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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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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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분리
'아름다운 혼돈'이라는 이름처럼, 방대한 범위의 글들이 난무하는 bluo.net
'카테고리'로 분류는 하고 있지만,
사실 어떤 때는 어떤 카테고리로 넣어야할지 고민이 생길 때가 있다.
from diary에 들어가야할 글인지. at that moment에 들어가야할 글인지.
너무 방대한 범위를 나누기를 몇 번 시도해 보았지만 결과는 번번히 실패였다.
나누어둔 글의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자아를 나눈다는 일. 나누어 서로 다른 쪽에 둔다는 일.
아직도 너무나 힘든 일이다.
몰래 재개봉한 loveidea.net
어느덧 시작된 bluo.net 시즌 2와 함께 나름대로 계획은 짜보았는데,
과연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런지.
새로운 마음가짐, 새로운 생각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시작해보자. 자아분리(自我分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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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no name
아무 의미도 없다고 했어요.
그대가 모든 의미이니
모두 드리면 내겐
아무 의미도 남아있지 않을테니.
제 이름마저도 드려서
이제 제겐 이름이 없어요.
그댄 그 모든 걸 잊으셔서
이름 없는 저를 이제 부를 수 없겠죠.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들은
결코 가질 수 없다하는데.
제가 너무 간절히 원했나요.
아니면 제 간절함은 거짓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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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에.
신기한 일이야.
어제까지만해도 봉오리였던 꽃들이
오늘은 이렇게 활짝 펴있다니.
그렇도 또 한철이 지나가면 눈처럼 떨어지겠지?
우리 삶도 그렇겠지?
시간이라는 긴 계절 안에서
그 계절을 모두 누리지 못하고
한 순간 피었다가 지는 꽃처럼.
그래도 말야.
화려하게 피지는 못한다고 해도,
초라하게 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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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봄, 바람.
너를 봄. 너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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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에서 아침을
난 다른 사랑에 빠지겠어요
꿈결처럼 그대를 잊고 날아가겠어요
날아가다 뭔가가 눈에 들어오면
그것으로 또 그대 생각을 하게 될 테니
눈을 감고 날아가겠어요
그럼 난 하늘도 바다도 나무도 풀도 볼 수 없을 테니
빨간 벽돌로 만든 담도 단단한 콘크리트 건물도 볼 수 없을 테니
언젠가 어딘가에 부딪혀 떨어지겠죠
하얀 날개에 선홍색 피가 흐르면
난 날개를 다쳤으니 더 이상 날아갈 수가 없어, 하고
그대에게 돌아갈 이유를 만들겠죠
그대가 내 마음을 가져가시니
난 다른 꿈을 꾸겠어요
둥글고 커다란 유리볼에 치커리와 브로콜리를 넣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과 포도로 만든 비니거를 뿌려
티파니로 가겠어요
차가운 유리벽 너머로 반짝이는 블루 사파이어를 보며
초록색 샐러드를 먹으며
그대를 까맣게 잊겠어요
그럼 난 그 눈도 입술도 손가락도 다 잊을 테니
그렇게 간절하던 맹세의 말도 다 잊을 테니
언젠가 어디선가 그대 다시 만나도
그대인 줄 모르고 스쳐지나가겠죠
그렇게 다른 공간, 다른 시간에 다른 사람으로 다르게 만나면
그대와 다시 한 번 사랑에 빠질 수 있겠죠
그대가 나를 버리시니
난 영원을 약속하겠어요
변하고 변하고 변하여
완전한 무(無)가 되어
그대 마음에 그림자 하나 드리우지 않겠어요
그럼 난 그대에게 처음부터 없었던 존재가 될 테니
그대에게 영영 잊혀지지도 않겠죠
황경신, '티파니에서 아침을'(황경신의 한뼘스토리 '초콜릿 우체국'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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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경신
be a doctor
가끔은 휴대폰을 꺼두고 사라지고 싶지만,
나는 의사이기에 그럴 수 없네.
어느날 그대와 함께 멀리 도망치고 싶겠지만,
나는 의사이기에 그럴 수 없네.
이 세상에서 히포크라테는 이미 죽은 사람이지만
나는 의사이기에 그럴 수 없네.
내 가슴 한 켠에는 아직 양심이라는 녀석이 남아있어
나는 보통 사람이 될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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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 Bye Bye
예전에 이야기했던 '암흑기' 1년차가 끝나고 드.디.어 2년차가 되었습니다.
