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권 문제로 원년 '어벤저스(Avengers)' 멤버임에도 영화에 등장할 수 없었던 스파이더맨의 리부트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샘 레이미' 감독과 '토비 맥과이어'가 함께한 '스파이더맨(the Spider-Man)' 삼부작이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히어로 무비의 대표적인 프렌차이즈로 자리잡았기에, 두 사람이 떠나고 스파이더맨이 처음으로 돌아가 리부트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실패'라는 단어부터 떠올랐습니다. 미국의 양대 코믹북 출판사인 DC코믹스와 마블(Marvel)코믹스의 영웅들이 영화화되었고, 최근 10년 동안에는 '리메이크(remake)'가 아닌 '리부트(reboot)'가 유행이 되었는데, 히어로 무비로서 걸작의 반열에 오른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the Batman) 시리즈'를 제외하면, 성공한 사례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the Dark Knight)'가 고뇌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관객의 사고를 높여놓았고(물론 비주얼도 엄청 났지만), 올해는 스파이더맨과 같은 소속사인 마블의 히어로 무비판 종합선물세트인 '어벤저스(the Avengers)'가 푸짐한 볼거리와 무난한 스토리로 휩쓸고 지나갔기 때문에, 마블의 대표적은 고뇌하는 영웅 '스파이더맨'은 팀킬까지 당할 상황이 되었죠. 더구나 감독으로 선정된 '마크 웹' 감독은 '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로 실력을 보여주었지만, 히어로물의 감독으로서는 의문이었습니다. 토비 맥과이어가 심어놓은 스파이더맨의 이미지를 재미있는 이름의 신예 '앤드류 가필드'가 벗어날 수 있을까도 마찬가지였구요.
원래 '스파이더맨' 케릭터의 소속사 '마블'이 이미 소니픽쳐스에 영화화 판권을 팔아버려서 본래 '어벤저스'의 멤버임에도 등장할 수 없었던 이 비운의 주인공은 그렇게 어벤저스 4인방이 초토화시킨 극장가를 찾아왔습니다. 새로운 '시리즈'를 위한 초석인지, 캐스팅에서부터 틴에이지 무비의 성격이 강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보다 스파이더맨의 탄생에 더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자연스럽게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비교하며 보게 만들지만, 토비 맥과이어에 대한 아쉬움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원작에 더 가까운 내용인지,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의 탄생을 삼촌의 죽임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비밀까지 첨가하여, 더욱 개연성과 설득력을 더하며, 우연히 버려진 레슬링장(이전 스파이더맨을 떠올리는)에서 스파이더맨 수트의 아이디어를 얻는 모습이나 이전 스파이더맨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거미줄을 개발하는 모습(이것도 원작을 따른듯)처럼 세밀한 묘사는 케릭터에 더욱 빠져들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피터가 홧김에 놓아준 강도에 의해 삼촌이 희생되는 모습은 이전 스파이더맨보다 더 설득력이 있어보였습니다. (원작에 충실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스파이더맨이 차도둑에거 거미줄을 연사하는 모습이나, 양손으로 거미줄을 발사하여 새총처럼 날아가는 모습도 원작을 따르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잉 등장하는 게임 속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네요.)
