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싸이트 토끼 - a little sparkle

여성 뮤지션이 유난히 많은 '파스텔뮤직'의 여성 듀오 '루싸이트 토끼', 2집 'a little sparkle'.

2007년 12월에 발매된 '루싸이트 토끼'의 데뷔앨범 "twinkle twinkle"은 그 녹록하지 않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전통적으로 11월과 12월은 유명 뮤지션의 기대작들이 줄줄이 발매되는 시기이기도 하며, 루싸이트 토끼의 소속사인 파스텔뮤직 내부에서도 기대작들 사이에 끼인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린 앨범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한 달 앞선 같은해 11월에  두 장의 기대작,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3집 "우리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입니다"와 '요조'와 함께한 앨범 "My name is Yozoh"이, 같은 12월에는 '스위트피(김민규)'의 3집 "거절하지 못 할 제안"이, 이듬해 1월에는 '인디씬의 블럭버스터'라고 할 수 있는 파스텔뮤직의 5주년 기념앨범 "We will be together"이 연이어 발매되었기 때문이죠. 축구판에서 빅클럽에서 영입된 스타들에 밀려,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는 유망주처럼 말이죠.

하지만 꾸준한 판매고를 보여주고 있는 루싸이트 토끼의 선전은 파스텔뮤직으로서도 중요한 기로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당시 파스텔뮤직의 대표주자들은 대부분 자체 발굴한 유망주가 아닌, 타 클럽(타 레이블)에서 성공을 거두고 영입된 스타들이었으니까요. '스위트피',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푸른새벽(그리고 한희정)', '허밍 어반 스테레오' 등은 '파스텔뮤직판 갈락티코'의 구성원들은 한 장 이상의 음반을 발표하고 어느 정도 지지기반을 확보한 상태에서 파스텔뮤직에 영입되었으니까요. 물론 '루싸이트 토끼'에 앞서 '더 멜로디'가 엄청난 기대를 모았고 성공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 장의 정규앨범을 마지막으로 장렬하게 '산화'해버리고 말았습니다.('바이에른 뮌헨'의 '세바스티안 다이슬러'처럼.) 그렇기에 자제 발굴 유망주들이 당당한 주전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후보를 전전하다가 사라지는 일처럼, 괜찮은 음악에도 대중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여타 '순수 파스텔뮤직산 1집 앨범들'처럼 2집은 '기약없는 약속'이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다시 하지만, 루싸이트 토끼는 당당한 스타팅 멤버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교체 선수로 얼굴을 보이면서 입지를 확보하고 이제 새로운 앨범으로 찾아왔습니다.

파스텔뮤직 소속 뮤지션들 가운데  장르적으로 중도에 가까운 음악색을 보인 루싸이트 토끼의 1집은, 음악적 온도에서도 파스텔톤의 스카이블루(서늘함과 시원함)와 역시 파스텔톤의 핑크(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이 적절히 배합된, 천상 파스텔뮤직 앨범이었습니다. 그렇기에 2집에서는 그 균형잡힌 색채가 어떤 변화를 혹은 진화를 들려줄지 궁금했었죠. 최근 드디어 '타루'와 '요조'를 비롯한 파스텔뮤직 자체 발굴 유망주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Senstimental Scenery와 에피톤 프로젝트는 분명 인디씬에서는 '유망주의 나이'이지만 '초특급'인, '초특급 유망주'이기에 갈락티코 2기로 하죠. '호날두'와 '카카'처럼.) 그럼 이제 '파스텔뮤직의 대런 플레쳐(?)'가 될 수 있을지, 루싸이트 토끼의 두 번째 이야기를 살펴보죠.

앨범으로 들어가기 전에, 앨범 제목부터 살펴봅시다. 'a little sparkle'이라는 제목은 단어의 선택이나 의미면에서 상당한 고뇌가 느껴집니다. 1집의 제목이 'twinkle twinkle'이었던 점을 생각하고, 두 제목을 붙이면, 'twinkle twinkle little sparkle'은 Rap의 한 소절처럼 라임이 맞아들어갑니다. 그리고 1집은 '반짝 반짝'이고 2집은 '작은 불꽃(섬광)' 정도로 해석할 수 있기에, 의미적으로도 비슷한 이미지를 연상시킵니다.

