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의 우울은
런던의 흐림이 아닌
마이애미의 맑음

나의 고독은
강기슭 바람따라 흔들리는 갈대가 아닌
언덕 위 고고히 홀로 선 아름드리나무

나의 혼돈은
차고 빠지는 서해의 조수가 아닌
쉼 없는 동해의 파도

2007/05/04 17:19 2007/05/04 17:19

장마

우리 삶의 시간이
이 빗속 빗방울 방울이
낙하하는 시간과 같다면

또 그 시간들이
끝없이 내리는 이 비처럼
낙하를 반복하고 있다면

내리고 또 내리는,
이 한철 지루한 장마는
언제쯤 낙하를 멈출까.

스치고 또 스치는,
어긋난 삶들은 언제쯤
같은 웅덩이에서 만날까.
2007/05/01 13:35 2007/05/01 13:35

듣고 있나요?

듣고 있나요?
믿어지지 않겠지만.
믿을 수 없겠지만.

온세상 가득 흩날리는
어지러운 연분홍빛,
눈부시게 빛나던 4월을.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이
입끝에서 핏방울 된
너무나도 잔인한 4월을.

이젠 빛바랜 일기장 속
희미해진 기억처럼,
아스라이 사라진 4월을.

기억하고 있나요?
믿어지지 않겠지만.
믿을 수 없겠지만.
2007/04/23 16:50 2007/04/23 16:50

반(返)

언제나 그랬다.
깨달았을 때는
아직 이르거나
너무 늦었다.

차고 기울고
오고 가고
만나고 헤어지고

만사에 등지고 누워
오도카니 생각해보아도
마음을 다스려보아도

어느새
등을 대고 눕는
그 허망은 결국
나의 짐

돌아 누워
끌어안아야할
그 공허는 결국
나의 몫

기울고 차고
가고 오고
헤어지고 만나고

언제나 그랬다.
깨달았을 때는
아직 이르거나
너무 늦었다.
2007/03/24 19:41 2007/03/24 19:41

파랑새를 찾아서

진짜 사랑을 해보지 못한다면.

어른이 되지 못한다지만,

철 모르는 아이와 같다지만,

그럼 또 어때.


천방지축 피터팬처럼

언제나 즐겁게 살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걸.

수 만가지 행복들 가운데

그 또한, 하나의 행복이라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걸.


이제 떠나볼까?

파랑새를 찾아서.
2007/03/21 23:20 2007/03/21 23:20

누군가의...

누군가의 소원이 이루어질 때

누군가의 눈물이 흘러내릴 때
2007/03/12 22:09 2007/03/12 22:09

그런 사람 그런 사랑

한꺼번에 몰려왔다 빠져나가는 바다가 아닌,
오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강물처럼

순식간에 퍼붓다가 멈추는 소나기가 아닌,
오래오래 소리없이 내리는 가랑비처럼

한여름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이 아닌,
가을날 서쪽하늘의 은은한 노을처럼

밤하늘의 차고 기우는 보름달이 아닌,
언제나 영롱한 빛을 내는 북극성처럼
2007/02/28 22:27 2007/02/28 22:27

forget me not

영원을 소망한 때가 있었어.
철 없던 시절의 이야기지.
중요한 건 그 밀도와 농도인데.

i wanna see your lonely, long way.
i wanna walk on your cold, cruel life.

첫번째 눈물은 의미를 알 수가 없겠지만
마지막 미소는 아직도 내게는 또렸한데.

i lost you, so i miss you.
i loved you, so i hate you.

삶은 공허라던 때가 있었어.
지나간 시간의 부끄러움
소중한 건 모든 눈물과 미소인데.

the days i can't forget.
the days i can't turn back to.

...

마치 꿈만 같던 날들의 이야기.
다시 오지 않을 날들의 이야기.

잊을 수 없는 날들의 이야기.
돌아갈 수 없는 날들의 이야기.

너무 소중했던 날들의 이야기.
이젠 상처가 된 날들의 이야기.

나를 매일 죽게 만드는 이야기.
나를 다시 살게 만드는 이야기.

2007/02/28 21:38 2007/02/28 21:38

take a nap

close your eyes and take a nap...

forget your worries. forget your sorrows...

when you wake up, you will find beautiful days...


세상이라는 전장에서 소모될 삶이었다 해도

용서받고 있었다고, 위로받고 있었다고

손끝에서 사라질 눈꽃같은 시간이었다 해도

언제나 고마웠다고, 너무나 행복했다고

2007/02/28 19:46 2007/02/28 19:46

Leave Me Alone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이들은,
모두 귀를 막고 고개를 돌리고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네요.

이제 어떻게 할까요?

나도 입을 막고 귀를 막고
고개를 돌릴 수 밖에요.

기대어 쉴 수 있는 어깨가,
안겨 울 수 있는 마음이,
어디에도 없는 거라면.

이제 어쩔수 없지요.

먼 여행을 떠날 수 밖에요.
다시 그럴 수 밖에요.

그날을 기다리며 고이 간직한
마음의 이야기들 모두
이제 이곳에 남겨두었으니,

어떤 말도 할 수 없네요.

어느날엔가 물으신다면
그저 웃을 수 밖에요.

2007/02/12 06:45 2007/02/12 0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