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파빌리온 DM1-3006au 개봉기 및 사용기

AMD의 새로운 듀얼코어 APU인 자카테 E350을 장착한 'HP 파빌리온 DM1-3006au'를 장만하였습니다. 시중에는 아직 미출시로 보이며, 현대카드 M포인트몰에 한정수량이 등록되어 빠르게 만나볼 수 있었네요. 원래 기존에 사용중인 노트북 'ASUS K40AB'가 쓸 만한 성능에도 1시간 반을 넘기지 못하는 벳터리 수명 때문에 넷북으로 'HP mini' 시리즈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성능이나 해상도면에서 망설였었는데 때마침 원하는 스펙의 이 제품을 만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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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는 상당히 단순해서 본체와 어답터, 간단한 설명서만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광학 드라이브가 없는 제품이기에 설치 CD나 유틸리티 CD조차 포함되어있지 않네요.  11.6인치로 보통 10.1인치인 넷북보다 1.5인치가 큰 정도이지만 해상도에서는 1024*600이 아닌, 13~14인치급의 노트북들과 마찬가지인 1366*768을 지원합니다. 메모리도 DDR3 2GB로 넷북보다 넉넉하구요. 지난 DM1 시리즈의 93% 키보드보다 여유로운 97% 키보드도 마음에 듭니다.

성능을 살펴보면 'AMD E-350' 프로세서로서 1.6GHz로 작동하며 메모리는 2GB이지만 실제 사용가능 메모리는 1.6GB입니다. 기본 OS인 윈도우7  나머지 메모리는 그래픽을 위해 사용되나봅니다. CPU와 GPU가 결합한 APU로 GPU는 ATi Mobility Radeon HD 6310M입니다. 윈도우 체험지수에서 프로세서는 3.8로 저조하지만 메모리는 5.5, 그래픽은 4.2, 게임 그래픽은 놀랍게도 5.7, 하드 디스크는 5.9를 획득하면서 역시 그래픽에 강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래픽 메모리를 공유한다는 점은 역시 아쉬운데, 그 점 때문인지 기본 포함 OS인 윈도우7 홈 프리미엄을 구동하기에는 조금 느린 느낌이네요.

작은 크기에도 6셀 벳터리를 장착한 DM1-3006au의 작동시간은 음악과 동영상으로 평가해보았습니다. 음악은 싸이월드 BGM의 음원을 Wi-fi로 스트리밍해서 재생시켜 보았고 내장 스피커를 써서 중간 정도의 볼륨으로 재생하였습니다. Altec Lansing 스피커를 탑재하여서 음질은 노트북으로서는 들어줄 만한 수준입니다. 연속 재생하였을 때 대략 6시간 정도 재생이 가능하네요. 동영상은 1편에 용량 1.5GB, 재생시간 54분 정도인 EBS 하버드 특강 '정의'를 1편부터 재생하였습니다. 약 4편, 3시간 30분 가량 재생이 가능하네요. 문서작업이나 웹서핑을 위주로 한다면 더 오랜 사용도 가능하리라 생각되네요.

지금 K40AB와 비교한다면, 무게는 약 1.4Kg으로 크기 및 휴대성과 사용시간면에서는 대만족이고 성능면에서는 역시 아직은 조금 아쉽습니다. 하지만 11.6인치라는 넷북과 노트북의 중간정도 되는 크기로 휴대성과 성능이라는 양립하기 아려운 두 과제를 모두 적절하게 만족시키는 제품이라고 생각되네요. 외장형 광학 드라이브가 포함된 '파빌리온 DM1-3005au'라면 메모리가 4GB로 더욱 넉넉하기에 윈도우7 구동에서는 더욱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주리라 생각되네요.

아직 전용 악세서리들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노트케이스'의 키커버(키스킨)와 액정 보호필름을 기준으로, 키커버는 HP 계열의 '140'을 주문하면 되고 보호필름은 'HP DM1 전용'을 구입하시면 호환이 가능하네요.
2011/02/28 00:40 2011/02/28 00:40

아이돌 그룹에 팽배한 매너리즘을 여실히 보여준, 빅뱅(Big Bang)의 네 번째 미니앨범

개인적으로 '빅뱅' 사랑하는 아이돌 그룹이었습니다. 미니앨범과 정규앨범 모두와 라이브 앨범 몇장 까지 모두 소장하고 있고, 당연히 네 번째 미니앨범은 기대할 수 밖에 없었죠. 그 기대에는 '빅뱅'이라는 네임밸류도 있겠지만 빅뱅 멤버들의 솔로활동에서 보여준 실망감과 작년부터 느껴지는 YG의 매너리즘 때문에 더 기대할 수 밖에 없었죠.

