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궁전

홍대 '빵'을 중심으로 하는 4인조 밴드.

stellar(v/g) ::;
->포악한 성질의 충주출신 여성 록커.

이용(b) :;;
->일본 청춘물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최고의 샤방남

박기호(d) ::;
->원년멤버. 애교 코만도의 달인.

9(g/v) ::;
->원년멤버. 무능 에너테이나.

*독자적인 행보와 멈추지 않는 진화를 보여주는 밴드

2005년 제 7회 쌈지사운드페스티벌 '숨은고수' 발탁
2006년 정규 1집 앨범 작업 중.
2007년 5월 정규 1집 발매!

http://shadowpalace.cyworld.com
http://shadowp.wo.to

그림자궁전 - 그림자 궁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여곡절 끝에 공개된 사인조 '그림자궁전'의 데뷔 앨범.

원래 녹음은 올해 초에 완료되었지만 5월이 되어서야 앨범이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믹싱, 마스터링 등 음악내적 요소부터 자켓 디자인, 배급 등 음악외적 요소까지 여러 부분에서 지체가 되는 바람에 상당히 지연이 되었다네요. 고르고 고른 11곡이 수록된 데뷔앨범은 단순히 1집의 의미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밴드 '그림자궁전'의 짧지만은 않은 '음악적 행보'를 정리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한 곡, 한 곡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Magic Tree', 초기 그림자궁전의 스타일을 들려주는 곡들 중 하나입니다. 기교가 많지 않은 'stellar'의 보컬과 밴드의 연주가 몽환적 사운드를 만들어냅니다.  제가 그림자궁전을 좋아하게 되었던 곡이도 하네요.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 대한, 짧지만 계몽적(?)이고 철학적인 가사도 재밌습니다. magic tree는 어쩌면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그토록 찾아던 '파랑새'의 다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Sister is a Rock'n Roll Star',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라고 할만한 트랙입니다. 올드팝에서 들어보았을 법한 '9'와 'stellar', 두 남녀 보컬의 하모니는 그림자궁전의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그림자궁전 연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긴장(주로 전주와 간주 부분)과 이완(주로 보컬 부분)이 교차하는 완급조절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연주와 보컬이 함께 최고조에 달하는 절정 부분에서는 장렬함마저 느껴집니다.

하지만 보컬이나 연주뿐만 아니라 제목과 가사도 충분히 음미해 볼 만합니다. 제목의 주어인 'Sister'가 'my sister'나 'your sister'가 아닌 그냥 'sister'인 점은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첫번째, 카톨릭 같은 종교에서 여성 신자를 지칭하는 말이 '자매', 즉 sister라는 점입니다. 자매가 락큰롤 스타라는 점, 요즈음에는 그렇지 않지만 한 때 Rock은 악마의 음악이라던 일부 개신교의 잘못된 주장이 있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재밌는 제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번째, sister가 Rock을 좋아하는 사람일면 마음 속에 갖고 있을 법한 '이상적 여성 락커'를 의미할 수도 있겠습니다. 밴드에서 작사, 작곡을 주로 담당하는 리더 '9'의 마음 속에도 가사와 같은, '술과 담배를 하고 반항적이지만 소년에게 꿈이 된 락커 누나의 모습'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이 곡에서 그려지는 sister의 모습은  인기 만화 'NANA'의 주인공 '나나'와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화 속 '나나'는 고아라서 부모님이나 동생이 없지만, 만약 남동생이 있었고 그 동생이 락커가 되었다면 자신의 누이를 회상하며 이런 노래를 만들지 않았을까요?

'새빨간 얼굴', 우리말 가사가 재미있고 라이브에서는 stellar 새침한 보컬을 들을 수 있는 트랙입니다. 하지만 앨범으로 오면서 그 새침함은 반감한 느낌입니다. 라이브에서는 보통 이 곡을 시작으로, 대체로 한글 가사로 된 곡에서 stellar의 보컬은 새침한 느낌입니다. 우리말과 영어, 어감 혹은 뉘앙스의 차이에서 그런 보컬의 느낌 차이가 오는 것일까요? 이 곡에서도 역시 완급조절은 이어집니다.

'Viva', 더 긴 제목이었지만 앨범으로 나오면서 제목이 줄어든 곡입니다. 라이브와는 달리 점잖을 떠는 듯한 '9'의 보컬은 좀 아쉽니다. 앞선 두 곡과는 달리, 보컬 부분과 연주 부분이 확연히 구분되는 완급조절이 아닌, 강도가 유지되는 연주는 이 곡이 그림자궁전의 초기와 현재의 가교가 되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우주공주', 제목만으로는 만화영화 주제곡일 법한 트랙입니다. 드넓은 우주를 향해 떠나는 우주공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가사도 역시 그런 느낌이구요. 장엄한 느낌이 드는 전주는 우주의 광활함과 고요함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새빨간 얼굴'과 마찬가지로 역시 새침한 stellar의 보컬을 들을 수 있습니다.

