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iver'의 야심작 'AK100 아스텔앤컨', 휴대용 오디오 기기로서 최고의 성능을 들려주지만 그 성능과 가격에 비해 외형적인 만듦새는 사실 많이 아쉬웠다. 헤어라인이 들어간 메탈 바디와 후면의 유지제질은 보기는 좋았지만, 케이스 없이 사용하기에는 위험한 '아이폰'처럼 보기에만 좋고 실용성에는 의문이 드는 디자인이었고, 더구나 AK100에 동봉되었던 파우치는 너무나 저렴한 수준이어서 AK100과 함께하는 외출을 망설이게 했다. 그런데 이런 AK100의 외형적인 완성도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케이스가 등장했다.
바로 휴대용 전자기기를 만드는 업체로는, 최근에 설립되어 후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디그니스(http://dignis.co.kr/)'에서 제작한 '알바로(Alvaro)'이다. 제작자가 단지 '판매용'이 아닌 AK100 사용자로서 본인의 사용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70만원에 근접하는 AK100의 가격을 고려한다면 저렴한 수준(35000원)이지만 그 만듦새가 뛰어나기에 소개한다.
왼쪽이 '알바로'가 담긴 박스이고 오른쪽이 AK100의 박스이다. 흑과 백의 대비라고 할 수 있겠다.
윗면에는 '디그니스(Dignis)'의 로고가 보이고 옆면에는 웹사이트 주소가 보인다. 하지만 박스에 AK100의 케이스라는 점을 알리는 문구는 없다. 디그니스에서 출시하는 다른 제품들의 포장과 호환되는 박스여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박스를 열면 내부에 작은 박스 2개와 보호용 파우치에 담긴 '알바로'를 볼 수 있다. 사진에는 작은 박스가 하나만 보이지만 그 아래 다른 하나가 숨어있다.
그래서 박스에 담긴 내용물은 이렇다. 작은 박스 하나에는 옵션으로 구입할 수 있는 넥스트랩(6000원)이, 다른 하나에는 상부 보호필름 2개가 들어있다.
알바로 케이스와 넥스트랩의 모습이다. 케이스와 넥스트렙 모두 가죽 소재로, 케이스의 외부는 AK100과 같은 검은색 가죽이고 내부는 AK100의 스크레치 방지를 위해 부드럽게 처리되었다.
알바로와 AK100의 모습. 케이스 밑면에는 충전 및 데이터 전송 케이블 단자가 밑면에 위치한 AK100을 위한 구멍이 보인다. 단지 판매용으로만 제작했다면 놓칠 수도 있는 부분일 텐데, 사용자의 입장에서 만든 제작자의 세심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알바로' 케이스 자체보다도 만듦새가 더 마음에 드는 넥스트랩 양쪽 끝의 모습. 가죽이 주는 아날로그적 감성과 금속이 주는 기계적인 차가움이 조화된 느낌이라고 할까?
케이스 내부를 자세히 보면 디그니스의 로고와 이 회사의 가치 추구에 대해 적혀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주는 고급스러운 느낌은 덤이다.
케이스 뒷면에는 넥스트렙을 연결하기 위한 고리가 보인다.
AK100 액정화면 밑으로 약간의 여유가 있는 케이스 앞면의 모습. UI 이용시 편의를 위한 배려가 아닐까 한다.
동봉된 상부 보호필름을 붙이는 모습. 앞면과 뒷면의 보호필름은 이미 AK100에 붙여서 판매되고 여벌로 1쌍이 더 패키지에 동봉되어 있기에, 알바로 케이스에도 상부 보호필름이 2장 들어있다. 사진처럼 윗면을 버튼과 구멍에 맞게 잘 붙이고 양 옆쪽을 붙여주면 된다.
기포가 약간 생기는데, 잘 눌러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없어진다고 한다. 무늬가 들어간 상부 보호필름은 차가운 느낌의 AK100 바디를 가죽의 느낌이 나도록 한다. 가죽 소제의 케이스와 통일성을 위한 제작자의 세심함이 보이는 또 다른 부분이다. 필름을 붙이고 케이스를 입혀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역시 가죽이 많이 사용된 헤드폰 '젠이하저 모멘텀(Sennheiser Momentum)'과 함께한 모습이다. 알바로를 입은 AK100은 모멘텀과 오디오 기기로서 음향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외형적인 면에서도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AK100을 오디오 기기로서 기능적으로 완성한 회사가 iriver라면 AK100의 디자인적인 면에서의 완성은 '디그니스(Dignis)'가 아닐까 한다.
이 제품의 구입은 디그니스 홈페이지(http://dignis.co.kr/)에서 가능하다. 제작자의 고민과 철학이 담긴 제작기는 블로그(http://blog.naver.com/digni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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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nis] '알바로' AK100 아스텔앤컨 케이스 개봉기 및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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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와 숫자들 '유예' 공청회 (& 달.콤 커피 방문기) in 12월 2일 Veranda Live
'9와 숫자들'의 EP '유예'가 발매되면서 몇몇 온라인샵에서 '발매 기념 공청회' 초대 이벤트가 진행됐었다. '공청회'라니, 무슨 정부기관의 정책 발표회나 고위 공직자의 인사 청문회가 생각나는 어색한 단어인데, 음반을 같이 듣는 모임이 아니라 '9와 숫자들'이 직접 수록곡들을 들려주고 팬들과 이야기하는 일종의 '팬미팅' 같은 자리이기에 다녀왔다. 그런데 장소가 특이했다. 공연장이나 클럽이 아니라 강남 논현동에 위치한 '달콤 커피'란다. 처음 듣는 장소라, 홍대 근처에 많은 이쁜 카페 같은 곳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그곳은 '커피빈'이나 '스타벅스' 같은 커피 프렌차이즈였다. 처음 듣는 브랜드인데, 모델은 무려 '신세경'! '달콤 커피'라고 해서 맛있는 커피를 의미하나 했는데 영어로 'dal.komm coffee'라고 쓰고 우리말로는 '달.콤 커피'란다.
이번 '유예' 공청회도 '9와 숫자들'의 유통사인 '파고뮤직'에서 장소를 잡아서 진행하는 이벤트로 알았는데 아니었다. 사실은 '달.콤 커피'에서 진행되는 '카페 라이브 프로젝트'인 'Veranda Live'의 하나로 기획된 공연이었다. 그리고 이 Veranda Live는 '달.콤 커피'와 '달뮤직'이 함께하는 프로젝트라는데, '달'로 시작되는 이름에서 두 회사가 계열사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달뮤직', 생소한 이름이라 바로 검색을 해보니 온라인 음원 제공 업체( http://www.dal.co.kr/ )였다. 그리고 달뮤직은 바로 우리에게 피쳐폰 시절에 벨소리와 통화 대기음 서비스로 알려진 '다날'의 계열사(?)였다.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면서 벨소리나 통화 대기음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벨소리와 통화 대기음으로 쌓인 '음원 서비스'에 대한 경험으로 달뮤직을 열었나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는 동안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셨는데, 이처럼 '달.콤 커피'와 '달뮤직'을 연계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음악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나 괜찮은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상품이라 '달.콤 커피' 늘어날 수록 매력적인 상품이었다.
이 밖에도 음악과 연계하려는 노력이 매장 곳곳에서 보였다. 해드폰으로 유명한 브랜드 '젠하이저'와 연계하여 제품들을 청음해 볼 수도 있었고, 매장에는 통기타가 비치되어있어 고객들이 직접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자세히 보면 달.콤 커피의 로고(맨 위 사진) 뒤 쪽에 보이는 스피커들의 유닛이나 로고 자체도 콩나물 모양의 '음표'를 커피잔과 합쳐 놓은 모습에서 달.콤 커피가 음악을 테마로 하는 카페라는 점을 상징하고 있었나 보다.
'유예' 발매 기념 공청회는 넓지 않는 공간을 가득 채운 팬들과 함께 시작되었다. 1집과는 다르게 EP '유예'가 어쿠스틱 느낌이 나게 녹음된 곡들이 많기 때문인지, 9와 숫자들도 차분히 많은 상태에서 공청회를 시작했다. (키보드 세션은 얼마전에 솔로 뮤지션으로서 EP를 발표한 '오수경'이었다.) EP 수록곡들로 셋리스트를 꾸려갔지만, EP와는 역순으로 공연이 진행되었다. 그래서 첫 곡은 '낮은 침대'였다. 그리고 '공청회'라는 이름처럼 밴드의 연주 뿐만 아니라, 음반만 들어서는 알 수 없는 EP 제작과 수록곡에 관한 뒷이야기와 팬들이 궁금한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곡과 곡 사이마다 있었다.
'낮은 침대'에서는 멤버들의 침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아카시아꽃'에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원곡이라고 할 수 있는 '과수원길'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착한 거짓말들'에서 너무나 궁금했던 '알파벳'도 9의 입으로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의미까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역시나 '몽땅'에서는 내부에서도 '19금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슬기롭게(?) 피해간 방법을 들을 수 있었다.
관객과 밴드 모두 앉은 자세에서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된 '공청회'는 뮤지션과 팬들이 아주 가까운 자리에서 편안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자리였다. 아주 오랜만에 '9'가 솔로 뮤지션으로서 가끔 '프리마켓'이나 '빵'에서 차분하게 앉아 로 공연하던 모습이 겹쳐졌다. 아마도 9가 음악 생활을 하면서 어느 때보다도 편안한 때가 바로, '9와 숫자들'의 지금이기에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나도 싶다. 2005년부터 들었던 그의 음악들에서 지금의 음악이 가장 그의 진솔한 음악이기에 그러지 않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http://youtube.com/bluoxetine 영상은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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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ael Yamagata - Elephants...Teeth sinking into Heart (2008)
artist : Racheal Yamagata
album : Elephant... Teeth sinking into Heart
disc : 2CD
year : 2008
좌절과 분노가 담긴 목소리의 주인공, 'Rachael Yamagata'의 두 번째 full-length album 'Elephant... Teeth sinking into Heart'.
