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3집 part 1에 사은품(?)이 었던 '도시락 mp3 무료다운 쿠폰'으로 도시락에서 '캐스커'의 '향'을 다운받으면서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료 예매권(코코 샤넬)'을 받아 보게된 영화 '코코 샤넬(Coco Avant Chanel)'.
세계적으로 유명한, 특히 우리나라에서 사랑받는(열광하는) '명품 브랜드'들 가운데에서도 향수 'Chanel NO. 5'하면 모를 사람이 없을 만큼 확고한 입지을 갖고 있는 'Chanel'의 창립자. '가브리엘 샤넬'의 젋은 시절을 다룬 영화이다. 명품으로 눈을 사로 잡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젊은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을 얻었었기에, 상당히 관객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조조상영이 아니는 일요일 오전 10시 25분 영화임에도 관객석에는 10자리도 차지 않았다.
가브리엘 샤넬의 20대에서 30대 정도(1910~20년경)를 다루고 있는 영화에서 '오드리 토투'가 연기한 가브리엘 샤넬은 또다른 샤넬인 언니나 주변 사람들보다 대략 80년 정도를 앞서나가는 패션을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드레스대신 간편하고 시크한 자켓과 바지라던지, 마린룩은 요즘 입어도 촌스럽지 않을듯하다.
역사적으로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의해 프랑스가 점령되었을 때, 독일군 애인을 사귀어 호의호식했다고 하여 유럽에서는 인식이 좋지 않은 그녀라고 하는데, 영화 속에서도 남자들에게 자신의 과거, 특히 고아였던 어린 시절에 대해서는 거짓된 모습을 계속보이곤 한다. 감독은 인물을 미화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진실도 보여주려고 한 것일까? 처음 무작정 찾아간 '발장'에겐 어떤 감정이었을지, 그냥 이용 수단이었을까? 진정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던 "보이" '아서 카펠'에게도 진실을 말하지 않았던 그녀, 같이 보았던 내 동생은 샤넬이 자서전에서도 거짓말을 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그리고 샤넬이 차에 탄 카펠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며 뒷모습을 보여주는 씬은 전형적인 교통 사고 씬인데, 예상을 벗어났다. 전형적으로 , 남녀 두 주인공이 인사(혹은 키스)를 하고 남자 주인공은 차를 몰아가고 여자 주인공은 뒤돌아 들어가다가, 멀리 골목 끝에서 굉음이 들리고 여자 주인공이 돌아보면 바로 남자 주인공이 몰던 차가 뒤집어져 있고, 여자 주인공은 몇 발자국 다가가다가 주저 앉아 울거나, 서서 비명을 지르는 것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뭐, 결국 그 뒷모습이 복선이 되긴 하였지만.
'코코(Coco)'는 그녀가 가수로 일하던 젊은 시절 불렀던 '코코리코'라는 곡에서 따온 별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코코 샤넬'이라는 제목으로 바뀌었지만, 원래는 'Coco avant Chanel'은 '샤넬 이전의 코코'라는 제목이란다. 브랜드 'Chanel'로 엄청난 디자이너이자 기업인이 되기전의 그녀를 의미하는 제목이겠지? 유럽 영화답게 잔잔한 영상이지만, 큰 감동이나 영감은 없고 조금은 아쉬운 영화이다. 별점은 3.5개.
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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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 (Coco Avant Chanel) - 200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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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minute - For Muzik
'Tell me'로 전국민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원더걸스'가 해외활동으로 조용한 상황에서도, '2NE1', '소녀시대', '카라'를 비롯하여 '애프터스쿨'까지 가희 걸그룹 전성시대라고 할 수있는 요즈음, 상대적으로 (아니 상당히)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 '4minute(포미닛)'은 그 혼란 속에서도 첫싱글 'Hot Issue'로 어느 정도의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합니다.
'원더걸스'의 전멤버 '현아'를 이용해 '전멤버 마켓팅'은 어느 정도 유효하기도 했겠지만, 사실 상당히 짜증나는 마켓팅이었습니다. 그리고 '2NE1'과 '애프터스쿨'의 사이에 있을 법한 의상과 마찬가지로 아류 정도로 들리는 싱글 'Hot Issue'때문에 '아류 걸그룹' 정도로 생각되어 큰 관심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Hot Issue는 4minute만의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미흡했기에, 4분 안에 모든 것을 들려주고 보여주겠다는 당찬 의지가 담겨있는 그룹의 이름은, 단지 4분 후에 잊혀질 그룹의 이름이라는 생각도 들었죠.
정규앨범보다는 미니앨범을 발표하여 반응을 살피는, 현 가요계의 미니앨범 열풍에 편승하여 발표된 미니앨범 'For Musik'은 4minute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시선을 호의적으로 돌릴 만큼 놀랄만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앨범의 intro라고 할 수 있는 'For Muzik'은 걸그룹의 곡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유로댄스와 디제잉으로 치장한 클럽음악에 충실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Muzik에서도 유로댄스와 디제잉의 분위기는 이어집니다. 디제잉에서 사용되는 각종 FX와 오토튠의 사용으로 클럽음악으로 가볍게 몸을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미 잘 알려진 'Hot Issue'에서도 클럽사운드의 경향이 이어지지만 보컬과 랩이 더 두드러지며, 일렉트릭 사운드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첫 싱글이었음에도 앨범 수록곡들 가운데 완성도는 가장 떨어지게 느껴지네요.
'What a girl wants'는 너무나 흥미로운 트랙입니다.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강타한, Backstreet Boys, N-sync, Briteny Spears로 대변되는 Jive Record의 댄스팝을 생각나게 하는 점이 너무 좋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토튠이 난무하는 곡들이 많은데, 그 시절에 사용되었던 정도로 오토튠을 절제하고, 댄스 장르에서는 후크송이 대세인 상황에서 경쾌한 멜로디로 진행되기에, 불과 10년 전이지만, 그 시절에 대한 향수에 빠져들게 합니다. 90년 대말에 등장한 SES나 Baby Vox의 곡들을 연상시키는, 소녀 취향의 귀여운 가사도 여기에 일조합니다.
'웃겨'는 다시 클럽사운드에 충실하면서도, 경쾌하고 쉬운 가사와 재밌는 후렴구 덕분에 상당한 중독성을 발산하는 트랙입니다. 유로댄스 사운드를 기반으로하는 '안 줄래'는 What a girl wants와 맥을 같이 하는 전형적인 댄스팝 트랙입니다. 'Hot Issue (신사동호랭이 Remix)'는 remix를 통해 원곡의 둔탁한 느낌은 감소하고 유로댄스 사운드의 강화로 좀 더 클럽음악다운 사운드롤 들려주는 트랙입니다.
