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새벽 - Submarine Sickness + Waveless



2년이 넘는 긴 침묵 끝에 발매된 두 장의 EP 'Submarine Sickness', 'Waveless'.

사실 제가 '푸른새벽'을 알게 된 때는 올해 1월입니다. 처음 '스무살'을 듣고 단번에 빠져들어 1집을 구입해 버렸지요. 그리고 올해 3월과 5월 홍대 클럽에서 있었던 세 번의 공연(파스텔 레이블 공연,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공연 그리고 단독 공연)을 통해 신곡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신곡들을 통해 정말, 올해 발매된다는 새 앨범에 대한 기대는 언제터질 지 모르는 폭탄과 같았죠.

그리고 6월, 드디어 푸른새벽이 새 앨범의 정체가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2집이 아닌 EP를, 그것도 한 장이 아닌 두 장으로, 합하면 앨범 한 장의 수록곡이 충분히 될 만한 수의 곡들을 선보였습니다. 더구나 멤버 dawny(한희정)씨의 말에 의하면 올 겨울 즈음에 나올 2집에는 아마도 EP와는 겹치는 곡이 없이, 전혀 다른 곡들이 들어갈 것이라고 하니, 팬들에게는 더 없이 기쁜 2005년이 될 듯합니다.

각각 6곡과 5곡이 수록된 두 EP는, 괜한 겉 멋으로 2CD로 발매된 것이 아니라, 확실한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Submarine Sickness'는 1집에 비해 dawny씨의 보컬이 두드러지는, '화려해졌다'고 할 만한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면 'Waveless'는 기존 푸른새벽의 분위기와는 또 다른 시도와 연주가 주를 이루는 곡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Submarine Sickness의 1번, '호접지몽'은 그야말로 이번 EP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곡입니다. 투명한 피아노와 '푸른새벽'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타의 선율 위로 dawny씨의 매력적인 보컬이 흐르는 멋진 곡이죠. 지난 공연들에서 공개되어 상당히 귀에 익은 곡이기도 합니다. 파스텔 뮤직 홈페이지에서 미리 공개된 만큼, 타이틀 곡이라고 할 수 있겠죠.

2번 '친절한 나의 길'도 공연을 통해 귀에 익은 곡입니다. 흐름의 빠름과 느림이 교차되면서 적절한 완급 조절이 특징이네요. '쓰어따아따아'하는 의미를 모를 마지막 가사가 인정입니다.

3번 'calm do not plan' 낮잠을 자고 싶을 만큼 잔잔하게 흐르고, 이어지는 4번 '낯선 시간 속으로'는 역시 dawny씨 보컬의 매력이 두드러지며 뒤따르는 공허한 기타의 울림이 인상적인 곡입니다.

5번 '우두커니 나의 우주는', 6곡 중 가장 다정한 느낌의 곡이고 6번 'Last arpeggios'는 쓸쓸함이 가슴깊이 메아리 치는, 마지막 분위기가 나는 곡입니다.

Waveless의 수록곡들을 살펴보면 1번 '서'는 1분이 조금 넘는 짧지만 전혀 색다른 분위기의 힘이 느껴지는 연주곡입니다. 현악기와 타악기의 강렬함이 가장 무도회를 생각나게 하네요.

2번 '별의 목소리 1'은 독특하면서도 푸른새벽다움도 느껴지는, sorro씨의 보컬을 들을 수 있는 8분이 넘는 곡입니다. '푸른새벽의 탈을 쓴 일렉트로니카'라고 할까요? 3번 '별의 목소리 2'에서 역시 sorro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답니다. 푸른새벽다운 분위기의 쓸쓸함, 공허함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sorro씨의 목소리라서 그것들이 한층 더 하네요.

4번 '피아노', 다시 dawny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가사가 바로 음이름인 2분이 안되는 짧은 곡입니다. 마지막 '빵'은 작년에 발매된 'Winter songs for nostalgia'라는 컴필레이션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1집의 향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곡입니다.