그녀의 이름은 우리나라에는 TV CF에 삽입되기도 했던, 전작 'Happenstance'의 수록곡 "Be be your love"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열악한 음반 시장은 1990년대 말을 정점으로 하향세를 그렸고, license album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그 당시 인기 Pop star의 album은 1만장을 돌파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현재는 그 반의 반만 팔려도 엄청난 판매량이라고 할 만큼 시장은 위축된 상태로, 탄탄한 mania층을 확보하고 있는 일부 genre를 제외하고는 판매가 보장된 확실한 album이 아니면 license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Rachal Yamagata의 두 번째 album이 국내에 license된 점은 대단하다고 할 수있겠다. 2CD로 구성된 이 album의 긴 title은 사실 각각의 CD의 title인 'Elephant'와 'Teeth sinking into Heart'를 이어 놓은 것이다. repackage가 아님에도 2CD인 점은 흥미로운데 이 album을 완전히 감상하고 나면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겠다. 'Elephant' CD에서 그녀의 vocal이 중심이 되어 vocalist로서의 역량과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면, 'Teeth sinking into Heart' CD에서는 그녀가 홀로 활동하기 전에 band에 몸담았던 경력을 반영하듯 Rock band의 향기가 물씬 나는 track들을 만날 수 있다. 이런 2CD의 알찬 구성은 그녀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열악한 우리나라 음반 시장을 생각한다면 그녀의 두 번째 album도 무사히 license된 점은 행운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예쁜 아닌, 좌절과 분노로 가득찬, 그래서 더욱 진실되고 catharsis를 느끼게 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흠뻑 빠져보시라.
album : Elephant... Teeth sinking into Heart
disc : 2CD
year : 2008
좌절과 분노가 담긴 목소리의 주인공, 'Rachael Yamagata'의 두 번째 full-length album 'Elephant... Teeth sinking into Heart'.
그녀의 이름은 우리나라에는 TV CF에 삽입되기도 했던, 전작 'Happenstance'의 수록곡 "Be be your love"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열악한 음반 시장은 1990년대 말을 정점으로 하향세를 그렸고, license album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그 당시 인기 Pop star의 album은 1만장을 돌파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현재는 그 반의 반만 팔려도 엄청난 판매량이라고 할 만큼 시장은 위축된 상태로, 탄탄한 mania층을 확보하고 있는 일부 genre를 제외하고는 판매가 보장된 확실한 album이 아니면 license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Rachal Yamagata의 두 번째 album이 국내에 license된 점은 대단하다고 할 수있겠다. 2CD로 구성된 이 album의 긴 title은 사실 각각의 CD의 title인 'Elephant'와 'Teeth sinking into Heart'를 이어 놓은 것이다. repackage가 아님에도 2CD인 점은 흥미로운데 이 album을 완전히 감상하고 나면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겠다. 'Elephant' CD에서 그녀의 vocal이 중심이 되어 vocalist로서의 역량과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면, 'Teeth sinking into Heart' CD에서는 그녀가 홀로 활동하기 전에 band에 몸담았던 경력을 반영하듯 Rock band의 향기가 물씬 나는 track들을 만날 수 있다. 이런 2CD의 알찬 구성은 그녀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열악한 우리나라 음반 시장을 생각한다면 그녀의 두 번째 album도 무사히 license된 점은 행운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예쁜 아닌, 좌절과 분노로 가득찬, 그래서 더욱 진실되고 catharsis를 느끼게 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흠뻑 빠져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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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와 숫자들 - 유예 (EP)
유예와 유예를 거듭하다가 발매된 '9와 숫자들'의 EP '유예'.
'9와 숫자들'의 리더 '9'의 앞선 밴드 '그림자궁전'의 2007년 데뷔 앨범 '그림자궁전'은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기에서는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2009년 끝자락에 발매된 '9와 숫자들'의 데뷔 앨범 '9와 숫자들'은 그림자궁전에 이어지는 호평과 더불어 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이 비평가들을 사로잡은 증거였고, 그림자궁전에서는 쉽지 않았던 여러 차례의 단독공연이 청자들을 사로잡은 증거였습니다. 리더 9가 그림자궁전 시절보다 어깨를 빼고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앨범 '9와 숫자들'은 사실 그림자궁전 시절보다 더 많은 고뇌와 독기를 품고 만든 앨범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뛰어난 가창력'이라는 수식어와는 거리가 먼 9의 목소리이지만, 듣기 유쾌한 목소리는 아니지만 'Smashing Pumpkin'의 노래들에서는 흡입력을 발휘했던 'Billy Corgan'의 그것처럼, '9와 숫자들'의 노래들에서 그의 목소리는 마력(혹은 매력)을 발휘했습니다.
어쨌든, 데뷔 앨범의 인기에 힘입어 2011년 초에는 후속 EP에 대한 소식들이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그때 즈음, 수차례 멤버 교체를 겪었던 밴드는 현재의 4인 체제로 고정되었습니다. 2011년 5월 즈음에 발매가 예상되었던, EP '유예'는 앨범 제목처럼 발매 유예를 반복하였고 발매일은 멤버들도 모르는 미궁에 빠져들었죠. 2012년으로 해는 바뀌어 팬들의 기다림은 원성이 되고, 2013년을 바라보며 그 원성이 또 망각으로 빠져들 때 즈음인 2013년의 11월, 기다림과 망각의 틈새로 드디어 EP '유예'가 발매되었습니다. 데뷔 앨범이 2009년 12월에 발매되었으니 거의 3년만의 후속 앨범으로 아주 오랜 기다림같지만, 오랜 활동 끝에 한 장의 앨범을 내고 산화해버린 '그림자궁전'을 생각한다면, 그다지 길지 않은 기다림이었고 후속작을 발표해준 점만으로 오히려 고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리고 연말이 가까워오는 11월에 발매한 점은 다분히 연말 시즌 특수를 노리지 않았나 합니다.)
대부분의 곡들(1곡을 제외한)에서 전주가 있었던 지난 앨범과는 달리, 전주 없이 바로 노래가 시작되는 첫 곡 '눈물 바람'은 청자가 준비할 틈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예고 없이 급습하는 9의 목소리는 마치 이유 없이 왈칵 쏟아지는 눈물 같습니다. 제목부터 가사까지, 신파 혹은 청승이라고 할 수 있는데, 데뷔 앨범이 지향하는 복고 코드를 이어가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곡을 이끌어가는 잔잔한 멜로디와 가성까지 올라가는 9의 노래는, 멜로디보다 리듬이 조금 더 두드러졌던 지난 앨범과는 다릅니다.
'몽땅'의 도입부에서 반복되는 '누구에게도'는 '안치환'의 대표곡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의 유명한 후렴구 '누가 뭐래도'를 떠오르게 합니다. (의도되었다면 오마주가 아닐까 합니다.) SNS에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아기공룡 둘리'와 '달려라 하니'의 오마주가 담겨있다고 하는데, 도입부에서 베이스 연주가 들려주는 리듬은 분명 두 만화영화 주제곡의 리듬과 비슷합니다. 지난 앨범의 여러 곡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신스대신 양념을 사용된 실로폰 소리도 '아기공룡 둘리'의 주제곡을 생각하게 합니다. '외로움'에 만화영화 주제가에서 차용한 요소들과는 달리, 가사의 수준은 지난 앨범의 어떤 곡들처럼 다분히 위험한 수위를 향해 달려가다 적당한 수위 조절로 마무리합니다. (이거, 19금은 아니더라도 15금 정도는 줘야하지 않을런지요.)
제목과 같은 '유예'는 솔로 가수 '9' 시절에 그가 불렀던 '부도'의 연장선에 있는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부도', '유예'나 '연체' 같은 단어에서 '경제학'이 떠오르는데, 그림자궁전의 과학탐구 시리즈('중화반응', '광물성 여자', 그리고 그림자궁전을 위해 만들었지만 9와 숫자들이 부른 'DNA')가 있다면 9와 숫자들에는 사회탐구 시리즈가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잔잔한 기타 연주 위로 담백하게 읊조리는 9의 노래는 데뷔 앨범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곡이 아닐까 하네요.
독특하게 어린이 코러스가 들어간 '그대만 보였네'는 앨범의 타이틀입니다.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보컬/연주/코러스와 사랑의 세레나데와도 같은 가사 덕분에 '대중성'이 다분히 두드러지는 곡입니다. 지난 앨범의 타이틀 '말해주세요'와 마찬가지로, 밴드의 단독 공연 셋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을 인기곡이 되리라 예상됩니다.
'아카시아꽃'과 '착한 거짓말들'도 지난 앨범의 '이것이 사랑이라면'이나 '칼리지 부기'처럼 솔로 가수 9의 노래에서 부활한 곡입니다.(생각해보면, 제가 솔로 가수 9 시절에 못들어서 그렇지 상당수의 곡이 그 시절 곡일지도 모르겠네요.) '아카시아꽃' 이미 '관악청년포크협의회'의 앨범에 '과수원길'로 수록되기도 했고, 동요 '과수원길'을 재해석한 가사와 그 가사의 '시간적 배경'정도가 될 어스름한 저녁녘을 그려내는 연주가 감상 포인트라고 하겠습니다. '착한 거짓말'을 듣고 있으면, 곡 자체의 쓸쓸함 뿐만 아니라, 뒤의 두 곡이 보너스 트랙 같은 곡들이기에 '마지막 곡'이라는 기분이 다분합니다. 은유가 깔려있는 느낌의 가사는 무슨 내용인지 궁금한데, 9가 경험했던 '군입대'와 '이별'에 대한 내용이라고 추측해봅니다. 2006년에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으니, 노래 중간에 외치는 '알파벳'의 의미입니다. 내용를 알기는 어렵지만, 어쩐지 쓸쓸한 목소리에서는 회한이 느껴지고, 고고하게 퉁기는 기타 소리는 먹먹합니다.