음악보다도 음악 외적으로 시끄러웠던 G-Dragon의 1집이나 1+1=2 또는 3을 기대했건만 1.X정도 밖에 안되는 GD & TOP 1집과 역시 혼자서는 임팩트 부족을 보여준 '승리'의 미니앨범은 '빅뱅'에 대한 기대치를 만족 시키기에는 분명 아쉬웠습니다. 그나마 '태양'만은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는 듯했죠.

그리고 매너리즘...이 문제는 비단 YG 만의 문제는 아닐법합니다. 국내 3대 기획사라고 할 수 있는 SM, YG, JYP를 포함한 '아이돌'이라는 장르 모두의 문제로 보입니다. YG는 작년 즈음, 2NE1의 미니앨범 이후로 뚜렷하게 느껴졌고, JYP도 우연인지 몰라도 재범 사건이후로 2AM이나 2PM 모두에서 창의력 고갈과 하향세가 느껴졌습니다.(역시 아끼전 2AM, 2PM의 음반도 그때부터는 구입중지) miss A의 경우에는 아쉬울 정도로 저렴한 사운드였구요. SM의 경우 보이밴드들에서, 팬이 아닌 일반 국내 대중에게 어필하기 힘든 곡들(일본 시장을 겨냥한 것인지?)을 쏟아내는 모습이 역력했구요.

개성 넘치는 5명이 모인 빅뱅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했죠. YG에서도 어느 때보다도 막대한 홍보와 앨범 발매전 멤버들의 솔로 앨범들을 이어 발표하면서 마치 거대한 축제의 서막을 장식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솔로 앨범들이 오히려 예봉을 꺾은 형국이네요. 개개의 솔로 앨범에서 느낀 실망을 만회할 만한 반전과 앞선 미니앨범들처럼 '재기발랄'함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저 '솔로앨범의 연속' 정도네요. 최근에 발매된 'GD & TOP'이나 '승리'의 앨범들에서 연장선 위에 있는 '그 나물에 그 밥' 수준으로 들립니다. 멤버 개개인의 역량을 합해 1+1+1+1+1=5을 뛰어넘는 어떤것을 기대했지만, 결과물은 아쉽게도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빅뱅을 기대려온 팬들은 '어쩌라고', '어쩌란 말이냐?'...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을 법인데, 빅뱅의 본격적인 내리막길의 시작이라는 우려가 드네요.

*전반적인 아이돌 그룹들의 메너리즘 덕분에 3대 기획사 소속이 아닌, 톡톡튀는 그룹들이 사랑받았는지도 모르겠네요. 작년의 '카라'나 최근의 '시크릿'처럼요. 영화 '짝패'에서 '이범수'가 했던 대사가 생각납니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게 아니고 오래가는 놈이 강한거라고... 어떻게 보면 자체 소속사 생산곡과 외국 작곡가들의 수입곡으로 꾸준히 이슈를 만들어내는 '소녀시대'을 보유한 SM이 진정한 강자라는 생각도 드네요.

2011/02/24 22:38 2011/02/24 22:38

옥상달빛 - 옥탑랴됴

여성 모던 포크 듀오 '옥상달빛'의 데뷔 EP '옥탑라됴'.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홍대 인디씬에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나 '푸른새벽'처럼 혼성 듀오로 인기를 모은 밴드들도 있었지만, 단일 성별의 듀오는 흔하지 않은 구성이었습니다. 1장이라도 발매한 팀들 가운데, 남성 듀오로는 그래도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노 리플라이', 이제는 만날 수없는 '재주소년'이나 한때 2인조였던 '올드피쉬'가 떠오르지만, 여성 듀오로 인기를 모은 밴드는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여성은 원래 여성끼리만 있으면 협력이 힘들다'라는 편견이 생길 정도로 말이죠. 2010년 주목할 만한 활동을 보여준 밴드 가운데 그렇게 희귀한 구성의 밴드가 하나있었습니다.