스파이더맨의 '탄생'에 촛점을 맞추었기에, 필연적인 악당의 비중은 여느 히어로 무비에 비해 크지 않아 보입니다. 원래 샘 레이미 감독이 4편의 악당으로 넣으려고 했다가 제작사의 반대로 무산된 '리자드맨'이기에 의아하기도 하지만, 피터 파커의 주변인물이자 피터 파커가 능력을 얻게되는 과정을 공유하는 '리자드맨'의 등장은 영화의 흐름에 개연성을 더하며 적절해 보입니다. 틴에이지 무비이지만 대책없이 가볍기 보다는 아버지의 의문사, 삼촌의 죽음, 그리고 여자친구인 '그웬 스테이시'의 경찰서장인 아버지의 희생으로 스파이더맨의 고뇌와 이에 따르는 적절한 진중함을 더합니다. (고뇌하는 모습에서는 '배트맨'이 떠오르는데, 배트맨은 기업가로서의 부자이며 각종 과학기술의 힘을 빌린 영웅이기에 마블의 '아이언맨'과 비교되곤 하지만 그림자 속에서 활약하는 고뇌에 찬 영웅이라는 점에서 스파이더맨에 더 가깝다고 생각되네요.)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기존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보다 뛰어난 점은 피터 파커와 그웬 스테이시가 그려내는 틴에이지 로맨스 장면들에 있습니다. 제작사가 그점을 염두하고 감독을 기용했는지는 알 수 없없지만, '500일의 썸머'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마크 웹 감독은 로맨스 장면을 풋풋하고 아련하고 인상적이게 그려냅니다. 그런 장면만 모아 놓는다면 히어로 무비를 가장한 로맨스 무비라고 생각될 정도로요.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고 케릭터에 생명과 성격을 불어넣는데에 있어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기대보다 준수한 시작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당연히 후속편을 예고하며 끝납니다. 이대로라면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은 기억 속에서 지울 수도 있겠습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마블 히어로들은 참으로 단순한 이니셜을 보이네요. 의도한 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스파이더맨 Peter Parker는 PP, 헐크의 Bruce Banner는 BB군요. 성과 이름의 이니셜이 같지 않더라도 아이언맨의 Tony Stark와 캡틴 아메리카의 Steve Roger도 알파벳에서 이어지는 세 영문 ..RST...중 RS와 ST로 만들어낸 이름이구요. 악당 리자드맨의 본명도 Curt Corners로 CC가 되네요.
아름다운 혼돈 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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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 2012.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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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the Avengers) - 2012. 4. 27.
개봉 수 년 전부터, '아이언맨(Iron man)' 시리즈와 '인크레더블 헐크(Incredible Hulk)'로 떡밥을 시작으로 온 지구인의 기대를 모아 '기대 원기옥'을 만들었던 '마블 코믹스(Marble Comics)'의 초특급 프로젝트 '어벤져스(the Avengers)'가 공개되었죠. 작년에 개봉한 두 편의 영화 '토르(Thor)'와 '퍼스트 어벤져(Captain America)'가 개별적인 내용의 영화라기보다는 '어벤져스'를 위한 '맛보기' 성격이 너무 강해서 '기대 원기옥'이 무너지는가 했더니만, 예상을 깨고 꽤나 괜찮은 히어로 무비가 되었습니다.
이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리부트된 '배트맨 삼부작'의 두 편이 관객들의 눈을 높일 만큼 높여둔 상황이라 '조스 웨던' 감독의 어깨는 꽤 무거웠을 겁니다. 더구나 이미 개별적으로도 인기가 엄청난 캐릭터들을 모은 프로젝트는 그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하지 않았을까요? 중박을 쳐도 '캐릭터빨'로 치부될 소지도 컸고, '과연 2부작이나 3부작이 아닌 한 편으로 스토리나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컸으니까요.
걸작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볼거리 가득하고 내용도 부실하지는 않은 수준으로 완성해냈습니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외계인의 도시 침공'은 엄청난 스케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미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보았던 장면의 데자뷰였다고 할까요? 로봇들이 친숙한 영웅으로 바뀌어 몰입감은 더 높았지만요.
마지막 전투보다 더 흥미로웠던 장면은 영웅들의 신경전이었습니다. 한밤에 펼쳐지는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의 결투는 혹시 영화 결말을 위해 우연히 발견한 필살기(?)를 보여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브루스 배너(헐크)'까지 더해져 주연급 영웅 4명이 벌이는 신경전은 액션 영화에서 액션은 아니지만, 각 캐릭터들의 성격을 적절하게 그려냈습니다. 각 영웅들의 배경이나 성격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에 알고 있던 관객이라면 저처럼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보았을 듯합니다.
유명한 영웅들을 모아서 눈은 즐거웠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웅들의 능력치가 확연히 보인다는 점입니다. 반인반신인 '토르'나 지구인 가운데 최강 '헐크', 그리고 천재이자 억만장자 '아이언맨'의 활약에 비추어 캡틴 아메리카의 능력은 마지막 전투에서 너무 미미해 보였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자리는 토르, 헐크, 아이언맨의 옆이 아니라 '호크 아이'와, '블랙 위도우'의 옆이 어울릴 정도로요. 초반에 어이없이 당하는 호크아이와 나름 그를 구하기 위해 눈물겨웠던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는 또 다른 영화를 위한 떡밥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역시 다른 마블의 영화처럼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 등장하는 장면은 어벤져스의 후속작이 지구를 넘어선 우주적인 스케일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게합니다. 우선 각 영웅들의 독자적인 영화먼저 만나야하겠지만요. 별점은 4개입니다.
