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게스트의 공연이 끝나고 이번 쇼케이스의 주인공인 '더 멜로디'가 등장하였습니다.
'더 멜로디'의 세 멤버 외에도 코러스, 퍼커션, 기타 등의 세션들과 함께 등장하여 꽉 차는 보여주었습니다. 곡에 따라 첼로와 드럼 세션도 등장했구요.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보통 무대에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보컬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는 점입니다. 세션 소개에 좀 애를 먹기는 했지만, 주도적으로 멘트를 진행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는데 괜찮았고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발표된 digital single 수록곡인 'Paradise'와 'Love Box', 'Everything N'nothing' 외에도 영화 '도마뱀'의 수록곡인 'Whatever',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에도 수록되었던 'Remeber' 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공연에서만 들을 수 있는 'Doo be rab'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T-saem의 화려하고 멋진 무대에 '더 멜로디'의 꽉찬 공연이 더해지니 공개방송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만큼 '더 멜로디'의 실력이나 공연 시설이 빛나는 무대였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크리스마스 선물'같은 공연이었다고 할까요?
앵콜곡으로는 역시 아직 공연으로만 들을 수 있는 '폴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오프라인으로도 single이 22일자로 발매되었고, 데뷔 앨범은 1월 중순 발매예정입니다. 2007년 가요계를 향한 '더 멜로디'의 발걸음을 지켜봅시다.
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더 멜로디 in 12월 22일 T-sa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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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뷸라 라사
"난 말야, 가끔 내가 기억 속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해."
"기억?"
"응, 사실 난 언젠가 죽었지만 내 기억은 남아서 그 안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그럼 다른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그렇겠지? 아마도."
"그럼 나도 누군가의 기억이 만들어낸 허상일 수도 있겠는데?"
"설마. 그런가? 나만 허상일 수도 있어. 네 기억 속에서."
"그럼, 그 반대도 가능한데?"
"그럴지도. 아니면 둘 다 허상이거나."
"난, 나를 둘러싼 세상이 사실은 꿈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 일이 있어."
"매트릭스처럼?"
"응, 꿈을 깨면 전혀 다른 세상일지도. 그 현실에서 사실 우린 지구인이 아닐지도 몰라."
"지구인이 아니면?"
"외계인인데 가상현실 속에서 지구인 놀이를 하고 있는 걸지도."
"이 놀이는 그럼 언제 끝나려나?"
"놀이 속에서 죽어야 끝나지 않을까? Game over처럼."
"아, 기억이란 참 우스운 거같아. 기억이 희미해지면 우리 중 허상인 사람도 사라지겠네."
"그렇겠지. 혹시, Tabula Rasa라고 들어봤어?"
"타뷸라 라사?"
"응, 어떤 경험도 하지 않은 인간의 정신 상태래. 아마 막 태어난 아기의 상태겠지."
"그런데, 갑자기 왜?"
"지금 정신이 그렇게 된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경험이 없다면 기억도 없을테니."
"지우고 싶은 기억이라도 있는거야?"
"아니."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 혹시 있어?"
"글쎄. 별로 소중한 것도 아름다운 것도, 그냥 평범한 없는 기억인 걸."
"그래도."
"뭐, 설원의 기억이라고 해야하나. 가끔씩 눈보라가 치는."
"설원의 기억?
"조금은 시린 기억 뿐이라고."
"괜히 물었네."
"아니야, 괜찮아. 어차피 바보같은 기억 뿐인데 뭐."
"저기. 기억해줄래?."
"응?"
"날 기억해줘."
"응, 그럴게. 조심해서 들어가.'
"응. 잘 가."
"...있잖아."
"...응?"
"...나도, 그 말 하고 싶었어. 기억해 달라고. Merry Christmas."
"Merry Christmas."
제 기억이 모두 지워진다면, 그때는 당신을 가장 먼저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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