2009년 많은 공연을 보여주었기에 2010년에는 앨범에 집중하기로 한 그녀가 팬들에게 남기는 아쉬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앨범 작업을 하게 되면, 더구나 푸른새벽 시절부터 앨범 작업이 빠르지 않았기에, 한동안 팬들과 만나기 어려울테니까요. '끈'과 '끝', 그녀와 그녀의 팬들은 질긴 끈으로 이어져있겠지만, 당분간 만나는 것은 25일로서 끝이 될 테니까요. 2010년에 찾아올 그녀의 새로운 EP를 기대하며, 아쉽지만 2009년의 기억들을 갖고 기다려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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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정 Dawny Room Live 3 in 12월 24일 숲의 큐브릭
공연 시작 시간이 8시가 지나 아무말 없이 무대 위로 등장한 주인공 '한희정'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유명곡 'What a wonderful world'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70명의 예매자들의 대부분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갈 곳 없는 솔로들이기에 과연 이 곡이 어울리는 곡인지 아이러니했습니다. 지난 공연들과 마찬가지로 예전 '쿨에이지' 멤버였던 베이시스트와 드러머 그리고, 키보디스트 '진아'와 함께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산뜻한 느낌의 '산책'은 겨울에, 더구나 크리스마스 이브에 들으니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어 또 다른 커버곡 'Cheek to cheek'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 조용한 노래만 부르던 그녀가 다른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한 커버곡이라죠. 째즈 곡으로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팬들을 위한 작은 파티같은 숲의 큐브릭 공연과 어울렸고, '뺨에 뺨을 맞대고'라는 제목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와닿는 곡이었습니다.
이어서 그녀의 EP 수록곡이자, 제가 '올해의 곡' 가운데 하나로 꼽는 '러브레터'가 은은히 울려퍼졌습니다. 숲의 큐브릭을 찾은 수많은 솔로들을 마음을 대변하고, 그 마음을 촉촉히 적셔주는 너무나 좋은 곡이었죠. 생각해보면 영어제목이지만 영어로 적지 않고, 우리말 발음으로 적음으로서 조금은 촌스러우면서도 절절한, 그런 마음이 잘 표현되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발랄한 '솜사탕 손에 핀 아이'가 이어졌습니다. 최근에 그녀의 곡들에는 어울리지도 않지만, 율동을 은근히 중요시하는 그녀는 발구르기와 손뼉치기를 요구했고, 크리스마스 이브의 관객들은 모두 그녀의 노예(?)였기에 그 박자에 맞춰 'Acoustic Breath'가 이어졌습니다. 노예지만 반항아 기질이 있는 관객들은 박자를 조금씩 빠르게 해서 그녀의 숨통를 압박했지요. 부제가 '같이 쉬자, 숨!'이지만 그녀 혼자 숨쉬기에도 벅찼을지도 몰라요. '어쿠스틱 숨(Acoustic breath)'를 쉬느라구요.
게스트로는 이미 공지되었던 '에피톤 프로젝트'가 등장했습니다. 12월 초에 첫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고, 주옥같은 곡들로 수 많은 여심을 사로 잡은 그였기에, 공연이 참 궁금한 뮤지션이었습니다. 훈남 에피톤이 등장하자, 많지는 않은 여성 관객들의 술렁임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한희정'과 함께 불렀던 '에피톤 프로젝트'의 대표곡 '그대는 어디에'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런데 가사처럼(생각이 날때, 그대 생각이 날때) 생각이 나지는 않는지, 머뭇거림은 이 공연의 소소한 추억거리가 되었죠. 그리고 당연히 캐롤로 'Silver bell'을 듀엣으로 들을 수 있었죠. 그리고 게스트 공연의 마지막은 그의 또 다른 대표곡 '눈을 뜨면'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어 특별 이벤트 '2009 더러운 어워드'가 이어졌습니다. 두 개 부분의 수상이 진행되었는데 첫 번째는 바로 '고독' 부문이었습니다. 가장 고독한 남녀, 두 사람에게 작은 선물과 함께, 그녀의 노래 선물 '우리 처음 만난 날'을 들을 수 있었죠. 두 번째는 바로 '닭살' 부문이었습니다. 오래된 커플들에게 그녀가 특별히(?) 준비한 선물을 주었습니다. 그 선물을 바로 포장된 '브로콜리'였죠. 그녀의 센스를 느낄 수 있나요? 브로콜리를 확인한 주위에 많은 관객들이 웃기시작했고, 선물을 받은 커플들도 한희정의 팬이라면 뜨끔했을 겁니다. 당연히도 그녀가 들려준 노래 선물은 바로 '브로콜리의 위험한 고백'이었죠. 그리고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가사 중 "우리 그만 헤어져"에서 때창이 펼쳐졌습니다. 솔로들의 통쾌한(?) 한판승이었다고 할까요?
어워드가 끝나고 다시 노래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녀의 홈페이지를 통해 가사가 공개되었던, 신곡들을 들을 수 있었죠 바로 '어느 가을'이 첫 번째였고, 익숙한 '우습겠지만 믿어야할', 두 버째 신곡은 최근에 가사가 만들어진 '잔혹한 여행'이었습니다. '어느 가을'의 시작전에는 그녀가 가사를 읊조리며 마지막에 '다 외웠다'고 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잔혹한 여행'은 세박자의 춤곡같은 멜로디와 '사랑 오 사랑 잔혹했던 여행'이라는 비유가 인상적이었죠.
중간중간에 멘트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Dawny Room'이라는 공연 시리즈를 시작하게된, 그녀의 10년 전 추억들을 들을 수 있었고, 평소 이야기하지 않았던 그녀의 사랑 이야기들도 아주 조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당연히도 앵콜 신청이 이어졌습니다. '휴가가 필요해'를 시작으로 신청곡들을 좀 들려주었는데, 영화 '춤추는 동물원'에 삽입된 그녀의 노래 '복숭아라도 사갈까'를 제외하면, 문제는 그녀가 신청곡의 가사를 잘 알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분부분 얼버무리거나 넘기거나 관객들이 불렀는데, 왠지 지금까지 시크했던 그녀의 노선과는 달라서 좀 의아했습니다. 긴 앵콜임에도 내용은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공연의 진행은 공연에 물이 오른 '한희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25일도 당연히 기대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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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타루 in 12월 20일 숲의 큐브릭
금토일 삼일 연속 홍대 출동의 마지막이자, 연말 '숲의 큐브릭 출동' 시리즈의 첫번째는 바로 '타루'의 어쿠스틱 라이브 공연 '어쿠스틱 타루'였습니다. 'Swinging Popsicle'과 함께하여 참 좋았던 앨범 발매 공연과 기대에 비해 여러모로 아쉬웠던 예스24 팬미팅으로 롤러코스터같은 모습을 보여준 그녀였기에, 이번 공연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습니다. 그리고 미니앨범은 일렉트로니카, 1집은 팝락 성향의 앨범으로 어쿠스틱과는 거리가 있는 곡들을 담고 있기에 '어쿠스틱'을 표방한 이 공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죠.