바로 모던 포크 듀오 '옥상달빛'이 그들입니다. 아 밴드, 우선 이름이 특이합니다. 영어이름의 밴드들이 많은 시대에 우리말 이름에, 한국인의 주요 생활공간이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동하고 듣기 어려운 단어인 '옥상'과 '달빛'의 조합이라뇨. 옥탑방에 사는 고학생이 달빛을 받으며 느끼는 운치와 삶의 애환이 모두 담겨있을 법한 느낌입니다. 여성 듀오이기에 두 사람의 보컬에도 관심이 가는데, '말괄량이' 컨셉의 '박세진'과 '새침데기' 컨셉의 '김윤주'가 '옥상달빛'입니다.

앨범 자켓어서 눈에 띄는 점은 단연 '공룡의 머리'입니다. '모던 포크 듀오'답지 않게 무시무시한 공룡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긴 한데, 옥상달빛의 클럽을 방문(탐구?)해 보았다면 한 번 즈음은 만났을 공룡이랍니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티라노사우르스'처럼 무시무시한 녀석이 아니라 초식을 하는 '용각류' 공룡이에요. 무서워하지 말고, 이제 옥상달빛의 노래들을 들어보자구요.

도입부의 멜로디언 연주가 매력적인 첫 곡은, 청자와 방금 만났기에 뜬금없게 들릴 수 있을, '안녕'입니다. 용기있게 고백하지 못하고 마음만 떠보는 얄미운 친구에게 쿨하게 외치는 '안녕'은 관계의 끝을 선언하는 마지막 인사이겠지만, 또 다른 연애사의 시작을 알리는 첫 인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드코어 인생아'는 과격한 제목과는 다르게 잔잔하게 흘러가면서도, 이 밴드의 이름처럼 젊은 세대가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노래하는 곡입니다. '청년실업'과 '88만원 세대'로 대변되는 지금의 젊은 세대가 느끼는 좌절감을 노래하는 꾸밈없는 가사는 '옥상달빛'의 담백한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또 좌절 속에서도 인생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는 메시지는 두 멤버의 음성을 더욱 아름답게 합니다.

'옥탑라됴'는 이어지는 '옥상달빛'의 인트로 성격의 트랙입니다. 두 멤버의 코믹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옥탑라됴'는 바로 두 멤버가 진행하는 라디오 형식의 UCC의 제목이기도 하며, 앨범에 수록되면서도 역시 라디오 방송처럼 녹음이 되었습니다. 솔직담백하게 진행되면서도 사연을 보낸 청취자들의 이름과 두 멤버의 능청스러운 반응을 보면 실소를 터질 만큼 재밌습니다.

밴드 이름과 동일한 곡 '옥상달빛'은 이 밴드의 주제곡이라고 할 수 있는 트랙입니다. 앞선 '옥탑라됴'에서 청취자들(?)이 보낸 사연을 가사로 부르는 이 노래는 경쾌한 왈츠 리듬 위로 기쁨과 희망을 노래합니다. 옥상달빛이 청춘에게 보내는 연가라고 할까요?

'Another Day'는 분위기를 바꾸어 쓸쓸함을 그득히 담은, 여성 듀오만의 매력이 가득히 담겨있는 트랙입니다. 두 여성 멤버가 들려주는 보컬의 하모니는 완숙미가 느껴질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람을 생활 속에서 마주친 꽃과 새에 비유한 점도 멋집니다.

'외롭지 않아'는 두 멤버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어갑니다.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가득하지만 애써 '외롭지 않아'라고 외치는 모습은 너무나 처량합니다. 마지막 곡은 분위기를 다시 바꾸어 친구들과 함께 부리는 '가장 쉬운 이야기'입니다. 이 곡을 가득 채우고 있는 즐겁고 행복한 분위기는 결국 하드코어 인생이지만, '인생은 그래도 살아볼 만하다'고 이야기 하는 듯합니다. 'Good-Bye (Remix)'는 첫 곡 '안녕'의 리믹스로 마지막의 '항상 모른 척 살짝 흔들어 놓고'는 상당히 중독성이 있습니다.