마지막에 담긴 두 곡은 스튜디오에서 한 번에 녹음된 studio live 트랙들입니다. 이 두 곡을 보너스 트랙이라고 본다면 이 음반은 EP라 할 수 있겠으나, 요즘 대중가요 앨범들의 흉흉한 인심 덕분에 1분 남짓의 인트로/아웃트로나 MR곡을 포함하고도 8곡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정규앨범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 상황에서는 full-length album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플라타너스'는 보너스 트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은 곡으로 다음 앨범의 '맛보기'가 아닐까라고도 생각됩니다.(설마 앨범 발매일을 맞추기 위해 studio live로 녹음했다고 믿고 싶지는 않아요.) 은유와 의인화를 적하게 사용한 가사는 매우 시적입니다. 어쩐지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같은 시가 떠오르는데, '아카시아꽃'이 동요 '과수원길'을 살짝 비틀어놓았다면, 이 곡도 그 시를 살짝 비틀어 놓은 모양새입니다. (또 그렇다고 보기엔, 국화와는 달리 플라타너스의 덩치가 어마어마합니다만.) 보너스같은 곡이지만, 가사와 9의 목소리가 전달하는 심상, 그리고 보컬에 집중할 수 있게 최소화된 연주, 적절한 배경음까지, '유예'의 수록곡 가운데 최고의 트랙으로 꼽고 싶습니다. (늦가을이주는 회한과 쓸쓸함에도 잘 어울리구요.) 지난 앨범과는 매우 다른 시도처럼 들리는데, 이 점은 이 곡이 두 번째 정규 앨범의 맛보기라는 생각에 힘을 실어줍니다. '낮은 침대'은 지난 앨범에서처럼 마지막에 위치하고 있는데, studio live acoutic version으로 녹음되어서 급박했던 원곡과는 다르게, 가사에 어울리는 여유를 들려줍니다.
치밀하게 계산되고 구성되었을 법한 '그림자궁전'의 앨범과는 다르게 감성적인 '9와 숫자들(솔로 가수 9를 포함하여)'의 노래를 듣노라면, 그림자궁전의 9의 좌뇌가 시킨 일이라면, 9와 숫자들은 그의 우뇌가 시킨일이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그만큼 동떨어져 있지만, 9의 '음악적 연대기'에서는 따로 생각할 수 없는 앨범처럼 보입니다. 솔로 가수 9나 그림자궁전 시절, 혹은 그 이전 시절에 틈틈히 써내려간 곡들, 그 가운데 9와 숫자들의 데뷔 앨범에 실리지 못했고 차후의 정규 앨범에도 실리기 어려운 성격의 곡들의 녹음을 망설이고 유예하다가, 그 곡들을 모아서 발표한 앨범이 바로 '유예'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아주 오래전 곡 '아카시아꽃(과수원길)'이나 그 후에 써졌을 '착한 거짓말들'같은 곡들이도 그렇지만, 공연에서 들려주었던 다른 느낌의 신곡 '깍쟁이'같은 곡이 제외된 점도 그렇게 생각하게 하네요. (그림자궁전에서는 밴드를 위해 남은 곡들을 아직 정리 못했지만, '9와 숫자들'에서는 정리하고 가겠다는 느낌?)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유예의 유예를 거듭하다 발매한 EP가 '유예'이지만,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유예'도 다음 정규 앨범 발매를 유예하기 위해 '유예'인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멤버 구성에서도 꽤 오랜 안정을 보여준 지금의 '9와 숫자들'이 해체나 은퇴는 오래오래 유예하고 계속 활동해주었으면하는 바랍니다. 언제 정리할지도 모를 그림자궁전의 두 번째 앨범을 기다리는 일보다는, 그래도 유예되면서도 종종 발매될 9와 숫자들의 앨범을 기다리는 일이 훨씬더 낫지 않겠습니까? 이 글을 읽고 있을 지도 모를, 모니터 넘어의 당신의 마음도 같다면 그냥 살포시 이번 앨범도 장바구니에 넣어주시면 되는 겁니다. (두 장, 세 장 넣어서 연말 특수를 노리고 선물하는 일도 좋겠습니다.) 참 쉽지 않나요? 강매가 아니라 그만큼 좋은 앨범이라는 의미입니다.
'9와 숫자들'의 리더 '9'의 앞선 밴드 '그림자궁전'의 2007년 데뷔 앨범 '그림자궁전'은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기에서는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2009년 끝자락에 발매된 '9와 숫자들'의 데뷔 앨범 '9와 숫자들'은 그림자궁전에 이어지는 호평과 더불어 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이 비평가들을 사로잡은 증거였고, 그림자궁전에서는 쉽지 않았던 여러 차례의 단독공연이 청자들을 사로잡은 증거였습니다. 리더 9가 그림자궁전 시절보다 어깨를 빼고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앨범 '9와 숫자들'은 사실 그림자궁전 시절보다 더 많은 고뇌와 독기를 품고 만든 앨범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뛰어난 가창력'이라는 수식어와는 거리가 먼 9의 목소리이지만, 듣기 유쾌한 목소리는 아니지만 'Smashing Pumpkin'의 노래들에서는 흡입력을 발휘했던 'Billy Corgan'의 그것처럼, '9와 숫자들'의 노래들에서 그의 목소리는 마력(혹은 매력)을 발휘했습니다.
어쨌든, 데뷔 앨범의 인기에 힘입어 2011년 초에는 후속 EP에 대한 소식들이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그때 즈음, 수차례 멤버 교체를 겪었던 밴드는 현재의 4인 체제로 고정되었습니다. 2011년 5월 즈음에 발매가 예상되었던, EP '유예'는 앨범 제목처럼 발매 유예를 반복하였고 발매일은 멤버들도 모르는 미궁에 빠져들었죠. 2012년으로 해는 바뀌어 팬들의 기다림은 원성이 되고, 2013년을 바라보며 그 원성이 또 망각으로 빠져들 때 즈음인 2013년의 11월, 기다림과 망각의 틈새로 드디어 EP '유예'가 발매되었습니다. 데뷔 앨범이 2009년 12월에 발매되었으니 거의 3년만의 후속 앨범으로 아주 오랜 기다림같지만, 오랜 활동 끝에 한 장의 앨범을 내고 산화해버린 '그림자궁전'을 생각한다면, 그다지 길지 않은 기다림이었고 후속작을 발표해준 점만으로 오히려 고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리고 연말이 가까워오는 11월에 발매한 점은 다분히 연말 시즌 특수를 노리지 않았나 합니다.)
대부분의 곡들(1곡을 제외한)에서 전주가 있었던 지난 앨범과는 달리, 전주 없이 바로 노래가 시작되는 첫 곡 '눈물 바람'은 청자가 준비할 틈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예고 없이 급습하는 9의 목소리는 마치 이유 없이 왈칵 쏟아지는 눈물 같습니다. 제목부터 가사까지, 신파 혹은 청승이라고 할 수 있는데, 데뷔 앨범이 지향하는 복고 코드를 이어가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곡을 이끌어가는 잔잔한 멜로디와 가성까지 올라가는 9의 노래는, 멜로디보다 리듬이 조금 더 두드러졌던 지난 앨범과는 다릅니다.
'몽땅'의 도입부에서 반복되는 '누구에게도'는 '안치환'의 대표곡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의 유명한 후렴구 '누가 뭐래도'를 떠오르게 합니다. (의도되었다면 오마주가 아닐까 합니다.) SNS에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아기공룡 둘리'와 '달려라 하니'의 오마주가 담겨있다고 하는데, 도입부에서 베이스 연주가 들려주는 리듬은 분명 두 만화영화 주제곡의 리듬과 비슷합니다. 지난 앨범의 여러 곡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신스대신 양념을 사용된 실로폰 소리도 '아기공룡 둘리'의 주제곡을 생각하게 합니다. '외로움'에 만화영화 주제가에서 차용한 요소들과는 달리, 가사의 수준은 지난 앨범의 어떤 곡들처럼 다분히 위험한 수위를 향해 달려가다 적당한 수위 조절로 마무리합니다. (이거, 19금은 아니더라도 15금 정도는 줘야하지 않을런지요.)
제목과 같은 '유예'는 솔로 가수 '9' 시절에 그가 불렀던 '부도'의 연장선에 있는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부도', '유예'나 '연체' 같은 단어에서 '경제학'이 떠오르는데, 그림자궁전의 과학탐구 시리즈('중화반응', '광물성 여자', 그리고 그림자궁전을 위해 만들었지만 9와 숫자들이 부른 'DNA')가 있다면 9와 숫자들에는 사회탐구 시리즈가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잔잔한 기타 연주 위로 담백하게 읊조리는 9의 노래는 데뷔 앨범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곡이 아닐까 하네요.
독특하게 어린이 코러스가 들어간 '그대만 보였네'는 앨범의 타이틀입니다.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보컬/연주/코러스와 사랑의 세레나데와도 같은 가사 덕분에 '대중성'이 다분히 두드러지는 곡입니다. 지난 앨범의 타이틀 '말해주세요'와 마찬가지로, 밴드의 단독 공연 셋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을 인기곡이 되리라 예상됩니다.
'아카시아꽃'과 '착한 거짓말들'도 지난 앨범의 '이것이 사랑이라면'이나 '칼리지 부기'처럼 솔로 가수 9의 노래에서 부활한 곡입니다.(생각해보면, 제가 솔로 가수 9 시절에 못들어서 그렇지 상당수의 곡이 그 시절 곡일지도 모르겠네요.) '아카시아꽃' 이미 '관악청년포크협의회'의 앨범에 '과수원길'로 수록되기도 했고, 동요 '과수원길'을 재해석한 가사와 그 가사의 '시간적 배경'정도가 될 어스름한 저녁녘을 그려내는 연주가 감상 포인트라고 하겠습니다. '착한 거짓말'을 듣고 있으면, 곡 자체의 쓸쓸함 뿐만 아니라, 뒤의 두 곡이 보너스 트랙 같은 곡들이기에 '마지막 곡'이라는 기분이 다분합니다. 은유가 깔려있는 느낌의 가사는 무슨 내용인지 궁금한데, 9가 경험했던 '군입대'와 '이별'에 대한 내용이라고 추측해봅니다. 2006년에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으니, 노래 중간에 외치는 '알파벳'의 의미입니다. 내용를 알기는 어렵지만, 어쩐지 쓸쓸한 목소리에서는 회한이 느껴지고, 고고하게 퉁기는 기타 소리는 먹먹합니다.