20일 드디어 공개된(?) '어쿠스틱 타루'는, 이제는 타루의 '절친'이라고 할 수 있는 키보드 세션 '오박사(오수경)'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했습니다. 멋진 피아노 연주곡이었는데 범상치 않은 음악적 능력으로 '오박사'라는 별명이 붙은 그녀답게, 자작 탱고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예전에 만들어둔 곡으로 '어쿠스틱 타루'를 위해 갑자기 다시 연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랜만의 연주라 그런지 실수가 있었고, 그녀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타루와 관객들의 양해를 구하고 다시 한 번 연주해서 소원성취하였습니다. 총 두 곡을 들려주었는데 다른 한 곡도 그녀의 자작 탱고곡이어서 그녀의 탱고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본격적인 '어쿠스틱 타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첫곡은 바로 'Kiss Kiss'였고 조금은 의외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떄문일 수도 있겠지만, Kiss Kiss는 왠지 마지막 곡이나 앵콜곡 정도로 쓰일 '비장의 카드'같은 느낌이 강한 곡이었는데, 처음부터 꺼내드는 '초강수'를 동원했기 때문이죠. 아무튼 오박사의 감미로운 연주와 함께 듣는 Kiss Kiss는 너무 좋았습니다. 이제는 Kiss Kiss하면 '스위트피'가 불렀던 리메이크 버전 보다도 타루의 부른 버전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요. 이어서 미니앨범 'R.A.I.N.B.O.W'에서 유일하게 어쿠스틱으로 부를 만한 'Yesterday'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하는 타루의 모습은 조금 불안해보였습니다. 최근 열과 두통에 시달리고 있는지, 스스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은 안스러웠죠. 과연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구요. 두 곡을 깔끔하게 들려준 그녀를 위해 지원군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꼬꼬마스'라는 삼인조 여성 보컬 팀으로 타루 외에 두 명의 여성이 무대 위로 올라왔죠. 타루를 포함한 꼬꼬마스 세 사람과 오박사까지, 무대위에 오른 네 사람 모두, 스웨터나 원피스, 셔츠 등 모두 상의를 빨간 색으로 통일하여 가까이 다가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꼬꼬마스'의 등장은 참으로 신선했습니다. 'Altogether alone'을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캐롤 'Ashanti'의 'Hey Santa', 타루의 '연애의 방식', Mocca'의 'Sing', 그리고 '카니발'까지 아름다운 세 사람의 화음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벤트성의 프로젝트로만 머물지 않고 '꼬꼬마스'의 정식 앨범이 발매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습니다. 이어 1부의 마지막으로 저렴한(?) 게스트로 꼬꼬마스의 한 명인 '송희란'과 남성 기타리스트 '류석원' 공연을 볼 수 있었스니다. 두 사람의 보컬이 어우러진 'Jason Mraz'의 'Lucky'는 솔로들의 가슴을 후벼팔 기세였으나 감미로운 원곡의 보컬과 비교했을 때 남성 보컬은 아쉬웠습니다. 이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달구는 'Joyful joyful'을 들을 수 있었죠.
오박사와 함께 등장한 2부에서는 지금까지 타루가 쌓아두었던 미발표 자작곡들을 다수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감히 '어쿠스틱 타루'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발견할 수 있었죠. 그녀는 먼저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두 곡을 정해주었습니다. 한 곡은 'Dynamic Life(가칭)'로 가사처럼 역동적인 인생을 꿈꾸는 곡이라고 하며, 다른 한 곡은 'Show me your love(가칭)'였습니다. 이어 얼마전에 알게되었다는 첼리스트 '세윤'의 연주와 함께 자작곡 '지금이 아니면'을 들려주었습니다. 첼로의 아름다운 선율이 너무나 잘 어울렸던 곡으로 반드시 다음 앨범에 현악과 함께 실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어 다시 '꼬꼬마스'가 등장하였고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루왁 블루'라는 제목의 고양이에 대한 노래를 들려주었죠. 그런데 너무나 교태로운 코러스는 미성년자 관람가였던 공연의 등급을 순간 '19금'으로 치솟게 하면서 분위기를 달구었습니다. 꼬꼬마스는 꼭 앨범이 나와야합니다. 한 곡을 들려주고 꼬꼬마스는 다시 퇴장하였고, 타루의 마지막 두 곡이 이어졌습니다 'With you'라는 자작곡에 이어, 마지막 곡은 앨범 수록 예정 1순위 '여기서 끝내자'였습니다. 멜로디와 가사, 모든 면에서 완성단계에 이른 이 곡은 정식 앨범 발매 전에, 조금 더 빨리 '디지털 싱글'의 형태로라도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정도로 이 곡은 애절한 느낌이 좋았고, 타루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게하는 곡입니다. 당연히도 앵콜요청이 이어졌고, 타루가 앵콜곡으로 즐겨부르는 '사랑의 찬가'와 또 다른 신곡 'Good night'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대에 오를 때부터 정말 힘들어보이는 그녀였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공연은 마칠 수 있었습니다. 기대 이상의 120%를 모습을 보여주었던 타루의 '어쿠스틱 타루'는 성원에 힘입어 두 번째 공연이 1월 10일에 예정되어있고, 순식간에 매진이 되었네요. 앞으로 보여줄 더욱 진정한 그녀다운 모습, 싱어송라이터로서의 타루가 기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빨리 앨범을 통해 그녀의 자작곡들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지네요. 당당한 그녀, 타루의 행보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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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티 코알라, 한음파, 비둘기우유, 데미안 in 12월 19일 클럽 빵
하루 전과 마찬가지로 홍대 앞 골목의 바람은 싸늘했고, 공연 시작전 빵에서 만날 수 있는 음료인 따뜻한 유자차를 마시며 몸을 녹였습니다. 토요일이기 때문인지, 저처럼 라인업이 좋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이날의 빵은 빈자리가 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관객이 들어찼습니다.
