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멜로디 in 12월 22일 T-saem

두 게스트의 공연이 끝나고 이번 쇼케이스의 주인공인 '더 멜로디'가 등장하였습니다.

'더 멜로디'의 세 멤버 외에도 코러스, 퍼커션, 기타 등의 세션들과 함께 등장하여 꽉 차는 보여주었습니다. 곡에 따라 첼로와 드럼 세션도 등장했구요.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보통 무대에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보컬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는 점입니다. 세션 소개에 좀 애를 먹기는 했지만, 주도적으로 멘트를 진행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는데 괜찮았고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발표된 digital single 수록곡인 'Paradise'와 'Love Box', 'Everything N'nothing' 외에도 영화 '도마뱀'의 수록곡인 'Whatever',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에도 수록되었던 'Remeber' 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공연에서만 들을 수 있는 'Doo be rab'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T-saem의 화려하고 멋진 무대에 '더 멜로디'의 꽉찬 공연이 더해지니 공개방송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만큼 '더 멜로디'의 실력이나 공연 시설이 빛나는 무대였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크리스마스 선물'같은 공연이었다고 할까요?

앵콜곡으로는 역시 아직 공연으로만 들을 수 있는 '폴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오프라인으로도 single이 22일자로 발매되었고, 데뷔 앨범은 1월 중순 발매예정입니다. 2007년 가요계를 향한 '더 멜로디'의 발걸음을 지켜봅시다.

2006/12/24 00:05 2006/12/24 00:05

타뷸라 라사

두 사람이 있었다.


"난 말야, 가끔 내가 기억 속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해."

"기억?"

"응, 사실 난 언젠가 죽었지만 내 기억은 남아서 그 안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그럼 다른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그렇겠지? 아마도."

"그럼 나도 누군가의 기억이 만들어낸 허상일 수도 있겠는데?"

"설마. 그런가? 나만 허상일 수도 있어. 네 기억 속에서."

"그럼, 그 반대도 가능한데?"

"그럴지도. 아니면 둘 다 허상이거나."

"난, 나를 둘러싼 세상이 사실은 꿈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 일이 있어."

"매트릭스처럼?"

"응, 꿈을 깨면 전혀 다른 세상일지도. 그 현실에서 사실 우린 지구인이 아닐지도 몰라."

"지구인이 아니면?"

"외계인인데 가상현실 속에서 지구인 놀이를 하고 있는 걸지도."

"이 놀이는 그럼 언제 끝나려나?"

"놀이 속에서 죽어야 끝나지 않을까? Game over처럼."

"아, 기억이란 참 우스운 거같아. 기억이 희미해지면 우리 중 허상인 사람도 사라지겠네."

"그렇겠지. 혹시, Tabula Rasa라고 들어봤어?"

"타뷸라 라사?"

"응, 어떤 경험도 하지 않은 인간의 정신 상태래. 아마 막 태어난 아기의 상태겠지."

"그런데, 갑자기 왜?"

"지금 정신이 그렇게 된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경험이 없다면 기억도 없을테니."

"지우고 싶은 기억이라도 있는거야?"

"아니."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 혹시 있어?"

"글쎄. 별로 소중한 것도 아름다운 것도, 그냥 평범한 없는 기억인 걸."

"그래도."

"뭐, 설원의 기억이라고 해야하나. 가끔씩 눈보라가 치는."

"설원의 기억?

"조금은 시린 기억 뿐이라고."

"괜히 물었네."

"아니야, 괜찮아. 어차피 바보같은 기억 뿐인데 뭐."

"저기. 기억해줄래?."

"응?"

"날 기억해줘."

"응, 그럴게. 조심해서 들어가.'

"응. 잘 가."





"...있잖아."

"...응?"

"...나도, 그 말 하고 싶었어. 기억해 달라고. Merry Christmas."

"Merry Christmas."

제 기억이 모두 지워진다면, 그때는 당신을 가장 먼저 만나고 싶습니다.
2006/12/23 10:51 2006/12/23 10:51

뉴욕물고기 in 12월 22일 T-saem

두번째 게스트는 '뉴욕물고기'라는 솔로 뮤지션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음악과 미술 작업을 해왔고 이제 막 음악 활동을 시작하려고 한답니다. 아직 시작은 안했다는군요.

신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음악에서는 신인같지 않은 완숙함이 느껴졌습니다. 세월을 통해 쌓인 내공이라고 할까요?