*영화 속에서 별 활약(?)은 없는 비행 항공모함을 보니 게임 '마블 얼티밋 히어로즈(Marvel Ultimate Heroes)'가 생각나더라군요. 게임 속에서도 비슷한 비행 기지가 등장하고 게임의 시작부터 공격을 받습니다. 영화 속 영웅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마블의 영웅들과 악당들이 등장하니 어벤져스를 좋아하고 더 알고 싶은 분들은 해보세요. 각 영웅들의 이야기를 조금은 알 수 있게 도와줍니다.
반지의 제왕 확장판 트릴로지 블루레이 vs DVD
이번 블루레이 트릴로지는 DVD 트릴로지의 12 disc를 뛰어넘는, 무려 15 disc로 발매되었습니다. 하지만 15 disc라고 하면 엄청난 용량의 블루레이가 15장이나 되는 줄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데 15 disc의 구성은 '블루레이 6 disc + DVD 9 disc'의 구성입니다. 삼부작의 확장판이 DVD 확장판처럼 각각 2장의 블루레이에 담겨 있고 나머지 9장의 DVD에는 부가영상들이 담겨 있습니다. 부가영상만 DVD와 비교한다면 3장이 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수록된 영상들의 목록을 보면 DVD 확장판의 부가영상 6장에 새로운 영상이 담긴 3장이 추가된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루레이 확장판에서 추가된 3장의 DVD에는 'Cotas Botes 다큐멘터리'가 담겨있습니다. 이 영상은 북미에서만 발매된 '반지의 제왕 확장판 limtied edition'에만 수록되었다고 하는데, 블루레이 확장판이 나오면서 다시 수록되었다네요. 결국 국내에서 limited edition이 수입되지 않은 점은 다행이라고 봐야하나요?
'반지의 제왕 확장판 트릴로지 블루레이'의 묵직한 케이스입니다. DVD 확장판처럼 오래된 책같은 외형을 하고 있지요.
오른쪽은 바로 '확장판 트릴로지 DVD'입니다. DVD의 경우 확장판이 각각 본 영화가 개봉한지 1년지 지나 순차적으로 발매되었고 '왕의 귀환' 확장판이 나오면서 세 확장판을 수납할 수 있는 아웃케이스가 함께 발매되었었죠. DVD 확장판도 오래된 책 모양을 하고 있는데 각각 다른 색의 케이스에 담겨있어서 더 인상적이죠. 자세히 보면 블루레이 케이스와 DVD 케이스의 폰트가 비슷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DVD 확장판은 한때 국내 최고의 DVD 제작사였던 (지금의 역사의 뒤로 사라진) '스펙트럼 DVD'를 통해 발매되었죠. 스펙트럼 DVD의 제품들에 뛰어난 패키지들이 많았지만, 반지의 제왕 확장판이 영화 자체 뿐만 아니라 외형적인 면에서도 국내 DVD 패지키 가운데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원래 아웃케이스 자체가 그런 무늬지만, 이제 구입한지 약 10년 가까이 되는 케이스라 세월이 흔적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반지 원정대'의 개봉 후 3년 동안 꾸준히 모은 "collector's DVD gift set"에 포함된 석상들입니다. '반지 원정대'에서는 영화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아라고나스 석상'이, '두개의 탑'에서는 영화의 중심에 등장하는 '골룸'이, 그리고 '왕의 귀환'에서는 멋진 위용을 보여주었던 '미나스 티리스'가 각각 석상으로 제작되어 국내에 한정 수량 수입되었습니다.
각 gift set에서는 확장판 블루레이에서 볼 수 없는 bonus DVD가 포함되어 가치를 높여줍니다. 1편에는 '반지의 제왕으로의 초대'라는 다큐멘터리 DVD가, 2편에서는 '골룸 DVD'가, 그리고 3편에서는 '심포니 DVD'가 수록되었습니다. 다만 '지의 제왕으로의 초대' DVD는 초기에 심의 문제로 석상에 포함되지 못했었고, 별도로 발매되었다가, 2편의 확장판이 발매되면서 초도 한정으로 증정되었었죠. 저는 3년 동안 초판으로 꾸준히 모아서 모두 모을 수 있었네요.