첫 팀은 네 팀 중 가장 막내라고 할 수 있을 '마이티 코알라'였습니다. 처음보는 이름이라고 했는데, 진짜 밴드의 멤버들은 많아야 20대 중반정도로 어려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더욱 신선했구요. 'Mighty love song'을 시작으로 귀여운 보컬과 흥겨운 멜로디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곡이 3분을 넘지 않아서 상당히 여러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귀여운 모던락을 들려주는 이 밴드의 발견은 이날 빵 공연을 본 최고의 수확이었습니다. 이날 공연의 전 공연은 두 달 전이었고 또 그 전 공연은 1년 전이었다고 하니 이 밴드를 볼 기회가 없을 수 밖에 없었네요. 꾸준히 공연하는 모습, 그리고 이날의 미흡했던 점을 보충하여 더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지는 팀은 '한음파'였습니다. 빵 공연 한 번과 '벨로주'에서 있었던 어쿠스틱 공연 한 번, 두 번의 공연으로 저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밴드이기에 해가 바뀌기 전에 꼭 한 번 더 보고 싶은 밴드였죠. '한음파'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찾은 빵의 분위기에 부응이라도 하듯, 지난 빵에서 보여주었던 공연보다 뜨거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집의 첫곡인 '초대'를 시작으로 '200만 광년으로부터의 5호 계획'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빵에서 보다도 멤버들의 움직임은 열정적이었죠.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한음파의 매력 포인트는 역시 '마두금'의 존재였습니다. 이날은 친절하게도 마두금의 뜻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허리춤에 마두금을 걸고 켜는 모습이 꼭 기마자세를 닮은 것이, 마두금이라는 악기가 몽고의 악기라는 점을 다시 상기시켰습니다. 마두금과 함께한 한음파는, '독감'을 시작으로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무중력'이 이어졌습니다. 셋리스트는 지난 공연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더욱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비둘기우유'였습니다. '빵'과 '바다비'의 공연일정에서 이릅으로만 보았고, 1집 발매하였다는 소식을 들을 적만 있는 밴드였죠. '비둘기우유'라는 범상치 않은 이름만큼 어떤 음악을 들려줄 지 궁금했습니다. 전형적인 4인조 구성된 이 밴드는 홍일점인 여성 멤버를 프런트로 내세우고 있었습니다. 피어싱과 망사스타킹에서는 지금까지 빵 여성뮤지션들에게서 느껴보지 못했던 인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보컬보다는 연주가 중심이된 사이키델릭한 음악들이었습니다. 멤버 구성부터 시작해서, 어떤 점에서는 '그림자궁전'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은 '데미안(데미안더밴드)'였습니다. 빵 대표 밴드답게 이 불사나이들은 분위기를 마지막까지 타오르게할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토요일 공연임에도 7시 30분에 시작되었고 앞선 밴드들이 짧지 않은 공연을 보여주어 상당한 시간이 흘러간 때였기에, 데미안이 공연을 시작할 때 즈음에는 몇몇 관객들은 자리를 비웠습니다. 멘트에서 빵에서 공연하는 밴드들 가운데 데미안 멤버들이 유일하게 '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두 밴드와 같이 공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빵에서 공연한 역사가 절대 짧지 않은 데미안임을 생각하면 앞선 두 밴드의 연륜(?)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앨범 미수록 곡들 "Funkin' ambrella", "VIntage Dance", "Everybody's every party" 등을 들을 수 있었고 비교적 최신곡 'Floating in Paris"와 "June and july"와 가장 최신곡 "Black out(가제)"까지 이어졌습니다.
역시 'SSAM'을 찾았던 하루 전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추운 날씨였지만, 홍대앞 인디씬의 식지 않는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제가 인디음악을 듣던 초창기에 가장 많이 찾아갔던 두 클럽, 많은 밴드들의 요람이 되는 '빵'과 'SSAM'이 많은 사람들이 발길로 더욱 번창했으면 바람입니다. 더불어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들이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비트볼 레코드 연말정산파티 '내일은 비트볼' in 12월 18일 SSAM
첫 번째는 역시 오프닝으로 '해오'가 등장하였습니다. 날이 추워서 인지, 이틀간 열리는 레이블 공연에서 다음날은 'TV yellow'의 객원으로 또 와야한다고 푸념을 늘어놓은 그는 세 곡을 들려주고 내려갔습니다. '바다로 간 금붕어는 돌아오지 않았다', 'La Bas', '오후 4시의 이별'이 그곳들이었습니다. 얼마전에 있었던 '롤리팝뮤직'의 소개글을 인용하여, '그저 그런 소속사에서 앨범을 발매하여 반응을 못 얻은 홧병'을 이겨내고 내년에는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클럽 공연을 통해서요.
이어 깜짝 게스트의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바로 '대니얼 권'으로 이번 연말정산파티의 웹홍보물에서 앨범을 발매가 함께 홍보되었던 뮤지션이었습니다. 발매 앨범들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느 비트볼 레코드이기에 이런 조금은 소극적인(?) 홍보는 어쩌면 당연했을지 모릅니다. 자작곡인지 카피곡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상당히 감성적인 연주와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목소리가 좀 더 허스키했다면 좋았텐데, 그 점은 좀 아쉬웠습니다. 아, 더 허스키했다면 제이슨 므라즈의 느낌이 났었으려나요.
이어서 본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본 공연의 첫 번째는 '훈'이라는 남성 솔로였습니다. 원맨 밴드의 공연이라면 응당 기타나 키보드가 함께하는 것이 보통인데, 어찌된 일인지, 훈은 달랑 마이크만 들고 등장했습니다. '플레이걸'에 이어 또다른 신선한 체험이었다고 할까요? 그는 MR에 맞추어 보컬로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발음도 힘든 '한국형 남성판 Bjork'이라도 해야할까요?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맞춰 단순하지만 상당히 난이도있는 보컬을 들려주는 모습은 참신했습니다. 음의 높낮이 변화는 마치 오토튠으로 변화시키는 느낌이 들었구요. 라이브 클럽이 아닌, 클럽에서 DJing과 함께 한다면 더 멋진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이어 역시 처음 보게되는 '여노'라는 밴드가 등장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집에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여노'는 유명 째즈기타리스트 '조연호'의 원맨밴드라는군요. 여노는 드러머, 베이시스트 외에도 키보드와 DJ(?)와 등장했고 맥북을 무려 3대나 볼 수 있어, 마치 '장비만 좋은 직장인 밴드'의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많은 장비들은 모두 충실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위한 도구들이었습니다. 지난 SSAM 공연(All tomorrow's parties, ATP)에서 보았던 'TV yellow'나 이날의 '훈', '여노'처럼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가미된 음악들이 '비트볼 레코드'의 레이블 색이 아닐까 하네요. '꿈의 전쟁'과 '신경증'을 시작으로, 마침 공연 당일 발매되었다는 1집의 수록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세 번째는 지난 ATP 공연에서 보았던 '얄개들'이었습니다. 의상이나 음악모두 80년대 느낌이라고 했는데, 첫곡 '청춘만만세'를 시작으로 다시 80년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청춘만만세는 어느 부분에서는 영화 '칵테일'의 주제곡인 'the Beach boys'의 'Cocomo'를 떠오르게 하는 면이 있어요. 20년지기 동네친구들이라는 밴드 멤버들이기에 '얄개들'이라는 다소 촌스럽게 들리는 밴드이름을 선택할 수 있었겠죠? '플레이걸'도 그렇고 비트볼 레코드의 또 다른 코드는 바로 '복고'인가 봅니다.