2장의 EP는 각각 푸른새벽의 진보와 변화 대변하고, 나아가서 겨울에 나올 2집을 살짝 엿볼 수 있게 합니다. 2집에서는 이번 EP 수록곡들과는 다른 곡들이 실어진다는데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과연 어떤 곡들로 팬들을 즐겁게 하려는지!! 별점은 4.5개입니다.
2005/07/15 22:50 2005/07/15 22:50

Mondialito - note of dawn + avant la pluie


Mondialito의 L'azur(클릭^^)

Mondialito의 Notre Échec (ぼくたちの失敗)(클릭^^)



제가 들어본 앨범들 중 상당히 독특한 앨범을 하나 소개합니다. 'Mondialito'의 'note of dawn + avant la pluie'이라는 앨범으로 제목처럼 두 장의 미니 앨범 'note of dawn'과 'avant la pluie'가 라이센스로 발매되면서 한 장으로 발매된 앨범입니다.

제가 Mondialito를 처음 알게 된 일은 이 앨범의 국내 라이센스 발매를 담당한 음반사 파스텔뮤직의 지난 3월 레이블 공연을 예매하면서 받은 '파스텔뮤직 샘플러'를 통해서 였습니다. 이 샘플러에 수록된 'Notre Échec (ぼくたちの失敗)'를 듣고 편안하고 좋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 트랙만 반복해서 듣다가 결국 음반까지 구매하게 되었지요.

밴드의 이름이나 곡의 제목과 가사로는 짐작하기 힘든, 이 밴드의 국적은 바로 일본입니다. 더구나 이 밴드가 들려주는 음악의 색깔에서는 일본 음악의 색을 찾기 힘듭니다. 프렌치 팝과 보사노바의 향기가 녹아있다는 Mondialito의 음악은, 전 세계 사람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라는 멤버 후에오카의 말처럼, 정말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을 만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남미의 색깔에서 두 멤버가 외국물을 먹은 일본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두 멤버 모두 일본에서 태어났고 일본에서 자랐답니다. 79년생 동갑내기로 작곡과 연주를 담당하는 '후에오카'와 작사와 보컬을 담당하는 '준코'가 이 밴드의 멤버 모두입니다.

15곡을 수록하고 있는 CD의 7번 트랙까지는 2002년 10월에 발표된 'note of dawn'의 수록곡이고, 8번부터 14번 트랙까지는 2004년 4월에 발표된 'avant la pluie'의 수록곡입니다. 15번 'Moon River'는 보너스 트랙이구요. 앨범의 제목처럼 'note of dawn'의 수록곡들은 영어로 'avant la pluie'의 수록곡들은 프랑스어로 불러졌습니다.

모든 수록곡들이 상당히 편안해서 잠자리에 누워 듣기에 딱 좋답니다. 실제로 저는 잠들기 전에 Mondialito의 곡들을 한, 두곡 듣다가 잠들곤 하구요. 아기자기한 연주와 79년 생이라고는 믿기 힘든 앳된 준코의 보컬은 곡들의 매력을 100% 발휘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두 곡을 소개하자면, 먼저 9번 트랙 'L'azur'는 '창공'이라는 의미로 프랑스어는 모르는 관계로 가사의 의미는 모르겠지만 시간과 바람의 변화에 따라 푸른 하늘을 덮은 깃털 구름이 빠르게 흐르는 모습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또 다른 곡 'Notre Échec (ぼくたちの失敗)'은 '우리들의 실패'라는 제목으로 70년 대 중반에 발표된 노래를 리메이크한 곡이라고 합니다. 원곡은 2003년 드라마 '고교교사'에 수록되기도 했다는군요. 마지막 소절 '지금 네 여자친구는 여전히 잘 지내니? 이것도 이젠 오래된 이야기구나.'가 너무 인상적인 곡이죠.

앨범은 별점은 4개를 주고 싶네요.
2005/07/11 23:22 2005/07/11 23:22

Coldplay - X&Y



지난주 드디어 영국 밴드 중 제일 잘 나간다고 할 수 있는,'Coldplay'의 새 앨범 'X&Y'가 발매되었습니다. 저는 미리미리 예약해두어서 발매 다음날 받아 보았지요.

독특한 점은 이번 'X&Y'는 전량 Holland 수입반으로 발매된다는 점입니다. 라이센스반이 13400원이나 되는 상황이고 수입반이 14300원에 판매되는 상황때문인지 음반사에서 결국 전량 수입을 결정했나봅니다. 가라이센스반과 수입반의 차이가 900원이면 구매자 입장에서도 라이센스반의 메리트는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면에서 보면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음반이 안팔린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라이센스판으로 찍어야 많이 팔리지 않으니 수지가 안 맞는다는 이야기죠. 초도 물량 한정으로 열쇠고리와 팔찌도 들어있으니 구매자 입장에서도 만족스러울 만 합니다. 물론 선물이 품질이 꽤나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요.

