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 in 12월 9일 salon 바다비

이어지는 순서는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였습니다. 예전에 EP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앨범이 나왔다네요. 앨범 제작사가 연말이라 바빠서 홍보는 내년 1월부터 한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듣기 힘든 가야금 연주를 오랜만에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연주보다도 곡과 곡사이 멘트가 있을 때마다 이슬(?)을 넘기던 모습이 더 기억에 남네요.

2006/12/21 21:29 2006/12/21 21:29

시간의 농도

두 사람이 있었다.


"알고 있어?"

"응?"

"이길을 함께 걷는 사람하고는 이별하게 된데."

"응, 들은 적 있어."

"아아. 그럼, 우리도 언젠가는 못 보게 되겠구나."

"뭐, 그럴지도. 슬프게도 모든 시작은 끝을 향하고 있는 걸."

"그렇다지."

"동전의 양면처럼. 시작과 끝, 떼어놓을 수 없다 잖아."

"그래도 헤어짐은 언제나 아쉬운 걸."

"시작과 끝, 만남과 이별은 어쩌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몰라."

"그럼?"

"그 시간의 길이보다 중요한건, '시간의 농도'라고 생각해."

"시간의 농도?"

"응.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지만. 글쎄, '시간이 기억 속에 새겨지는 정도'라고 할까."

"그럼, 시간의 가치!"

"아, '가치'라고 할 수도 있겠네."

"그렇다면, 인생에서 가장 가치있는 시간은 언제 즈음일까?"

"영혼의 짝과 함께 보낸 시간이라면 그 농도는 어떤 시간에도 비교할 수 없지 않을까?"

"영혼의 짝?"

"응. 영혼의 짝, 영어로는 Soulmate"

"나도 그건 안다고."

"그냥 그렇다고."

"그런데, 그 시간은 어떻게 알 수 있으려나."

"확실히 알 수는 없겠지만, 마지막 눈을 감을 때 스쳐가는 시간은 그 시간이 아닐까?"

"그럼 눈을 감을 때야 알 수 있는거야?"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

"많은 사람을 만나봐야 찾을 수 있는 게 아닐까? 그 영혼의 짝."

"난 보는 순간, 직감으로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 아직 그, 감이 안 온 거야?

"Anam Cara"

"응?"

"아니야. 이제 이 길의 끝이네. 그럼 이별인 건가?"

"아니 아직은. 뭣 좀 마시자."

이 길의 끝에 이별이 있다해도 당신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2006/12/21 11:06 2006/12/21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