마지막은 바로 지난 ATP 공연 때 게스트로 처음 보았던 '3호선 버터플라이'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보컬 '남상아'는 '엘리펀트 808' 이름의 솔로 프로젝트로 본 적이 있었습니다. 지난 공연에서 보였던 외국인 키보드 세션은 보이지 않았고 정규 멤버 네 명만이 등장하였죠. 10주념 기념 EP를 얼마전에 발표하였는데, 10년이라는 세월이 말해주듯, 멤버들의 얼굴에서는 견고한 노련함이 느껴졌습니다.(특히 기타리스트와 드러머) '방파제'와 '무언가 나의 곁에'시작으로 EP의 신곡과 지난 곡들이 어우러진 공연을 들려주었습니다. 정규 셋리스트로 7곡을 들려주었고, 이번 공연의 마지막이자 그들의 인지도를 생각했을 때 당연한 앵콜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10년이나 된 노장 밴드임에도 보컬 '남상아'를 비롯한 멤버들은 전혀 기대를 안했었는지, 수줍게 좋아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공연을 모두 보고 싶었지만, 다음날은 또 다른 공연을 보기로 예정되어있기에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내일은 비트볼'이라는 공연 제목처럼 2010년에는 더 힘차게 도약하는 비트볼 레코드를 기대해보아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All Tomorrow's Parties Vol.1 - 청춘의 판도 in 11월 28일 SSAM
짧게 쓰는 11월 28일에 홍대 '라이브클럽 SSAM'에서 있었던 'All Tomorrow's Parties Vol. 1'의 후기. All Tomorrow's Parties(이하 ATP)는 인디씬 중소레이블들의 신인 밴드들을 위해 기획된 공연으로 'Vol. 1'이라는 꼬리처럼 시리즈로 기획되었나 봅니다. 부제는 '청춘의 판도'로 인디씬의 최신 판도를 알리는 공연을 의미하는 것이었을까요? 상당한 수의 밴드들의 공연할 예정이었고 '굴소년단'을 제외하고는 처음이었죠.
첫번째 팀은 '아미(ARMY)'였습니다. 보컬이 정말 특이한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이었고, 블루지(bluesy)한 연주위로 대부분의 곡에서 빠지지 않는 하모니카 연주가 인상적이었죠. 의상이나 곡이나 참 '미국음악'의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하모니카 대문인지, 왠지 미군부대와 미국 컨트리 음악이 떠올랐습니다. 밴드 이름 ARMY처럼요.
두 번째 팀은 '아침(Achime)'이었습니다. 입소문으로만 듣던 밴드인데, 말투나 의상에서는 왠지 '지방에서 서울로 입성한 밴드'의 이미지였습니다. 보컬의 의외의 걸출한 입담이 재밌었고, 평범한 밴드이름과는 다른 음악도 그랬습니다.
세 번째 팀은 '전국비둘기연합'이었습니다. 독특한 밴드 이름때문에 예전부터 궁금했지만 공연을 볼 기회는 없었는데,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펑크, 이모코어 등이 녹아든 강렬한 음악을 하는 밴드였죠. 무대 위에서도 기타와 베이스 두 사람이 쉬지 않고 뛰어다녔구요.
네 번째 팀은 '얄개들'이었습니다. 80년대 음악을 한다고 하는데, 정말, 알이 큰 안경과 의상이 80년 대 청춘물에서 나왔을 법한 모습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들려주는, 비교적 수줍고 나약한(?) 느낌의 음악들도 그랬구요.
다섯 번째 팀은 게스트인 '3호선 버터플라이'였습니다. 바로 이름으로만 들어오던 전설의(?) 그 밴드였죠. 99년도 즈음에 결성되었다는 경력만큼이나 멤버들의 얼굴에서는 그 연륜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키보디스트가 있는 점도 특이했습니다. 하지만 음악은 제 취향은 아닌듯하여서, 제가 지금까지도 이 밴드의 음원도 완전히 들은 적이 없었나 봅니다.
여섯 번째 팀은 '플레이걸'이었습니다. 노란색 제복을 맞춰 입고 등장한 그녀들의 무대는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인디씬에서 무려 '아이돌'을 지향하는 걸그룹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지향하는 사운드는 바로 80년대 복고 사운드였죠. 공연에 앞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관객들에게 선물을 나눠주었고 더불어 재밌는 입담을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짜여진 각본처럼 부드럽게 이어지는 공연을 보여주었죠. 짜여진 각본이라고 한 건, 엔지니어와 손이 맞지 않아서 정해지 배경음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실수를 실토하고 다시 반복했던 그녀들의 모습은 참으로 신선하고 재밌었습니다. 율동에 맞춰 그녀들이 들려주는 노래는 가사부터 사운드까지 진짜 복고였습니다.
일곱 번째 팀은 'TV yellow'였습니다. 역시 처음 듣는 이름이었지만, 소개영상을 보니 과거 공연을 본 적이 있는 'LP boy'의 새로운 이름이더군요. 그리고 또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Miller Fresh M'에서도 'Starsheeps'의 멤버로 우연히 만났던 '해오'를 이 밴드를 통해서 또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객원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TV yellow의 한 멤버 역시 Starsheeps로 봤던 얼굴이었습니다. 밴드 구성에 전자장비로 무장한 이 밴드는 락과 일레트로닉 사이의 사운드로 모던 락을 들려주었습니다. 조만간 나온다는 앨범이 기대됩니다.