첫 곡 '생일'은 1집에 이어 나이에 비해 노숙한 성숙한 음악을 들려주는 이 밴드의 이미지를 이어가는 트랙입니다. 후렴구의 '앞으로 맞이 할 생일보다 지난간 생일이 저점 많아져도, 첫눈에 반했던 그 예쁜 손이 점점 변해도 같이 있어줄게'는, 파릇파릇한 20대 초반의 생일에 나올 말이라기 보다는 청혼하면서 나올 말처럼 들리지 않나요? '재주소년'이 밴드 이름과는 다르게, 이제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꾸준히 사춘기의 풋풋하고 예민한 감성을 노래하는데에 반해, 공연에서 '여성판 재주소년'이라고 불러주고 싶은 이 밴드는 더 어린 연배임에도 더 노숙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설렘이 아닌 담담하게 이야기하기에, 그런 인상을 더욱 강하게 합니다.

'바보마녀의 하루'는 만화적 감수성이 살아있는 보사노바풍의 트랙입니다. 파스텔톤의 그림들이 연상되는 가사는, 슬며시 미소짓게 만들면서, 그래도 두 사람의 본래 나이는 숨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어지는 '손 꼭 잡고'는 이미 여러차례 공연을 통해 소개된 트랙입니다. 어쿠스틱으로만 들을 수 있었기에 그럭저럭 단촐한 곡으로만 들렸었는데, 앨범에서 들으니 그 이미지가 사뭇 다릅니다. 현악 편곡으로 두드러지는 '강약약 중강약약'의 3박자(혹은 빠른 6박자)는 왈츠의 강점을, 살려 꼭 잡은 손의 따뜻함과 설렘을 온전하게 전합니다. 하지만 방정맞지 않은 조예진의 음성은 '내숭 뒤에 숨겨진 설렘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을 부족함 없이 그려냅니다. '봄봄봄'을 이어가는 이 곡은, 정의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남발하는 싸구려 가요들과는 다르게, '파릇한 새내기'의 소녀적 감성을 완벽하게 포착했다고 해야겠어요. 19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여성들의 배경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앞선 세 트랙이 포근한 핑크의 느낌이었다면 이제, 서늘한 스카이블루의 분위기가 '나에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1집 비운의 타이틀'인 '12월'의 맥은 간결한 사운드에서, '수요일'의 맥은 쓸쓸한 독백으로 가득찬 가사에서 느껴집니다. 'Driving'은 가사에 등장하는 '도시의 밤'처럼, '12월'의 차가운 도시적 감수성을 이어가는 트랙입니다. 곡 마지막 음의 불협화음도 묘하게 인상적입니다. 'B.I.S.H'는 제목의 의미부터가 궁금해지는 트랙입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bish'는 속어로 '실수' 혹은 '잘못'을 뜻합니다. 철자 사이에 위치한 점은 그 뜻과 더불어 숨겨진 뜻이 있음을 암시하지 않을까요? 곡 전반을 아우르는 처절함은, 1집의 토끼 시리즈 '북치는 토끼'와 '토끼와 자라'처럼 잔혹동화의 이미지를 이어갑니다.

'Letter to Arctic', 즉 '북극에게 부치는 편지'라는 부제가 붙은 '하프물범'은 딱 모 포털 사이트의 웹툰 '그린 스마일'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 만화의 주인공이 바로 아기 '하프물범'이고, 배경은 '북극'이기 때문입니다. 예상이 맞다면 두 사람도 그 웹툰을 보고 이 곡을 쓰게 되었겠죠? 부분별한 수렵으로 물범들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온난화로 인한 해빙으로 더 먼거리를 헤엄쳐야하는 북극곰이 익사하고 있는 북극의 이야기들... 우리 후손들에게 빌려쓰고 있고 잘 보존하여 돌려주어야할 '행성 지구(Planet Earth)'를 우리는 너무 방만하게 이용하고 있지않나요? 그냥 지구 상에서 인간이 사라지는 날이 다른 지구 모든 생명체에게 '해방의 날'이 아닐까요? 망설임과 설렘의 추억을 노래하는 '잊혀진 이야기'는 반어법의 제목과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이어지는 두 트랙의 제목을 보면, 12월에 발매되어 철지난 타이틀이 되어버린 비운의 타이틀 '12월'의 그림자가 느껴집니다. 더불어 2집은 10월에 발매된다는 강점을 살려, 작정하고 겨울 시즌을 노린 트랙들임을 알 수있습니다. 'Christmas Carol'은 그 단순명확한 제목처럼 행복으로 가득찬, 흥겨운 트랙으로, 내내 기타 뒤에 숨어있던 또 다른 멤버 김선영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부제로 '제1탄 크리스마스 트리의 신비한 힘'이 달려있어 제2탄을 찾아보지만 이어지는 'Christmas Next Day'에서도, 앨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3집에 대한 복선일까요? 그렇다면 '제2탄'은 혹시 '산타클로스의 새까만 음모(혹은 음흉한 속셈)'이 되려나요? Christmas Carol의 다음이기에 'Christmas eve'가 아닌 'Christmas Next Day'가 된 트랙은,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휩쓸려 고백하고 실패한 뒤의 착찹함을 노래합니다. 24일에 잠들에서 26일에 일어나는 '회피기동'을 실행한 '솔로부대의 허탈감'을 노래하는 것은 어땠을까요? '어떤 솔로의 노래(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노래' 패러디로, 수많은 버전이 떠도는 것으로 알고 있음)'를 해주면 어땠을까요? 솔로부대를 '사병(이것도 패러디)'으로 거느릴 기회였는데.