'Unknown Mountain', 앨범 수록곡들 중 가장 '9'의 보컬이 빛나는 트랙입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디 뿐만 아니라, 가사 또한 왠지 심오합니다. 가사의 일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We just picked up a mountain which we don't even know the name of.
(우리는 이름이 뭔지도 모르는 산으로 들어갔지.)

'사랑'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산, '산'이라는 추상적인 단어가 그것을 이루는 돌과 바위와 나무, 그리고 그 속의 크고 작은 동식물들을 모두 아우르는 의미이듯 사랑도 그런게 아닌가 합니다. '사랑'이라는 너무나 추상적인 아름다움에 끌려, 그 속에 숨어있는 크고 작은 가시와 함정과 불화를 모르고 뛰어든 어린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I shouted on the top. Water was always flowing down.
(정상에서 나는 소리질렀어. 물은 언제나 아래로만 흘렀고.)

산에 오르는 이유 혹은 끝은 바로 '정상'의 존재라고 합니다. '사랑'의 끝은 '헤어짐'이구요. 그 사랑의 '정상'에서의 외침, 그리고 언제나 아래로 흐르는 물처럼 역시 그 끝에서 아래로 흐르던 눈물과 그 끝에서 아스라이 사그라지던 청춘의 시간들이 담겨있습니다.

앨범에 수록되면서 Demo와 간주 부분이 많이 달라졌는데, Demo에서의 격정적인 감정이 절제된 점은 조금 아쉽지만, 그럼에도 후속곡으로 충분한 트랙입니다.

'She's got the Hot Sauce', 제목만큼이나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신나게 질주하는 트랙입니다. 시원시원하게 진행하다가 특정 부분에서 실수가 두려워 약간 움츠려든 듯한 보컬은 좀 아쉽습니다. 하지만 탄탄한 연주 덕분에 그런 결점은 크게 들리지 않습니다.

'중화반응', 중학교 과학 시간에 들어보았을 제목의 트랙입니다. 수록곡들 중에서도 전주의 꽉찬 긴장과 노래에서의 느슨한 이완, 두 부분의 대비는 최고 수준입니다. 청춘과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는 중의적인 가사의 내용은 심의에 걸릴 빌미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Universal Farewell', 올드팝의 향기가 느껴지는, 역시 초기 스타일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을 우리말로 하면 '보편적 작별', '모든 사람의 작별', '우주적인 작별' 혹은 '완전한 작별' 등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가사의 내용으로는 마지막 '완전한 작별'이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합니다. Demo때보다 좀 빨라진 템포는 서글픔과 흥겨움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광물성 여자', 상당이 독특한 곡으로 '중화반응'과 함께 일명 '과학탐구 시리즈'에 속하는 트랙입니다. 앨범 수록곡들 중 거의 유일하게 또 충분히 따라부를 맛이 나는 가사가 인상적인데, 가사에서 느껴지는 '광물성 여자'의 모습은 '소머즈' 같은 '슈퍼히로인'을 연상케 합니다. 그러고 보면, 그림자궁전의 노래들에는 여성형의 제목이 많습니다. 'sister~'를 시작으로 'Viva', '우주공주', 'she's got~' 그리고 '광물성 여자'까지, '새빨간 얼굴'을 포함한다면 절반 가까이 그렇습니다. 강함(Rock) 속의 부드러움(제목과 가사)인 걸까요?

'4D reaction', 이 앨범의 전체적인 색깔과는 조금 동떨어져있다고 할 수 있는 트랙입니다. stellar에게는 밴드에서 단순히 보컬리스트이자 기타리스트가 아닌 Rocker로서의 위용이 느껴집니다. 그렇기에 여성 보컬을 상당히 편애하는 제 취향을 90%이상 만족시키는 곡이구요.

또 그림자궁전의 상당히 초기 스타일이자 앞으로 이 밴드가 나아갈 방향을 담고있는 곡으로 마지막에 배치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접어든 그림자궁전의 모습을 엿보게 할 수있습니다. 실제로 앨범 제작기간 중에 탄생하여 앨범에 수록될 수 없었던 신곡들에서 이 곡과 상통하는 지향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입의 요란함과 전체적인 거친 질감, 리더 9의 말을 빌리자면 '인디록으로의 회귀'라고 합니다.