여덟 번째 팀은 '굴소년단'이었습니다. 신예들을 소개하는 자리에, 신예라고 하기에는 굴소년단같이 연륜(?)도 있고 음반도 두 장이나 발매한 밴드가 과연 어울리는지 의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한국 인디의 현실이고 중소레이블 소속의 비애라고 생각하니 씁쓸하더군요. 역시 굴소단다운 그루브한 사운드를 들려주었고 '민트페스타'에서 '시티엠(Citi.M)'의 '진영'과 들려주었던 'I must love'는 이번 공연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아홉 번째 팀 '아폴로 18'을 남겨두고 있었지만 어느덧 시간은 10시를 지나 11시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일정상으로는 밴드당 20분씩 예정되어 10시 20분 종료 예정이었지만 밴드당 공연 20여분에 세팅 5~10분이 소요되면서 상당한 지연은 당연했습니다. 세팅을 시같을 고려하지 않아 라인업은 좋았지만 기획에서 실패안 공연이었다고 할까요? 마루이 좋은 라인업이라도 3시간이 넘는 스탠딩은 정말 힘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마지막 팀은 보지 못하고 귀가할 수 밖에 없었죠. 편향된 인디 음악 청취를 하고 있던 저에게는 오랜만에 신선한 무대였습니다. 과연 이 밴드들이 얼마나 성장할지, 얼마나 대중의 관심을 모을지 지켜봅니다. 이상 '청춘의 판도'였습니다.
공연의 일부를 http://loveholic.net 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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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out (짙은 단독 공연) in 12월 5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홍대 인근의 클럽들에서 열렸던 지난 공연들과는 다르게 이번 공연은 '마포아트센터'라는, 저에게는 다소 생소한 공간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마포아트센터는, 파스텔뮤직을 비롯한 몇몇 뮤지션들의 공연일정에서 본 기억이 있는 이름이지만, 실제로 가 본 일은 없었으니까요. 약도를 확인하고 지하철 2호선 이대역에서 내려 도보를 선택한 저는, 역시나 '정부의 시설'이라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월에 갔었던 '구로아트밸리'도 그렇고, 대중교통의 접근성과는 거리가 있는 위치는 정말 '대한민국다웠다'고 할까요?
공연의 제목은 'Whiteout'으로 '어두워짐' 혹은 '의식소실'을 의미하는 'blackout'과는 다르면서도 비슷한 뜻으로, '많은 눈이 내려 원근감이 사라지고 공간과 경계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답니다. 그날따라 오전부터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이었기에, 선견지명이었는지 탁월한 공연 제목이었죠. 팬클럽을 통해서 조기예매했기에 티켓팅을 하고 확인한 좌석은 OP석 25번, 무려 앞에서 두 번째 줄에 앉게 되었기에 너무나도 생생히 경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성용욱 혼자 무대에 올랐던 단독공연과는 다르게, 성용욱, 윤형로 두 사람의 '완전체 짙은'의 첫 단독공연이기에 또 어떤 다른 매력을 발산할 지도 궁금했죠.
Whiteout의 시작은 바로 '달'이었습니다. 그리고 무대 위에는 짙은 두 사람과, 계속 세션을 도와주고 있는 키보드의 '오박사(오수경)'과 드러머, 베이시스트 외에도 네 사람을 더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을 바로 지난 단독공연에서도 세션으로 등장해서 아름다운 첼로 연주를 들려주었던 '성지송'이었고, 다른 세 사람은 현악 세션으로 바이올린 2대와 비올라 1대의 구성으로 성지송의 첼로와 어우려져 현악 4중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좋은 공연장에서 그에 걸맞는, 그리고 이번 공연을 더욱 특별하게 할 소리들을 들려주기 위한 노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White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어둠밖에 난 볼 수가 없어'로 시작하는 점이 포인트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짙은의 정규 앨범이 아닌 파스텔뮤직의 컴필레이션 '사랑의 단상'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싱글로 발표되었던 'December'와 더불어 다음 앨범에는 정식으로 수록되었으면 하는 곡입니다. 이어서 역시 천체 3부작의 하나인 '별, 달, 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3부작의 나머지 하나가 궁금해지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기다려야 합니다.
'a little bit'과 'December'가 이어졌는데, 그 동안 12월이 아님에도 줄기차게 불러온 December는 드디어 제 때를 만나 절정에 달했습니다. 이제 당분간은 공연에서 들려주지 않으려나요? 'Wonderland'에 이어 기타리스트 윤형로가 군대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만들었다는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여러 곡을 만들었다는데, 성용욱의 반대로 대부분 봉인되고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곡인가 봅니다. 성용욱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기타 연주와 함께 윤형로의 보컬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곡이 좋지 않아서 반대한 것이 아나라, (그럴리 없겠지만) 윤형로의 능력을 경계하여 반대했다고 생각했을 정도로요. 윤형로는 눈물을 삼키며(?) 언젠가는 솔로 프로젝트로라도 선보이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아니라고 뒷수습했지요. 밴드 짙은 붕괴의 시발점이 되는 것은 아니겠죠?
1부의 마지막 곡 'Feel alright'은 들으면 들을 수록 매력에 빠져드는 곡으로 차분한 성용욱의 음성과 가사가 지친 마음을 보듬어주는 느낌이 좋은 곡입니다. 1부의 마지막 곡은 처음 듣는 제목의 곡 '빙하'였습이다. 잠깐의 인터미션 후 2부가 시작되었고 게스트(?)로 '시켜서 하는 밴드'가 등장했습니다. 사실 시켜서 하는 밴드는 짙은 두 사람과 세션들이 '좋아서 하는 밴드'을 패러디해서 만든 프로젝트로, 버라이어티한 공연을 위해 준비되었답니다. 그리고 성용욱, 윤형로를 비롯하여 세션 드러머와 베이스, 그리고 키보드 세션의 오박사까지 일렬로 나란히 않아서 어쿠스틱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바로 지난달 '민트페스타'에서 보여주었던 것이었습니다. '아침'을 시작으로 지난 '민트페스타'에서 오박사의 아코디언 연주가 인상적이었던 '나비섬'과 '괜찮아' 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켜서 하는 밴드'가 내려가고 본격적인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찻집 분위기를 연출했던 1부와는 다르게 좀 더 뜨거운 분위기의 공연을 보여주었죠. 경쾌한 느낌의 'If'를 시작으로, 잡을 수 없는 짙은 안개같은 느낌의 '손톱', '손톱'과 한쌍처럼 이별을 노래하는 손톱의 주인 '그녀'가 이어졌습니다. '짙은'이라는 이름을 처음 기억하게 한 곡 'Rock Dove'는 라이브로 들을 때 더욱 좋았고, 짧지 않았던 공연의 마지막은 'If'이어 경쾌함을 이어가는 곡 'Secret'이었습니다. 단연히도 앵콜 요청은 이어졌고 공연에서 좀 처럼 들을 수 없었던 '이유'를 마지막으로 모든 셋리스트를 마쳤습니다.