"어떤 솔로의 노래" 보기



마지막 트랙 '손'은 앨범 타이틀 '손 꼭 잡고'의 '또 다른 부분'이자 '또 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 꼭 잡고'난 뒤 서로의 마음이 열리고 그 두 마음이 통한 뒤 펼쳐질 이야기들이 '손'에 담겨있습니다. '루싸이트 토끼의 범주'에서 가장 강렬한 느낌의 연주는 진취적이며, 어쩐지 '피터팬'이 '웬디'에게 처음 손을 내밀며 '네버랜드'로 날아가자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회상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동시에 피터팬에게 작별을 고하게 '현실(Londun)'으로 돌아와 어른이 된 웬디가 그 첫만남을 회상하는 장면도요. 대반전처럼요. (그리고 음반으로만 들을 수 있는 보너스 트랙 'Sweetest loser'가 이어집니다.)

여기까지 루싸이트 토끼의 2집 'a little sparkle'을 살펴보았습니다. 1집과 마찬가지로 난잡하지 않은 다양함 속에서 역시 밴드 본연의 끈은 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화려한 드리블에 이은 돌파(=화려한 연주실력)'나 '강력한 골 결정력(=강렬한 임팩트=앨범 판매를 위한 한 방)'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탄탄한 실력과 쏠쏠하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하는 매력이 다른 파스텔뮤직 소속 뮤지션들과는 차별화된 루싸이트 토끼의 매력이자 강점이 아닐까 하네요. 이제 감독님(사장님)이 한 번 더 밀어주셨으니 '포텐 폭발'할 때입니다. 루싸이트 토끼! 별점은 4개입니다.

2009/10/22 00:36 2009/10/22 00:36

'결코 끝나지 않을 우리들의 이야기' 발매 기념 공연 @ 상상마당

'파스텔뮤직'은 창사 7주년을 기념하여 9월부터 올해 말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공연 시리즈를 준비하였습니다. 총 4개의 'Stage'로 구성되었고 첫 번째 Stage가 9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상상마당'에서 열렸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역시 7주년을 기념하여 발매된 컴필레이션 앨범 '결코 끝나지 않을 우리들의 이야기'의 발매기념 공연이었습니다. 이 컴필레이션의 부제는 'Hommage to Moonrise'로 이 부제처럼, 바로 '문라이즈 레코드'에서 발매되었고, 얼마전 파스텔뮤직을 통해 재발매된 '스위트피(김민규)'의 첫 번째 앨범 'Neverendingstories(결코 끝나지 않을 이야기들)'에 오마쥬가 담긴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전 컴필레이션 앨범 '크래커'나 '12 songs about you'의 발매기념 공연에서 앨범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공연에 참여했던 것처럼, '발매 기념 공연'이라고 하여 모든 뮤지션들이 등장한 것을 기대한다면 큰 오해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번 '발매 기념 공연'에는 참여 뮤지션 중 상대적으로 최근 공연이 없거나 좀 한가한(?) 뮤지션 세 팀이 참여했습니다. 바로 순서대로 '루싸이트 토끼', '재주소년', '짙은'이었습니다.

3일 연속 공연의 시작, 1막 1장의 오프닝을 담당한 '루싸이트 토끼'는 꿈같은 공연으로 초대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는지, '꿈에선 놀아줘'로 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소박한 연애감정을 노래하는 '비오는 날'이 이어졌죠. 두 멤버와 키보드의 세션의 소개도 있었는데, '뭐뭐를 담당한 누구'로 소개하는데 그 담당 영역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요리나 멘트 담당이 있었던거 같은데 이번 소개에서는 빠졌더군요. 그리고 카피곡으로 'Joni Michell'의 'Big Yellow Taxi'가 이어졌습니다. FPM이나 Mondo Grosso의 노래를 카피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이 곡은 처음이었습니다. 마지막에 보컬 조예진의 음역 변화로 깜짝 놀랐습니다.