당연히 영화 본편의 화질은 DVD가 블루레이를 따라갈 수 없겠죠. 플레이스테이션 2를 이용해 52인지 LCD TV를 통해 DVD 확장판을 감상했을 때 확실히 화질이 아쉽더군요. 하지만 패키지나 gift set을 보았을 때 소장가치는 DVD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3년 동안 겨울마다 모았던 추억들을, 한 번에 발매된 블루레이 패키지가 따라갈 수는 없죠.
요즘 블루레이 ODD가 10만원대로 저렴해졌던데, 조만간 PC에 장착해서 감상하는 기회를 가져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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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2011. 6. 24.
주인공 '할러'는 대를 이어 범죄자들의 편에서는 변호하는, 그의 운전기사 말처럼 'street lawyer', 우리말로 '양아치 변호사'로, 의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합법적인 방법도 서슴치 않는다. 그런 변호사가 호적수의 의뢰인을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이다.
영어 제목은 'the Lincoln Lawyer'로 우리말 제목이 정확한 해석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당히) 성공한 변호사'를 의미하는 제목이 아닐까 한다. 할러는 양아치 변호사이지만 무고한 의뢰인을 죄인으로 만드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양심 정도는 갖고 있는 사람으로 그 양심의 문제가 이 영화의 중심이다. 양아치 변호사의 약점을 노리고 찾아온 독한 의뢰인 '루이스 룰레'와의 두뇌 싸움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한 사건 속에 다른 사건을 연관시키는 액자식 구성과 변호인으로서의 의무를 교묘히 이용한 두뇌 싸움은 영화를 매우 흥미롭게 한다. 더불어 적당한 연기와 감정의 호소에 이성적 판단을 못하고 흔들리기 위한 미국식 배심원 제도를 적당히 비꼬는 점도 재미있다. 그리고 그 배심원 제도가 갖을 수 있는 편견에는 인종문제와 빈부격차 문제를 바탕으로 미국 법정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두뇌 싸움으로 마지막 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고, 양아치 변호사 답게도 적절한 시기에 몽둥이(?)를 사용할 줄 아는 위트는 법이 할 수 없는 '정의 구현'을 대신하여 통쾌함을 선사한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영화 속에서 보이는 LA의 전경이다. 양아치 변호사와 그와 단골인 폭주족들이 달리는 거리의 전경은 역시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게임 'GTA : San Andreas' 속의 거리와 너무나도 닮아있다. 게다가 영화 속에 흐르는 힙합음악은 갱스터물을 떠오르 게하고, 화면 분할 기법을 이용한 오프닝은 GTA의 인트로를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하다. GTA와 적절히 결합한 범죄 스릴러 게임으로 만들어지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만 아쉬운 점은 할러의 여동생과 결정적 증인이 만나게 되는 점이 때마침 너무나 '우연적'이라는 점이다. 그 점만 제외한다면 제법 잘 짜여진 찰진 법정 스릴러가 아닐까 한다. 별점은 4.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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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 - 2009.12.27
사실 영화 '전우치'는 '장동건', '원빈'을 이어가는 차세대 주연급 꽃미남 배우 '강동원'이 주연이라는 점보다도 톱니바퀴처럼 치밀한 각본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의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이 더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상업영화가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우리나라이지만 변변한 히어로물은 없었기에,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하는, 대놓고 상업영화를 표방하는 '전우치'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죠.
여러 복선들이 날실과 씨실로 얽혀, 탄탄한 전개를 보여주었던 최동훈 감독은 전우치에서도 역시 그의 실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권선징악'이라는 전형적인 구조를 탈피하기 어려운 영웅물이기에, 냉혹한 현실을 비웃는 지난 작품들과는 다르게 반전은 약하지만요.
하지만 이 영화의 의미는 기대하지 않았던 배우 '강동원'의 재발견이라고 하겠습니다. 우수로 가득찬 눈빛의 그가 능글맞은 날라리 도사 '전우치'을 능청스레 연기하는 모습에서, 단지 모델출신의 꽃미남 배우로만 생각되었던 그에 대한 편견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연기력을 갖춘 차세대 주연급 배우의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죠.