'아트홀'이라는 이름만큼 홍대인근 클럽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편안한 소리가 인상적인 공연이었습니다. 현악 4중주의 보조도 편안한 소리에 한 몫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맨 앞줄이라 그랬는지, 현악 4중주의 소리는 밴드에 가려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편안한 좌석은 좋았지만, 고개를 들고 보아야했기에 머리가 좌석에 닿아 졸음이 올 정도로 너무 편안해진다는 점은 단점 아닌 단점이었습니다. 내년 다시 찬바람이 불기 전에 새로운 앨범으로 찾아오겠다는 두 사람, 그 겨울의 시작은 꼭 짙은과 함께하길 바라는 팬들의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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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 Festa(민트페스타) Vol. 23 : Horizon in 11월 22일 상상마당
조금 긴 휴식이었습니다. GMF 2009와 숲의 큐브릭에서 있었던 할로윈 밤의 '수다쟁이 잭-오 랜턴'을 마지막으로 3주 정도의 휴식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크게 끌리는 공연도 없었고, 연말을 대비해서 체력 비축을 했다고 할까요? 그리고 11월 22일 다시 '홍대 출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22일에 괜찮은 공연들이 겹쳐있더군요 예정되어있던 '민트페스타 vol. 23' 외에 바로바로, 지난 민트페스타에도 출연했었던 '홍대 여신', '한희정'의 단독 공연인 'DawnyRoom Live 2'가 같은 날이었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민트페스타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브로콜리 너마저'와 'My Aunt Mary'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라인업이 너무나 좋았기에, 역시 벌써 23번째 민트페스타에도 많은 사람이 몰렸습니다. 'Mint Fest vol. 23'의 부제는 'Horizon'으로 '지평선(혹은 수평선)'이라는 의미처럼 인디씬의 지평선을 가로지르는 듯한 다양한 음악의 다섯 팀이 공연을 보여줄 예정이었습니다. '파스텔뮤직' 소속으로 'GMF 2009'의 메인 스테이지인 'Mint Breeze stage'에 오르면서 파스텔뮤직에서 발굴한 남성 밴드로서는 아마도 최초로 성공 괘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는 '짙은'을 시작으로 주목 받는 신예 '포니', '공감과 청승', 그 사이에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며 입소문이 무서운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 인디씬에서 아직 찾아보기 힘든 '블루지 락'을 들려주는 세렝게티 초원의 전사들 '세렝게티',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모던락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 'Just Pop'이 한 장만으로도 대한민국 음악사에 각인될 밴드 'My Aunt Mary'까지 역시 푸짐한 차림표였죠.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팀은 '짙은'이었습니다. 첫 순서로 등장할 줄은 몰랐는데, '짙은'의 인기가 아직은 오프닝으로 설 수준 밖에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역시 GMF 2009에 이어 '두 사람의 짙은'으로 무대에 올랐고, 얼마전 복귀한 '윤형로'가 바로 이 공연 하루 전인 토요일이 생일이었다는군요. 12월 5일에 있을 단독공연의 영향인지 셋리스트에도 지금까지 보았던 공연들과는 달랐습니다. 첫곡은 오프닝 곡으로 익숙한 '안개섬'이 아닌, '별, 달, 밤'이었죠. '그대여 나의 그대여'라고 낮게 읊조리는 가사는 유독 간절했습니다. 아마도 뒤이어 멘트로 홍보한 12월 5일 단독공연 'Whiteout'에 많은 사람이 찾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간절함이 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짙은 노래 가운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December'가 이어졌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곡이 정규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점은 아쉬울 뿐입니다. 12월이 아닌데도 공연에서 줄창 들려주었던 December, 이제 12월에 있을 공연에서 진정한 그 감성을 느껴보아요.
역시 공연에서 자주 들려주는 'If'에 이어 오프닝으로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나비섬'에서는 특별한 모습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Whiteout'에 대한 홍보였을까요? 파스텔뮤직의 '완소 키보드 세션'이라 할 수 있는 '오박사(오수경)' 뒤편에 있던 키보드를 두고 무대 앞으로 내려왔고. 그녀에게 장착된 악기는 키보드가 아닌 아코디언이었습니다. 그리고 무대는 신나는 어쿠스틱 세션이 되었죠. 하지만 아쉽게도 맛보기처럼 한 곡 뿐이었습니다. 이어 '짙은'을 들려주면서 첫 번째 순서의 막은 내렸습니다.
두 번째 팀은 밴드 '포니'였습니다. 올해 8월에 정규 1집을 발표한 신예라고 할 수 있는데, 입소문이 나쁘지 않았기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습니다. 그들의 중성적인 이미지는 '데이빗 보위'나 'Suede'가 떠올랐습니다. 묘한 분위기의 곡들도 그랬구요. 처음 듣게 되고 처음 보게 되는 밴드라 곡 제목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기다렸던 민트페이퍼에도 셋리스트가 안올라오는군요. 하지만 또 어떤 곡에서는 일본의 밴드 "L'arc~en~Ciel"의 느낌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앨범 자켓에 등장하는 알록달록 곰인형은 이 밴드의 음악색을 표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세 번째 팀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브로콜리 너마저'였습니다. 이제는 희귀 아이템이 되어버린 싱글(데모) '꾸꾸꾸'부터 EP '앵콜요청금지', 1집 '보편적인 노래'까지 이 밴드의 음반을 꾸준히 모으고 있지만, 저에게 공연과는 유난히도 인연이 없는 밴드라고 하겠습니다. 2006년의 어느 따뜻한 봄 날, 홍대 앞 프리마켓에서 이 밴드의 야외 공연을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니까요. 그 야외 공연에서는 보컬 '계피', 키보드 '잔디', 기타 '덕원'의 삼인조였고 그 모습을 보고 싱글을 구입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동안 이 밴드에도 변화가 있어서 기타리스트 '향기'와 드러머 '류지'가 들어왔고, 1집까지 함께 한 보컬 '계피'가 탈퇴했습니다. 계피의 탈퇴 이후 불안하던 보컬이 더 불안해졌다는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 밴드의 공연은 볼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죠. 혹자들은 '신은 이 밴드에게 뛰어난 작사와 작곡 능력을 주었지만, 공평하게도 안타까운 보컬능력을 주었다'고 평하기도 합니다.