모 건전지의 광고에 등장하는 북치는 토끼에서 영감을 얻어, 토끼의 애환을 담은 '북 치는 토끼'와 '12월'이 이어졌습니다. 1집의 타이틀 곡이었던 12월에 대한 일화로, 2007년 12월 즈음에 라디오 방송에 나간적이 있는데 PD가 12월이 다갔다고 타박을 주었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앨범 발매가 2007년 12월 초여서 충분히 홍보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텐데, 그래서 '루싸이트 토끼'는 '뒷 북 치는 토끼'가 되어버린거죠.

역시 '12월'처럼 9월과는 어울리지 않는, 아른한 봄을 노래하는 '봄봄봄'과 마지막 곡이자 2집에 수록될 '손 꼭 잡고'로 순서는 끝났습니다. 10월 경에 앨범 발매와 쇼케이스가 예정되어있는 '루싸이트 토끼'로서는 1집을 정리하는 의미의 공연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다음 공연부터는 2집의 신곡 위주로 꾸려나갈테니 1집의 수록곡은 몇몇만 들을 수 있겠죠.

두 번째는 '재주소년'이었습니다. 문라이즈 레코드에 소속되어 세 장의 앨범을 발매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고, 파스텔뮤직 소속으로 발매한 EP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도 갖고 있지만 공연은 처음이었습니다. 두 명의 남자로 이루어진 팀으로 이미지는 그들이 들려주었던 노래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스크린이 오르고 세 곡 '오사카', 'Heart', '마르세유'을 연속으로 들려주었습니다. 그 중에 '마르세유'의 프랑스의 도시 마르세유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사실인지 정말 궁금해지더군요.

조용조용한 곡들을 들려주는 두 사람은, 2003년부터 활동하였으니 약 6~7년 정도의 짧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멘트에서는 수줍은 모습들을 보여주었습니다. 더구나 두 사람이 서로의 멘트를 중간에 잘라서, 마치 달리기를 하는데 왼발이 오른발에 걸려, 오른발이 왼발에 걸려 자꾸 넘어지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물론 재밌었지만요. 이른의 아침의 조깅같은 '간만의 외출'과 너무나 멋들어진 제목의 '그래서 그런지 현실이 낯설었어'을 들려주었습니다. 재밌는 듀오였지만, '그래서 그런지...'에서 은근히 진지한 목소리도 좋았습니다.

7주년 컴필레이션에서 '요조'가 리메이크했던 '귤'도 들을 수 있었는데, 요조 버전과 비슷한 감성이었죠. 컴필레이션에 수록된 신곡 '농구공'과 '이분단 셋째줄'을 들려주고 스크린은 내려왔습니다. '재주소년'이라는 이름은 바로 문라이즈 레코드의 사장이었던 '김민규'가 붙여준 이름이랍니다. 처음 문라이즈 레코드로 데모 테잎을 보냈을 때, 겉에 써있던 '제주대 1학년...'을 보고 '재주소년'이라도 지어주었다네요 '제주'가 '재주'가 된 것은 '지역색'을 지우기 위해서라네요. 저도 '재주소년'이 '제주도'에서 유래되었다고 읽은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X놈이 번다'에 빗대어 '재주는 소년이 부리고 돈은 사장이 번다'는 실없는 농담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재주소년의 음악에서는 야구만화라기보다 야구를 차용한 성장만화였던 'H2'의 작가 '마다치 미츠루'의 작품들처럼 여백의 미가 있으면서도 진중하게 '성장'에 대해 고민하는 흔적이 느껴집니다. 언제쯤 '재주소년'은 '재주청년'이 되어있을까요? 갑자기 '재주중년'이 되어버리지는 않겠죠?

마지막은 '짙은'으로 미모의 첼리스트와 함께 등장하였습니다. 세 팀다 조용한 음악이고 뭔가 '매니악'한 구석도 있어 보이는데 '루싸이트 토끼'가 세 명의 '동인녀'같았고, 재주소년이 그야말로 건프라와 비디오 게임의 '오덕후'같았다고 한다면, 짙은은 'AV 매니아' 정도는 붙여줘야할 법했습니다.(물론 농담입니다.) 개인적으로 짙은의 EP 'Rock Doves'를 발매한 날 클럽 '롤링스톤스2'에서 공연을 보고 EP를 구입했던 기억이 있는데,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그 당시만해도 그의 보컬에서는 어떤 '과잉'이 있었습니다. 지금과는 다르게 공연에서 과도하게 사용한 '바이브레이션'이 그 과잉이었죠. 그렇게 좋지 않은 첫인상 때문인지, 이후로 그의 공연은 찾아가지 않게 되었죠.