멤버들의 연령대가 1990년에서 1994년까지 최근 걸그룹 가운데서도, 거의 최소 평균 연령을 보여주는 '최연소 걸그룹'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걸그룹의 사운드는 범상치 않습니다. 작정하고 클럽음악을 만들려고 했는지 어린 연령과는 어울리지 않게도. 가볍지 않고 상당히 무게감 있는 일렉트릭 사운드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어떤 걸그룹보다도, 성별을 떠나 현재의 어떤 아이돌 그룹보다도, 대한민국 가요계 역사에서 어떤 아이돌 그룹보다도 클럽음악에 충실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더불어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은 보컬 능력과 이런 사운드를 이끌어낸 프로듀서의 역량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많은 댄스 걸그룹들이 빠지기 쉬운, 섣불리 어설프게 발라드에 도전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 점도 미덕입니다. 그야말로 '댄스'라는 장르의 흥겨움과 기본에 충실한, 대중가요로서는 상당히 오래 제 플레이리스트에 머물 만한 앨범입니다. 4minute의 For Muzik,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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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 Blossom
2006년 발매된 '허민'의 데뷔앨범 'Vanilla Shake'는 1990년대 가요적 화법을 통해 아야기하는 그녀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앨범이었습니다. 여성 보컬이라는 잇점과 피아노라는 그녀의 악기에 스트링을 적절히 사용하여 정말 잘 만들어진 가요들을 들려주었구요. 하지만 2007년 발매된 그녀의 두 번째 앨범 '피아노로 그린 일기'는 그런 가능성을 확인시켜주기보다는 실망이 큰 앨범이었습니다.
1집의 장점이었던 1990년대 가요적 화법은 약해졌고, 정말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다운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는 1집에서 만들어놓은 그녀의 음악세계와 달랐고, 그녀가 활동했던 밴드 (1집 앨범 타이틀과 동일한) 'Vanilla Shake'와도 달랐습니다. 그리고 앨범 수록곡들 내에서 일관성의 부족으로 인한 혼란스러움은 정규앨범의 이름보다는 '소품집'이라고 불렀어야 옳았을 법했습니다. 물론 1집의 '까만 하늘 너의 눈동자는'의 화법을 잇는 '멈추지 않는 시간의 끝'같은, 좋은 트랙이 있었지만 2집을 구하기에는 역부족이었죠. (그래서 보통 1집 리뷰를 쓴 뮤지션들은 계속 리뷰를 이어가게 되는데 허민만큼은 2집을 건너뛰었죠.) 그리고 연주곡들을 제외한다면 보컬곡이 많지 않았던 점도 음반구매자의 입장에서는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컴필레이션 앨범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의 수록곡 '오래된 연인에게 하고픈 말'에서 들려주는 보컬리스트로서의 그녀의 능력에 다시 관심이 가더군요. 화려하거나 뛰어난 가창력을 들려주지는 않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정말 '오랜된 연인에 듣고 싶은' 목소리의 색과과 그 안의 울림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1집과 2집 사이의 간격, 약 20개월 만큼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녀의 세 번째 앨범이 공개되었습니다. 세 번째 앨범의 제목인 'Blossom'은 '꽃', 특히 '활짝 핀 꽃'을 의미하고, 청춘 혹은 전성기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앨범 제목에서 그녀의 욕심 혹은 포부가 느껴지지 않나요? 조금은 대담하게도 느껴지는 제목의 앨범 'Blossom'을 살펴보죠.
'My Little Cat'은 오르골 느낌나는 키보드와 실로폰 소리가 어우러져 오프닝으로 알리는 시그널 송 느낌의 트랙입니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아련한 하모니카 소리와 여성 보컬의 잇점을 최대한 살린, 그녀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기분 좋은 꿈처럼 펼쳐집니다. 이어지는, 제목이나 뮤직비디오 속 모습에서 다분히 애니메이션 토토로가 떠오르는 '고양이버스'는 타이틀 곡으로 가장 대중적인 색깔의 트랙입니다. 1990년 가요에서 들었을 법한 멜로디의 흥겨움에서 충분히 대중적이지만 그녀의 화법은 언더그라운드 음악만의 매력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교가 없어도 담백한 허민의 목소리에서 오히려 진한 향기가 느껴집니다. 희망찬 가사에서 앨범 제목 'Blossom'처럼 '인생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청춘에 대한 예찬이 느껴집니다.
'봄이 오면'은 앞선 두 곡과는 달리, 다분히 1990년대 가요의 화법을 들려준 1집의 연장선 상에 있는 트랙입니다. 피아노 연주 위로 흐르는 그녀의 목소리가 그렇고, 고즈넉이 풀어나가는 가사가 그렇습니다. '연인이 되어볼까'는 기타 연주와 함께하는 허민의 목소리가 두드러지는 트랙입니다. 목소리와 더불어 그녀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키보드의 비중을 상당히 줄었기에 그렇습니다. 어쿠스틱 기타와 섹소폰과 함께하는 어쿠스틱 무대가 상당히 기대가 되네요.
제목에서부터 알콩달콩함이 느껴지는 '100일쏭'은 그녀가 부른 '오래된 연인에게 하고픈 말'과 비교하며 들으면 재밌는 트랙입니다. '100일쏭'은 제목 그대로 연애 초기의 설레임과 수줍은 바람을 담은 가사에 적당히 애교가 곁들여진 그녀의 목소리로 노래되고 있습니다. '오래된 연인에게 하고픈 말'에서 그녀의 목소리에는 진정 오래된 연인에게 이야기하듯, 여유로움과 너그러움이 깃들어 있었고 마치 '그에 대해 모두 알고 있을' 법한 통찰력이 느껴졌습니다. 100일쏭의 그녀는 오래된 여인에게 하고픈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시간이 지나면'은 그녀의 밴드 'Vanilla Shake'의 공연에서 들을 수 있었던 곡으로 드디어 앨범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솔로 뮤지션 '허민'과는 다르게 밴드 Vanilla Shake는 상당히 그루브한 곡들을 들려주었는데 이 곡에서도 그 경향이 느껴집니다. 이어지는 '사랑은 했는지' 역시 밴드 시절 그녀가 들려주었던 곡으로, 다분히 1집의 연장선 상에 있는 트랙입니다. 그녀의 목소리와 피아노가 커다란 공백 위를 흐르며 마음의 공명을 만들어 냅니다. 개인적으로 1집의 '까만 하늘 너의 눈동자는', 2집의 '멈추지 않는 시간의 끝'을 잇는 '허민표 발라드'라고 부르고 싶네요.
"I'm lost"는 1집 수록곡으로 새롭게 편곡되어 3집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1집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여유로워지면서도 좀 더 감성 표현에 능숙해진 그녀의 목소리에서 '관록'이 조금씩 느껴집니다. 보너스 트랙 '바다에게'는 첫 곡 My little Cat처럼 봄의 이미지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앨범에서 느껴지는 전반적인 봄의 기운은 혹시 이번 3집이 원래는 봄에 나왔어야할 앨범이 아니었나 하네요. 어떤 사정으로 연기된 것은 아닐까요?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서 봄바다, 해변으로 몰려오는 파도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너무나 아쉬웠던 2집과는 달리 이번 3집에서는 1집보더 폭넓은 음악적 색을 보여주면서도 '허민' 고유의 매력을 끈끈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얼마전부터 TV 프로그램 출연을 시작으로 음악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활동을 시작한 그녀, 좀 더 활발한 활동으로 그녀의 음악이 좀 더 대중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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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어울리는 옷을 찾은 느낌, 2NE1의 1st Mini Album
'빅뱅'이 부른 곡에 거의 피쳐링 수준의 비중을 보인 'Lollipop'은 논외로 하더라도, 'Fire'는 '2NE1'에 대한 기대를 생각했을 때 많이 아쉬운 곡이었습니다. 상당히 혼잡한 곡의 구성도 그렇지만, 마치 어설프게 번안해 놓은 번안곡의 가사처럼 말 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도, 공감할 수 없는 가사는 끔찍했죠.