X&Y는 이름처럼 X와 Y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각각의 부분의 6곡씩을 포함하고 있고, 앨범은 hidden track 한 곡 까지 합쳐 총 13곡을 수록하고 있구요. X는 X1을 시작으로 X6까지, Y는 Y1에서 Y6까지의 일련번호를 달고 있는 곡들을 담고 있습니다.

X1 'Square One'은 시작을 알리는 듯한 소리에 이어지는 밴드의 얼굴 Chris Martin의 보컬, 그리고 이전 어느 곡보다도 힘찬 연주는 이 앨범의 장대한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앨범의 첫곡으로 적격인 멋진 곡입니다.

X2 'What If'는 (역시) Coldplay답게 잔잔하게 시작합니다. 자칫 잔잔한 조금은 허무한 Chris의 보컬로 흘러갈 수있었지만 절정의 'Uh~ that's right'은 중독성 강한 구절입니다. 아마 지난 앨범의 'Clocks' 다음으로 좋아질 듯하네요.

X3 'White Shadow'는 단순하면서도 흥겨운 기타 리프로 시작합니다. 복고적이 느낌이 들면서도 Coldplay 특유의 영롱함때문에 미래적인 느낌도 함께 갖고 있는 곡입니다. 발장단 맞추며 어깨춤을 추며 들어도 괜찮을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X4 'Fix You'는 X2처럼 차분한 곡으로 Chris의 보컬과 오르간 연주로 잔잔하게 시작합니다. 이 곡의 매력은 곡의 절정이라고 할 수있는 Chris와 코러스의 합창 부분입니다. Coldplay가 애용하는 피아노가 연주가 곁들여진 위로 흐르는 합창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X5 'Talk' 역시 기타 연주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곡입니다. 앞의 곡들과 마찬가지로 이제까지의 Coldplay의 곡들과는 다른 느낌의 곡이지요.

X6 'X&Y'는 제목처럼 X의 마지막 곡이자 Y의 시작을 알리는 곡입니다. 6번째 곡이지만 한 앨범을 마치는 데 사용되도 좋을 만한 느낌이 드는 곡입니다.

Y1 'Speed of Sound'는 첫 single로 발표되었던 곡이었던 만큼 설명이 필요없겠지요. Coldplay표 사운드의 영롱함이 역시나 잘 뭍어나는 곡입니다. 거기다 이 밴드의 진보를 엿보게 해주는 곡이었지요.

제 리뷰는 여기까지 입니다. 사실 X의 곡들이 너무 좋았기때문인지 Y의 곡들이 잘 안들어오더군요. Y의 곡들은 제 마음에 또 다른 바람으로 불어올 때 써볼까 합니다.

X&Y, X의 곡들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정말 충분한 앨범입니다. 아마도 다음 single은 X의 앞으 4곡 중 한 곡이 선정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을 해봅니다. 좀 더 강렬해진 사운드와 좀 더 듣기 편안해진 곡들은 강력한 흡인력으로 다가오네요.

X&Y, 좌표면의 두 축을 의미하는 앨범 제목처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고 형식의 틀의 뛰어넘는 밴드의 의지를 보여주는 앨범이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도 멋진 앨범을 다작(多作)해주길 바랍니다. 제 기억 속에 Radiohead의 'OK Computer'와 함께 영국 락의 대표 앨범으로 남게 되길 바라며 별점은 4.5입니다.

P.S : 어이없이 IE 오류로 쓰던 글을 날리고 다시 쓰게 되네요. 전보다 조금 날림으로 빨리 썼네요.
2005/06/13 23:44 2005/06/13 23:44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3월 말부터 '리뷰를 써야지...'하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보니 5월이 되어서야 쓰게되네요. 생각난 참에 5월에 첫째날, 오늘 씁니다.

작년 12월에 발매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규모)'의 1집은 인디씬에서 가장 차가운 음악으로 인디씬을 가장 뜨겁게 달군 앨범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밴드 이름에 들어가는 '소규모'라는 단어처럼 밴드의 구성은 정말 조촐합니다. 앨범 발매 전까지만 해도 정식 멤버 두 명으로 앨범 녹음까지 마쳤고, 발매 이후에 퍼커션을 한 명 영입해 세 명으로 꾸려나가는 정말 소규모의 밴드입니다.

