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어(反語) 1

쏟아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렇다면 그 전에 다 마셔버리고 말지.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고 있느니 그러고 말지.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해가 뜨는 것이 아니고 지구가 도는 것이지.

자느라 뜨는 것을 볼 수 없지만 등을 돌리면 볼 수 있는 걸.
2006/07/22 23:39 2006/07/22 23:39

사이의 강

1.

처음부터 정해졌을 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어긋나기만 했던,
눈에 보이지 않았던 사이의 미세한 균열이
결국 우리 사이에 유유한 강을 이루고 말았다.
작은 균열에 결국 빙산이 무너지는 것 처럼...


2.

그렇게 돌아오는 나의 길은
언제나 가슴이 무너지는 공허뿐이었다.
다음은 기약 없는 단어일 뿐.
돌아선 그 한 걸음 한 걸음은,
결국 그 끝을 알수 없는 낙하뿐이었다.


3.

그 간격을 넘을 수도 없기에
간격의 저편에서 발만 구르다,
가만히 눈을 감고 기다려본다.
텅빈 미소의 그림자로 남을 그 날을,
대답 없는 메아리로 울려질 그 날을.
2006/07/22 01:11 2006/07/22 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