하지만 '1st Mini Album'을 발표하면서 타이틀 곡으로 미리 공개된 "I don't care"에서는 180도 달라진 2NE1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I don't care는 여유로운 느낌을 주는 레게 리듬만큼, 모든 점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트랙으로 확실히 전달되는 가사도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이젠 상관 없어!'라고 외치며 쿨한 모습을 보이려다가 남자 울리는 'bad girl'이 될 거라고 삼천포로 빠지는 부분입니다. 리더 'CL'을 위해 억지로 만들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가사 전개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으로, 사실 가사 전달 보다는 순간적인 느낌에 의존하는 '인스턴트 음악' 정도로 만들 생각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만 치부하기에는 곡이 아깝습니다.
지난 2NE1에 대한 혹평에서 언급했던 '소녀시대'와 비교한다면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소녀시대가 귀엽고 공감할 만한 가사와 강한 중독성의 'Gee'로 '국민 걸그룹' 수준의 인기를 누리다가, 후속 앨범의 '소원을 말해봐'가 마치 Fire처럼 어슬픈 번역서처럼 별 내용(을 알수) 없는 가사로 롱런하지 못하고 반짝 인기에 그친데 반해서, 2NE1은 그와 반대로 I don't care로 확실한 비상을 보여주었으니까요.
"In the Club"은 제목처럼 가벼운 클럽 사운드를 들려주는 트랙으로 그다지 빠르지 않은 템포 때문에 현란한사이키 속에서 슬로우 모션으로 흘러가는, 남녀의 진한 댄스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I don't care에 이어서 이별에 관한 가사이지만, 전곡이 '쿨하게 끝내자'는 느낌이었다면, 이 곡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나도 'one night stand'를 즐기겠다는 당참을 들려줍니다. 오히려 bad girl이 되겠다는 CL의 랩의 이 곡에 들어갔어야 어울렸을 법하네요.
역시 가벼운 클럽 사운드를 이어가는 "Let's go party"는 도입부가 재밌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면 일어, 프랑스어가 들리는데 모두 마지막 '우리 파티가자', 바로 Let's go party를 여러 외국어로 말하는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I don't care의 자포자기와 In the club의 복수에 이어 진정한 '클럽걸'로 태어난 진화된 여주인공을 만날 수 있는데, 이 곡은 'One night stand를 위한 유혹곡'처럼도 들립니다.
"Pretty Boy"는 2NE1의 데뷔곡 Fire의 강렬한 느낌을 이어가면서도 진화된 모습을 들려줍니다. 타이틀 곡임에도 보컬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I don't care와 Let'sgo party, 그리고 메인보컬 박봄의 비중이 지나치게 큰 In the club와는 다르게, Pretty Boy에서는 박봄, 다라, 민지, CL 모두 개개인에게 잘 어울리는 위치에서 최고의 팀웍을 보여줍니다. 다른 걸밴드와 차별화되면서도 2NE1만의 매력이 확실하게 녹아있는 트랙이라고 하고 싶네요.
"Stay together"는 같이 머물자는 '연애와 화해'라는 곡입니다. 주인공이 원하는 '그'가 I don't care하는 '그'인지 Let's go party해서 In the club에서 만난 Pretty Boy인지는 알 수 없지만요. 하지만 바로 앞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Pretty Boy때문에, (끌리지 않는 Fire와 Lollipop을 제외하고라도) 가벼운 발라드 느낌까지 드는 이곡은, 사실 이 앨범에서 가장 존재감이 없는 곡입니다. 지금까지 당당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사랑에 애걸하는 모습이 조금은 실망스럽네요.
대한민국에 출현했던 어떤 걸그룹들과는 다른,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하고 대중적 지지도 확보한 2NE1이기에 다음 앨범은 더욱 기대되는 바입니다. 같은 소속사 YG의 빅뱅과 G-dragon이 지속적으로 표절 논란이 이어지면서 불미스럽고 향후 상당히 위태로운 방향에 우려가되는데 2NE1만은 그런 논란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도 듭니다. Fire가 어설프고 몸에 작아서 입을 수 없는 옷이었다면, 드디어 몸에 잘 맞고 게다가 잘 어울리는 옷을 찾은 2NE1입니다. 별점은 3.5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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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루 - TARU
'더멜로디' 출신의, 무지개빛 보컬 '타루(Taru)'의 1집 'TARU' 전격 발매!
깔끔한 음악을 들려주었던 '더멜로디'였지만, '더멜로디'는 별로 정감이 가지 않는 밴드였고 그 시절의 타루에게는 그다지 호감이 가지않았습니다. 밴드의 목소리자 얼굴이라고 할 수도 있을 타루는 '프론트 우먼'으로서 보다는 단지 악기와 비슷한 '보컬리스트로'서 존재하는 분위기였고, 무대를 이끌어나갈 역량도 부족한 모습이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더멜로디의 음악도 이쁘지만 향기 없는 꽃같은 느낌이었구요. 하지만 더멜로디의 해체 이후 '타루'라는 솔로 뮤지션으로 다시 출발하여 2008년에 발표된 미니앨범 'R.A.I.N.B.O.W'로 그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이 미니앨범에는 같은 파스텔뮤직 소속의 'Sentimental Scenery'가 작곡 및 프로듀싱에 참여하였고, 이후 이동통신사인 LGT의 전용폰 CF 삽입곡(Bling Bling)과 거대 게임기업 EA의 모바일 게임 주제가(시간의 날개) 에서도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었고 타루는 보컬로서 역량을 오르막은 달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정규 1집은 그 '환상의 짝궁'이라고 할 수 있는 Sentimental Scenery가 아닌, 일본의 인디밴드 'Swinging Popsicle'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미니앨범의 수록되었던 곡 'Yesterday'가 바로 타루를 위해 Swinging Popsicle이 선사한 곡이었고, 더 시간을 되돌린다면, 2008년 초에 파스텔뮤직의 5주년 기념으로 있었던 공연에서 'Swinging Popsicle'과 함께 그들의 곡을 우리말로 부르기도 했었기에 타루와 Swinging Popsicle의 조우는 낯설지 않습니다.