마지막에 담긴 두 곡은 스튜디오에서 한 번에 녹음된 studio live 트랙들입니다. 이 두 곡을 보너스 트랙이라고 본다면 이 음반은 EP라 할 수 있겠으나, 요즘 대중가요 앨범들의 흉흉한 인심 덕분에 1분 남짓의 인트로/아웃트로나 MR곡을 포함하고도 8곡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정규앨범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 상황에서는 full-length album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플라타너스'는 보너스 트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은 곡으로 다음 앨범의 '맛보기'가 아닐까라고도 생각됩니다.(설마 앨범 발매일을 맞추기 위해 studio live로 녹음했다고 믿고 싶지는 않아요.) 은유와 의인화를 적하게 사용한 가사는 매우 시적입니다. 어쩐지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같은 시가 떠오르는데, '아카시아꽃'이 동요 '과수원길'을 살짝 비틀어놓았다면, 이 곡도 그 시를 살짝 비틀어 놓은 모양새입니다. (또 그렇다고 보기엔, 국화와는 달리 플라타너스의 덩치가 어마어마합니다만.) 보너스같은 곡이지만, 가사와 9의 목소리가 전달하는 심상, 그리고 보컬에 집중할 수 있게 최소화된 연주, 적절한 배경음까지, '유예'의 수록곡 가운데 최고의 트랙으로 꼽고 싶습니다. (늦가을이주는 회한과 쓸쓸함에도 잘 어울리구요.) 지난 앨범과는 매우 다른 시도처럼 들리는데, 이 점은 이 곡이 두 번째 정규 앨범의 맛보기라는 생각에 힘을 실어줍니다. '낮은 침대'은 지난 앨범에서처럼 마지막에 위치하고 있는데, studio live acoutic version으로 녹음되어서 급박했던 원곡과는 다르게, 가사에 어울리는 여유를 들려줍니다.
치밀하게 계산되고 구성되었을 법한 '그림자궁전'의 앨범과는 다르게 감성적인 '9와 숫자들(솔로 가수 9를 포함하여)'의 노래를 듣노라면, 그림자궁전의 9의 좌뇌가 시킨 일이라면, 9와 숫자들은 그의 우뇌가 시킨일이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그만큼 동떨어져 있지만, 9의 '음악적 연대기'에서는 따로 생각할 수 없는 앨범처럼 보입니다. 솔로 가수 9나 그림자궁전 시절, 혹은 그 이전 시절에 틈틈히 써내려간 곡들, 그 가운데 9와 숫자들의 데뷔 앨범에 실리지 못했고 차후의 정규 앨범에도 실리기 어려운 성격의 곡들의 녹음을 망설이고 유예하다가, 그 곡들을 모아서 발표한 앨범이 바로 '유예'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아주 오래전 곡 '아카시아꽃(과수원길)'이나 그 후에 써졌을 '착한 거짓말들'같은 곡들이도 그렇지만, 공연에서 들려주었던 다른 느낌의 신곡 '깍쟁이'같은 곡이 제외된 점도 그렇게 생각하게 하네요. (그림자궁전에서는 밴드를 위해 남은 곡들을 아직 정리 못했지만, '9와 숫자들'에서는 정리하고 가겠다는 느낌?)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유예의 유예를 거듭하다 발매한 EP가 '유예'이지만,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유예'도 다음 정규 앨범 발매를 유예하기 위해 '유예'인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멤버 구성에서도 꽤 오랜 안정을 보여준 지금의 '9와 숫자들'이 해체나 은퇴는 오래오래 유예하고 계속 활동해주었으면하는 바랍니다. 언제 정리할지도 모를 그림자궁전의 두 번째 앨범을 기다리는 일보다는, 그래도 유예되면서도 종종 발매될 9와 숫자들의 앨범을 기다리는 일이 훨씬더 낫지 않겠습니까? 이 글을 읽고 있을 지도 모를, 모니터 넘어의 당신의 마음도 같다면 그냥 살포시 이번 앨범도 장바구니에 넣어주시면 되는 겁니다. (두 장, 세 장 넣어서 연말 특수를 노리고 선물하는 일도 좋겠습니다.) 참 쉽지 않나요? 강매가 아니라 그만큼 좋은 앨범이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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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e - For Long Tomorrow (2009)
artist : Toe
album : For Long Tomorrow
disc : 1CD
year : 2009
일본에서 날아온 현미경 음악 'Toe'의 'For Long Tomorrow'
일본의 4인조 post-rock band 'Toe'는 국내 청자들에게는 낯선 이름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 지인이 일본 여행에서 입수한 CD로 추출한 mp3 file을 들려주어서 알게 되었다. 'post-rock'이라고 미리 언급한 것처럼 vocal을 최소화하고 연주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음악을 들려준다. post-rock이라는 genre 자체가 음악적 다양성이 부족한 국내에서 소수들이 듣는 음악에 가깝기에 toe의 album의 licence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는데, '장기하와 얼굴들'의 대성공으로 국내 인디씬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던 '붕가붕가 레코드'의 licence 전문 하위 label '붕붕 퍼시픽'을 통해 발매되었다. 2010년에 국내에 발매된 이 album은 2009년에 일본에서 발매된 비교적 따끈따끈한 album이다. jacket에는 실을 뽑아내는 방직기로 보이는 기계가 가득한 공장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band 'Toe'가 들려주는 음악도 각 악기들이 정교하게 계산되고 배치되어 만들어내는 소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치밀함에 더해, 세련되면서도 재치를 놓지 않는 점은 너무 심오하거나 무거운 post-rock band의 일반적인 image와는 다른 점이다. 2000년에 결성된 band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album이 소개되리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소개되는 album이 무려 두 번째 full-length album이기에 아쉬울 뿐이다. 국내에는 특별히 Deluxe Edition으로 발매된 본 album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길 바란다. youtube에서 'band Toe'로 검색하면 이들의 열정적인 live를 감상할 수도 있다.
album : For Long Tomorrow
disc : 1CD
year : 2009
일본에서 날아온 현미경 음악 'Toe'의 'For Long Tomorrow'
일본의 4인조 post-rock band 'Toe'는 국내 청자들에게는 낯선 이름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 지인이 일본 여행에서 입수한 CD로 추출한 mp3 file을 들려주어서 알게 되었다. 'post-rock'이라고 미리 언급한 것처럼 vocal을 최소화하고 연주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음악을 들려준다. post-rock이라는 genre 자체가 음악적 다양성이 부족한 국내에서 소수들이 듣는 음악에 가깝기에 toe의 album의 licence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는데, '장기하와 얼굴들'의 대성공으로 국내 인디씬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던 '붕가붕가 레코드'의 licence 전문 하위 label '붕붕 퍼시픽'을 통해 발매되었다. 2010년에 국내에 발매된 이 album은 2009년에 일본에서 발매된 비교적 따끈따끈한 album이다. jacket에는 실을 뽑아내는 방직기로 보이는 기계가 가득한 공장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band 'Toe'가 들려주는 음악도 각 악기들이 정교하게 계산되고 배치되어 만들어내는 소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치밀함에 더해, 세련되면서도 재치를 놓지 않는 점은 너무 심오하거나 무거운 post-rock band의 일반적인 image와는 다른 점이다. 2000년에 결성된 band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album이 소개되리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소개되는 album이 무려 두 번째 full-length album이기에 아쉬울 뿐이다. 국내에는 특별히 Deluxe Edition으로 발매된 본 album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길 바란다. youtube에서 'band Toe'로 검색하면 이들의 열정적인 live를 감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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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ver AK100 Astell&Kern (아이리버 아스텔앤컨) 개봉기 및 사용기
"인간의 문명은 여러 방면에서 '고품질'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습니다. PC와 함께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VHS에서 DVD를 지나 블루레이로 발전하는 영상 정보도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음성 정보는 어찌보면 시대에 역행한다고 할 수있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카세트 테이프에서 CD로 바뀌고 디지털 시대와 함께 음원 파일, 특히 MP3 넘어오면서 '고품질'보다는 '편리'가 우선하게 되었습니다. 메모리 용량의 한계로 처음 저음질로 대중화가 시작된 MP3도 점점 음질이 향상되었지만, CD의 음질을 따라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역행을 바꾸려는 시도가 드디어 국내에서도 시작되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젠하이저 모멘텀(Sennheiser Momentum)'과 함께 장만한, 이제는 잊혀진 MP3P의 명가 'iriver(아이리버)'의 회심의 작품 'AK100 Astell&Kern(아스텔앤컨)'입니다.2005년 구입하여 2년정도 사용한 iPod 3.5세대를 마지막으로 음악을 듣기위해 이어폰/헤드폰을 사용하는 일은 아주 가끔이었습니다.(퇴역한 iPod는 지금 제 자동차에서 media center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 PC-fi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Head-fi는 완전히 관심 밖으로 사라졌죠. 그런 마음에 다시 불을 붙인 녀석이 바로 아이리버의 'AK100 아스텔앤컨'입니다.
과거에 아이리버는 '거원(현재는 코원;Cowon)'과 더불어 국내 MP3P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회사였지만, Apple의 공세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잊혀지면서 네이게이션/블랙박스 등 새로운 시장을 외도를 해왔었죠. 하지만 휴대용 오디오 기기 시장를 포기하지 않고, 영광을 되찾기 위해 출시한 물건이 바로 'AK100 아스텔앤컨'입니다. 좀 생소한 이름인데, Astell은 그리스어로 '별(star)'을 의미하고 Kern은 '중심(혹은 핵심)'을 의미합니다. (흔히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kernel이라는 용어도 kern에서 나온 단어라고 생각되네요.) '별과 중심'이라는 거창한 이름만큼 일반 MP3P와는 비교할 수 없는 스펙을 보여줍니다.
국내 휴대용 오디오 기기로는 최초로 24bit/192kHz를 지원하는 DAC를 내장하였습니다. 이 DAC는 'Wolfson'의 제품이라는데, DAC로는 꽤 유명한 회사라고 합니다. 보통 MP3가 16bit/44.1kHz인 점을 생각한다면 AK100에서 구동되는 파일도 다르리라고 생각되는데, 당연히 무손실 음원으로 잘 알려진 FLAC, APE 등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아이리버에서 AK100을 출시하면 MQS(Mastering Quality Sound)라고 명명한, 음원의 녹음 당시의 음질에 최대한 가까운 FLAC 파일(MQS FLAC)도 지원합니다. 보통 무손실 FLAC은 CD에서 추출하여 CD 수준의 음질을 들려줍니다. 하지만 녹음 당시의 음질인 MQS 수준의 음원은 CD에 담을 때 용량의 한계로 음질의 손실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손실이 일어나기 전의 음원이 MQS FLAC이라고 합니다.
