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째 끝을 모르는 음반업계 장기 불황 속에 시작해 몇 안되는 소속가수들로 상당한 성공을 거둔 회사, M-boat...
작년, '휘성' 2집과 '빅마마(Big Mama)' 1집의 대성공으로 R&B/Hip-Hop 씬에서 대표적인 기획/제작사로 입지를 굳혔다고 할 수 있겠다.
1집의 발라드풍의 R&B '안되나요..'와는 180도 다른 정말 깜짝 놀랄만한 타이틀 곡 'With Me' 그리고 이어지는 '다시 만난 날'과 'I'm misiing you'로 이어지는 강하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2집으로 46만장을 넘긴 '휘성'과 외모가 가창력보다 중시되는 우리나라 가요계에서 통념을 깨고 가희 인간 승리의 감동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듯, 36만장이라는 예상외의 대단한 판매고를 올린 '빅마마'가 2003년 M-boat 성공의 쌍두마차였다.
희망 속에 시작된 2004년, 하지만 잘 나가던 M-boat에도 불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M-boat는 남성 솔로 '휘성', 여성 그룹 '빅마마', 여성 솔로 '거미'에 이어 4번째 4인조 남성 그룹 '원티드(wanted)'의 1집으로 가요계에 포문을 열었다. 4가 겹쳤던 탔일까? 데뷰 100일도 안되서 생긴 불의의 사고, 그리고 멤버 한명의 상실...
그리고 9월 말 거미의 2번째 앨범이 발매되었다. 거미는 작년 1집을 냈지만, 신인치고 꽤나 괜찮았던 앨범의 완성도에 비해(혹은 휘성과 빅마마의 성공에 가려) 10만장에 못미치는 (신인치고는 괜찮았지만 'M-boat 소속의 신인'치고는 저조한) 판매량을 올렸었다. 그런 기대와 우려 속에 발매된 거미의 2집...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는 말끔히 씻어낼 만한 대중을 현혹시킬 만한 화려한 스펙트럼과 상당한 완성도(혹은 음악성)과 대중성을 가진,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작년처럼 의외의 앨범(작년의 '더더'의 4집처럼)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제2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가수(여자) 부문에서의 수상은 '따 놓은 당상'으로 보여진다.
거미 2집의 인상적인 성공은 아마 같은 소속의 동료인 '휘성'과 '빅마마'의 작년의 큰 성공이 한 몫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먼저 M-boat 가수들의 R&B의 특징을 본다면, 소위 말하는 R&B창법(많은 R&B가수들이 보여주는 기교)보다는 우리나라 대중의 귀를 사로잡을 만한 풍성한 음성과 가창력을 중심으로 승부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의 '휘성'과 '빅마마'의 연이은 성공으로 대중의 귀를 '휘성', '빅마마' 그리고 '거미'가 공유하고 있는 그 점에 맞추어 놓았다고 생각된다. 또 다양한 장르를 한 앨범에 보여 주었던 휘성의 2집의 성공으로 M-boat가 '거미'의 앨범에서의 비슷한 시도가 충분히 먹혀들 수 있으리라는 것을 확신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휘성'과 '빅마마'가 힘차게 닦아 놓으면서 날아간 활주로를 타고 '거미'가 활짝 날아오를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할까?
또 M-boat와 YG의 연합전선도 빼놓을 수 없겠다. Win-Win 전략으로 연합을 형성한 R&B/Hip-Hop계의 두 제작사의 연합은, M-boat가 YG의 공고한 입지와 상대적으로 많은 뮤지션들로 약간 더 이익을 본 듯 하지만 '휘성'과 같은 확실한 한방을 가진 뮤지션이 없던 YG측에서도 이익을 본 성공적인 연합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거미의 새 앨범을 보면 M-boat와 YG 소속의 뮤지션들의 이름이 featuring 뿐만 아니라 작사, 작곡까지 앨범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거미의 2집이 M-boat와 YG에서 나온 앨범들 중 이 연합전선의 위력이 가장 여실히 나타나는 앨범이 아닐까한다. '휘성' 2집이 휘성의 현란한 원맨쇼를 100% 보여주면서 풀어나간 앨범이 었다면 '거미' 2집은 이 연합전선의 결속이 만발하여 풀어나가는 앨범이라 보인다.
거미 2집의 인기는 음반판매량만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롱-런하지 않을까한다. 이달 중순에는 '드디어' 휘성의 3집도 발매된다고하니 M-boat의 승승장구는 내년 초까지 식지 않을 듯하다. 이런 M-boat의 화려한 행보는 계속될 것인가? 영원한 것은 없다. 그리고 한번에 화려하게 핀 꽃일 수록 한꺼번에 져버리게 마련이다. M-boat도 그런 이치를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M-boat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뛰어난 신인들을 꾸준히 배출하고 YG와 연합전선에 금이 가지 않는 한 21세기의 첫번째 10년은 M-boat의 무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
여담으로 휘성 1집은 타이틀은 'Like A Movie', 빅마마 1집은 'Like The bible', 거미 1집은 'Like Them', 원티드 1집은 'Like The First'였다. ('Like The First'라니 왠지 가슴이 아프다. 1집으 원티드의 처음이자 마지막, 언제나 첫번째 앨범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리고 휘성의 2집이 'It's Real', 거미의 2집이 'It's Different'로 둘 다 자신감에 찬 타이틀 만큼이나 환골탈퇴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상해 보건데 빅마마의 2집이 나온다면 타이틀은 'It's Great' 정도가 되지 않을지...휘성 3집의 타이틀은 어떻게 나올지가 나의 또 다른 관심사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