첫곡 'Night Flying'은 Swinging Popsicle의 곡답게 신나는 기타연주로 문을 여는 트랙입니다. 가벼운 팝락 사운드드의 활주로 위로 이륙을 시작하는 '타루호'에 승선한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야간비행'을 뜻하는 제목 때문에, 훗날 타루가 라디오 DJ를 하게 된다면 시그널 송으로 사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귀에 익은 사운드로 시작하는 '세탁기'는 바로 Swinging Popsicle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알고 있을 'Snowism'의 번안곡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생긴 인연의 얼룩을 세탁기로 세탁하는 모습처럼 말끔히 지우자는 가사는 '미스티 블루'의 정은수가 썼다고 하네요. 미니앨범에서 타루가 좋아하는 곡인 '미스티 블루'의 '날씨맑음'을 리메이크해 불렀던 점을 생각한다면, 타루와 미스티 블루의 돈독한 관계를 유추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번 앨범 발표와 함께 뮤직 비디오가 공개된 '연애의 방식'은 노래하는 타루만큼 발랄하고 귀여운 가사가 인상적인 트랙입니다. 여러 드라마의 OST로도 목소리를 들려준 그녀이기에, 이 곡이 청춘연애물의 삽입곡으로도 잘 어울릴 만합니다. 제목이 '연애의 방식'이기에 서로 다른 연애의 방식 때문에 겪는 갈등들을 이해해 나가야하지 않을까요? 제목부터 눈에 익은 'Sad Melody' 역시 Swiniging Popsicle이 불렀던 곡입니다. 파스텔뮤직 5주년 기념 공연에서 Swinging Popsicle의 보컬 '미네코'가 우리말로 번안한 가사로 들려준 일이 있었는데, 가사를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같은 가사라고 생각되네요. 원곡이 상당히 가라앉는 느낌이었는데, 편곡이 달라지면서 그 무거움은 덜해졌습니다. 하지만 타루만의 색깔이 표현되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모 핸드폰 CF의 모토가 생각나는 'Talk & Play'는 두 번째 앨범을 준비 중인 '나루'가 참여한 트랙입니다. 흥겨운 펑키 사운드, 시원한 타루의 보컬, 그리고 당찬 가사에서는 상당히 대중가요의 색이 짙게 느껴집니다. 스트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 기타팝 'Just Go'는 강렬한 느낌의 제목과는 다르게 어쿠스틱의 색이 짙은 트랙입니다. Night Flying이 에니메이션의 오프닝 송이라면, 이 곡은 쓸쓸한 분위기 때문에 엔딩송으로도 어울리겠습니다. 그 만큼 만화적 감수성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Night Flying에 이어 달리는 트랙인 '쥐色 귀, 녹色 눈'은, 오해하기 쉬운 제목만의 발음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도발적(?)이고 그에 못지 않게 비판적인 가사를 노래합니다. 심오한 제목은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속담을 다르게 표현한 제목일지도 모르죠.
'노리플라이'의 '권순관'이 참여한 '내일이 오면'은 화려하면서도 복고적인 사운드로 시작하는 트랙입니다. 이미 컴필레이션 앨범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의 수록곡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에서 입을 맞추었던 그들이기에 호흡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달짝지근하지만 달콤하지만은 않은 가사는, 아직도 알 수 없는 정체성 속에서 혼란스러운 키덜트들과 저물어가는 20대의 어딘가에 서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가 될 법합니다. 이어지는 'Daydream'은 요즘 대세인 오토튠을 적절하게 이용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트랙입니다. '백일몽' 혹은 '헛된 공상'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행복 속에서 느껴지는 불안, 헛된 기우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Slow star'는 Swinging Popsicle이 불렀던 일본 게임 주제가로, 발을 구르며 흥얼거릴 만큼 흥겨움이 가득한 트랙입니다. 진한 쓸쓸함과 그리움이 담겨 있는 'Don't Let Me Down'이어 'Yesterday'의 새로운 버전으로 앨범은 끝납니다. 보너스트랙이자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Sentimetal Scenery와 함께한 '시간의 날개'는 이미 온라인 싱글로 공개된 곡이지만 반갑습니다. 제목처럼 상쾌하게 날아오르는 타루의 시원한 목소리가 빛나는 트랙이죠.
홍대 인디씬을 넘어서 대중적으로 어필할 만한 사운드와 목소리를 들려주는 타루 1집은, 그래서 '상당히 대중적'입니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타루를 모르는 사람들도 흥겹게 즐길 만한 트랙들로 가득하구요. 점점 더 무르익어가는 그녀의 가창력도 귀를 즐겁게 합니다.
하지만 정규 1집으로서는 아쉬움이 큽니다. 타루만의 색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보입니다. 같은 소속의 요조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함께한 'My name is Yozoh'를 발판으로 1집에서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좀 더 자신의 색을 보여주었던 점을 생각했기에, 이 앨범에 대한 기대는 높았습니다. 물론 모든 뮤지션이 싱어송라이터가 될 이유는 없지만, 앨범 'TARU'는 목표가 되는 도약점이 아닌, 더 높은 도약을 위해 'R.A.I.N.B.O.W'에 잇는 또 다른 발판처럼 보입니다. 짙은 Swining Popsicle의 색은 역시 같은 소속의 '미스티 블루(Misty Blue)'의 최경훈이 다른 보컬과 함께 'Belle Epoque'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발표했던 것처럼, 이번 앨범이 Swinging Popsicle의 Belle Epoque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요.
아직 타루가 해결하지 못한 숙제를 던지는 1집이라고 하겠습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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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 Live - 내가 노래할께 2 @ 8월 23일 SoundHolic
약 4주 전인, 7월 23일에 '상상마당'에서 열렸던 '민트페스타 vol. 21'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홍대 얼짱' '요조'는 결국 'SoundHolic(사운드홀릭)'에서 열린, 그녀의 단독 공연 '내가 노래할께 2'를 예매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지난 파스텔뮤직의 공연들이 티켓팅 순서로 입장을 하기에 티켓팅 한 두 시간 전부터 줄을 서야했던 불편함을 개선하여 예매입금 순서로 입장번호가 배정되기에 여유롭게 사운드홀릭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빠르게 예약하고 입금하였다고 생각은 했는데, 입장번호는 무려 1번이었고 당연히 가장 앞줄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죠. 티켓팅하느라 기다리고, 입장줄 서느라 기다렸었는데, 이번에는 좌석까지 번호로 배정되어 있어서 사실상 빨리 예약하고 공연 시작 전에만 티켓팅하면 되는, 시간 낭비 없는 절차가 좋더군요.
지난 민트페스타 공연에서 기타리스트 관영과 퍼커션 세션과 함께 3인조로 등장하여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이번에도 그런 3인조 공연을 기대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시작 예정시간인 6시가 조금 지면서 언제나 사운드홀릭의 공연전이나 인터미션에 만날 수 있는 스크린으로 '노래 연습'이라는 글이 나왔습니다. 이어 스크린 속에서 등장한 요조는, 쓰면 눈이 빙글빙글 돌아갈 법한 큰 뿔테안경을 쓰고 침대에 앉아 마치 '건어물녀'라도 된듯, 기타 반주에 맞춰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또 노래할께'는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공연처럼 3인조가 아닌, 기타, 베이스, 드럼, 그리고 키보드 세션을 대동하고 등장한 요조는 리메이크 곡 'Sunday'를 들려주었습니다. 첫곡이기 때문인지 지난 공연처럼 재치를 보여주지는 않았죠. 일요일이기 때문에 Sunday를 첫곡으로 선택하였다네요. 그리고 긴 멘트 없이 노래 중심으로 공연은 이어졌습니다.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너무나 말을 하다보니 평소에는 말수가 적어졌다는군요. 어린시절 놀이를 차용한, 보사노바풍의 편안한 '아침 먹고 땡'에 이어 요조의 1집에서 가장 독특한 곡 '바오밥나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오밥나무는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하여 별에 뿌리내려 그 별을 파괴시킨다는 나무입니다. 별을 감싸는 바오밥나무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듣는이를 감싸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근거리는 듯한 목소리에 몽환적인 사운드가 만난 '모닝스타'에 이어 깜짝 커버곡이 이어졌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좋은 'Jason Mraz'의 인기곡 'I'm yours'였습니다. 저도 좋아하는 곡이라 가사를 아는 부분은 따라서 흥얼흥얼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지난 공연에서 농밀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관객을 압도했던 그 곡 '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어쿠스틱이 아닌 몽환적인 밴드 사운드로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민홍형의 간결하고 절제된 가사와 곡이 결합한 '꽃'은 요조를 통해 활짝 피어났습니다.