앞서 소개한 '젠하이저 모멘텀(Sennheiser Momentum)'과 함께 장만한, 이제는 잊혀진 MP3P의 명가 'iriver(아이리버)'의 회심의 작품 'AK100 Astell&Kern(아스텔앤컨)'입니다.2005년 구입하여 2년정도 사용한 iPod 3.5세대를 마지막으로 음악을 듣기위해 이어폰/헤드폰을 사용하는 일은 아주 가끔이었습니다.(퇴역한 iPod는 지금 제 자동차에서 media center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 PC-fi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Head-fi는 완전히 관심 밖으로 사라졌죠. 그런 마음에 다시 불을 붙인 녀석이 바로 아이리버의 'AK100 아스텔앤컨'입니다.
과거에 아이리버는 '거원(현재는 코원;Cowon)'과 더불어 국내 MP3P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회사였지만, Apple의 공세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잊혀지면서 네이게이션/블랙박스 등 새로운 시장을 외도를 해왔었죠. 하지만 휴대용 오디오 기기 시장를 포기하지 않고, 영광을 되찾기 위해 출시한 물건이 바로 'AK100 아스텔앤컨'입니다. 좀 생소한 이름인데, Astell은 그리스어로 '별(star)'을 의미하고 Kern은 '중심(혹은 핵심)'을 의미합니다. (흔히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kernel이라는 용어도 kern에서 나온 단어라고 생각되네요.) '별과 중심'이라는 거창한 이름만큼 일반 MP3P와는 비교할 수 없는 스펙을 보여줍니다.
국내 휴대용 오디오 기기로는 최초로 24bit/192kHz를 지원하는 DAC를 내장하였습니다. 이 DAC는 'Wolfson'의 제품이라는데, DAC로는 꽤 유명한 회사라고 합니다. 보통 MP3가 16bit/44.1kHz인 점을 생각한다면 AK100에서 구동되는 파일도 다르리라고 생각되는데, 당연히 무손실 음원으로 잘 알려진 FLAC, APE 등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아이리버에서 AK100을 출시하면 MQS(Mastering Quality Sound)라고 명명한, 음원의 녹음 당시의 음질에 최대한 가까운 FLAC 파일(MQS FLAC)도 지원합니다. 보통 무손실 FLAC은 CD에서 추출하여 CD 수준의 음질을 들려줍니다. 하지만 녹음 당시의 음질인 MQS 수준의 음원은 CD에 담을 때 용량의 한계로 음질의 손실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손실이 일어나기 전의 음원이 MQS FLAC이라고 합니다.
AK100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커다란 패키지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패키지는 아담합니다.
위아래로 밀어서 여는 외부 1차 케이스를 제거하면, 옆으로 당겨서 여는 2차 케이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케이스를 열면 AK100의 모습이 보입니다.
AK100 본체 아래는 아주 작은 책자가 있습니다. 헤어라인이 들어간 검은 알루미늄 바디가 인상적입니다.
이 책자는 아직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구하기 힘든 MQS FLAC 파일을 담은 microSD 카드와 수록곡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습니다.
상단에는 헤드폰잭과 광입력/출력잭, 그리고 전원 버튼이 있습니다.
하단에는 데이터 전송 및 충전을 위한 USB 잭과 microSD 카드 슬롯이 보입니다. 특이하게 2개의 micoSD 카드를 장착할 수 있고, 각각 최대 32Gb를 사용할 수 있어, 내장 메모리 32Gb까지 더하면 총 96Gb의 음원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측면에서는 AK100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볼륨휠이 돋보이며, 모서리의 다이아몬드 컷팅은 세련미를 더합니다. 반대편 측면에는 재생/정지, 되돌리기, 건너뛰기 버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후면은 iPhone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유리 제질로 되어있습니다. 외관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검은 정장을 빼입은 '차가운 도시의 신사'를 연상하게 합니다.
기타 부속품으로 충전 및 데이터 전송용 USB 케이블, 파우치, 간단 설명서, 그리고 보증서가 들어있습니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로딩이 시작됩니다.
처음 시작하면 언어를 선택하게 됩니다.
AK100이 지원하는 파일은 위와 같습니다.
앨범 커버를 지원합니다.
PC를 사용하지 않을 때 음악을 듣기 위해 사용하던 'Panasonic SL-CT810 CDP'와 광케이블로 연결한 'Audioengine D1 DAC입니다.
이 두 기기와 AK100의 음질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CDP에는 CD를 물렸고, AK100는 그 CD에서 추출한 무손실 FLAC를 넣었습니다. 헤드폰은 '젠하이저 모멘텀'을 사용했습니다.
D1 DAC를 연결하고 않은 CDP의 음질은 깨끗하지만 공간감이 부족하고 소리가 심심합니다. 이미 DAC에 익숙해져서 그렇겠지만, DAC를 연결하니 소리에 더 넓은 공간감이 생기고, 깨끗한 소리에 더불어 노래와 각 악기들의 소리가 맛깔나게 살아납니다. AK100의 음질도 광출력으로 DAC를 연결한 CDP의 음질과 비슷합니다. (AK100을 외장 DAC로 사용하여 CDP와 연결하고 싶었지만, 광케이블이 맞지 않아서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AK100과의 크기 비교입니다. AK100의 음질이 더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CDP + DAC의 크기는 AK100을 압도합니다. 더구나 AK100은 휴대용 기기이지만, D1 DAC는 USB로 노트북이나 PC에 연결된 경우가 아니라면 별도의 전원이 필요합니다.
아이리버의 U10 MP3P와의 크기 비교입니다. U10에서 AK100 모습이 조금은 보이는 듯도 합니다. AK100이 크지만 ,음질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체급이 다르다고 할까요? U10이 국산 중형 세단이라면, AK100은 수입 스포츠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헤드폰으로 AKG K518LE와 젠하이저 모멘텀을 사용했을 때, U10에서는 두 헤드폰으로 듣는 음질 차이가 AK100으로 들었을 때의 차이보다 크지 않습니다. AK100에 번들 이어폰 하나 들어있지 않고, 비교적 고가의 헤드폰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저가의 헤드폰으로는 AK100의 성능을 완전히 뽑아내기 어렵습니다.
왼쪽은 U10의 번들 파우치, 오른쪽은 AK100의 파우치입니다. U10의 충격흡수제가 들어간 파우치가 더 좋아보이는데, 이 점은AK100의 단점입니다. AK100의 가격을 고려했을 때, 파우치는 너무 부실합니다. AK100 본체를 위한 파우치라가 아니라, 충전용 케이블을 보관하기 위한 파우치라고 스스로 위로해 봅니다.
그 밖의 단점으로, AK100의 포인트인 볼륨휠에는 덜덜 거리는 유격이 있습니다. 또, 저는 아직 겪어보지 못했지만, 전원을 켜면 로딩하다가 멈춰버리기도 합니다. (아마 이 점은 전용 프로그램인 아이리버 플러스와의 호환성도 한 몫한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아이리버 플러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음원 파일의 태그에 따라서 데이터베이스 생성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음반 커버를 불러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점은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차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외장 DAC로 사용할 때, 광입력만 가능하고 USB 연결은 불가능한 점도 아쉽습니다. 휴대용 DAC로 사용하기에는, 광출력을 지원하지 않는 노트북도 많기 때문입니다.
MP3P로만 본다면 왠만한 휴대폰 가격과 맞먹는 AK100은 이해할 수 없는 물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Hi-fi 영역에서 해외 고가의 기기들과 가격대비 성능을 비교한다면 비싸지 않은 물건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서 MP3P와 AK100를 자동차에 비교했는데, 고성능 스포츠카처럼, AK100도 일반 대중을 위한 제품은 아닙니다. 이 정도의 DAC를 장착한 휴대용 오디오 기기는 100만원이 넘습니다. MP3P가 아닌, 마니아들이 추구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로서는 AK100의 가격이 경쟁력입니다.
AK100이 들려주는 뛰어난 음질은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음악의 세계로 안내하기에 충분합니다. 같은 재료로도 다른 맛을 내는, 맛집만이 보유한 '맛의 비법'이 바로 DAC가 아닐까요? 기존 CD 음질을 넘어, DAC를 통해 헤드폰으로 전해지는 소리는 이전까지 스피커를 통해서만 듣던 소리들과는 또 다른, 새로운 '음악의 맛'을 알게 합니다. 그리고 헤드폰이 전하는 놀라운 집중력은 평소 익숙한 곡에서도 '이런 소리가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AK100은 아마도 초고가의 오디오 장비에서나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좀 더 쉽게 느끼게 해줍니다.
하지만 최대 장점은 역시 AK100의 뛰어난 휴대성입니다. 지금까지 거실이나 개인 서재 정도에만 국한되었던 Hi-fi 음악 감상의 공간을 벗어나, 욕실/화장실, 침실 등 집안 구석구석으로 넓혔고, 더 나아가 헤드폰/이어폰의 차폐 성능만 충분하다면 생활 어디에서나 소리가 주는 감동을 전하는 기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홍보의 '감성'을 이용한 Apple의 어떤 휴대용 기기보다 더 감성적인 제품이 'AK100'이라고 생각합니다. 빨빠르게 사용자의 불편을 해소하는 아이리버의 모습과 더불어 AK100로 재도약하는 아이리버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AK100이 들려주는 뛰어난 음질은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음악의 세계로 안내하기에 충분합니다. 같은 재료로도 다른 맛을 내는, 맛집만이 보유한 '맛의 비법'이 바로 DAC가 아닐까요? 기존 CD 음질을 넘어, DAC를 통해 헤드폰으로 전해지는 소리는 이전까지 스피커를 통해서만 듣던 소리들과는 또 다른, 새로운 '음악의 맛'을 알게 합니다. 그리고 헤드폰이 전하는 놀라운 집중력은 평소 익숙한 곡에서도 '이런 소리가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AK100은 아마도 초고가의 오디오 장비에서나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좀 더 쉽게 느끼게 해줍니다.