첫곡은 1집의 첫곡이기도 한 '춤'으로 시작했습니다. '공감과 청승사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밴드만큼이나 청승스러우면서도, 신파적이지 않고 잔잔한 공감을 일으키는 밴드도 없을 법합니다. 그렇기에 '춤'이 시작되자마자 관객들은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브로콜리 너마저'를 보기위해 왔다고 생각될 정도였죠. '덕원'은 여성멤버들에게 둘러쌓인 '청일점'이자, 수많은 여성팬을 가진 밴드의 리더이기에 '오늘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밴드에서 대부분의 작사와 작곡을 담당하는 리더 '덕원'은 EP와 1집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제는 자체 레이블 '스튜디오 브로콜리'를 이끌고 있기도 합니다. '춤'을 잊는 곡은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가 이어졌습니다. 앨범에서 '춤'은 메인보컬이 덕원이었지만 이 곡은 바로 계피였기에 공백이 우려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다른 여성 멤버들의 목소리로 공백은 비교적 무난히 채워졌습니다. 1집 앨범 타이틀이, 누구나 공감하고 부를 수 있는 '보편적인 노래'이듯, '극한의 가창력'을 요구하는 곡들이 아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이웃에 방해가...'에서 '향기'의 목소리에 이어 흥겨운 '두근두근'에서는 '잔디'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데모들에서만 들을 수 있는 신곡 두 곡이 이었졌습니다. 첫 번째는 한정 발매된 두 번째 데모 '잔인한 4월'에 수록된 '커뮤니케이션의 이해'였습니다. '붕가붕가 레코드'의 '서울대 카르텔(?)'의 한 축이었던 점이 드러나는 제목으로, 서울대의 어떤 강의의 제목이라고 합니다. 상당히 고지식한 느낌의 제목이지만, 가사는 역시 '브로콜리 너마저'다웠습니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과 감정들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나가는 가사는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더불어 두 번째 데모를 미쳐 입수하지 못한 점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곡이자, 두 번째 신곡은 최근에 발매된 세 번째 데모이자 2집 발매전 마지막 데모라는 '브로콜리 O마저'의 수록곡 '이젠 안녕'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세 번째 데모는 티켓팅 부스에서 판매 중이었기에 당연히 장만하였죠. 마지막 곡이 끝나자, 마지막 순서가 아니었음에도 앵콜 요청이 쇄도했습니다. '앵콜요청금지'라는 곡이 있지만, 이 밴드에게 앵콜은 절대 금기는 아니었는지, 특히 여성팬들이 좋아하는 '유자차'를 들려주었습니다.
네 번째 '세렝게티'의 순서였지만 잠시 'GMF 2009'에 대한 결산 보고 및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4개 부문에 대해 'GMF'와 '민트페스타'를 주최하는 '민트페이퍼' 홈페이지에서 투표가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최고의 순간'과 '최고의 공연' 2관왕에는 '이적'이, '최고의 루키'에는 '좋아서 하는 밴드'가, '최고의 아티스트'에는 'Tune'이 선정되었고, 시상식과 함께 상품으로는 'GMF 2009 머천다이즈 full set'과 'GMF 2010에 원한다면 출연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습니다. 내년 봄에는 GMF의 봄 버전으로 작게, 'Loving Forest Garden'과 'Cafe Blossom House' 두 개의 스테이지만으로 열리는 공연이 기획 중이라고 하네요.
블루지한 소울 펑크를 들려주는 '세렝게티'는 약 2달 전에 있었던 'Live THEY에 이어 같은 상상마당 무대에서 보게되었습니다. 원색들의 대비가 인상적인 가사의 '꿈 속의 Africa'로 시작된 셋리스트는 2달 전과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위가 없어 + Street Life' 등 다시 들을 수 있는 곡들도 있었습니다. acoustic sesseion이기에 조금은 차분했던 지난 공연과는 다르게 더욱 신나게 노는, 아프리카 대지 위를 뛰는 세렝게티 전사들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관객도 함께할 수 있어쓰니다.
마지막은 감히 대한민국 인디씬 최고의 밴드들 가운데 한 팀이라고 할 수 있을 'My Aunt Mary'의 순서였습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무대에 올라선 My Aunt Mary, 세 멤버의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세 사람 다 의류 모델을 해도 괜찮을 정도의 비쥬얼을 갖추고 있었으니까요. 가장 최근 앨범인 5집의 수록곡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첫곡을 3집 'Just Pop'의 '기억의 기억'으로 시작했습니다. 'Just Pop'은 '제 2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모던록' 분야와 '올해의 음반', 2관왕을 차지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앨범'이라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도 2000년 이후 한국 가요의 변화에 있어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 앨범이며, 90년대 가요가 진화했어야할 방향에 대한 해답을 인디씬에서 제시한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90년대 가요의 적통은 현재 속칭 '가요계'가 아닌 인디씬의 여러 밴드들, 이번 '민트페스타'에 출연한 'My Aunt Mary'나 '브로콜리 너마저'같은 밴드들이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역시 3집의 수록곡인 잔잔한 발라드 '4시 20분'이어졌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3집의 곡을 연속으로 듣게되니 엄청난 호사이었죠. 사실 이번 공연이 당분간 My Aunt Mary의 마지막 공연이라고 합니다. 잠시 쉰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돌아올 때 알려준다네요.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함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앨범 작업을 위해서일까요? '당분간 마지막' 공연이기 때문인지, 세 번째 곡 역시 3집의 '파도타기'였습니다. 앨범과는 다르게, 뜨거운 태양 아래 한없이 펼쳐진 수평선으로부터 파도만이 밀려오는 평온한 바다 위에서 유유히 서핑하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긴 도입부 편곡으로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빼놓고 있었는데, 점점 인기가 높아지는 '슈퍼 세션' 키보드의 '임주연'이 이번 공연에 함께하여 그녀의 연주도 감동에 한몫했죠.
네 번째 곡은 4집 수록곡 '랑겔한스'가 이어졌고 잔잔한 분위기의 곡은 마지막이었습니다. 이어서 본격적으로 노는(?) 분위기를 시작하며 역시 4집의 'With'를 들려주었습니다. 너무나 신나는 곡의 분위기에 3집의 이미지와는 괴리감이 있지만, '내게 머물러'와 함께 제가 4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기도 하죠. 그리고 이 밴드의 디스코그라피에서 이 곡만큼이나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곡이 또 떠오르지 않네요. 그리고 다시 3집으로 돌아가서 '럭키 데이'와 '골든 글러브'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마지막 밴드이고 당분간 마지막 공연이라기에 당연히도 앵콜요청은 열화와 같았고, 밴드는 그에 보답하여 기다리고 기다리던 '공항 가는 길'을 들려주었습니다. 3집 발매 전에 싱글로도 먼저 공개되었던, My Aunt Mary의 디스코그라피에서 가장 오래 기억되고 사랑받을 곡이 바로 이 곡이 아닐까 하네요. 그렇기에 당연히 리더 '정순용'은 노래 시작 전에 같이 부를 것을 관객들에게 주문했고 노래 중간에 마이크를 관객들에게 넘겨, '감동의 싱얼롱'이 연출되었습니다.(정말 감동이었어요.)