첫 곡으로 '나비섬'을 들려주었습니다. 이어 들려준 '동물원'은 바로 7주년 컴필레이션에 수록된, '토마스 쿡(정순용)'의 곡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어쩌면 슬프게도, 이번 공연에서 그가 들려준 어떤 곡들보다도 좋았습니다. 밴드 '동물원'의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모습'을 이야기하기에 '혹시 밴드 이름처럼 술을 마시면 짐승으로 변하기라도 하나' 이런 망상을 했지만, 역시 어림없었습니다. 미모의 첼리스트는 얼마전에 솔로 앨범을 발표한 'Eterno 지송'이라고 합니다. 첼로의 고수라고 하는데, 역시 대단한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싱글로 발표된 'December'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런데 December는 바로 12월로 어찌보면 루싸이트 토끼와 같은 제목이 되네요. 드라마 '트리플' OST에 수록된 'Feel Alright'과 1집의 타이틀 곡 '곁에'가 이어졌습니다. 그가 아끼는 EP 수록곡 'Wonderland'도 들을 수 있었고, '괜찮아'로 첫 째날의 공연이 끝났습니다.

제가 그에게 느꼈던 '과잉의 첫 인상'은 이제 지워야겠습니다. 왠지 클라이막스가 나와야할 법한 곡에서 그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그 나름대로의 '절제의 미덕'을 갖춘 지금의 모습에서 그의 다음 공연이 조금은 기대가 되더군요. 짙은은 'Stage 2'에서 단독 공연이 9월 26일에 예정되어있습니다. 관객들이 퇴장이 끝나고 바로 다음날 공연이 있는 'Swinging Popsicle'이 공연을 위해 상상마당을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만나죠.

2009/09/07 03:31 2009/09/07 03:31

Dawny Boom Live (한희정 단독 공연) in 6월 20일 SoundHolic

장마의 시작이라는 '비오는 토요일', 홍대앞 'SoundHolic(사운드홀릭)'에서 있었던 한희정의 "Dawny Boom Live".

사운드홀릭은 제가 홍대 라이브클럽들 중에서 가장 먼저 찾았던 클럽이기도 합니다. 작년 'Alice in Neverland'의 공연이 마지막이었고 최근에 홍대역 출구 근처에서 그야말로 '홍대 정문 앞'으로 이전 하였더군요. 지난달 쇼케이스 공연 때 티케팅을 시작하는 5시에 거의 맞춰서 도착했더니 입장번호가 40번대여서, 이번에는 한 시간 일찍 약 4시경 도착하여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입장번호 5번을 획득, 가장 앞줄에 앉아서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운드홀릭은 이전하였지만 분위기는 이전 홍대역 앞 분위기 그대로인 느낌이었습니다. 단지 넓어져서 마치  '확장판'같았다고 해야겠네요.

 입장은 6시 30분경에, 공연은 거의 7시에 맞춰서 시작되었습니다. 오프닝 게스트는 '루싸이트 토끼'였습니다. 약 5개월만에 하는 공연이라고 하고, 2집을 준비하고 있다네요. 나름 만담 듀오인 루싸이트 토끼는 역시 누군가의 압력(?)으로 만담을 들려주었습니다. 첫 곡은 '비오는 날'이었는데, 딱 날씨에 어울리는 곡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 밴드의 가장 인기곡이라고 생각되는 '봄봄봄'과 2집에 수록될 예정인 한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준 루싸이트 토끼도 자주 공연했으면 좋겠네요.

지난 쇼케이스 때는 멋진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지만, 이번 단독 공연 때는 상당히 편안해 보이는 옷차림으로 등장했습니다. 모자까지 매치하면서 마치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모습같았어요. 산책, 러브레터 등 지난 공연 때와 들었던 곡들을 다시 들려주었어요. 몇 곡이 지나고 갑자기 그녀를 제외한 모든 세션들이 퇴장을 하더군요. 마치 마지막 곡을 하고, 그녀는 그냥 앵콜까지 하고 가려는 분위기였다고 할까요. 하지만 키보드 쪽에 세팅이 이루어지면서, 어떤 기대감을 갖게 했습니다.