2005년 '쌈지 사운드페스티벌'의 '숨은고수'로 선정되어 이름을 알린 후, 앨범을 내기까지 너무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쉬운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들만의 고집으로 짧지 않았던 인고의 시간을 지켜왔고 드디어 결과물이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밴드 '그림자궁전'을 지켜본 한 사람으로서 좀 늦었지만, 이제라도 전격발매가 된다니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이들의 라이브를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앨범에 담으면서 훼손된 질감이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그 간격을 좁힌 앨범의 사운드는 몇 트랙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다. 그런 약간의 불만은 이제 언제 어디서나 이 밴드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구요. 앞으로 더욱 발전하여 빠른 시일내에 다시 찾아올 '그림자궁전'을 기대하며 별점은 4.5개입니다.

*이 앨범은 아직 발매되지 않았고, 5월 2일 발매 예정으로 예약판매 중입니다. 이 리뷰는 온라인으로 선공개된 음원들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2007/04/27 19:54 2007/04/27 19:54

그림자궁전 in 4월 7일 루비살롱

마지막은, 인천에 상륙한 '그림자궁전'.

공연이 8시가 좀 넘어서 시작되었고 마지막 팀이어서 상당히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이 밴드를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좀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음은 물론이다.

인천에서는 처음 보게 되는 '그림자궁전'이고, 동시에 새로운 드러머와 함께하는 모습도 처음이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좀 걱정이 되었지만, 보고나니 조금은 안심.

앨범은 언제 나오려나. 앨범에 실리지 않은 신곡들이 의외로 많이 나와서 이제 앨범 수록곡들을 많이 듣기가 힘들 정도다. 빨리 앨범 소식을 듣고 싶다.

2007/04/22 21:09 2007/04/22 21:09

그림자궁전 in 2월 2일 클럽 빵 (2)

새로 들려준 신곡들 외에, 기존의 여러 곡들에서 느낄 수 있는 '그림자궁전'의 매력은 아마도 '긴장'과 '이완'의 교차를 통한 긴장감의 조성이 아닌가합니다. 하지만 이 날은 그런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완급조절'이 아쉬웠습니다.

2007/02/05 08:09 2007/02/05 08:09

그림자궁전 in 2월 2일 클럽 빵 (1)

마지막은 여전히 앨범을 준비중인 '그림자궁전'이었습니다.

첫곡은 신곡 'Dragon, Fly'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이 곡은 '그림자궁전'의 기존 곡들과는 다른 '질주'가 중심이 된 곡입니다. 물론 1집에는 수록되지 않지만 1집 발매 전후로 '그림자궁전'의 음악적 방향에 변화가 있을 듯합니다. 아마도 1집은 기존 곡들을 '정리'하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Dragon, Fly', 우리말로는 '용, 날아라'가 되겠습니다. 두 단어를 붙이면 '잠자리'가 되는데, 곤충 '잠자리'말고 다른 '잠자리'를 염두한 것은 아니겠죠?

또 다른 신곡을 들을 수 있었는데 바로 'You'라는 곡이었습니다. 이 곡 역시도 '그림자궁전'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곡이었는데, 단순한 듯하면서도 시적인 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신곡의 데모는 그림자궁전 홈페이지(http://shadowp.wo.to/)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날도 아직 제목을 알 수 없는, 왠지 시작부분이 '아리랑 리듬(?)'같은 신곡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2007/02/05 08:03 2007/02/05 08:03

그림자궁전 in 1월 21일 클럽 빵 (2)

준비 중인 앨범은 녹음이 끝났고 믹싱 중이라고 합니다. 어서 빨리 앨범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마무리 작업이 꽤 걸리나 보네요.

'새빨간 얼굴', '중화반응', 'Sister is a Rock'n'Roll star', 'Memories about Viva' 그리고 'Unknown Mountain'을 들려주었습니다. 추가로 신곡도 하나 들을 수 있었는데 서정적인 느낌(?)의 곡이었습니다. 예전에 들었던 '아카시아 로맨스'보다는 기대되는 곡이었습니다.

2007/01/25 12:30 2007/01/25 12:30

그림자궁전 in 1월 21일 클럽 빵 (1)

두번째는 오랜만에 만나는 '그림자궁전'입니다. 그다지 '오랜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너무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잠시 밴드를 떠난 드러머를 대신해서 밴드 '불싸조'의 드러머 '일영'군이 함께 했습니다. 리드기타 '9'와 베이시스트 '용', 둘 다 모자를 쓰고 있지 않으니 왠지 너무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단정한 모습의 '9'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7/01/25 11:45 2007/01/25 11:45

그림자궁전 in 11월 17일 클럽 빵 (2)

12월 초 즈음에 2집 앨범을 발매하는 밴드 '플라스틱 피플'과 조인트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플라스틱 피플'과 의기투합해서 어떤 계획을 진행 중인지도 모르겠네요.