'숨바꼭질'이 이어졌고 요조는 이때부터 어쩐이 울먹이는 표정이었습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함께했던 앨범과 그녀의 1집 사이에 있었던 아픈 일이 생각난 것은 아니었을지요. 바로 다음곡이 '그렇게 너에게'였으니까요. 요조를 상당히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가사가 상당히 의미심장합니다. 그렇기에 그녀의 울먹이는 표정은 짙어졌습니다. 꽃이 끝나갈 무렵 요조는 갑자기 무대 밖으로 나갔고, 밴드의 연주는 계속되었습니다. 후반부는 꽉 들어찬 몽환적인 밴드 사운드로 편곡된 '그렇게 너에게'는 '꽃'에 다시 관객을 압도했습니다. 곡이 끝나고 스크린이 내려왔고 그렇게 1부가 끝났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깜짝 게스트가 등장하였는데, 첫인상은 '주먹 좀 쓰시는 동네 형님'같은 인상의 '김마스타'였습니다. '살롱 바다비'의 공연일정에서 종종 보았던 이름인데 공연은 처음이었죠. 얼마전에 무려 4집을 발표했다고 하네요.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타이틀곡 '1 Shot'을 들려주었고, 방송용 타이틀곡 한 곡을 더 들려주었습니다. 요조와는 같은 동네 주민이라고 하는군요.
이어 시작된 2부는 '요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곡 'My name is Yozoh'로 시작되었습니다. 랩같은 가사는 랩퍼였던 그녀의 과거를 생각나게 했고, 인상적인 기타리프는 흥겨운 곡에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이어 1집의 타이틀곡, 사랑스러운 웃음과 눈물의 '에구구구'가 이어졌습니다. 요조의 엉뚱함을 생각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곡이자, 누군가(누구? 주성치!)가 들을까봐 잘 불러야하는 곡 '슈팅스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왠지 복고적은 로큰롤 분위기의 연주에 맞춰, 탬버린을 흔들며 함께 낭창낭창 몸짓을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은 편안해 보였습니다. 그 분위기를 이어 흥겨운 로큰롤 사운드의 커버곡이 이어졌는데 바로 'Beatles'의 'Revolution'이었습니다.
노래만 줄창 불렀던 1부와는 다르게, 그녀의 2부 모토는 관객과 함께 즐기는 것이었습니다. 좌석 공연이었지만, 그녀의 요청에 관객들은 모두 일어섰습니다. 요조를 '음란가수(?)'로 만든 '바나나파티'와 4차원 세계의 주민들이 등장하는 가사의 '그런지 카'가 이어졌죠. 사랑에 빠지고 싶게 하는 곡 'Love'에서는 탬버린을 두드리느라 그녀의 허벅지는 고생을 했습니다. 마지막 곡은 제목과는 덜 어울리게 뽕끼가 강한 '사랑의 롤러코스터'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한 사람도 자리에서 일어나 갈 생각은 하지 않고 '앵콜'을 연호했습니다. 요청에 응한 그녀와 밴드는 이번 공연에서 유일하게 어쿠스틱으로 '아 외로워'를 들려주었습니다. 얼마나 그녀가 외로웠으면 이 곡을 앵콜곡으로 준비했을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사운드체킹'까지 필요한 그녀의 어쿠스틱 밴드는 너무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그녀 이름으로 발매된 두 장의 앨범의 수록된 곡들의 대부분들 들려준, '내가 노래할께 2'는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그녀의 단독 공연 '내가 노래할께'에서는 민트페스타에서 보여준 공연과 마찬가지로 3인조 어쿠스틱 밴드로 공연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후속편이라고 똑같은 편성을 보이지 않고 예상를 깨는 밴드와 함께 등장한 그녀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녀의 공연을 못본 오랜 시간 동안, 확실히 그녀의 내공은 몇 갑자나 늘어있었습니다. 앨범으로 듣는 음악과는 차별화된 공연을 보여준다면, 그녀의 공연은 분명 인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아야할 공연'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더 발전해나갈 그녀의 모습과 다음 앨범이 기대되네요.
사진과 영상은 http://loveholic.net 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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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6. 37회 싸이월드 디지털 뮤직 어워드
돔아트홀에 입장 후 지난 '제 34, 35회 DMA'의 영상을 보여주었고, 지난 탐음매니아상 수상자인 '에픽하이(34회)'와 '박지윤(35회)'의 공연 영상을 비롯하여 지난 시상식 볼 수 있었습니다.개인적인 사정으로 지난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하여 박지윤을 못 본 점을 아쉽게 하는 영상이었죠. 영상 밑에는 자막으로 이번 시상식 진행자와 출연자들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진행자는 손호영이었습니다. '탐음매니아상' 수상자인 '윤상(37회)'과 '노리플라이(36회)', 'Rookie ot the Month'의 '4minute(36회)'와 'Supreme Team(37회)', 그리고 'Song of the Month'의 'Outsider(36회)'와 '2NE1(37회)'의 이름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상과는 관계가 없는 이름들, 인지도가 높은 '8eight'과 처음 보는 이름인 '비욘드 더 시크릿'과 '안효식'이 보였습니다.
이제는 DMA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오렌지카펫'이 시작되었습니다. '비욘드 더 시크릿'과 '안효식'은 지난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이라고 하네요. 최근 싸이월드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 20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을 염두해둔 섭외가 아닌가하네요. 인기가수라고 할 수 있는 '4minute'과 'Outsider'가 카펫위에 섰을 때 함성을 대단했고, 요즘 가요계의 정상에 있는 '2NE1'의 순서에서는 시상식장이 거의 떠나갈 듯했습니다. 모든 출연자들이 오렌지카펫 위에 슨 모습은 실시간 중계를 통해 시상식 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진행으로는 예고되었듯이 '손호영'이 등장했습니다. 첫 순서는 오프닝 무대였습니다. 바로 처음 보는 이름들인 '비욘드 더 시크릿'과 '안효식'이 등장하여 한 곡 씩 불렀습니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답게 발라드곡들을 들려주었습니다. 2000년대부터 가요계가 급격히 댄스 음악 위주가 되었기에, 최근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 중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팀이 거의 없는 만큼, 이 팀들이 대중적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아보였습니다.