'범죄의 재구성', '타짜'처럼 맛깔스러운 연기파 주조연들, '김윤석', '유해진', '임수정', '염정아', '백윤식' 등의 적절한 배치는 역시 최동훈 감독 작품임을 알 수 있었죠. 한국형 영웅물의 가능성을 보여준, 후속편이 기대되는 '전우치'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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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Avatar) - 2009. 12. 19
'타이타닉(Titanic)'으로 영화사에 흥행기록을 갈아치웠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2년 만의 신작 '아바타(Avatar)'.
수년전부터 제작 소식과 각종 추측이 무성했던 영황 '아바타'는 우선 기대보다는 우려가 매우 컸던 영화였습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무려 12년만의 신작이라는 점과 감독의 필모그라피에 새로운 행성을 그려낸 본작과 비슷하게, 바닷속 세상을 신비롭게 그려낸 '어비스'라는 작품의 실패가 있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오랜 제작 기간이 작품의 뛰어남과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 너무 많은 정보가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되었다는 점도 그러했습니다.
그리고 약 두 달전에 드디어 공식 예고편이 공개되었고, 지나친 우려를 잠재울 수 있었지만 마치 '온라인 게임의 동영상'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또 다른 논란이 되었죠. 그리고 드디어 이번주 17일 개봉하면서 전세계에 공개되었습니다. 추청 제작비가 최소 '3억 달러(최대 5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의 제작비답게 영화 내낸 보여지는 CG는 눈을 즐겁게 합니다. 아니, CG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요. 이미 2000년대 초반 '매트릭스'와 '반지의 제왕', 두 삼부작이 CG의 신기원을 만들어지만 두 영화는 상영시간 내내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상들이었는데 반해, '아바타'가 행성 '판도라'의 모습은 원색의 또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주인공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은 해병대 출신으로 작전 수행 중 부상으로 하반신 불구가 되었고, 아바타 프로젝트에 우연한 기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행성 '판도라'에서 외계종족의 몸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다시 '걷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매트릭스'와 같은 거대한 가상현실처럼 '꿈과 현실'의 모호함에 고민하게 됩니다. 둘 다 현실이지만 외계 종족을 통해 겪는 체험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다른 현실이기에 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하반신 불구라는 현실보다 외계 종족을 통해 겪는 꿈이 더욱달콤합니다. 외계종족의 이름이 우리말로 '나비'라는 점은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장자가 이야기하는 '호접지몽'이 바로 제이크 설리가 겪는 모습인데, 호접지몽이 바로 '나비의 꿈'이라는 뜻이기에 한국인들에게는 영화 속 상황과 사자성어가 묘한 일치를 이루게 되죠.
올해 개봉한 '디스트릭트 9'에서도 그랬고 이제는 SF영화에서 지구인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아바타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수천명의 지구인 중 주인공(외계인 측 지구인 중 유일한 전투형?)과 양심적인 과학자들과 조종사 등 몇몇을 제외한 지구인의 사고방식, '자원을 위해서 협조하지 않으면 무조건 적'은 마치 미국의 최근 모습(이라크, 아프카니스탄)을 은근히 비꼬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그들은 미국인이고 장소만 지구에서 행성 판도라로 바뀌었을 뿐이죠.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나비 종족의 모습은 인류의 역사에서 제국주의의 피해자인 아프리카인, 아시아인 그리고 북아메리카 인디안의 모습을 닮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부족사회에 족장과 주술사, 제정분리로 이끌어가는 사회와 각종 의식들은 아프리카와 북아메리카 등의 부족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영혼의 나무를 섬기고 모든 생명체들이 이어져있다는 나비 종족의 사상은, 대지모 신앙과 샤머니즘, 물아일체 사상 등을 볼 수 있고 그들의 부족이름에서는 토테미즘도 느껴집니다.