2006/12/22 22:12 2006/12/22 22:12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in 12월 22일 T-saem

22일 광화문에 위치한 'T-saem'에서 조만간 single을 발표하고 1월 중순에는 1집을 발표할 예정인, 2007년을 겨냥한 '파스텔뮤직'의 비밀병기(?), '더 멜로디(The Melody)'의 쇼케이스가 있었습니다. 온라인으로 공개된 두 개의 digital single과 영화, CF 등에 삽입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밴드가 단순히 잘 녹음하여 만들어진 밴드가 아닌 진짜 실력있는 밴드임을 보여주기 위한 쇼케이스가 아닌가 합니다.

T-saem, 슬쩍 보기에도 시설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세련되고 밝고, 멋지더군요.

본격적인 쇼케이스가 열리기 전에 '게스트'로 두 팀이 있었는데 첫번째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였습니다. 아쉽게도 게스트이기에 두 곡 밖에 들을 수 없었어요. '입술이 달빛'과 '룰루랄라'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두 곡 사이에 있었던 멘트에서는 23일에 있을 파티에 대한 홍보도 있었습니다. 거의 맨 뒤쪽에서 보아서 디카의 줌을 최대로 당기고 찍었습니다. 몇몇 사진은 디지털 줌까지 동원했는데 상당히 밝아서 흔들림이 적네요.

2006/12/22 21:42 2006/12/22 21:42

제로섬

두 사람이 있었다.


"이상한 말 같지만, 모두가 행복한 세상에서는 누구도 행복을 느낄 수 없을 거야."

"모두 행복하다면? 글쎄."

"행복도 상대적인 개념이 아닐까?

"상대적?"

"응, 누군가 불행한 모습을 보고 자신이 행복하다는 걸 알 수 있듯이."

"아, 상대적으로 자신은 불행하지 않으니 행복한 거다?"

"응, 비슷해."

"정말. 그런 거 같기도 해."

"행복과 불행이 불가분의 관계라면 합은 0이 되야하니,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겠지."

"그런거 왠지 들어본 듯한데?"

"아, 어떤 경제학자가 말한 '제로섬(Zero-Sum)'과 비슷한 얘기지."

"제로섬?"

"응, 한 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쪽은 손해를 봐서 그 합은 0이 된다고."

"그런 걸 행복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다른 감정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감정들도 마찬가지라니?"

"누군가는 기쁘고 누군가는 슬프고 누군가는 절망하고... 어떤 순간에도 모든 인간이 모두 같은 기분은 아니잖아. 축구에서 한 팀이 골을 넣으면 그 팀이나 팬은 기쁘겠지만, 다른 팀이나 팬은 실망하는 것처럼."

"듣고보니 그럴 듯 하네."

"결국 어떤 사람이 행복하려면, 다른 누군가는 불행해야할 거야. '누군가'는."

"누군가?"

"응, 우리가 될 수도 있겠지. 그 '누군가'가."

"그렇다면 정말 억울한 일이겠는데."

"고독이란 것도 그런 걸지도 몰라."

"그래서 고독한 거라고?"

"제로섬이 맞다면 누군가는 그래야하겠지. 그게 내가 될 수도 있고."

"정말 그걸 믿는거야?"

"응. 아니, 믿고 싶지 않지만 믿게 되는 걸."

"그런데, 있잖아."

"응?"

"그건 누가 생각한 거야? 고독의 제로섬."

"내가."

"그런데 그 가설엔 큰 오류가 있는 걸?"

"어떤 점?"

"우리 지금은 불행하지도 고독하지도 않잖아."

당신과 함께일 때 난 불행하지도 고독하지도 않았습니다.
2006/12/22 09:37 2006/12/22 09:37

우주히피 in 12월 9일 salon 바다비

섯번째는 '우주히피'였습니다. 처음 보는데, 누구 닮았다는 이야기로 곤욕을 치른일이 있다네요. '박지성'을 닮은 느낌아닌가요?

유일한 남성 뮤지션이고 앞선 뮤지션들이 조용조용한 음악을 들려주어서 더욱 힘차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무지개돼지'는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볼 수 없었습니다. 특이한 이름의 '무지개돼지'는 밴드 '어른아이'의 기타리스트이고, 이 날이 생일이었다네요.

