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발표된 모델 '장윤주'의 데뷔앨범 'Dream'.

인기모델에서 뮤지션으로의 겸업을 선택한 장윤주, 배우에서 가수라거나 그 반대가 아닌 흔하지 않은 그녀의 길은, 이탈리아 출신으로 모델로 성공했고 프랑스 샹송을 불러 뮤지션으로서도 성공을 거둔 '카를라 브루니'를 생각나게 합니다. 사실 그녀는 2005년 'CmKm'이라는 책과 함께 포함된 음반에서 두 곡을 발표하면서 뮤지션으로서의 재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2008년 11월, 약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데뷔앨범을 발표합니다. 발표 당시만해도 크게 홍보라던지 언론의 주목이 크지 않았는데, 최근 그녀가 음악 프로그램에 진행도 하고 음악 페스티벌 등에도 참여하면서 뮤지션으로 눈여겨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싱글 수록곡 'Fly away'에 빠져들어 그녀의 앨범을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앨범 Dream은 첫 곡부터 솔직하게 시작합니다. '29'는 제목 그대로 80년에 태어난 그녀의 2008년 앨범 발매 당시의 나이와 같습니다. "더 이상 소녀가 아니지만, 영원히 소녀로 남고싶다."는 가사에서 그녀의 컴플렉스(?)를 알 수 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나른한 봄 날에 기지개 키는 고양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April'은 4월의 기분을 노래합니다. 어떤 기분이냐면 새로이 시작된 사랑에 대한 설레임과 기쁨입니다. CD 케이스에 함께 포함된 작은 부클릿을 보면 2006년 4월에 쓰여진 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하는데.

'오늘, 고마운 하루',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들면서 고마움을 알아가는 마음을 노래합니다. 'Dream(piano version)'은 정재형이 피아노 연주자로 참여한 곡입니다. 장윤주는 정재형의 앨범에서 그와 듀엣곡을 부르기도 했죠. 잔잔한 피아노 연주는 봄햇살의 느낌인데 곡은 2007년 12월에 쓰여졌나봅니다. 그래서 '냉각된 꿈들'이라는 가사가 쓰였구요. 봄햇살의 따스함이 그 꿈들을 언제가 녹여주겠죠.

'11월', 듣기만 해도 쓸쓸함이 느껴지는 제목처럼 노래도 그렇습니다. 별 기교가 없는 장윤주의 목소리는 메말라가는 마음을 잘 전하고 있습니다. 양초가 타들어가면서 점점 사그라드는 촛불처럼,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희망도 사라져만 갑니다.

'Fly away', CmKm에 수록된 버전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입니다. 조근조근 부르는 목소리는 원곡과 비교했을 때, '무기교의 기교'처럼 느껴집니다. 타이틀 곡이라고 할 수 있는 '파리에 부친 편지'는 제목처럼 '파리(Paris)'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노래입니다. 아무래도 모델인 그녀이기에 '패션의 도시'라는 파리에 대한 사랑은 남다를 법합니다.

'Martini Rosso'는 연주곡으로, 제목은 이탈리아 토리노의 유명한 술의 이름과 같습니다. 피아노 연주는 장윤주 본인이 하였구요. 'Love song'은 다소 노골적인(?) 제목처럼 이 앨범에서 가장 가요 분위기가 나는 곡입니다. '29'와 마찬가지로 이 앨범이 발표된 2008년에 쓰여진 곡이네요.

'옥탑방(demo version)'은 데모버전이기에 거친 느낌이 있고, 장윤주의 기타 연주에도 약간의 미숙함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앨범 수록곡 가운데 가장 좋은 느낌의 곡으로 'Fly away'의 2005년 버전을 들었을 때처럼 솔직함이 느껴집니다. 'Dream(guitar version)'은 기타 연주로 인해 붉게 타오르며 사그라드는 저녁 노을같은 느낌을 갖습니다. 그렇기에 피아노 버전보다 더 쓸쓸하게 느껴지네요.

어쩌면 '카를라 브루니'를 롤모델로 삼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녀, '장윤주'. 이제 그녀가 할 일은 바로 카를라 브루니처럼 대통령과 결혼하는 것입니다. 아니, 뮤지션이 되는 것이 이 앨범의 제목 'Dream'처럼 그녀의 진정한 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클릿을 보면 수록곡들이 2004년 부터 2008년까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쓰여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록곡 모두를 직접 작사 작곡한 점은 모델 '장윤주'를 뮤지션 '장윤주'로 다시 보게합니다. 하지만 뭔가 아쉽습니다. 그녀만의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임팩트'가 부족하고, 기술적으로도 미숙함이 느껴집니다. 그런 점이 그녀의 매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신선함에 의존한 매력은 쉽게 질리기 마련입니다. 다음 앨범도 나올 수 있다면, 그 앨범에서는 좀 더 모델답게 개성적이면서도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별점은 3.5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