흔하지 여성 듀오 '옥상달빛'이라고 하면서 떠오르는 남성 듀오 가운데 '올드피쉬'가 있었는데 옥상달빛은 현재 올드피쉬의 'SODA'씨가 세운 레이블 'MagicStrawBerry sound' 소속이라고 합니다. 어쩐지 초창기 올드피쉬와 감성적인 고리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두 멤버의 찰떡궁합이 지속되어 멋진 곡들을 오래도록 들려주었으면 합니다. 진지함과 유쾌함을 두루 갖춘 이 특별한 모던 포크 듀오의 행보가 궁금해지네요. 정말 '기록에 남을 만큼 장수하는 여성 듀오'가 되어주었으면 합니다. 정규앨범의 소식도 조금씩 들려오니 기대해 보도록 하죠. 별점은 4개입니다.

2011/02/21 23:34 2011/02/21 23:34

오디오엔진(Audioengine N22 + P4) & 뮤질랜드(Musiland) MD11 개봉기 및 사용기

'Audioengine(오디오엔진) 2(이하 A2)'의 맛을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 PC hi-fi(이하 PC-fi 혹은 Desk-fi)에 대해 알아보다가, 국내 A2 공식 수입업체인 '카보시스'의 홈페이지(http://www.hifiondesk.com/)를 통해 오디오엔진의 신제품, 인티앰프 'N22'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검은 받에 시크하게 생긴 모습은 저를 홀리기에 충분했죠. 하지만 A2, 이 녀석은 active speaker이기에 인티앰프가 필요하지도. 사용할 수도 없더군요. N22와 좋은 궁합은 역시 같은 오디오엔진의 P4(이하 P4)인데, N22와 P4의 조합은 A2, 2세트를 상회하는 가격이기에 그냥 입만 다시고 있었죠. 그리고 PC-fi에 대한 관심은 USB DAC에도 눈을 돌리게 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눈에 들어온 물건이 'Musiland USB DAC MD11(이하 MD11)'였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의 몸값도 만만하지 않더군요. 그렇게 윈도우쇼핑만 하던 중, 제 인내심을 시험하는 물건이 올라오더군요. 바로 'Desk-fi 종결자'였습니다. 제가 눈독들이던 N22와 MD11을 포함한 'Audioengine N22 + P4'와 'Musiland USB DAC MD11'에 'OPUS Malena USB cable 1m'를 포함하여 '과연 마진이 남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가격에 '10대 한정'으로 올라오더군요. 그래서 '카드 할부'라는 자발적인 '노비문서(?)'를 작성하고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개봉기 열어보기..



제가 많은 스피커를 들어보지 않았기에 A2와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 N22 + P4의 조합과 A2를 비교해야겠지만, 이 세트 구성을 한 꺼번에 설치해서 들었기에 'A2 대 N22 + P4 + MD11 + OPUS'라는 1 대 4의 불공평한 게임이 되었네요.

피아노 독주부터 오케스트라 연주와 락밴드의 연주, 팝페라의 고음부터 무거운 저음의 보컬까지 여러 CD를 약 2주 동안 들어보고 내린 생각입니다.  A2도 물론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스피커이지만 저음이 과장되는 느낌이 강한데, N22와 P4의 조합은 저음의 명확하지만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고음이 약하냐하면 그렇지도 않아서 모든 음역의 소리들, 보컬과 각 악기들의 소리를 뭉뚱그리지 않고 뚜렷하게 각 부분이 들리도록 분리시켜 주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매우 파워풀해서 방에서는 MD11의 볼륨을 최대 99로 하고 N22의 볼륨을 중간 정도로 하면 PC에서의 미디어 플레이어의 볼륨은 20%을 넘기기가 힘들 정도로 힘이 넘칩니다. MD11은 192KHz 업샘플링을 위해 'Windows 7'에서 역시 이번에 PC-fi를 위해 공동구매로 마련한 정품 'J. River media center 15'로 WASAPI로 세팅하여 듣고 있습니다. 음원이 담고 있는 소리들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들려주지만, 그 소리들에 힘과 생동감을 담아서 또렷하게 들려준다고 할까요? 저처럼 하드웨어인 '오디오 기기'보다는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CD의 수집 및 감상'과 '라이브 공연의 관람' 쪽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MD11과 N22모두 헤드폰 앰프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는데, N22로 들어보니 저렴한 축에 속하는 'AKG K158'에서도 괜찮은 소리를 들려주네요. MD11과 OPUS Malena의 위력인지, A2에서 음원 재생없이 볼륨을 최대로 했을 때 상당히 거슬리게 들리던 노이즈가 이 조합에서는 볼륨을 최대로 했을 때  A2와 비교하여 50% 미만으로 들리네요.