앨범은 총 12곡이 들어있고 대부분의 곡에서 보컬은 남녀 멤버가 곡마다 번갈아가며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 키보디스트 송은지씨의 보컬곡 기타리스트 김민홍씨에 비해 2배정도 됩니다.

제가 언제나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앨범의 첫 곡인데, 이 앨범에서도 첫 곡부터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짤랑거리는 에그쉐이크와 함께 시작되는 첫 곡 'Hello'는 제목처럼 이 앨범을 시작하는 동시에 소규모의 스타일을 대표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연주와 너무 잘 어울리는 송은지씨의 보컬은 몰입은 높이구요.

이어지는 'so good bye'는 좀 더 차분해진 분위기와 간결하지만 시적인 가사가 매력인 곡입니다. 가사 일부분을 해석하면 '안녕. 새들의 노래 소리를 들었어요. 이제 갈 시간이네요.'. 이 곡은 얼마전에 종영된 드라마 '열여덟 스물아홉'의 OST에도 수록되었더군요. 그만큼 좋다는 이야기겠지요.

'S'는 앞의 두 곡과는 달리 갑자기 남자의 목소리가 등장해 분위기 칙칙 해진다고 느낄 수도 있는 곡입니다만, 앨범 수록곡들 중 가장 흥겨운 멜로디로, 아마 가벼운 어깨춤과 함께 들으면 딱 좋다고 생각되네요.

'Lalala'는 공연에서 소규모의 소개처럼 소규모의 곡들 중 가장 닭살스런 가사의 곡입니다. 하지만 그 차분한 보컬과 연주때문에 앨범의 흐름을 깨지 않습니다.

'Monkey'는 재밌는 제목과 도입부에서 반되는 가사 'Monkey~'와는 다르게 상당히 분위기 있는 곡입니다. 또 후반부의 김민홍씨의 나레이션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인데요, 공연에 듣기 힘든 곡으로서 민홍씨의 말에 따르면 '그 분'이 오셔야한답니다.

'fish'는 이 앨범에서 가장 긴 곡이고, 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보컬과 연주에서 느껴지는 그 쓸쓸함과 공허함, 은지씨 보컬의 매력이 100% 나타나고 민홍씨의 코러스도 매우 잘 어우러진 중독성이 엄청난 곡입니다.

이 앨범에서는 빠지는 곡 없이, 이 글에 소개한 곡들 외의 나머지 곡들도 상당히 좋습니다. 2005년 상반기 한국음악계 최고의 음반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앨범을 구입해서 듣고 빠진 후, 소규모의 공연을 찾게되었습니다. 공연에서는 퍼커션과 함께, CD로 들을 때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답니다. 별점은 4.5개입니다.
2005/05/01 13:14 2005/05/01 13:14

이루마 - Destiny of Love



2001년부터 정규앨범, OST, 이미지 앨범 그리고 스페셜 앨범으로 매년 꾸준하게 찾아온 이루마씨가 이번에는 'Destiny of Love'라는 스페셜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스페셜 앨범 'Nocturnal lights... they scatter' 이후 약 8개월만이네요.

원래 'Destiny of Love'는 한류열풍의 주역,드라마 '겨울연가'에 -이루마씨의 2집 수록곡- When Love Falls'와 'I...'등이 수록되면서 한류열풍을 타게된 이루마씨가 재일교포의 이야기를 다룬 일본 드라마, '동경만경(東京灣景)'의 OST를 위해 만든 곡들을 수록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파페포포 메모리즈' 다이어리와 함께 이 앨범과 같은 제목의 EP 형식으로 함께 발매되었었구요. 그 EP에 미발표곡, 신곡들을 더 담아서 이번 앨범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2,4,6,8,9번 트랙이 '동경만경 OST'의 수록곡이랍니다. 'Mika's Song'은 이루마씨가 지난해 전국투어 콘서트 중 빠지지 않고 연주하였기에 낮설지 않은 곡이구요.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발매된 이루마씨의 앨범 중 패키지에 가장 신경을 쓴 앨범이기도 합니다. CD케이스는 양장본의 형식에 노란 책장이 가득한 책자의 모습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앞부분의 책장에는 이루마씨의 짧은 곡 해설이 담겨있습니다. 사실 저는 단순히 '해설'이라고 썼지만 딱 그 단어로 정의하기는 어렵네요. 설명이라고 혹은 느낌이라고 아니면 편지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글들입니다. 또 이런 스패셜 패키지에 따르는 'CD collector들의 고통'이라고 할 수 있는 '스크레치 달고 사는 케이스'의 문제를 위한 배려도 눈에 띕니다.