하지만 최대 장점은 역시 AK100의 뛰어난 휴대성입니다. 지금까지 거실이나 개인 서재 정도에만 국한되었던 Hi-fi 음악 감상의 공간을 벗어나, 욕실/화장실, 침실 등 집안 구석구석으로 넓혔고, 더 나아가 헤드폰/이어폰의 차폐 성능만 충분하다면 생활 어디에서나 소리가 주는 감동을 전하는 기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홍보의 '감성'을 이용한 Apple의 어떤 휴대용 기기보다 더 감성적인 제품이 'AK100'이라고 생각합니다. 빨빠르게 사용자의 불편을 해소하는 아이리버의 모습과 더불어 AK100로 재도약하는 아이리버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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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 모멘텀 (Sennheiser Momentum) 개봉기 및 사용기
최근에 출시된 '젠하이저(Sennheiser)'의 고급형 아웃도어 헤드폰 '모멘텀(Momentum)'입니다. 헤드폰의 AKG의 제품을 두 개(K512, K518LE) 갖고 있고 K518LE를 외출시에 가끔씩 쓰는 정도 외에는 음악 감상할 때 잘 사용하지 않는데, 최근 head-fi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젠하이저의 'HD25-1II'나 그 정도 가격대의 제품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모멘텀이 착용감이 좋다는 소문에 장만하게 되었네요. 젠하이저의 제품들이 보통 'HD'로 시작하는 이름으로 출시되는데, Momentum이라는 이름이로 출시된 이 제품은 Style Selection 시리즈의 하나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박스는 가로, 세로 모두 iPad보다 클 정도로 상당히 큼지막 합니다. 무게도 꽤 나가구요. iPod, iPhone, iPad와 호환된다고 적혀있네요.
두깨도 두껍습니다. 플라스틱 테이프로 봉인되어있고, 옆면에는 내용물의 사진이 있네요. 2년(24개월) 보증 제품인데, 6개월 연장된 30개월 보증 제품으로 구입했습니다.
플라스틱 테잎을 끊고 케이스를 열면 왼쪽에는 작은 봉투가, 오른쪽에는 헤드폰 케이스가 보입니다.
왼쪽 봉투에는 간단한 설명서 3개와 시리얼 번호가 있습니다. 시리얼 번호는 박스 아랫면에도 제품보증서와 함께 있습니다.
고급형 제품답게, 스웨이드가 사용된 케이스의 제질 뿐만 아니라 지퍼에도 신경을 쓴 모양입니다.
지퍼 두개 를 각각 양쪽으로 올려서 케이스를 열면 모멘텀(Momentum)의 모습이 보입니다. 금속의 헤드밴드와 연결된 유닛의 모습이 고풍스러운 느낌입니다.
케이스 가운데에 위치한 부직포 뚜껑을 열면 케이블 두 개와 3.5mm 플러그를 볼 수 있습니다.
플러그는 살짝 돌려서 분리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 2개 가운데 하나는 iPod, iPhone 등 Apple 제품과 호환되는 리모컨 케이블입니다. 음원 기기와 연결되는 쪽 플러그는 90도 굽혀지는 관절이 있습니다. 그런데 리모컨이 없는 보통 케이블은 이 관절이 없어서 디자인에서 조금은 아쉽습니다.
리모컨의 +와 - 버튼은 볼륨 조절용 버튼입니다. 가운데 버튼은 한 번 누르면 음악의 재생과 정지를 할 수 있고, 두 번 연달아 누르면 다음 곡, 세 번 연달아 누르면 이전 곡으로 가게 됩니다. 전화가 올 때는 통화 시작 및 종료의 기능을 합니다.
이어패드는 소가죽 재질로 되어있는데, 이 소가죽이 멀버리 핸드백을 만드는 가죽과 같은 영국산 소가죽이라고 하네요. 가죽은 부드럽고 쿠션은 푹신푹신 합니다.
stainless steel 제질의 골격이 그대로 드러나서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헤드밴드의 양 끝은 유닛과 연결되어 슬라이딩하면서 머리 크기에 맞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너무 빡빡하지 않아서 적당한 힘을 주면 부드럽게 움직이지만, 쉽게 슬라이딩할 정도는 아닙니다.
유닛은 헤드밴드와 슬라이딩하면서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머리 형태나 귀의 위치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약간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 있습니다. 볼-소켓형 관절로 360도 어느 방향으로도 약간씩 유닛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헤드밴드에서 머리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부분의 가죽 마감은 사진처럼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어서 고급스러우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을 더합니다.
가죽 마감을 고정하는 부분의 바깥쪽에는 젠하이저 로고가 보입니다. 그 아래로 3개의 요철이 보이는데, 이 요철로 좌우를 구분할 수 있고 요철이 있는 부분이 왼쪽입니다. 그리고 이 요철은 안쪽에도 똑같이 3개가 있습니다. 사실, 케이블의 플러그가 연결되는 부분이 왼쪽이기 때문에 케이블로 방향을 구분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요철을 추가한 점은 젠하이저의 세심함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iriver U10과 AK100, audioengine D1 DAC와 연결한 panasonic SL-CT810 CDP로 음원을 재생하여 AKG K518LE와 비교해서 들어봤습니다. 일반 mp3p라고 할 수 있는 U10에서는 모멘텀이 공간감과 해상도가 약간 더 좋게 들리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고음질의 음원을 재생하는 AK100(FLAC)과 CDP(일반 음악 CD)로 들었을 때는 확연한 차이가 들립니다. K518LE가 DJ용 헤드폰이기에 저음은 더 강하게 들리지만, 모멘텀은 압도적으로 풍부한 공간감과 해상도를 들려줍니다.
모멘텀의 착용감도 상당히 뛰어납니다. 안경을 쓰는 사람으로서, 대부분의 헤드폰이 주는 압박감이 너무 불편하고 안경 다리를 심하게 눌러서 오래 착용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헤드폰을 즐겨 사용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멘텀은 압박감이 거의 없어 부드럽게 착용할 수 있고, 안경 다리를 심하게 누르지 않아서 상당한 시간동안 착용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멘텀의 디자인이나 모멘텀이 들려주는 음질보다도, 뛰어난 착용감에 크게 만족하게 되네요.
고풍스럽고 고급스러우면서도 깔끔한 디자인과 뛰어난 음질을 동시에 만족시킬 만한 제품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안경을 쓰시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네요.
Momentum의 사전적 의미는 '탄력'이나 '가속도'로, 아마도 이 제품으로 아웃도어 헤드폰 시장을 공략하려는 젠하이저의 야심이 담긴 이름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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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ing Young : Original Soundtrack Album (1991)
artist : Kenny G, Various (Soundtrack)
album : Dying Young : Original Soundtrack Album
disc : 1CD
year : 1991
언제나 기억될 사랑의 테마 'Dying Young'.
국내에는 '사랑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영화 'Dying Young'은 내게, 당시 전성기를 누리던 'Julia Roberts' 주연이라는 점보다 역시 당시 전성기를 누렸던 최고의 saxophonist 'Kenny G'가 주연을 담당한 Soundtrack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국민학교 4학년이었던 나는 이사하면서 아버지가 장만하신 'inkel'의 stereo system와 함께 사오신 'Dying Young'과 'Disney' Animation 'the Little Mermaid', 'Beauty and the Beast'의 Soundtrack album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CD를 만나 cassette tape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음질과 반영구적인 매력에 빠져들었고, 그나긴 CD 수집이 시작되었다. Kenny G의 매력적인 연주는 생소한 악기였던 saxophone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음악감독이 'Batman Begins'와 'the Dark Knight'의 Soundtrack를 공동 작곡한 영화음악의 두 거장 가운데 한 사람인 'James Newton Howard'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른 한 사람은 'Hans Zimmer') Kenny G와 saxophone이 물아일체가 되어 매력을 발산하는 "Theme from Dying Young"을 시작으로 Kenny G와 James Newton Howard이 함께한 일련의 곡들은, 어렴풋하게 남아있는 영화를 넘어서는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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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뮤직 10주년 기념 콘서트 'Ten Years After : Live' - 파스텔 올스타즈 @ 11월 11일 Interpark Art Center
신청곡과 대표곡으로 꾸며진 파스텔뮤직 10주년 기념 콘서트의 첫 째 날은 풍성했지만, 분명 아쉬움도 있었다. 내가 파스텔뮤직을 알게 되고 좋아했던 그리고 좋아하는 밴드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푸른새벽', '미스티 블루' 등의 곡은 하나도 들을 수 없었으니까. 분명 풍요 속 빈곤을 가슴에 안고 돌아간 팬들이 있으리라.
11월 11일, 마침 'XX로 데이'와 겹친 10주년 기념 콘서트의 두 번 째 'Ten Years After - 파스텔 올스타즈'는 토요일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시작되었다. 리퀘스트쇼와 마찬가지로 '파스텔뮤직의 이단아' 예슬로우의 사회로 시작되었고 진행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리퀘스트쇼와 올스타즈의 다름 점이라면, 리퀘스트쇼에서는 각각의 뮤지션이나 밴드가 각자의 노래를 불렀지만 올스타즈에서는 4개의 팀을 이뤄 자유롭게 무대를 꾸며나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입장할 때 각 팀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나눠주었는데, 요즘 TV 프로그램의 대세인 '경연' 형식을 차용하여 4개의 팀이 경연이 바로 올스타즈에서 펼쳐졌다.
본격적인 올스타즈의 경연이 시작되기에 앞서 파스텔뮤직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여성 3인조 아이돌(?) 밴드가 등장했다. 원래는 각자 파스텔뮤직에 입사(?)했지만 우연히 팀을 이루게 되었고, 아직 밴드의 이름은 정하지 못했단다. 한 곡을 들려주었는데, 바로 '캐스커'의 준오가 준 '너를'이라는 곡이었다. '캐스커'표 음악다우면서도, 세 명의 여성 보컬로 듣는 노래는 기존 파스텔뮤직 소속의 여성 뮤지션들과는 또 다른 신선함이 있었다. 여러 명의 프로듀싱이 가능한 뮤지션들이 소속된 파스텔뮤직이기에, 이 여성 3인조 아이돌 밴드의 미래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 팀의 이름은 '크로스오버'로 한희정, 융진, 루시아, 그리고 비스윗, 이렇게 네 명의 여성 뮤지션들이 모인 팀이었다. 이름에서부터 네 명이 뭔가 협연을 펼치리라 예고하는 모습인데, 사실 여성 보컬을 좋아하고 네 뮤지션의 노래들 역시 좋아하는 나에게는 무조건 가장 기대되는 팀이었다.
