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 연대기 : 말과 소년

나니아 연대기의 세번째 이야기 '말과 소년'. 앞서 읽은 두 이야기가 '나니아'만을 다루고 있는 본편이라면 세번째 이야기 '말과 소년'은 확장편의 느낌이 강하다고 해야겠다. 내용 자체도 주인공도 '나니아'의 국민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주무대도 나니아의 이웃 나라인 '아첸랜드'와 사막을 두고 떨어져있는 '칼로르멘'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왕자와 꼭 닮은 거지(소년)은 어릴 적 TV 속 인형극으로 보았던 '거지 왕자'를 떠오르게 했고 신탁에 의해 소년이 결국 돌아와 왕이 된다는 이야기는, 살은 크게 다르지만,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생각나게 한다.

소년의 모험담이자 성장소설로 영화화된다면 상당히 재밌을 내용이지만, 영국인의 오만함이 담겨있는 조금은 불쾌하기도 한 소설이다. 야만국가이자 적국으로 묘사되는 칼로르멘의 모습은 노골적으로 아랍국가와 인도를 섞어놓은 듯하고 정의의 편으로 묘사되는 아첸랜드는 영주와 기사도가 존재하는 중세 유럽의 국가의 모습이다. 유일신 아슬란과 비교했을 때 갈로르멘의 신들도 은근히 멸시되기도 한다. (부시의 아랍국가에 대한 '악의 축'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할까? 나니아의 모습은 국왕의 존재를 제외한다면 모든 국민이 평등한 고대 그리스의 모습과 유사하다.)

하지만 여전히 재미있고 폭력적인 순간을 건너뛰는 것도 여전하다.

이제 네번째 이야기로~!!
2006/01/05 19:47 2006/01/05 19:47

왕의 남자 - 2006.1.5.

CGV에 두 번이나 갔다가 매진으로 허탕쳤던 '왕의 남자'를 드디어 보았습니다. 올해 영화관에서 보는 첫번째 영화가 되었네요. 부천 CGV에서는 개봉 첫 주인 지난주 1개관에서 개봉하여 이번주에 2개관으로 확대되는 기염을 보여주었습니다. '청연'은 내려갔더군요.

'왕의 남자'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혈의 누' 등에 이어 '전통 문화의 재발견'이라는 바람직한(?) 소재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끌만한 영화였습니다. 개봉 예정인 '음란서생'에서는 또 우리의 전통을 어떻게 재발견하려는지 기대가 됩니다.

연산군의 폭정, 장녹수 그리고 놀이패에 얽힌 이야기를 적나라한 광대 놀음을 양념으로 버무린 '왕의 남자'는 영화 자체를 압도하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 관계를 미묘하게 이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장생과 공길의 '관계', 연산과 장녹수의 '관계', 왕과 신하의 '관계'에다 공길과 연산의 '관계' 등 부적절한 '관계'가 곁들어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사와 야사를 넘나들며 풀어나간다고 할까요?

주연급인 연산을 연기한 정진영이나 장생을 연기한 감우성이나 다른 조연들 모두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공길로 분한 신인 이준기는 최근 구설수에 휘말렸는데 그것이 (의도적이었 건 비의도적이었 건) 영화 홍보에 한 몫을 했고 연기도 좀 아쉬웠지만 좋은 편이었습니다.

빠른 전개로 긴장감 있으면서도 신명나게 풀어나가다가 서글픈 결말이 좀 아쉽네요. 적당히 화려한 화면과 어우러진 이병우 음악 감독의 음악들도 좋았던 이 영화 별점은 4개입니다.
2006/01/05 17:37 2006/01/05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