지난 앨범 리뷰에 이어 또 밝히지만, 저는 상당히 '親이루마'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이루마씨는 2001년 제가 'Newage'라는 장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알게된 첫 한국 출신 아티스트였고, 지난해에는 'Nocturnal lights... they scatter'의 예약판매 이벤트에 당첨되어, 전국투어 콘서트 중 5회를 관람했으니까요.(쇼케이스와 방송 녹화를 합하며 총 8회더군요.) 이번 'Destiny of Love' 예약판매 이벤트에서는 악보집에 당첨되는 행운을 누렸답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새로운 시도들 때문인지, 저에게는 몇몇 곡에서 일본 뉴에이지 듀오 'S.E.N.S'를 떠오르게하네요. 제가 많은 뉴에이지 아티스트들의 곡을 섭렵하지 못했기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Destiny of Love'에서 코러스의 사용이나 'Mika's Song'의 두 가지 버전에서 피아노 멜로디의 흐름과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 그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다른 트랙들에서는 역시 '이루마의 곡이다'라는 느낌입니다. 대부분 그렇지만 '마지막 소리...', '약속...Our Same Word', 'Love Hurts'이 세 곡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특히 '약속...Our Same Word'의 Ochestra 버전에서의 String은 너무나 이루마씨의 곡다움이 느껴지는군요. 지난 전국 투어를 통해 'When The Love Falls' 등의 현악 4중주와 연주를 들어본 분들이라면, 의미를 단박에 눈치챌 수 있을 겁니다.

지난 정규앨범들과 비교해 보면, '마지막 소리...'는 이루마씨의 1집 'Love Scene'의, '약속...Our Same Word'은 2집 'First Love'의, 'Love Hurts'와 '내 창가에서 보이는 풍경'은 3집 'From the Yellow Room'의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요? 저에게는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드네요. 지난 앨범에 이어 이번 앨범에서도 이루마씨의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트랙 '어떻게 날 잊어야 하는지'에서 좀 더 발전한 이루마씨의 보컬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최근의 '테이'의 2집을 비롯해 몇몇 가수들에게 꾸준히 곡과 가사를 써준 이루마씨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해야하겠네요.

지난 앨범 'Nocturnal lights... they scatter'이 전자 사운드와 보컬로 '확장'을 보여준 앨범이라면, 이번 'Destiny of Love'는 다시 이루마씨의 주무기 '피아노'를 바탕으로 지난 3장의 정규앨범을 정리하고 좀더 성숙된 4집을 기다리게하는 앨범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루마씨 곡의 느낌, 그 소박한 간절함에 세련됨이 덧칠해졌다고도 하고 싶구요. 별점 4개입니다.
2005/04/30 15:23 2005/04/30 15:23

묵혀듣는 맛, Toy 5집 'Fermata'

5월이면 벌써 발매된지 4년을 지나 5년째가 되네요. 유희열의 project 'Toy', 혹은 Toy의 99%라고 할 수 있는 유희열의 다섯번째 정규앨범 'Fermata'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해볼까합니다.

제가 Toy를 처음 알게된 때는 바로 Toy가 결성되어 1집을 냈을 때입니다. 2집때부터는 유희열가 혼자 이끌어 나갔지만, 원래 토이의 멤버는 2명, 즉 유희열와 윤정오였습니다. 그 당시에 아마 MBC FM의 'FM 데이트'에서 들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Toy'의 뜻은 두 멤버의 성(유와 윤)이 모두 영어로 Y로 시작되어 '2개(Two)의 Y'라는 의미로 Toy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 중학생이었던 저는 Toy의 음악에는 큰 흥미가 없었어요. 그 당시 제가 가장 좋아했던 가수는 수지 누나(강수지)였습니다. 그러다 1999년 말 혹은 2000년 초던가요? TV의 CF에서 Toy의 노래가 두 곡이나 흐르더군요. Toy의 네번째 앨범 'A Night In Seoul'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여전히 아름다운지'와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였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팔고 있던, 'Dream Factory'의 컴필레이션 앨범 'Long Live Dream Factory'의 수록곡 '내가 너에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듣고 4집을 구입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2001년 5월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Toy의 다섯번째 정규앨범 'Fermata'가 발매되었습니다. 큰 기대를 했었지만, 사실 그 당시 저에게는 실망이 컸습니다. 4집과는 좀 다른 분위기였고 타이틀곡 '좋은 사람'은 '밝고 가벼운' 느낌이었으니까요. 연주곡을 제외하고는 제가 좋아했던 곡은 이적과 함께한 '모두들 어디로 간걸까'와 유희열의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미안해', 단 두 곡 뿐이었습니다. 이승환이 부른 sad story 버전을 타이틀로 했더라면 이 앨범이 더 좋아했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Fermata는 몇번 듣다가 제 CD진열장의 많은 CD들 속에 묻혀버리고 말았어요.