'9'는 이번에도 '춤추는 연주'를 보여주었습니다. 엄청나게 줄을 끊어먹던 기타 '불사조'는 결국 반성하라는 의미로 강금되는 사태가 일어났구요. 이 날은 JazzMaster와 함께 하여 줄이 끊어지는 사태는 없었습니다.

녹음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앨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런지 기대가 됩니다. 과연 'Rock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 속에 한 명 쯤은 간직할, 락앤롤 스타인 시스터를 기리는 노래'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도요.

2006/11/19 14:33 2006/11/19 14:33

그림자궁전 in 11월 17일 클럽 빵 (1)

마지막은 '그림자궁전'입니다. 다른 곳에서 보아왔지만 '빵'에서는 상당히 오랜만에 보게되네요.

보통 셋리스트를 짜와서 'tight'하고 공연을 진행해 나가던 예전과는 달리 이 날에는 셋리스트 없이 느슨하게 진행해 나갔습니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오랜만에 듣는 곡이 첫곡이었는데 역시 앨범을 준비 중이라서 레퍼토리가 풍부한가 봅니다.

'Unknown Mountain', '우주공주, 'Sister is a Rock'n'Roll star', 'Memories about Viva', '광물성 여자' 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곡수는 많지 않았지만 한 곡 한 곡이 짧지 않고 멘트도 푸짐하게 해서 꽤 긴 공연이 되었어요.

2006/11/19 14:23 2006/11/19 14:23

그림자궁전 in 10월 28일 창천공원

10월 28일 신촌 현대백화점 뒤쪽에 있는 '창천공원'에서 '문화로 놀이짱'이라는 각종 공연가 열리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매주 여러 공연이 열리나 본데, 제가 가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마임, 밴드, 비보이, 마술 등 여러 공연이 있었지만, 제 블로그의 성격 상 역시 공연만 사진에 담았습니다.

바로 약 2주만에 보는 '그림자궁전'입니다. 앨범 녹음이 한창인데 오랜만에 야외공연에 참여했습니다. 관객은 너무 적지도 많지도 않았습니다.

예전에 '프리마켓'에서의 야외공연이 좋지 않았기에 좀 걱정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물론 좋았지요. 그동안 생긴 관록의 힘이라고 할까요? '그림자궁전'에게도 야외공연을 이끌어가는 '넉살'이 생긴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진에서 알 수 있 듯, 오늘도 '9'의 기타는 줄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사진을 정리하며 보니, 멤버들의 표정에서 정말 '가을의 우수'가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그 날의 하늘과 스산한 바람은 그랬어요. 최근 앨범 녹음하면서 다시 부르기 시작한 'Unknown Mountain'은 무르익어가는 가을과 너무나 잘 어울렸어요. 나중에 앨범이 발매되고 리뷰를 쓰면서 'Unknown Mountain'에 대한 해설(?)을 쓴다면 이렇게 쓰게 될 듯하네요.

We just picked up a mountain which we don't even know the name of.
(우리는 이름이 뭔지도 모르는 산으로 들어갔지.)

'사랑'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산, '산'이라는 추상적인 단어가 그것을 이루는 돌과 바위와 나무, 그리고 그 속의 크고 작은 동식물들을 모두 아우르는 의미이듯, '사랑'이라는 너무나 추상적인 아름다움에 끌려, 그 속에 숨어있는 크고 작은 가시와 함정과 불화를 모르고 뛰어든 어린 시절...

I shouted on the top. Water was always flowing down.
(정상에서 나는 소리질렀어. 물은 언제나 아래로만 흘렀고.)

산에 오르는 이유, 목표, 끝, 바로 '정상'...'사랑'의 끝, '헤어짐'. 그 사랑의 '정상'에서의 외침, 그리고 언제나 아래로 흐르는 물처럼 역시 아래로 흐르던 눈물. 그 끝에서 아스라이 사그라지던 청춘의 시간들.


제가 '그림자궁전'을 왜 좋아하는지 조금 알 듯도 합니다. 그들의 음악은 '아름다운 혼돈'과 많이 닮아 있거든요.

2006/10/31 23:58 2006/10/31 23:58

그림자궁전 in 10월 13일 club SSAM (2)

역시 앨범을 준비중이라서 그랬는지, 정말 오랜만에 'Unknown Mountain'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거의 1년만이라는데 제 기억에는 더 된 듯했습니다.

이번이 벌써 22번째로 보게되는 '그림자궁전'의 공연이었습니다. '그림자궁전'을 처음 보았을 때는 몽환적인 음악을 하는 밴드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조만간 앨범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 오늘도 다행히 기타줄이 끊어지지 않았네요.

2006/10/15 01:37 2006/10/15 0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