조명이 들어오고 한 명의 뮤지션만 등장했는데, 바로 이 팀에서 가장 늦게 파스텔뮤직에 합류한 '비스윗(BeSweet)'이었다. '크로스오버라는 누구의 노래를 들려줄까?' 궁금했는데, 그녀는 자신의 노래 '잘못'으로 시작했다. 그녀의 공연을 보고 싶기는 했지만, 의외였다. 그렇다면 노래 중간에 깜짝 반전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녀는 한 곡의 다 불렀다. 그리고 다음 곡을 위해서 '융진'이 등장했고, 비스윗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비스윗의 연주와 융진의 목소리로 들려준 곡은 비스윗의 데뷔앨범에 수록되었던 'Can't Stop'이었다. 크로스오버의 의미를 보여주는 무대였다. 그런데 가사가 달랐다. 원곡이 그리움을 담은 슬픈 가사였다면, 바뀐 가사는 사랑에게 다가가는 노래랄까? 게다가 다정다감하게 불러주는 융진의 목소리로 들으니 더욱 솔로들의 마음을 후볐을 법했다. 곡이 끝나고 비스윗은 내려가고 홀로 남은 융진은 캐스커 5집에 수록된 '네게 간다'를 들려주었다. 사뿐사뿐 초원을 걷는 기분이 들게 하는 노래는 행복감에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어서 홀로 등장한 '루시아(심규선)'가 들려준 두 곡은 '한희정'의 '어느 가을'과 '입맞춤, 입슬의 춤'이었다. 루시아의 실력을 볼 수 있는 훌륭한 커버였고, 특히 원래 댄서블한 느낌이 있었던 '입맞춤, 입술의 춤'은 루시아의 특별한 제스쳐와 어우러져 열정으로 무대를 채웠다. 그녀를 처음 보고 그녀의 노래를 처음 듣는 사람이라도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으리라. 루시아가 남은 무대에 예상대로 한희정이 올라왔고, 함께 '멜로디로 남아'를 불렀다. 리퀘스트쇼에서 한희정의 목소리가 덜 풀린 듯하다고 했었는데, 이 날 공연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달랐다. 목이 풀린 올스타즈의 한희정은 어제와는 다른 사람같았다. 이 팀의 마지막 곡은 한희정이 부른 루시아의 새 EP 수록곡 'I Still Love'였다. 하지만 관객을 사로잡은 것은 노래가 아닌, 그녀가 노래 마지막 즈음에 보여준 일명 '오지명 춤'이었다. 단독 공연에서도 가끔 의외의 곡들을 불러서 의외의 모습(혹은 나사가 빠진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였는데,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맞이하여 그 정점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큰 준비는 없었을 지 몰라도, 그녀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무대였다. 투표는 2팀에게 할 수 있었는데, 당연히 나의 한 표는 이 팀에게 갔다.
두 번째 팀은 '슈파스텔K'로 이름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을 차용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90년대 가요들 위주로 들려주었는데, 넉넉한 인적 자원에도 아쉬웠다. '무리수' 혹은 '참사'라고 해야할까? 파스텔뮤직의 뮤지션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오랜 팬들은 즐겁게 봐줄 수 있는 무대였지만, 이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파스텔뮤직을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지루한 시간이었을 듯했다.
세 번째 팀은 19금이었다. 사회자이자 '파스텔뮤직의 이단아'인 예슬로우가 포함된 팀이라 서로 다른 색깔을 어떻게 융합해갈지 궁금했다. 첫 순서는 바로 예슬로우였다. 드럼에 앉은 그는 드럼 연주와 더불어 랩을 풀어나갔고, 그가 들려준 곡은 그의 디지털 싱글 수록곡 '별'이었다. 이름만 알고 있던 '예슬로우'라는 뮤지션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였달까? 랩퍼로서 곡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그가 들려주는 감성은 분명 파스텔뮤직에 닿아있었다.
이어서 공연에서 독특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트램폴린(차효선)'이었다. 어떤 '바바리맨'같은 남자와 등장했는데, 그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임꼭병학'이란다. 독특한 제목과 야릇한 가사로 '19금'에 걸맞는 곡 'Be My Mom's Lover'를 두 사람의 아주 특별한 퍼포먼스와 함께 풀어나갔다. 아이디어와 완성도 면에서 '파스텔 올스타즈'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한 무대였다.
이어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순서였다. '민홍'과 '은지' 두 사람이 패티쉬한 복장으로 나와서 깜짝 놀라게 했고, '19금 판정'을 받은 사연과 함께 그 곡을 들려주었는데, 그 19금 곡이 바로 '사랑'이었다. 말도 안되는 잣대로 19금을 판정하는 심의위원회를 풍자하는 느낌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예슬로우와 트램폴린, 은지가 함께하는 무대였다. 19금에 대한 노래 '19금'을 들려주었는데, 아마도 올스타즈 콘서서트를 위해 준비한 곡 같았다. 파스텔뮤직 뮤지션들의 콘서트에서 보통 찾아보기 힘든,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그래서 나의 다른 한 표는 이 팀에게 갔다.
마지막은 '화성학개론'이었다. 모두 남자로만 이루어진 팀으로, 라인업에서는 상당히 화려한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첫 곡은 놀랍게도 '동방신기'의 'Hug'였다. 이어지는 곡도 충격이었는데, '리퀘스트 쇼'에서 '헤르쯔 아날로그'와 멋진 듀엣을 들려주었던 '소수빈'이 여장을 하고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하와이안 커플'을 들려주었다. 메들리도 들려주었는데, '에피톤 프로젝트(차세정)'가 '백아연'을 위해 쓴 '머물러요'와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그리고 '에피톤 프로젝트'의 '오늘'이 이어지는 '머물러 다시 사랑한다 말할 오늘'이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곡은 그럴싸하게 어우러졌지만, 사실 마지막 곡까지 이으려고 한 점은 역시 '무리수'였다. 마지막 곡은 무려 '카라'의 'Rock U'였다.
마지막 팀의 순서가 끝나고 모든 뮤지션들이 무대로 올라와 각 팀에 대한 인터뷰와 무대인사가 있었다. 정말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뮤지션들이 모인 무대였기에, (공연장 안에서 사진 촬영은 금지였지만) 여기저기서 사진 찍는 소리가 들렸다. 이틀의 공연은 분명 파스텔뮤직의 팬들에게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더불어 10주년이 되서 제법 성장한 '파스텔뮤직'의 위상을 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퇴장하면서 관객들은 두 팀에게 투표를 하였고, 투표 결과는 몇 일 후 파스텔뮤직을 통해 공개되었다. (1등은 당연히도 '화성학개론'이었다.)
이 날은 퇴장하고 콘서트에 등장했던 뮤지션들의 음반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구입하지 않은 음반은 딱 한 장 뿐이었고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내가 구입한 한 장의 음반은 좋은 인상을 심어준 '파스텔뮤직의 이단아', '예슬로우'의 EP 'Nice Dream'이었다.
12주년 혹은 15주년 즈음이 되어야 할까? 언제가 되었든, 나는 파스텔뮤직의 팬이고 즐겁게 공연장을 찾을 듯하다. 또 언젠가 찾아갈 파스텔뮤직의 레이블 공연을 기대하며, 파스텔뮤직 10주년 기념 콘서트 'Ten Years After : Live'의 후기를 마친다.
11월 11일, 마침 'XX로 데이'와 겹친 10주년 기념 콘서트의 두 번 째 'Ten Years After - 파스텔 올스타즈'는 토요일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시작되었다. 리퀘스트쇼와 마찬가지로 '파스텔뮤직의 이단아' 예슬로우의 사회로 시작되었고 진행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리퀘스트쇼와 올스타즈의 다름 점이라면, 리퀘스트쇼에서는 각각의 뮤지션이나 밴드가 각자의 노래를 불렀지만 올스타즈에서는 4개의 팀을 이뤄 자유롭게 무대를 꾸며나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입장할 때 각 팀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나눠주었는데, 요즘 TV 프로그램의 대세인 '경연' 형식을 차용하여 4개의 팀이 경연이 바로 올스타즈에서 펼쳐졌다.
본격적인 올스타즈의 경연이 시작되기에 앞서 파스텔뮤직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여성 3인조 아이돌(?) 밴드가 등장했다. 원래는 각자 파스텔뮤직에 입사(?)했지만 우연히 팀을 이루게 되었고, 아직 밴드의 이름은 정하지 못했단다. 한 곡을 들려주었는데, 바로 '캐스커'의 준오가 준 '너를'이라는 곡이었다. '캐스커'표 음악다우면서도, 세 명의 여성 보컬로 듣는 노래는 기존 파스텔뮤직 소속의 여성 뮤지션들과는 또 다른 신선함이 있었다. 여러 명의 프로듀싱이 가능한 뮤지션들이 소속된 파스텔뮤직이기에, 이 여성 3인조 아이돌 밴드의 미래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 팀의 이름은 '크로스오버'로 한희정, 융진, 루시아, 그리고 비스윗, 이렇게 네 명의 여성 뮤지션들이 모인 팀이었다. 이름에서부터 네 명이 뭔가 협연을 펼치리라 예고하는 모습인데, 사실 여성 보컬을 좋아하고 네 뮤지션의 노래들 역시 좋아하는 나에게는 무조건 가장 기대되는 팀이었다.