그렇게 잊고 지내다가 몇 일전에 시험 공부를 하면서 따분함에 뒤척거리던 새벽, '뭐 들을 만한 앨범 없나?'하며 CD진열장을 뒤져가며 몇몇 앨범들을 들어보았지요. 그 중 Toy의 Fermata도 있었어요. 오랜만에 다시 듣는데 첫 곡부터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이란...!! 명작의 재발견이라고 해야할까요?

2001년에 들었을 때는 좀 지루하다는 느낌을 가졌던 곡들도 나름대로 멋지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4년의 시간, 그 시간동안 제가 나이를 먹어가며 취향이 조금씩 변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01년 당시 71년생(!)인 유희열이 30세에 만든 앨범, Fermata, 19세였던 제가 이해하기에 어려운 '무엇'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가 그 나이에 가까이 갈 수록 더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Fermata...악보에서 여러 사용법이 있지만, 앨범 booklet을 보면 유희열은 이 앨범에서 fermata를 '쉼'이라는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그 '쉼'이라는 의미처럼 꽉찬 4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새로운 정규앨범의 소식은 없네요. 언제쯤 Toy라는 이름으로 팬들곁에 다시 찾아올지요...?
2005/04/12 23:24 2005/04/12 23:24

PB's - Polaroid



요즘 새로 시작한 KBS 드라마 '열여덟 스물아홉'의 예고편에서 많이 듣던 노래가 흘러나오더군요. 바로 'PB's'의 '예감'이라는 곡이었습니다.

PB's는 작년에 데뷰 앨범을 낸 5인조 Rock 밴드입니다. 노래에서 들을 수 있는 여성의 보컬은 바로 이 밴드의 홍일점의 목소리이구요. 예감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주제곡으로 사용되기도 한 곡입니다.

작년 9월 즈음 튜브뮤직에서 PB's first album Polaroid의 발매기념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제가 그때 응모했었는데 운 좋게도 당첨이되어서 PB's의 콘서트를 볼 수 있었지요. 공연전용 라이브 홀에서 보는 첨 콘서트습니다. 콘서트를 보고 노래들이 괜찮아서 나오는 길에 사인CD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상당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PB's의 첫번째 앨범은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듯합니다. 길거리에서 이 밴드의 노래를 들어본 적도, 이 밴드를 아는 사람도 만난 적이 없네요.

하지만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상당히 괜찮은 곡들로 찬 들을 만한 앨범입니다. 이런 밴드를 공중파에서 볼 수 없다는 점, 우리나라의 비정상적인 가요계의 구조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네요.
2005/03/16 23:48 2005/03/16 23:48

Sarah McLachlan - Mirrorball


Sarah McLachlan의 Do What You Have To Do(live)(클릭^^)

Sarah McLachlan의 Angel(live)(클릭^^)


Sarah McLachlan(사라 맥라클란)의 라이브 앨범 'Mirrorball'은 앨범 'Surfacing'의 발매 이후의 콘서트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1999년 4월에 라이센스 발매되었습다. 작년 2월에 발매된 그녀의 최신 정규앨범 'Afterglow' 발매 이후, 12월에는 라이브 앨범 'Afterglow Live'이 발매되기도 했지요.

Mirrorball의 14개의 트랙 중 Surfacing의 6곡이, Afterglow Live의 15개의 트랙 중에는 Surfacing의 5곡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Surfacing이 그녀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Mirrorball은 Surfacing과 따로따로 판매되고 있는데, 1999년 제가 구입했을 때는 Mirrorball 발매 기념이었는지Surfacing과 Mirrorball을 합본으로 팔고 있었습니다. 대형할인매장에서 운 좋게도 CD 1장 가격 정도에 구입했었지요.