이 밴드의 라이브 실력은 더 이상 좋을 수 없었고 리더인 정순용의 매끄러운 공연의 진행과 더불어, 다른 밴드가 말했다면 관객들이 기분나빴었을 수도 있을 멘트를 상당히 정중하면서도 호소력있게 전하는 그의 능력에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리더와 대단한 멤버들을 갖춘, 몇 안되는 밴드가 아닐까 합니다. 더불어 '임주연'의 화려한 연주도 함께해서 너무 좋았죠.
내년 1월 24일 같은 장소로 예정된 '민트페스타 Vol. 24 - Meditation'도 역시 화려한 라인업이 예고되었습니다., 그 부제처럼 잔잔한 음악들을 들려주는 밴드들 위주로 꾸려졌는데, '스왈로우', '플라스틱 피플', '좋아서하는 밴드', 그리고 '재주소년'에다가 무려 'Lasse Lindh'까지 공연에 오른다고 하네요.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는 민트페스타'가 되려고 하는 것 일까요? 다음 민트페스타도 기대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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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쟁이 잭-오 렌턴 in 10월 31일 숲의 큐브릭
할로윈 공연이기에 늦은 8시 시작으로 착각하고 있던 저는, 넉넉하게 약 7시 경에 숲의 큐브릭에 도착하였습니다. 하지만 완전 착각으로 공연은 6시부터 시작되었고 입장 후 맨 뒷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짙은'이 마지막 곡으로 '손톱'을 '한희정'의 키보드 연주와 함께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아쉬웠지만, 다행히도 '한희정'과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공연은 놓치지 않은 것이었죠. 하지만 스피커가 앞쪽에만 있었기에 뒷자리에서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불편함이 있더군요. 귀청이 떨어질 만큼 큰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좋았지만, 그 반대 급부로 뒷자리에서는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었습니다. 중간 즈음으로 자리를 옮기니 비교적 잘 들리더군요.
잠깐의 세팅이 지나가고 '한희정'을 대신하여 '레이디 응가'가 등장했습니다. 머리에 '응가'을 올리고 있어서 레이디 응가라나요? 영국에서 온 그녀는 '한국'과 '한희정'을 사랑한다고 영어로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긴장을 했는지 영어가 조금 어설프더군요. 하지만 그녀는 능숙하게 그녀가 아름답다(beautiful)고 표현한 한희정의 노래를 능숙하게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가증스러운 가사의 '드라마'와 고독한 자아성찰과도 같은 '나무', 그리고 상쾌한 아침공기같은 '산책', 이렇게 세 곡이 이어졌죠.
그리고 커버곡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DawnyRoom Live 2'의 미리보기하고 할까요? 첫 번째 커버곡은 놀랍게도 'Radiohead'의 최대 히트 앨범 'OK computer'의 수록곡 'Exit Music'이었습니다. 버릴 곡이 하나도 없는 앨범 'OK computer'이지만, 'Exit Music'은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고 노래방에서도 종종 부르는 곡이랍니다. 'For A Film'이라는 꼬릿말이 붙는데 바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엔딩 크레딧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죠. 가사도 딱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생각나게하죠. 이어지는 커버곡은 'Lady GaGa'의 'Paparazzi'였습니다. 원곡과는 다르게 어쿠스틱으로 들으니, 섹시하면서도(Pararazzi를 발음할 때, 마지막 zzi 부분) 단아한 느낌이 그녀에게 은근히 잘 어울리는 곡이었습니다.(저에게는 원곡보다 좋더군요.)파파라치같이 집요한 그녀의 팬들에 대한 애증을 표현한 커버곡은 아니었을까요? 많은 커버곡을 들려줄 듯한 DawnyRoom Live 2를 기대해도 좋겠습니다.
DawnyRoom Live 2 엿보기는 두 곡으로 끝나고 다시 '한희정 모드'로 돌아온 레이디 응가는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두 곡을 들려주었죠. 다음 앨범에 수록되기를 바라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 '우습겠지만 믿어야할'과 가장 최신곡이라고 할 수 있는 '반추'였습니다. '반추'는 그녀의 홈페이지에 잠깐 가사가 올라오면서 예고되었던 곡이기도 하고, 불확실하고 부정확한 '기억'에 대해 노래하는 곡입니다. 마지막과 앵콜곡은 서로 상반되는 제목이지만 결국 맞닿아있는 '우리 처음 만난 날'과 '끝'이었습니다. 길지 않았지만, '푸른새벽' 시절과는 다르게 최근 열심히 공연하는 그녀이기에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DawnyRoom Live 2를 많이 기대해야겠죠?(저는 못갑니다만.)
마지막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를 대신하여 등장한 '더 칼스(the Kalls)'였습니다. 선글라스에 시크하게 차려입은 민홍형의 모습도 놀라왔지만, 파격적인 화장을 하고 등장한 은지누나의 모습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분장(?)을 위해 신사동까지 왕복 3시간 이상 걸리는 수고를 했다고 하니 이 공연을 위해 얼마나 준비했는지 알 수 있었죠. 더 칼스는 레이디 응가와는 달리 더 일찍 한국어 공부를 해서 유창한(?) 한국어를 들려주었죠. 첫 곡은 소규모의 '착각'이었습니다. 요즘 공연에서 자주 듣게되는 곡이기도 한데, 착각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노래랍니다.
이어서 커버곡 퍼레이드과 시작되었습니다. 'Beatles'와 'John Lennon'의 곡들이었죠. 신나는 'Get Back'을 시작으로 엽기적인 살인을 노래하는 'Maxwell's silver hammer', 단순한 멜로디와 가사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좋은 'Love', 흥겹지만 Drug(LSD)를 상징한다는 의심을 받는 'Lucy in the Sky with Diamond'까지 영국곡들이었죠. 하지만 마지막은 미국 노래였습니다. 'Velvet Underground'의 'Lou Reed'가 부른 'Perfect Day'였습니다. Beatles 흥겨움은 좋았지만 영국의 로큰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는 'Perfect Day'가 최고였습니다. 소규모 음악의 본질적은 느낌과도 닿아있는 기분이었으니까요. 앵콜곡은 두 곡으로 '두꺼비'와 역시 Beatles의 'Love me do'였습니다.
음향도 아쉬웠지만, 조명도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극악의 조명이라고 생각했던 '빵'이나, 얼마전에 역시 버금가는 극악의 조명이었던 '타'와 더불어 '3대 극악 조명 클럽'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무대에 숲의 큐브릭과 어울리는, 그리고 파스텔뮤직 뮤지션들과 어울리는 괜찮은 조명이 한 두 개있었으면 더 좋겠습니다.
ex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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