이 세트를 구입해 놓고도 그 매력을 몰라서 한 번 듣고 넣어두었던 CD들을 다시 꺼내어 들어보니, 전에는 알지 못했던 매력들이 들리기 시작하네요. 더불어 고음질의 음원을 위해 'J. River MC15'로 CD들을 무손실압축인 APE로 다시 추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년전부터 iPod를 사용하면서 mp3로 CD 300여장을 추출해왔는데, 다시 APE로 그만큼 추출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걱정이네요. 책상에 올려놓기에는 P4 정도의 크기가 최대일듯하네요. 모니터를 두고 책상 양측에 늘어선 N22와 P4, 그리고 MD11의 모습이 마치 4천왕처럼 늠름하네요. 각종 케이블들은 우선 RCA 인터케이블만 'Neotech NEI-5003'으로 교체한 상태입니다.

P4는 'Audioengine P4'로 P는 passive를 의미하는 듯합니다. 줄여부른다면 AP4로 부르는게 더 정확하겠네요. 하지만 흔히 A2로 부르는 'Audioengine 2'는 active라서 A가 아니라 회사명의 A로 보는게 맞을 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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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6 04:26 2011/02/06 04:26

Last Night Episode in 1월 15일 SSAM

유난히도 추운 이번 겨울 1월 15일에 '라이브 클럽 SSAM'에서 있었던 'TuneTable Movement' 소속의 포스트락 밴드 '프렌지'의 1집 마무리 단독공연 'Last Night Episode'에 다녀왔습니다. SSAM에서 공연 관람도 참 오랜만이었지만, 모회사의 부도에도 우려했던 '클럽 폐쇄'나 '용도 변경'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고 버텨주었다고 생각하니, 아직도 어려운 인디씬을 수 년간 지켜본 입장에서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프렌지는 바로 이 SSAM을 중심으로 하는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의 '숨은고수 찾기'를 통해 발굴된 밴드로 '그림자궁전'과 '로로스'가 소속된 TuneTable Movement를 통해 작년 7월에 1집 'Nein Songs'를 발표했죠.

오랜만에 SSAM의 방문이 프렌지의 단독 공연이기에 제가 프렌지의 '열렬한 팬'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겠지만, 사실 저의 관심은 '제사보다 젯밥'에 있었습니다. 바로 스페셜 게스트로 수 년째 활동이 없던 '그림자궁전'이 등장한다는 엄청난 소식이 제 발을 SSAM으로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더구나 밴드의 홍일점 'stellar'를 대신해서 홍대마녀이자 최근 '오지은과 늑대들'로 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오지은'이 함께한다는 소식은 도저히 지나칠 수 없게 했습니다. 그리고 오프닝 밴드로 나오는 '화난곰(Angry Bear)'의 존재도 궁금했습니다. 우스운 밴드이름이지만 한국 이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외국인 밴드'이고, 'Angry Bear'라는 영어 이름을 갖고 자칫 폭력적이고 폭발적인 음악을 들려주겠다고 예상할 수도 있지만, 역시 그 예상을 뒤집고 기타팝을 들려주는 밴드라기에 호기심을 자극했구요.

사실 밴드 '프렌지'의 공연은 앨범을 발표하기 전 몇 번  본 적이 있을 뿐이었고 날도 춥기에, 이름하여 '단독공연'인데 얼마나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을지 괜한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을 비웃듯 너무 비좁지도, 넓지도 않은 SSAM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대충 보아도 100명은 가뿐히 넘을 인원이었죠. 예정된 7시 30분이 조금 지나서 공연의 막이 올랐습니다.