그리고 스페셜 게스트로 바로 그녀의 '절친', '네스티요나'의 '요나'가 등장하였습니다. 언젠가 공연에서 두 사람이 함께 공연할지도 모른다고 들은 기억이 있는데 드디어 성사되었지요. 두 사람은 두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한 곡은 영화 'Sound of Music'의 수록곡으로 유명한 곡인 'My favorite things'였습니다, 요나의 목소리로 듣는 이곡은 역시 상당히 음침하고, 마치 금지된 탐욕을 바라는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대비가 되면서 한희정의 목소리는세상에 바라는게 거의 없는듯한 목소리로 들렸어요. 두 번째 곡은 바로 '멜로디로 남아'로 EP에서 같이 불렀던 '김종완'은 상당히 귀가 간지러웠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리 길지 않게 느껴졌지만, 거의 한 시간 정도의 공연이 지나고 막이 내렸습니다. 하지만 끝나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바로 단지 '1부'가 끝났을 뿐이었죠. 1부, 2부로 나뉘어져있는 공연, 상당히 오랜만이라고 생각되네요. 기억에는 아주 오래전에 예전 사운드홀릭에서 있었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공연 정도가 생각나구요. 인터미션 동안 스크린에서는 그녀의 사진들을 보여주었고, 배경음악으로 이번 앨범 수록곡들을 미리듣기 형식으로 들려주었습니다.

2부는 'Acoustic Breath'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역시 싱얼롱의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지난 공연의 커버곡이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로 10대에서 20대 초반을 겨냥했다면 이번에는 더 넓은 연령대를 겨냥한 그녀의 시도가 돋보였습니다. 바로 첫 번째 커버곡은 '심수봉'의 '미워요'였습니다. 구성지게 부르는 그녀의 모습에서, 어쩌면 중년이 넘어선 그녀는 트로트 가수가 되어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쌩뚱맞은 두 번째 커버곡은 어린이 층과 아직 그녀를 모르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을 노린 '추억의 만화주제가 메들리'였습니다. 바로 '날아라 슈퍼보드', '아이공룡 둘리', '달려라 하니'로 제 나이 주변의 연령층이라면, 특히 국민학교 세대라면(졸업은 초등학교로 했을지라도 입학은 국민학교로) 기억할 만한 만화들이었습니다.

앨범과 EP 수록곡 몇 곡이 지나고 또 하나의 깜짝 커버곡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힙합 듀오 '듀스'의 히트곡 가운데 하나인, 다가오는 여름에 어울리는 '여름안에서'였습니다. 듀스의 앨범은 2집과 리믹스, 그리고 3집을 CD로 소장하고 있는데, 그녀의 목소리로 듣는 어쿠스틱 버전은 색다르면서도 시원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팬으로서 그녀와 새로운 '공감의 끈'을 연결한 것같은 기분이었구요. 마지막 곡은 나무였고, 앵콜 시간에는 '질의 응답 시간'이 있었습니다. 8월, 방학이 끝나기전에 다시 단독 공연이 있을 예정이라네요. 앵콜의 마지막은 아련한 사랑의 추억에 빠져들게 하는 '이문세'의 '옛사랑'을 들려주었습니다.

2시간에 가까운 공연이었지만, 생각해보면 참 빠르게 지나간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면 허망해진다는 그녀의 말처럼 공연 내내 즐거웠지만, 참 빠른 시간은 역시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 공연을 본 팬들은 그렇게 허망하지 많은 안을듯합니다. 재밌고 풍성한 공연, 그리고 그녀와의 공감, 그런 것들을 보고 듣고 얻어가는데 허망하다면 뮤지션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콘서트는 음반과는 다르고, 특별하기에 찾게 되는 것 아니겠어요. 그리고 특별한 것은 가끔씩 즐길 수 있어야 그 특별함이 바래지지 않겠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공연 사진과 동영상(앵콜곡 세 곡 포함)은 loveholic.net에 올릴게요.

2009/06/21 01:27 2009/06/21 01:27

루싸이트 토끼 in 2월 24일 club SSAM

24일 'SSAM'에서는 'One more Winter Songs about You'라는 제목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바로 '12 Songs about You' 발매 기념 공연의 앵콜 공연으로, 작년 12월에 있었던 'Winter Songs about You'의 앵콜 공연인데요. 그러니 앵콜 공연의 앵콜 공연인거요. 라인업은 지난 공연과 같은 '루싸이트 토끼'와 '한희정'에 '타루'만 '요조'로 교체된 세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연도 완전 매진되어 3월 말에 또 앵콜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네요. 앵콜 공연의 앵콜 공연의 앵콜 공연인거요.

이른 6시 30분에 시작된 이 공연은 5시부터 티켓팅이 시작되었고 제가 5시 30분 즈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티켓팅이 절반 이상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티켓팅한 순서대로 입장한다고 하니 자리가 상상만 해도 난감했지만, 다행히 괜찮은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원 점은 이 날 공연에서 촬영이 금지되었다는 점입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답니다.