2006/12/21 21:43 2006/12/21 21:43

정민아 in 12월 9일 salon 바다비

이어지는 순서는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였습니다. 예전에 EP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앨범이 나왔다네요. 앨범 제작사가 연말이라 바빠서 홍보는 내년 1월부터 한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듣기 힘든 가야금 연주를 오랜만에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연주보다도 곡과 곡사이 멘트가 있을 때마다 이슬(?)을 넘기던 모습이 더 기억에 남네요.

2006/12/21 21:29 2006/12/21 21:29

시간의 농도

두 사람이 있었다.


"알고 있어?"

"응?"

"이길을 함께 걷는 사람하고는 이별하게 된데."

"응, 들은 적 있어."

"아아. 그럼, 우리도 언젠가는 못 보게 되겠구나."

"뭐, 그럴지도. 슬프게도 모든 시작은 끝을 향하고 있는 걸."

"그렇다지."

"동전의 양면처럼. 시작과 끝, 떼어놓을 수 없다 잖아."

"그래도 헤어짐은 언제나 아쉬운 걸."

"시작과 끝, 만남과 이별은 어쩌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몰라."

"그럼?"

"그 시간의 길이보다 중요한건, '시간의 농도'라고 생각해."

"시간의 농도?"

"응.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지만. 글쎄, '시간이 기억 속에 새겨지는 정도'라고 할까."

"그럼, 시간의 가치!"

"아, '가치'라고 할 수도 있겠네."

"그렇다면, 인생에서 가장 가치있는 시간은 언제 즈음일까?"

"영혼의 짝과 함께 보낸 시간이라면 그 농도는 어떤 시간에도 비교할 수 없지 않을까?"

"영혼의 짝?"

"응. 영혼의 짝, 영어로는 Soulmate"

"나도 그건 안다고."

"그냥 그렇다고."

"그런데, 그 시간은 어떻게 알 수 있으려나."

"확실히 알 수는 없겠지만, 마지막 눈을 감을 때 스쳐가는 시간은 그 시간이 아닐까?"

"그럼 눈을 감을 때야 알 수 있는거야?"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

"많은 사람을 만나봐야 찾을 수 있는 게 아닐까? 그 영혼의 짝."

"난 보는 순간, 직감으로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 아직 그, 감이 안 온 거야?

"Anam Cara"

"응?"

"아니야. 이제 이 길의 끝이네. 그럼 이별인 건가?"

"아니 아직은. 뭣 좀 마시자."

이 길의 끝에 이별이 있다해도 당신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2006/12/21 11:06 2006/12/21 11:06

우루과이

두 사람이 있었다.


"난 어렸을 때, 내 반쪽은 저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 중 어딘가에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럼, 어린 왕자라도 지구로 찾아와야하나."

"어린 왕자라... 그럴지도."

"그런데 태양처럼 빛을 내는 별에는 너무 뜨거워서 생명체가 살 수 없어."

"아, 그렇겠네. 미안해요 내 반쪽, 당신은 타 죽었군요."

"아마 그 별에 딸린 어떤 행성에 살고 있을지도. 태양에 딸린 지구에 우리가 살고 있듯."

"아니면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 살고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었어."

"음, 지구 반대편?"

"응, '해피 투게더'처럼."

"왕가위 감독의 '해피 투게더'?"

"응, '홍콩'의 반대편인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날아간 주인공처럼."

"아, 홍콩의 '대척점'이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였지."

"대척점?"

"응, 대척점. 지구의 정반대 지점을 대척점이라고 한데."

"그럼, 한국의 대척점?"

"한국의 대척점은 '우루과이'쯤이라나."

"우루과이?"

"응."

"그럼, 언젠가 가보아야겠는걸."

"있잖아."

"응?"

"나도 예전에 그런 생각한 적이 있었어. 지구 반대편."

"정말?"

"응, 정말."

"그럼 언젠가 같이 우루과이 가는거야?"

"그래야하나. 그런데 그럼, 거기가서 동성연애라도 해야하는건가?"

"뭐?"

"'해피 투게더'라며."

그곳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2006/12/20 10:34 2006/12/20 10:34

시와 in 12월 9일 salon 바다비

세번째는 역시 솔로 뮤지션 '시와'의 순서였습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볼 수록 차분한 그녀의 음악에서 점점 매력을 느끼게 되네요. 일기를 노래한다는 그녀의 음악, 그래서인지 듣고 있으면 생각에 빠져들게 합니다.

2006/12/19 23:16 2006/12/19 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