오프닝 게스트는 예고대로 '화난곰(Angry Bear)'이었습니다. 모든 멤버가 외국인으로 구성되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라는 점 만큼이나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도 궁금했습니다. 더구나 공연의 소개들에 '소프트한 기타팝'을 들려준다기에 더욱 그랬죠. 사실 홍대 인근에서 돌아다니는 외국인들의 문란한 생활에 대한 소문이 많은데, 무대에 오른 4명의 멤버들은 모두 건실한 외국인 유학생 정도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소프트한 기타팝'은 아니었습니다. 기타팝은 맞지만 제가 기대한 '소프트함'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음악들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단독공연에는 외국인 관객들도 상당히 보였는데, 아마도 이 밴드를 보러온 사람들이 아니었나 합니다. 특히 한 외국인 남성은 오프닝부터 분위기 메이커로서 감초 역할을 보였습니다.

오프닝 게스트의 공연이 지나가고 본 무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프렌지의 공연인데, 그들은 예상과 달리 차분하게 앉아서 어쿠스틱 셋으로 공연을 시작하였습니다. 포스트락으로 분류할 수 있는 그들의 음악과는 조금 다른 잔잔함을 느낄 수 있었죠. 예상보다 차분했던 1부가 생각보다 짧게 지나가고 그토록 기다리던 무대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그림자궁전'의 스페셜 게스트 무대였습니다. 2009년 5월에 역시 SSAM에서 , 역시 오랜만에 했던 공연이 마지막이었다고 하면 제 기다림이 조금은 설명이 되려나요? 더구나 이번 깜짝 공연이 더욱 특별한 점은 바로 '오지은'이 함께 한다는 점입니다. 막이 오르고 오리지널 멤버라고 할 수 있는 기타의 '9'와 베이스의 '용'을 볼 수 있었고 드럼은 세션으로 '유병덕'군이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9의 기타는 익숙한 멜로디를 뿜어내기 시작했죠. 한 차례 예열 후 본격적인 무대는 오지은이 등장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광물성여자"를 그녀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죠. 오지은이 첫 앨범을 준비하면서 공연했던 곳은 '빵'이었고, 그 시절 그림자궁전은 빵의 대표밴드 가운데 한 팀이었는데 지금은 오지은이 그림자궁전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녀는 '오지은과 늑대들'이라는 프로젝트 밴드로 최근 활발히 활동도 하고 있어 오지은과 함께하는 그림자궁전을 '오지은과 숫자들'이라고 불러야할 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좋아하고 오랫동안 지켜봐온 두 팀, 그림자궁전과 오지은의 합동무대니 좋을 수 밖에 없겠지만 좋아하는 밴드의 곡들이기 때문인지 아쉬운 점이 귀에 바로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나의 플루토늄'이라고 강렬하게 외치는 광물성여자에 이어 "She's got the hotsausce"에서도 보컬 오지은의 매력이 담겨있었지만 밴드 사운드 면에서 'stellar'가 보컬과 함께 담당하던 기타 연주가 빠지만서 소리의 빈 공간이 크게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아쉬움 만큼이나 그녀가 stellar의 새침한 보컬과는 다른, 자신의 매력에 녹여 불러내는 그림자궁전의 곡들은 다시는 경험하기 어려운 기회이자 선물이었습니다. 자켓을 벗어던진 "Magic Tree"에서는 더욱 농염한 보컬을 들려주었고 다음을 약속할 수 없기에 안타까운 마지막 곡 "I'm nobody"에서는 그녀 역시 기타를 메고 연주도 들려주었습니다.

이번 공연의 목적을 100% 가까이 이루었기에 사실 프렌지의 2부 공연에는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공연은 10시가 넘어서도 계속되었고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지켰죠. 오랜만에 찾은 SSAM에서 오랜만에 만난 그림자궁전과의 추억을 간직하면서 추운 밤길을 지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림자궁전'로서 혹은 '9와 숫자들'로서 다시 만나기를 바랬는데 마침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다음 공연 리뷰에서 밝혀지는 즐거운 소식이죠.

공연의 영상 일부는 제 유튜브 채널(http://www.youtube.com/bluoxetine) 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2011/02/03 02:57 2011/02/03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