조명이 들어오고 한 명의 뮤지션만 등장했는데, 바로 이 팀에서 가장 늦게 파스텔뮤직에 합류한 '비스윗(BeSweet)'이었다. '크로스오버라는 누구의 노래를 들려줄까?' 궁금했는데, 그녀는 자신의 노래 '잘못'으로 시작했다. 그녀의 공연을 보고 싶기는 했지만, 의외였다. 그렇다면 노래 중간에 깜짝 반전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녀는 한 곡의 다 불렀다. 그리고 다음 곡을 위해서 '융진'이 등장했고, 비스윗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비스윗의 연주와 융진의 목소리로 들려준 곡은 비스윗의 데뷔앨범에 수록되었던 'Can't Stop'이었다. 크로스오버의 의미를 보여주는 무대였다. 그런데 가사가 달랐다. 원곡이 그리움을 담은 슬픈 가사였다면, 바뀐 가사는 사랑에게 다가가는 노래랄까? 게다가 다정다감하게 불러주는 융진의 목소리로 들으니 더욱 솔로들의 마음을 후볐을 법했다. 곡이 끝나고 비스윗은 내려가고 홀로 남은 융진은 캐스커 5집에 수록된 '네게 간다'를 들려주었다. 사뿐사뿐 초원을 걷는 기분이 들게 하는 노래는 행복감에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어서 홀로 등장한 '루시아(심규선)'가 들려준 두 곡은 '한희정'의 '어느 가을'과 '입맞춤, 입슬의 춤'이었다. 루시아의 실력을 볼 수 있는 훌륭한 커버였고, 특히 원래 댄서블한 느낌이 있었던 '입맞춤, 입술의 춤'은 루시아의 특별한 제스쳐와 어우러져 열정으로 무대를 채웠다. 그녀를 처음 보고 그녀의 노래를 처음 듣는 사람이라도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으리라. 루시아가 남은 무대에 예상대로 한희정이 올라왔고, 함께 '멜로디로 남아'를 불렀다. 리퀘스트쇼에서 한희정의 목소리가 덜 풀린 듯하다고 했었는데, 이 날 공연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달랐다. 목이 풀린 올스타즈의 한희정은 어제와는 다른 사람같았다. 이 팀의 마지막 곡은 한희정이 부른 루시아의 새 EP 수록곡 'I Still Love'였다. 하지만 관객을 사로잡은 것은 노래가 아닌, 그녀가 노래 마지막 즈음에 보여준 일명 '오지명 춤'이었다. 단독 공연에서도 가끔 의외의 곡들을 불러서 의외의 모습(혹은 나사가 빠진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였는데,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맞이하여 그 정점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큰 준비는 없었을 지 몰라도, 그녀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무대였다. 투표는 2팀에게 할 수 있었는데, 당연히 나의 한 표는 이 팀에게 갔다.
두 번째 팀은 '슈파스텔K'로 이름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을 차용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90년대 가요들 위주로 들려주었는데, 넉넉한 인적 자원에도 아쉬웠다. '무리수' 혹은 '참사'라고 해야할까? 파스텔뮤직의 뮤지션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오랜 팬들은 즐겁게 봐줄 수 있는 무대였지만, 이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파스텔뮤직을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지루한 시간이었을 듯했다.
세 번째 팀은 19금이었다. 사회자이자 '파스텔뮤직의 이단아'인 예슬로우가 포함된 팀이라 서로 다른 색깔을 어떻게 융합해갈지 궁금했다. 첫 순서는 바로 예슬로우였다. 드럼에 앉은 그는 드럼 연주와 더불어 랩을 풀어나갔고, 그가 들려준 곡은 그의 디지털 싱글 수록곡 '별'이었다. 이름만 알고 있던 '예슬로우'라는 뮤지션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였달까? 랩퍼로서 곡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그가 들려주는 감성은 분명 파스텔뮤직에 닿아있었다.
이어서 공연에서 독특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트램폴린(차효선)'이었다. 어떤 '바바리맨'같은 남자와 등장했는데, 그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임꼭병학'이란다. 독특한 제목과 야릇한 가사로 '19금'에 걸맞는 곡 'Be My Mom's Lover'를 두 사람의 아주 특별한 퍼포먼스와 함께 풀어나갔다. 아이디어와 완성도 면에서 '파스텔 올스타즈'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한 무대였다.
이어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순서였다. '민홍'과 '은지' 두 사람이 패티쉬한 복장으로 나와서 깜짝 놀라게 했고, '19금 판정'을 받은 사연과 함께 그 곡을 들려주었는데, 그 19금 곡이 바로 '사랑'이었다. 말도 안되는 잣대로 19금을 판정하는 심의위원회를 풍자하는 느낌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예슬로우와 트램폴린, 은지가 함께하는 무대였다. 19금에 대한 노래 '19금'을 들려주었는데, 아마도 올스타즈 콘서서트를 위해 준비한 곡 같았다. 파스텔뮤직 뮤지션들의 콘서트에서 보통 찾아보기 힘든,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그래서 나의 다른 한 표는 이 팀에게 갔다.
마지막은 '화성학개론'이었다. 모두 남자로만 이루어진 팀으로, 라인업에서는 상당히 화려한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첫 곡은 놀랍게도 '동방신기'의 'Hug'였다. 이어지는 곡도 충격이었는데, '리퀘스트 쇼'에서 '헤르쯔 아날로그'와 멋진 듀엣을 들려주었던 '소수빈'이 여장을 하고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하와이안 커플'을 들려주었다. 메들리도 들려주었는데, '에피톤 프로젝트(차세정)'가 '백아연'을 위해 쓴 '머물러요'와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그리고 '에피톤 프로젝트'의 '오늘'이 이어지는 '머물러 다시 사랑한다 말할 오늘'이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곡은 그럴싸하게 어우러졌지만, 사실 마지막 곡까지 이으려고 한 점은 역시 '무리수'였다. 마지막 곡은 무려 '카라'의 'Rock U'였다.
마지막 팀의 순서가 끝나고 모든 뮤지션들이 무대로 올라와 각 팀에 대한 인터뷰와 무대인사가 있었다. 정말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뮤지션들이 모인 무대였기에, (공연장 안에서 사진 촬영은 금지였지만) 여기저기서 사진 찍는 소리가 들렸다. 이틀의 공연은 분명 파스텔뮤직의 팬들에게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더불어 10주년이 되서 제법 성장한 '파스텔뮤직'의 위상을 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퇴장하면서 관객들은 두 팀에게 투표를 하였고, 투표 결과는 몇 일 후 파스텔뮤직을 통해 공개되었다. (1등은 당연히도 '화성학개론'이었다.)
이 날은 퇴장하고 콘서트에 등장했던 뮤지션들의 음반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구입하지 않은 음반은 딱 한 장 뿐이었고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내가 구입한 한 장의 음반은 좋은 인상을 심어준 '파스텔뮤직의 이단아', '예슬로우'의 EP 'Nice Dream'이었다.
12주년 혹은 15주년 즈음이 되어야 할까? 언제가 되었든, 나는 파스텔뮤직의 팬이고 즐겁게 공연장을 찾을 듯하다. 또 언젠가 찾아갈 파스텔뮤직의 레이블 공연을 기대하며, 파스텔뮤직 10주년 기념 콘서트 'Ten Years After : Live'의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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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보내는 방법
첫 이야기는 '그대를 보내는 방법'. 처음부터 쓸쓸한 주제네요. 한 곡 듣고 시작하죠. '클래지콰이'의 보컬로 더 유명한 '호란'의 밴드, '이바디'의 그리움입니다.
호란은 묻습니다. "...사랑한 당신을 어떻게 보내요?", 그대를 보내는 방법을 묻습니다. 또 다른 한 곡을 들어보죠. 'Angel'이라는 곡으로 유명한 'Sarah McLachlan'의 'Do what you have to do'입니다.
Sarah McLachlan 역시 말합니다. "I don't know how let you go", "당신을 어떻게 보내야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시작과 끝이 땔 수 없는 동전의 양면이듯, 사랑이 죽거나 혹은 사람이 죽거나 사랑에는 반드시 이별이 따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랑의 그림자처럼 슬그머니 말이죠.
호란은 "내겐 너무 큰 의미였죠. 마지막 인사도."라는 가사로 이미 이별이 지나갔음을 암시합니다. "Do what you have to do"라는 제목처럼 Sarah McLachlan은 "당신이 해야할 일을 하라"고 합니다. 이별하는 방법을 모르는 그녀에게 그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요? "I have the sense to recognize"라고, '깨닳을 정도의 눈치는 있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호란이 들었던 '마지막 인사'처럼, 먼저 이별의 말을 꺼내는 것이 아닐까요?
'Lara Fabian'의 'Broken vow'로 '깨진 맹세'라는 제목부터 이별을 암시합니다. 그녀도 말합니다. "Tell me the words I never said", "내가 결코 말하지 않았던 그 말을 해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역시 짐작처럼 '안녕'이라는, 결코 말할 수 없었던 말이겠죠.
하지만 "I'll let you go, I'll let you fly", "그대를 보내주겠어요. 그대를 훨훨 날려 보내주겠어요"라고 말하는 그녀, 그녀는 '그대를 보내는방법', 그 방법을 알고 있을 법도 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말합니다. "I'd give away my soul to hold once you again and never let this promise end", "그대를 붙잡기 위해 내 영혼을 버고, 이 약속이 결코 끝나지 않게 하겠다"고 외칩니다. 지금은 이별하지만 다시 만날 것이라는 다짐,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나봅니다.
영혼을 버려서라도 붙잡고 싶은 '그대', 그리고 결코 끝나지 않길 바라는 '약속', 사랑을 진행 중인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 아닐까 합니다. 그럼에도 불쑥 찾아오는 이별은 또 어찌하나요? '만해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의 일부분과 함께 이 글을 마칩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그리움'은 '이바디'의 정규앨범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이번에 나온 EP 'Songs for Ophelia' 수록곡 중 '오필리어'도 상당히 좋더군요.
*'Sarah McLachlan'은 역시 'Angel'이라는 곡으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1998년 즈음에 그녀의 앨범 'Surfacing' CD를 구입한 기억이 있습니다. 'Do what you have to do'는 'Angel'가 더불어 제가 좋아하는 곡으로, 나이가 늘어가면서 Angel보다 더 좋아지더군요.
*'Lara Fabian'의 'Broken vow'는 'Josh Groban'이 부른 남성 버전도 있습니다. 가사 역시 남성 버전이구요. 두 곡 다 너무 좋습니다. 뛰어난 가창력과 멋진 가사가 이별을 아름다움의 경지로 승화시키는 느낌입니다.
<2009년 경에 썼던 글들을 옮겨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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