첫 번째 '루싸이트 토끼'는 지금까지 했던 공연들 중에서 아마도 관객들이 반응이 가장 좋은 공연이었나 봅니다. 데뷔앨범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공연을 진행했고, 카피곡으로 'FPM'의 'Day & Dyas'를 들려주었습니다. 마치 모범생들처럼 바른 모습의 공연이 '루싸이트 토끼'의 매력인가 봅니다. 겨울이 아니면 민망한 '12월'은 다음 공연에서는 들을 수 없으려나요? 'In my tin case'는 모 영화 덕분에 반응이 역시나 좋았구요.
2008/02/26 17:23 2008/02/26 17:23

루싸이트 토끼 in 12월 7일 club SSAM

두번째는 '루싸이트 토끼'였습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터라, 확실히 많은 자작곡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깔끔하고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 역시 이 듀오의 매력이 아닌가합니다.

멤버 소개가 재밌었는데 '운전과 기타', '요리와 보컬'이라는 역할 소개는 신선했습니다. 더 활발한 활동으로 더 많은 사람이들이 이 밴드의 음악을 듣게 된다면 좋겠네요.

2007/12/12 18:56 2007/12/12 18:56

루싸이트 토끼 - twinkle twinkle

흔하지 않은 여성 이인조 루싸이트 토끼의 데뷔앨범 'twinkle twinkle'.

작년부터 파스텔뮤직의 레이블 공연에서 혹은 소속 밴드의 단독 공연 게스트로 모습을 보여왔던, '유망주' '루싸이트 토끼'의 앨범이 공개되었습니다. 우선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기타와 운전을 담당한다는 리더 '김영태'와 보컬과 요리를 담당한다는 '조예진'으로 이루어진 이 86년생 동갑내기로 이루어진 밴드입니다. 보컬 '조예진'은 이미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3집과 '해파리 소년'의 2집에도 객원으로 참여하여 조금씩 이름을 알린 상태죠.

여러 공연을 통해 신인답지 않은 완성도의 곡들과 라이브 실력을 들려주었던 '루싸이트 토끼'는 데뷔앨범을 통해서 그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파스텔뮤직의 '허밍 어반 스테레오'와 '더 멜로디'를 잇는 '유망주'라고 불러도 아까우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86년생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데뷔앨범 'twinkle twinkle'을 살펴봅시다.

첫 곡 '수요일'의 깔끔한 연주와 사운드는 새천년이 시작된 후 인기가 급상승한 라운지 음악을 연상시킵니다. 쿨한 느낌의 보컬은 그런 분위기에 힘을 더하구요. 하지만 이어지는 'In My Tin Case'에서는 분위기를 달리하여 소녀의 목소리로 경쾌한 팝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이런 첫 두 곡의 대비는 크게 두 부류로 분류될 수 있는 수록곡들의 경향을 대표합니다.

첫 번째 큰 경향은 다양한 장르가 녹아든 '라운지'입니다. '수요일'을 시작으로 '12월', '미래도시', '디스코' 등으로 이런 분위기가 연결됩니다. '수요일'은 경쾌하고 가벼운 사운드와는 달리, 부제(Piano Lesson)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피아노 선생에 대한 소녀의 마음을 노래하는 가사의 '부조화'는 흥미롭습니다. 가사 때문에 잘못하면 치기 어린 느낌이 될 수도 있었지만 차가운 어조로 부르는 보컬은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게 하니까요.

또 다른 큰 경향은 'In My Tin Case', '꿈, 여름', '꿈에서 놀아줘', '봄봄봄' 등에서 느낄 수 있는 소녀적 감수성의 팝입니다. 보사노바 풍의 연주와 풋풋하고 새침한 보컬은, 그리고 영화의 한 장면같은 가사는 그리운 학창시절의 기억으로 이끕니다.

이 앨범의 '추천 트랙' 가운데 하나인 '12월'에서는 차창으로 비치는 네온사인같이 쿨한 도시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이 들뜬 크리스마스의 밤거리를 홀로 유유히 스쳐가는 어떤 이의 뒷모습 같습니다. '미래도시'는 제목처럼 미래적인 느낌의, 일렉트로니카 트랙입니다. 아직 소녀티가 남아있는 이 밴드의 두 멤버를 생각한다면 놀랍기도 합니다.

'꿈, 여름'과 '꿈에서 놀아줘', 두 곡 모두 제목처럼 꿈에 대한 노래입니다. '꿈, 여름'은 꿈같이 아득한 여름날 해변의 기억을 노래하고 있고, '꿈에서 놀아줘'는 기다리다 지친 서운함을 꿈에서라도 달래어달라는 투정을 귀엽게 노래합니다.

역시 '추천 트랙'인 '비오는 날'은 보사노바 풍으로 비처럼 깔끔한 연주에 따뜻한 느낌의 보컬이 더해져 '루싸이트 토끼만 매력'을 들려줍니다. 비오는 날의 테마로 쓰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곡도 가사도 좋습니다.