이어 '탐음매니아상' 시상의 순서였습니다. 하지만 시상식은 다른 무대에서 이미 진행되었고 수상자들의 공연과 인터뷰만 있었습니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 시상식과 비교했을 때, 라이브를 위한 세팅에 신경을 쓴 흔적이 무대 위에서 드러나고 있었는데, 앞선 '비욘드 더 시크릿'도 이 혜택을 보았습니다. 그 세팅은 역시 탐음매니아 수상자를 위한 배려였죠. 먼저 '노리플라이'가 세션 밴드와 등장해서 데뷔앨범 수록곡 가운데 가장 빠른 곡이라고 할 수 있는 '시야'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타이틀 곡인 '그대 걷던 길'도 들을 수 있었죠. 큰 무대였지만, '준비된 신인'답게 매끄러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향이 '걸그룹'과 '댄스 혹은 힙합'이기에 이 팀의 대중적 성공 가능성은 역시 어두웠습니다.
이어서 이번 DMA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이제는 '가요계의 원로(?)'라고 부를수도 있을 '윤상'이 등장했습니다. 다수의 세션들과 등장한 그의 모습에서 DMA답지 않은 세팅은 바로 윤상을 위한 것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첫 곡은 당연히도 얼마전 발매된 6집의 타이틀 곡 '그 눈 속엔 내가'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창한 멘트로 윤상의 단독 공연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곡은 모 CF에서 리메이크해서 더 유명한 '한 걸음 더'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1990년에 발표된 곡인데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느낌은 정말 '20년을 앞서나가는 윤상'의 음악 세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 '노리플라이'와 '윤상'의 인터뷰가 이어졌습니다. 인터뷰존 바로 앞쪽 첫 번째 줄에 앉아있던 저로서는, 처음에는 가운데 자리로 배정이 되지 않았던 점을 아쉬워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앞에 있던 것이 인터뷰존임을 알게 되니 불만이 사라지더군요.
이어서 'International Artist of the Month'라는 해외 뮤지션에 대한 수상이 이어졌습니다. 당연하게도 실제 공연은 없었고 뮤직비디오가 대신하였죠. 입장할 때 보았던 'Chrisette Michele'이라는 이름은 바로 36회 수상자였습니다. ' What you do'라는 곡으로 수상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좋은 'Ne-yo'가 피쳐링 및 작사를 한 곡이라고 합니다. 지난 시상식에서도 'Ne-yo'가 피쳐링으로 참여한 'Be on you'라는 곡으로 'Flo Rida'가 수상(34회)을 했었던 점을 생각하며느 Ne-yo의 목소리야 말로 '마이다스의 목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본인의 곡들도 상당히 좋고, 피쳐링한 곡들까지 인기가 좋으니 말이죠. 이 부문의 37회 수상자는 필리핀의 밴드 'MYMP'가 수상했습니다. 얼마전에 CF 삽입곡으로 인기를 모은 인도네시아 밴드 'Mocca'가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동남아 음악에 대한 관심이나 인지도는 상당히 떨어지는 상황이었기에 의외였습니다. 하지만 오로지 '음원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는 가장 공정한 시상식인 싸이월드의 '디지털 뮤직 어워드'였기에, 그러려니했죠.
이제부터는 거의 '음악중심'이나 '인기가요'에 비견할 만한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지난 시상식이 라인업이 더 대단했죠.) 이번에 신설된 부문인 'Ting's choice Artist'의 시상이 이어졌습니다. ting은 SK텔레콤의 브랜드로 싸이월드 역시 SK계열이기에 이런 상이 만들어졌나 봅니다. 수상자는 바로 '8eight'이었습니다. 최근 '심장이 없어'와 '잘가요 내 사랑'의 연타석 인기로 확고히 인기가수 반열에 든 그들이었기에 수상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역시 앞서 언급한 두 곡을 들려주었습니다. 음원으로 듣거나 TV로 볼 때는 몰랐는데 라이브 실력이 상당하더군요. 한 명은 남성 보컬, 한 명은 여성 보컬, 한 명은 랩, 이렇게 역할 분담이 잘 되어있었고, 특히 남성 보컬의 목소리는 시원시원하였습니다.
'Rookie ot the Month' 부문 시상이 이어졌고 36회는 바로 '4minute'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원더걸스'의 전 멤버 '현아'가 참여한 걸그룹으로 더 잘 알려져있죠. 조만간 미니앨범이 발매 예정으로 아직 정식으로 발표한 곡 'Hot issue'외에는 없기 때문인지, 첫 곡은 걸그룹들이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 'Jamelia'의 'Superstar'에 맞춰 앙증맞은(?) 춤을 보여주었습니다. 수상후에는 당연히 'Hot Issue'를 들을 수 있었죠. 음원으로만 듣다가 이들의 무대를 제대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멤버들의 나이가 최고 1990년 생인지라 상당히 귀여운 면이 많더군요. 그만 미니앨범을 사겠다고 다짐하고 말았습니다.
37회 수상자는 '홍대의 동방신기(혹은 언더그라운드의 빅뱅)'이라고 불린다는 'Supreme Team'이 었습니다. 저는 이들의 음악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키아누 리브스'의 출연작들 가운데 제가 어린시절 좋아했던 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쳐'에 대한 오마쥬가 느껴지는(영화의 포스터를 따라한) 자켓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주고 받는 랩이 독특한 'Supermagic'으로 분위기는 달아올랐습니다. 'T 윤미래'가 피쳐링으로 참여하여 이 팀의 유명세를 더해주었을 '나만 모르게'는 T가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지만, T의 탁월함을 새삼스럽게 다시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하지만 '다이나믹 듀오'와 '에픽하이'에 이어 대한민국 힙합신의 또 다른 기둥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팀이었습니다. 이어 두 팀의 인터뷰가 이어졌는데, 4minute은 조금은 어이없는 대답으로 역시 어린티가 나더군요. Supreme Team은 의외의 사투리가 재밌었습니다.
드디어 이 시상식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Song of the Month'의 시상이 시작되었습니다. 36회 수상자는 '외톨이'로 혜성처럼 등장하여 깜짝 놀랄만한 의외의 인기를 얻은 'Outsider'였습니다. 첫 곡의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백댄서를 대동한 점부터 시작하여 상당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곡 '외톨이'의 랩은 거의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빠르지만, 수 많은 여중고생들은 잘도 따라하더군요. 6월 동안 음원을 약 25만 곡이나 팔았다는군요. 개인적으로는 너무 가벼운 목소리의 아쉽기만 합니다. 그런데 어핏보면 '김명민'씨를 닮지 않았나요?
시상식은 대미는 바로 37회 수상자이자 지난 제 34회, 35회에서 이미 삼관왕을 달성했던 '2NE1'의 무대였습니다. 지난 시상식에서 두 개의 상을 안겨주었던 'Fire'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미니앨범에 수록되었던 다른 곡들을 기대했기에 아쉬웠지만, '다라'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그냥 훈훈해지면서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리더 'CL'의 애교 '2NE1 많이 사랑해 주실거죠?'도 재밌었고, '박봄'과 '다라' vs '민지'와 'CL'로 상당한 나이 차이로 인해 '올드걸'과 '영걸'로 나눌 수 있는 독특한 멤버 구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습니다. 마지막 곡은 역시 2NE1을 이 자리에 있게해준, 7월 동안 무려 32만 여곡이 팔렸다는 'I don't care'였습니다. 옆쪽 자리에서는 역시 사진 찍기가 힘들더군요.
