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후일

먼 후일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시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2003/06/27 20:03 2003/06/27 20:03

손톱

오랜만에 길어버린 손톱을 짧게 깎았다.

손톱이 길었을 때와는 달리

그 짧은 손톱으로 씨디속지를 꺼내기가 참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면

그대를 향한 내 기억의 손톱도 닳고 닳아

그렇게 짧아져버릴 날이 오겠지요.

그때가 되면 그대를 기억하는 일이

그대 얼굴을 떠올리는 일조차도

짧은 손톱으로 씨디 속지를 꺼내보는 일처럼

힘든 일이 되고 말겠죠.


시간이 지나 손톱은 다시 자라나겠지만

그 손톱은 예전의 손톱이 아니듯...

내 마음 속에도 또다른 누군가에 대한 기억이 자라날지...
2003/06/26 20:02 2003/06/26 20:02

밤과 낮

우리 영혼의 삶은

지금의 삶을 기준으로

탄생 이전의 삶, 지금의 삶 그리고 죽음 이후의 삶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중 지금의 삶은

우리 인생 전체의 하루처럼

우리 전생을 통해 극히 짧은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 짧은 밤과 낮동안 난 그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대를 다시 만나게 될 밤과 낮이 언제즘 다시 찾아오려는지...
2003/06/25 20:00 2003/06/25 20:00

빛과 어둠

빛이 먼저일까?

어둠이 먼저일까?

갑자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같은 뚱딴지 같은 의문이 떠올랐다.

먼저 빛이 존재하다 그것이 사라지고 나타난 것을 어둠이라 부른 것일까?

아니면 먼저 어둠이 있다 나타나 것을 빛이라 부른 것일까?

빛은 유이고

어둠은 무라고 할 수있다.

그럼 있음이 먼저냐 없음이 먼저일까?

이런 논쟁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나는 이 세상에 있지도 없지도 않은데...

결국 다 한 조각 꿈에 불과한 것들일지도 모르는데...

너무 아픈 꿈....
2003/06/24 19:59 2003/06/24 19:59

교차로

그대와 나는

인연의 교차로에 있다는 생각이든다.

조금씩 가까워지겠지만

이제 우린 다시 엇갈린 길을 가야만 한다.

하지만 길은 어디나 이어지듯이

교차로는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그대의 끌림으로

혹은 나의 바람으로

인연은 다시 이어질 것을 믿는다.
2003/06/16 19:57 2003/06/16 19:57

보이지 않죠

보이지 않죠
언제나 자신을 가장 생각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거죠.

보이지 않죠
그러기에 그대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날 알아볼 수 없겠죠.

보이지 않죠
나 역시 날 생각해 줄 누군가를 알아볼 수 없겠죠.



....볼 수 있나요?
2003/06/13 19:56 2003/06/13 19:56

별이 그리운 밤

하늘을 가득 채운 구름에

별이 모두 가렸다.

갑자기 보고 싶어지는 반짝임...

우리는 모두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어느 별 근처에는

지구를 떠난 자들이 살고 있는 곳이 있지 않을까?

우리가 예전에 살았던 곳이 있지 않을까?
2003/06/12 19:55 2003/06/12 19:55

자연

자연

- 박재삼


뉘라 알리

어느 가지에서는 연신 피고

어느 가지에서는 또한 지고들 하는

움직일 줄 아는 내 마음 꽃나무는

내 얼굴에 가지 벋은 채

참말로 참말로

사랑 때문에

햇살 때문에

못이겨 그냥 그

웃어진다 울어진다 하겠네.
2003/06/11 19:53 2003/06/11 19:53

시간을

시계를 멈춘다고

시간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아니지...

그걸 알면서...
2003/06/11 19:53 2003/06/11 19:53

in my brain

사랑이라는 감정은

단지 뇌속의 화학반응일 뿐이라는 말이있다.

뭐 그러면 어떤가.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닌걸...

사랑은 가슴으로 하는 것인걸...
2003/06/10 19:52 2003/06/10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