라이브 앨범이지만 소리가 참 좋습니다. 라이브 앨범을 많이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 가수들의 라이브 앨범의 경우 팬들의 환호성이 너무 크거나 가수의 보컬이 너무 작다는 등 한 번은 몰라도 즐겨들을 만한 앨범이 별로 없습니다. 그에 반해 외국 가수들의 라이브 앨범은 대부분 상당히 깔끔하게 녹음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라이브의 묘미를 잘 느낄 수 있는 앨범들이 많더군요. 그들이 라이브 앨범에 쏟는 노력과 애정이 부러울 따름네요. 기술의 차이일까요? 라이브 앨범을 만들 것이라면 그런 기술들 좀 배워서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이 앨범에서 들을 수 있는 두 곡은 전에 소개한 앨범 Surfacing에서 들을 수 있었던 두 곡의 live version입니다. 멋진 라이브의 묘미를 느껴보세요.
2005/02/07 23:37 2005/02/07 23:37

Sarah McLachlan - Surfacing


Sarah McLachlan의 Do What You Have To Do(클릭^^)

Sarah McLachlan의 Angel(클릭^^)


지금의 Sarah McLachlan를 만든 앨범 Surfacing, 1997년에 발매되었고 저도 그 즈음에 앨범의 첫 single 'Building a Mystery'의 MV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channel [V]에서 보았지요. 생각해보면 저의 음악 감상 역사에서 channel [V]가 상당히 많은 영향을 주었네요.

그리고 1998년 개봉한 영화 'City Of Angels' OST에 Sarah McLachlan의 Angel이 수록되면서 다시 한번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앨범은 1999년에 구입했구요. 구입하게 된 일은 다음번에 소개할 앨범에서 살짝 설명할게요.

이 앨범의 모든 곡이 좋다고 할 수는 없겠네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몇몇 곡이 너무 좋아서 소장할 가치는 충분하답니다. 'Do What You Have To Do'와 'Angel' 이 두 곡이 제가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그 외에 'Building A Mystery'와 'Adia'도 괜찮구요.

Sarah McLachlan을 이야기하면 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성 Rock 뮤지션들의 축제였던 Lilith Fair입니다. 바로 Sarah McLachlan이 축제의 주창자이니까요. 하지만 1997년에 시작된 이 축제는 해를 거듭하면서 Rock 이 외 장르의 뮤지션들과 남성 뮤지션들이 참가하면서 의미를 잃어가고 급기야 1999년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게됩니다.

'Do What You Have To Do'는 이별을 노래한, 시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후렴구의 'I don't know how let you go'가 가슴을 아리지요.
'Angel', 아마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Sarah McLachlan의 노래가 아닐까 합니다. CF에서도 쓰인 적이 있지요. 기나긴 고독의 끝, 그 끝을 기다리게 만드는 노래라고 생각되네요.
2005/02/07 01:22 2005/02/07 01:22

Sixteen - Giggle Giggle


Sixteen의 나도 너가 좋아(클릭^^)


'Sixteen(식스틴)'의 EP 'Giggle Giggle'입니다. 식스틴은 보컬, 키보드를 담당하는 '최도원'과 기타,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노을준'으로 이루어진 이인조 밴드입니다.

노래를 들어보면 2004년에 발매된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노래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녹음된 사운드에서도 90년대 초중반의 가요의 생각납니다. 연주와 목소리 사이가 약간의 분리되어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작사, 작곡은 대부분 보컬 최도원씨가 했습니다.

가요 느낌처럼 pop 분위기가 강한 곡들을 들려줍니다. 페퍼톤스의 말랑말한 느낌과는 또 다룬 pop 사운드이지요. 사실 두 밴드가 같이 공연을 한 일도 있고, 페퍼톤스의 홈페이지에 식스트의 홈페이지가 링크돼 있더군요.

5곡에 hidden track 1곡으로 총 6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4번까지는 보컬이 있는 곡이고 5번째 곡과 hidden track은 연주곡이구요. 보컬이 있는 곡들에서 확실하게 90년대 가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향수가 느껴지면서 괜찮네요. 인디씬에서 흔하지 않은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고 90년대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분들은 소장해도 괜찮겠네요.

'나도 너가 좋아'는 Rock 사운드의, 첫곡으로 오프닝에 딱 어울리는 경쾌한 곡입니다.
2005/02/06 00:53 2005/02/06 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