2년차가 되었으니 이제 좀 덜 바빠지겠죠.
bluo.net의 '단골메뉴'인 '홍대 클럽 공연 탐방'과 '음반 리뷰'의 활발한 업데이트를 혹시나 기대하신 분들이 있으려나요?
우선 '홍대 클럽 공연 탐방'은 '물리적 한계'에 부딪혔다고 할까요?
'무료서비스'가 아닌 설치형 블로그를 사용하기에 유료 호스팅을 이용 중인데, 이미 올린 사진만 1.5 Gb 가까이 되기에 2 Gb 서비스를 이용하는 저에게는 은근히 부담이 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거의 1년간 홍대 클럽과 멀어지면서 관심도 멀어졌다고 할까요?
물론 작년에도 아주 가끔 갔었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이었습니다.
음반은 요즘에도 '아주 열심히'는 아니지만 꾸준히 모으고 있고, 음악도 자주 듣고 있어요.
CD는 어느덧 1200 장을 돌파했더군요.
2002년 말에 기획되어 2003년 초에 홈페이지로 시작한 bluo.net,
만 20세 였던 2002년 말에 제 20대의 기록하기 위해 시작되었어요.
제 '20대의 비망록'이라고 할까요?
그 20대가 벌써 절반이 넘게 지났습니다.
bluo.net도 이제 7년째를 맞네요.
2008년 bluo.net은 열심히 쉬었지만, 잠시 더 쉬어갈까해요.
bluo.net 시즌 1(?)은 여기서 마침니다.
'홍대 클럽 공연'에 대한 포스팅은 이제 거의 없겠지만, 음악, 책, 영화에 대한 글들은 앞으로도 보실 수 있을 거에요.
bluo.net 시즌 2(?) 혹은 다른 블로그에서 만나도록 하죠.
그럼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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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o (I will sing, I will cry)
노래를 부를게요. 그대를 위해서.
그 노래가 슬픔의 노래이든,
혹은 기쁨의 노래이든.
하지만 난 이제,
기쁨 노래만 부르고 싶어.
눈물을 흘릴게요. 그대를 위해서.
그 눈물이 슬픈의 눈물이든,
혹은 기쁨의 눈물이든.
하지만 난 이제,
기쁨의 눈물만 흘리고 싶어.
...
슬픔의 노래가 흐를 낮도
기쁨의 노래가 흐를 낮도 있겠죠.
그래도 기쁨의 노래가 흐를 날이 더 많겠죠?
슬픔의 눈물이 흐를 밤도
기쁨의 눈물이 흐를 밤도 있겠죠.
그래도 기쁨의 눈물이 흐를 날이 더 많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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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과 새
"오래 전부터 프레베르의 그 시를 좋아했지만
전 늘 제가 새장을 그리고 새를 기다리는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사랑의 주체가 나 자신이고, 그것이 잘못되는 것은 나의 잘못이라고.
하지만 저도 누군가에게 새가 되기도 했겠죠.
가둬두고 싶지만 가둘 수 없는, 오래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는.
이제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할 나이가 된 걸까요.
지금은요, 수백 장의 새장을 그리고, 새를 기다리고, 그런 과정들이
너무 막막하고 힘들게만 느껴져요.
전 그냥 누군가 그려놓은 새장 속으로 날아 들어가서
마음 놓고 노래만 부르면 좋겠어요.
하지만 하루키가 그런 말을 했죠.
누구도 종교에서 기적만 잘라 가질 수는 없다고.
그러니 사랑에서 기쁨만 잘라 가질 수도 없겠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아요.
모든 것이 끝없이 되풀이된다면, 어떻게 살아가겠어요.
의외로 전 잃을 것이 별로 없는지도 몰라요.
처음부터 가진 것이 없었으니까.
잃은 게 있다면,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멈출 수 없었던,
그 불안했던 마음이겠죠. 그렇게 생각할레요."
작가 '황경신'이 '황인뢰' PD에게 보낸 메일 중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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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경신
the answer and the story
언제나 궁금해 했지만
하나도 알 수 없었던
그 답들.
찾아도 찾을 수 없었던
알아도 말할 수 없었던
네 짧은 답들.
언제나 써보고 싶었지만
결국엔 쓸 수 없었던
그 이야기들.
잡아도 잡을 수 없었던
바래도 갖을 수 없었던
우리 긴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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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행사
사랑을 믿지 않으면 사랑은 찾아오지 않고...
계절의 변화와 감정의 변화
둘 곳 없는 마음의 부유
끝없는 시간 속에서 흘러가는 우주 비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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