이어지는 두 곡은 밴드의 이름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목에 '토끼'가 들어갑니다. '북치는 토끼'는 모 건전지 광고의 토끼 완구에서 모티프를 얻은 곡으로, 유쾌한 겉모습과는 다른 서글픈 내면을 처절하게 노래합니다. 귀여움 속 이면의 루싸이트 토끼식 해석이 흥미롭습니다. 이어지는 '토끼와 자라'는 용궁의 용왕을 위해 토끼간을 구하러 육지로 떠난다는 자라의 전래동화에서 빌려온 제목으로, 인간관계에서 전래동화의 한 장면을 떠올린 재치가 기발하네요.

최근 가요계에 부는 복고바람에 편승하는 제목의 '디스코'는 강한 비트와 속삭이는 보컬이 인상적인 곡입니다. 아마도 '미래도시'와 더불어 가장 의외의 트랙이 아닌가 하네요. 두 트랙은 '캐스커'나 '클래지콰이'에게나 기대할 만한 사운드를 들려주니까요.

마지막은 나른한 기분이 들게하는 '봄봄봄'으로 이미 컴필레이션 앨범 '12 Songs about You'로 소개된 곡입니다. 차분하고 나른한 분위기는 파스텔톤의 동화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하네요.

다양한 분위기를 들려주는 트랙들의 배치는 다소 난잡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컬 조예진의 신인답지 않은, 선굵은 목소리는 이 앨범의 무게 중심이되어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맛을 느끼게합니다. 또한 메이저 음반사들의 음반들과 비교해도 깔끔하고 세련된 사운드는 프로듀싱에 참여한 뮤지션 겸 프로듀서 '방승철'의 저력도 느낄 수 있구요.

'파스텔뮤직' 밴드다운 파스텔톤의 팝과 한국식 라운지 음악, 이 앨범을 이끌어가는 두 가지 분위기의 밀도있는 조화로 한 트랙도 그냥 넘길 수 없는 응집력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이 앨범은 기존 파스텔뮤직 소속 팝밴드의 계열을 이으면서도 '허밍 어반 스테레오'와 새로 영입한 '캐스커'를 비롯한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바람과도 무관하지 않아, 두 흐름이 만나는 접점에 위치해 보입니다. 그래서 이 앨범은 '반짝' 한 번이 아닌, '반짝 반짝'입니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CF에 배경음악으로 일반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허밍 어반 스테레오'와 '더 멜로디'로 파스텔뮤직의 가요계를 향한 '파스텔 인베이젼(Pastel Invasion)'은 조용히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 침공에 이제 '루싸이트 토끼'의 이름도 포함되어야겠습니다. 최근 파스텔뮤직에서 발매한 인디밴드의 1집 중에서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만한, 가장 고무적인 앨범이 아닌가 하네요. 앨범 타이틀처럼 빛나는 앨범이 되길 바라며, 또 최근에 별점 4개를 준 앨범들의 별을 깎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앨범의 별점은 4개입니다.

2007/12/10 15:21 2007/12/10 15:21

루싸이트 토끼 in 9월 28일 Rolling Hall

세번째는 약 13개월만에 보는 '루싸이트 토끼'였습니다. 사실 앞선 두 밴드가 이번 컴필레이션 앨범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 점을 생각하면 드디어(?) 나올 밴드가 나온 거죠.

'12 Songs about You'에 '봄봄봄'이라는 첫 트랙으로 참여하였고 역시 그 곡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분위기 있고 차분하면서도 전보다 안정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언제나 들려주는 카피곡은 이제는 '루싸이트 토끼'의 곡처럼 들리네요.

2007/09/29 09:49 2007/09/29 09:49

루싸이트 토끼 in 8월 19일 클럽 타

두번째 게스트는 또 게스트로서 보게된 '루싸이트 토끼'였습니다. 아무리 들어도 '토끼'라는 단어가 밴드이름에 들어간 점은 너무 어색합니다.

첫번째 보았을 때는 좋았는데 이번에는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2006/08/21 00:38 2006/08/21 00:38

루싸이트 토끼 in 5월 27일 클럽 빵

5월 26일과 27일, 양 일간 있었던 '미스티 블루'와 '푸른새벽'의 조인트 공연 중 27일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역시 '파스텔뮤직'의 인기 밴드 두 팀의 공연이라 상당히 많은 관객이 모였습니다.

게스트로 '루싸이트 토끼'라는 새롭게 파스텔뮤직 식구가 된 밴드가 등장했습니다. 여성 3인조 밴드로, 조용하고 잔잔한 곡들을 들려주었습니다.

2006/06/04 11:38 2006/06/04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