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몇년전에 잠시 활동했던 카페의

글들을 하나 둘 보면서 정리하였다.

'그 글들을 보면서 그때는 그랬었구나'

이런 생각도 있었다.

가장 많이드는 생각은 그때는 나는 좀 어리석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은 더 영리해진 것일까?

꼭 그런 것도 아닌 듯하다.

결국 수십개나 되는 글들을 모두 다 지웠다.

아래의 두 글은 내가 카페에 올리 글들 중에서

지금 읽어도 '이거 괜찮네~'하는 글들이다.

내 흔적을 지으고 나니 조금은 착찹하기도 하고...
2003/06/05 19:49 2003/06/05 19:49

이제는...

에필로그 - 작자미상

그동안 뱉었던 말들을 쓸어 담아야 하는 시간입니다.
사치스럽게 배워버려 내것이 될수 없었던 말들을
미련없이 주워 담아야 하는 시간입니다. 이제는..
이제는 배웠던 말들을 지울 시간입니다.
그대가 나를 지웠듯이 나도 나를 지우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들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참으로 할 말이 많은 나로서는 힘든 고통이지만
이제는 가슴에 담아 둘수밖에 없습니다.
벙어리가 되어야 합니다.
사랑이 사랑으로 그대에게 받아들이지지 못하는데
더 이상 내가 무슨 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리 아십시오
나 이제부터 벙어리가 됩니다.
지루했던 기다림을 참아오며
안식할 곳 찾아 방황하던 머언 여정의 마지막에
그대가 내 종착역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이제는 인정하겠습니다.
이젠 더도 떠날 기운도 없거니와
또다시 돌아올 허탈한 귀로가 두려워
나 그냥 이 자리에 머물러 있겠습니다.
행여 누군가 창을 두드린다면
문은 열어 주겠습니다.
그대이길 바라고 문 열어
그대가 아니래도 실망은 하지 않으렵니다.
어차피 돌아 올 그대라면
떠나지도 않았을 사람인 줄 알기에....
추억의 늪을 헤엄 쳐 망각의 강에 나를 던지겠습니다.
그런다고 쉬이 놓아줄 당신은 아니겠지만,
이만큼 아파했으니 됐다고 여기시고
나를 놓아주십시오.
사랑으로 다가선 나에게
눈물 가득한 기다림만을 남겨주신 그대.
이젠 나를 놓아 주십시오.
내 곁을 떠나셨듯이,
내 기억에서도 떠나 주십시오.
2003/06/05 19:46 2003/06/05 19:46

사랑했던 날보다

사랑했던 날보다 / 이정하

그대 아는가,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다는 것을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다는 것을


그대와의 만남은 잠시였지만
그로 인한 아픔은 내 인생 전체를 덮었다
바람은 잠깐 잎새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때문에 잎새는 내내 흔들린다는 것을
아는가 그대, 이별을 두려워했더라면
애초에 사랑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이별을 예감했기에 더욱 그대에게
열중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상처입지 않으면 아물 수 없듯
아파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네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여 진정 아는가.
2003/06/05 19:45 2003/06/05 19:45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정하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 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2003/06/05 19:44 2003/06/05 19:44

별이 되어

차라리

밤하늘을 수 놓는 저 많은 별들 중

안타깝게 빛나는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원체 홀로이기에

외로움을 모르는 별이 될 수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결국 눈물이 되고 말 바람들

그 모두를 스치는 별이 되어...
2003/05/30 19:38 2003/05/30 19:38

바람이 불어

오늘은 참 바람이 잘 불어

무더운 5월의 오후

시원한 바람 덕에 그나마 버틸만 하지

강풍은 아니지만

그냥 몸을 맡기기만 해도

모든 것을 날아가게 해버릴 것 같은 바람

모든 것을 날아가게 할 수 있다면

정말 그럴 수 있다면

내 마음도

내 마음도...

날려 버려줘

내 마음도...
2003/05/28 19:36 2003/05/28 19:36

함께

늘 바라던 일이었죠.

함께 할 수 있기를...

하지만 마음은 바람을 타고 전해질 수 없는 것일까요?

결국 기다림이란

기다림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겠죠.

두근거리던 마음도

점점 차분해져가고

결국에는 원망에 찬 마음으로

그대를 보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늘 이야기를 듣기만 했던 나...

이제는 수 많은 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싶은데..
2003/05/26 23:55 2003/05/26 23:55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잠시라도 같이 있음은 기뻐하고

애처롭기까지 만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2003/05/25 23:54 2003/05/25 23:54

자유롭게

비록 몸은 억압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나

마음만은 언제나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자유롭고 싶다.

끝없이 긴 머리를 세찬 바람에 휘날려보고 싶다.

한 없이 높은 곳에서 끝없이 추락해보고 싶다.


나중에 난 얼마나 자유로웠던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2003/05/24 23:53 2003/05/24 23:53

커져만 가는 의문

매트릭스 리로디드...

꿈같은 현실세계도 진짜 현실세계가 아니란 말일까?

그것도 역시 또 하나의 매트릭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일까?

리로디드를 보면서 매트릭스라는 세상이 생각보다

더욱 더 복잡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1월의 개봉한 레볼루션을 보면 의문이 풀리려나?

현실세계도 또 다른 매트릭스라면

진짜 현실세계는 어디에 있단 말일까??
2003/05/23 23:52 2003/05/23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