상당히 여러팀이 등장했지만 빠른 진행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시상식은 끝났습니다. 즐겨듣지 않는 팀들이 꽤 있었지만 역시 공연을 보는 재미는 음원으로 듣는 재미와는 또 다른가 봅니다. 다음 DMA도 기대가 되네요.
사진은 http://loveholic.net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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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커(Casker) - 향
그리고 그런 캐스커의 음악적 흐름 속에서 '향'이라는 디지털 싱글이 발표되었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명품 브랜드', '샤넬'의 창업자 '카브리엘 샤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코코 샤넬(Coco Avant Chanel)'을 국내 개봉과 함께 공동 프로모션 성격의 곡으로, 팬들에게는 팬서비스같은 트랙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곡의 완성도가 단지 '프로모션을 위해 급조된 곡'이라던지 '팬서비스' 수준으로 보기에는 만만치 않습니다.
'캐스커표 기계음악'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탱고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무곡에 아르헨티나의 민속음악이 융합되어 발전했다는 탱고의 기원처럼, 고달픈 운명을 걸어온 민족들의 민속음악처럼, 비애가 담긴 선율은 차가운 기계음악을 너무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그리고 향수에 빠져들게 하는 아코디언 연주가 더해져 최고의 서정미를 뽑내고 있습니다.
아코디언 세션의 이름을 보면 흥미롭습니다. 바로 'Alice in Neverland'에서 키보드, 피아노, 아코디언 등 건반악기를 담당하는 '최진경'의 이름이 보입니다. 사실 캐스커와 마찬가지로 탱고를 지독히 사랑하는 'Alice in Neverland'의 또다른 멤버 '조윤정'이 바이올린 세션으로 캐스커의 앨범과 공연에서 꾸준히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두 밴드의 교감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Alice in Neverland의 앨범에서도 캐스커와 이준오의 이름을 볼 수 있으니까요.
캐스커의 음악에서는 꾸준히 '이별이 남기는 마음의 혼돈'을 전하는 트랙들이 많았죠. 가사는 없었지만 앨범 'Skylab'의 'Fragile day'에서 형용하기 힘든 세상에 혼자라는 감정을 세심히 그려내는듯 했고, 본격적으로 '관계'에 대해서 노래한 앨범 'Between'에서는 보사노바를 차용한 '정전기'로 인연에 대한 '비오는 날의 수채화'같은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관계'에 대해 더욱 고찰했던 최근의 앨범 'Polyester heart'에서는 '빛의 시간'을 통해 빛 속에서 산란하는 듯한 공허함을 들려주었고, '만약에 혹시'에서는 잔잔한 수면에 비친 아스라한 저녁 노을같이 잡을 수 없는 안타까움을 그려냈습니다. 이 곡들 모두, 흔한 대중가요처럼 '이별의 슬픔을 토해내기'보다는 이별이 남기는 감정들을 정갈하지만, 금속성의 빛깔이 아닌 사람 살냄새나는 음악으로 만들어냈습니다.
앞서 언급한 트랙들 가운데 '빛의 시간'을 제외하면, 어쿠스틱 기타, 퍼커션, 에그 쉐이커 등 그야말로 '어쿠스틱 음악'을 위한 악기들의 소리가 풍부했기에 어쿠스틱 음악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특징이 캐스커의 음악을 '심장을 가진 기계음악'이라고 부르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구요. 너무 돌아왔는데, '향'도 아코디언과 기타 연주를 통해 아날로그 사운드의 연장선에 있는 트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오르골 소리를 연상시키는 실로폰 느낌의 소리가 아련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그리고 그 완성도는, 슬프게도 네 번째 앨범의 어느 트랙보다도 빼어날 정도이구요.
가사도 음미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바보다, 느리다, 더디다, 모자르다'같은 랩에서 라임같은 반복과 '무너져 내린', '다시 한번'의 반복은 가사와 그 감정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문장을 '다'로 마치는 단정적인 어법은 초라해지는 모습 앞에 의연해지려는 애절함이 느껴집니다. '심장을 가진 기계 음악'이 아니라 '피멍든(혹은 찢어진) 심장을 가진 기계음악'이라고 해야할 정도로 비애가 담겨있습니다.
단지 한 곡일 뿐이지만, 지난 캐스커의 행보와 캐스커가 들려주는 소리의 경향을 생각하게 하는 놓치지 아까운 곡 '향'입니다. 또 그렇기에 파스텔뮤직 7주년 기념으로 10월에 예정되어있는 캐스커의 공연이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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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 (G. I.Joe - the Rise of Cobra) in 2009.08.15
우리나라 배우 '이병헌'이 출연하여 국내에서 더 유명해진 영화 '지.아이.조.(G. I. Joe)', 그 시리즈의 시작 '전쟁의 서막'.
80년대 초에 태어난 '국민학교 세대'라면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코브라 군단 덤벼라 GI유격대~'라고 외치며 사내아이들을 유혹하던 액션피겨 'GI유격대'와 그 CM송을. 바로 그 GI유격대(G. I. Joe)가 실사화되었다. 2000년대에는 기존의 슈퍼맨, 배트맨과 더불어 '코믹스(Comics)'의 수 많은 영웅물들이 영화화되었고, 완구와 애니메이션에 기반을둔 '트랜스포머(Transformer)'에 이어 이제 '지.아이.조'까지 영화로 만나볼 수 있게되었다. 아마도 그 동안 실사화 하기 힘들었던 모습들을 컴퓨터 그래픽의 놀라운 발전으로 실사화가 가능해졌기에 2000년대 들어서 이런 영웅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원동력일 것이다.
'미라(Mummy)' 시리즈의 스티븐 소머즈 감독이라는 점과 이병헌이 비중있는 역으로 나오기에 역시 기대가 될 수 밖에 없었죠. 아주 가까운 미래의 배경으로 정말 개발 가능할 법한 장비와 무기들을 이용한 화끈한 액션 장면들은 역시 여름 블럭버스터다웠습니다.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했기에, (아마도 일부러) 살짝 3D 애니메이션처럼 보이게 만든 CG도 나쁘지 않았구요. 중반의 지프와 강화슈트 그리고 바이클이 추격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아이.조의 숙적 '코브라 군단'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코브라만 나옵니다. 원제가 the Rise of Cobra인 것처럼, 이 영화는 그 오랜 전쟁의 시작이 되는 코브라 군단의 탄생을 보여주는, 시리즈의 '프리퀼' 정도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제목이 '전쟁의 서막'이구요. 코브라 군단의 핵심 인물, '코브라 커맨더', '데스트로', '미스터 자탄', 마지막으로 이병헌이 연기한 '스톰 쉐도우'까지 주인공보다 개성 강한 악역들이 영화 마지막까지 건재하기에 후속편에서 활약이 기대됩니다. 스톰 쉐도우는 아쉽게 쓰러졌지만 GI유격대 피규어로도 스네이크아이와 더불어 인기 제품이니 후속편에도 반드시 등장할 것을 예상되네요.
헐리우드 영화답게 인종에 따른 확연한 성격구분은 아쉽습니다. 백인 남자는 강인하고 매력적인 주인공, 미국계 흑인은 능력은 약간 떨어지지만 다른 한 분야에 재능이 있고 주인공의 절친, 유럽계 흑인은 과묵하고 덩치크고 호전적 동료, 빨간머리 여자는 완벽주의에 고집있지만 내면에는 약한 구석이 있는 동료, 인도 출신은 전자공학의 천재 동료, 그리고 동양인은 무술의 고단자 (악당)... 뭐 이런 전형적 인종 역할 구분은 이제 블럭버스터에서 드물지 않게 등장하지 않나요?(저만 느낀 점, 혹은 제 과민 반응일까요?)
사실 내용은 정의가 승리하는 전형적은 구조이지만, 화려한 볼거리는 아쉬웠던 트랜스포머의 후속편에서 채워주지 못했던 쾌감을 만족시켜줍니다. 로봇이 아닌,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들의 전투가 역시 현란하고 재미있습니다. 마지막에 악당들의 반격에 대한 여운을 남기고 영웅들은 이제야 제대로된 팀을 구성하며 마치기에, 사전에 시리즈화를 작정하고 만든 느낌입니다. 그렇기에 여러모로 '엑스맨 시리즈'의 첫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GI유격대 피규어를 조금 갖고 놀았던 사람으로 피규어들에 대한 기억이 나는데, 듀크는 비행복같은 것을 입고 작은 날개가 달린 비행 장비를 등에 달고 있었습니다. 스네이크아이는 쌍검에 기관총이었고 스톰 쉐도우는 검에 삼절곤에 활까지 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데스트로는 정말 얼굴이 철판이었구요. 그외에도 개성적인 인물들이 많았는데 언제쯤 등장할까요?
뭐니뭐니해도 시에나 밀러의 키스신들은 정말 떨리더군요.(완전 부럽) 이병헌의 괜찮은 영어발음과 비중있는 역할도 좋았구요. 올여름 최고의 블럭버스터로서, 벌써 후속편이 기대됩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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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ler Fresh M - Stage 1 in 7월 31일 Platoon Kunsthalle
맥주로 유명한 'Miller'에서 주최하는, 7월의 마지막 날 밤에서 8월의 첫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파티 'Miller Fresh M - Stage 1'에 다녀왔습니다. 'Miller Fresh M'은 단순히 제품의 홍보를 위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실력있는 일렉트로니카 뮤지션과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선정하기 위한 competition의 목적도 겸하고 있고, 이 선발과정은 1회에 그치지 않고 총 3회에 걸쳐 이어질 것이기에 뒤에 'Stage 1'이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최종 선발된 팀은 내년 3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윈터뮤직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참여한다고 하네요.
제가 관심있던 것은 미술작품보다는 역시 '음악'이었고 '맥주'였습니다. 더불어 올해 초에 한번 우연히 지나가다 본 일이 있는, 컨테이너 박스 모양의 건물인 Platoon Kunsthalle의 내부 모습도 궁금했죠. 입장은 7시 30분부터 시작이었지만, 무슨 문제인지 지연되었고 사람들이 모두 입장하기 까지는 1시간 이상이 소요되었습니다. 2천명 내외의 사람들이 초대되었고, 19세 미만은 입장불가였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 신분증 검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죠.
저와 일행들은 상당히 빨리 입장해서 시원한 맥주를 즐기면서 Kunsthalle의 내부도 구경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부에는 전시공간과 작가들을 위한 작업공간, 그리고 Bar와 Room까지 있었고, 옥상에는 바베큐 파티가 가능한 공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공연과 디제잉을 위한 무대가 상당히 넓었고 원활한 진행을 위한, 각종 장비들을 설치할 부스가 양측에 있는 점이 눈에 띄였습니다.
1~2시간을 그렇게 보내다 보니, 어느새 좁지 않은 Kunsthalle는 사람으로 가득찼고, 유명 디자이너 '하상백'이 등장하여 진행을 시작했습니다. 총 8팀의 공연이 준비되어있었고, 첫 팀으로 'Mindbusters'라는 팀이 등장했습니다. 가장 먼저 등장했기에, 그리고 도수나 낮은 맥주이지만 점점 인지능력을 조금씩 잠식해 갔기에, 다른 한 팀을 제외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이기도 했습니다. 멋진 디제잉에 맞추어, 그리고 맥주의 알콜에 힘입어 약 2천명에 이르는 사람들은 무아지경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너무 덥기도 하여 밖으로 들락날락하다가 아는 얼굴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얼마전에 상상마당에서 공연을 보았던 '해오'씨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아는 척을 했더니, 놀라면서 혹시 공연하는 것 알았는지 묻더군요. 전혀 몰랐고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Starsheeps'라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의 멤버였고, 안내물을 보니 'mayo'라는 이름이 Starsheeps의 멤버로 있었습니다. '해오'이전에 'Yellowmayonaise'로 솔로활동을 시작한 그의 또 다른 예명이었죠. 그리고 바로 이 팀이 그 날 가장 기억에 남는팀이었습니다.
네 번째 정도로 등장한 Starsheep는 다른 팀과는 차별화된, Mayo의 기타(일렉트릭 & 어쿠스틱)연주가 어우러진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관객들의 반응은 그때까지도 뜨거웠죠. 하지만 원활하게 이어지지 못하고 2차례 정도 음악이 끊기는 사태가 발생하여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여덟 팀 가운데 네 팀이 진출하는 Stage 2에서 과연 만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더군요. 그렇게 Starsheep의 차례가 끝나고 해오씨와 그리고 일행들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다음에 나온 팀들은 전혀 관심 밖이더군요. 게다가 시간이 상당히 늦어져 대중교통의 막차시간의 압박과 열기를 뿜어낸 사람들이 삼삼오오 밖에서 담소를 나누러 나갔기에, 초반과는 다르게 조금 한적해진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유명 DJ 'DJ Krush'의 등장으로 다시 한바탕 뜨거워졌습니다. 8 팀의 공연이 끝나고 축하무대로 등장한 그는 역시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과는 다른 차원의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디제잉에 문외한인 저에게도 부담스럽지 않고 매끄럽게 들릴 정도 였으니까요. 그렇게 새벽은 지나갔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피곤하기는 했지만 쉽게 경험하기 힘든, Kunsthalle의 훌륭한 시설과 무대 그리고 뮤지션들의 좋은 음악, 그리고 맛있는 맥주 Miller가 겯들어진 멋진 밤이었습니다. 다음 Stage가 기대되네요.
사진은 http://loveholic.net 에서 보실 수 있어요.
참가팀들의 음악은 밀러 홈페이지 http://www.miller.co.kr/miller_fresh_m/miller_fresh_m/miller_fresh_m.asp 에서 감상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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