제목 '아바타(Avatar)'의 이중적 의미도 흥미롭습니다. 신이 인간의 몸을 빌려 현세에 나타나는, '화신(化身)'을 의미하는 본래 뜻이 최근에는 가상사회에서 자신의 분신을 나타내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죠. 행성 판도라를 침략하는 지구인의 입장에서 인간과 나비 종족의 유전자를 조합하여 탄생시킨 아바타 프로젝트는 분명 가상사회의 분신과 마찬가지 입니다. 후반 영화에서 보여지지만 온라인 게임에서 케릭터가 죽는다고 플레이어가 죽지 않듯이, 아바타가 죽는다고 그것을 조종하던 인간이 죽지 않는 것처럼요. 하지만 나비 종족의 입장에서 아바타 프로젝트를 통해 나타난 '제이크 설리'는 신이 현세에 나타난 '화신', 그 본래의 의미로 다가갑니다. 종족에게 닥친 위기에서 부족을 규합하고 종족을 구한다는 그들의 신화 혹은 전설처럼, 그리고 제이크 설리를 흔들리게하는 나비 종족의 '네이티리'의 증조할아버지처럼 말이죠.
나비 부족 연합을 무참히 괴멸시키던 침략자(인간)의 우세는 행성 판도라의 대자연이 보낸 짐승들의 공격에 의해 역전됩니다. 거대 초식동물들의 돌격은 우아하고 통쾌하며, 포식자 육식동물이 네이티리에게 꼬리를 내리고 교감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찡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행성 판도라의 모든 것들이 서로 공생하는 '공동체'임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죠.
역시 저도 지구인이지만 지구인의 대패가 이렇게 통쾌하게 느껴지니,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성공적입니다. 화려한 볼거리 외에도,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지구인에게 자연보호과 공생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다시 전하는 영화 아바타, 별점은 4.5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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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 9 (District 9) in 2009.10.18.
뉴스와 인터뷰, 그리고 자료화면을 교차편집한 전반부는 시사회 후기들처럼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상공에 나타난 엄청난 우주선, 그 우주선을 타고온 외계인은 지구침공이나 우주정복이 목적도 아니었고 압도적인 초능력 시범이나 과학기술을 전수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굶주림에 허덕이는 난민에 불과했죠. 그리고 그들은 요하네스버스의 외계인 난민촌인 '디스트릭트 9(9 구역)'에 거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나면서, 지구에서 변변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던 외계인들의 거주구역은 그대로 슬럼화되면서 외계인의 범죄는 나날이 증가하고 나이지리아 갱들까지 등장하면서 주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그들은 남아공의 국민이 아닌 외계인이기에 남아공 정부가 자체적으로 해결 불가능해지자 세계연합의 대리자로서 다국적기업 'MNU'가 외계인 난민촌을 요하네스버스 외곽의 '디스트릭트 10'으로 백만이 넘는 외계인의 이주를 집행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되죠.
핸드헬드카메라 기법을 적절히 사용하여 다큐멘터리의 느낌을 내면서도 이 신비로운 '외계인'의 실체(?)를 밝히는데 게으르지 않습니다. MNU가 세계 2위의 무기제조업체라는 점과 외계인들이 자신들만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갖고 있는 것이 드러나면서 이야기 퍼즐의 조각은 완성되죠. 신비한 무기와 그것을 노리는 다국적기업의 움직임, 음모의 냄새가 풀풀 풍기지 않나요?
하지만 영화는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초점의 중심을 정의로운 요원이 아닌, 하루아침에 MNU의 직원에서 지명수배자로 전락한 주인공 '비커스'의 입장에서 풀어나갑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그의 처절한 투쟁이 바로 이 영화의 핵심이죠. 소시민으로서 거대한 시스템(정부, 국가, 혹은 다국적 대기업)에 대항한 투쟁은 이미 여러 영화들에서 그려져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외계인'이라는 SF 소재가 결합되면서 이 영화를 특별하고 화려하게 합니다. 더불어 다큐멘터리 같았던 영화는 액션 영화로 녹아듭니다. 더 이상은 스포일러가 심하니 그만하도록 하죠.
지구인 주인공 비커스와 외계인 주인공 '크리스토퍼'의 신뢰는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에 보았던 SF 영화 한 편을 떠올립니다. 지구인과 외계인의 우주전쟁으로 시작되는 영화인데, 지적 생명체가 없는 행성에 불시착한 지구인 조종사와 외계인 조종사가 서로 적이었던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도와가며 행성에서 살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외계인은 지구인과는 다르게 남성과 여성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자웅동체로서, 자식을 남기고 죽게되고 지구인 주인공이 그 자식을 아들로서 키운다는 내용이었죠.
영화의 절정에서 외계무기들의 실전 시범(?)에서 보여준 성능은 통쾌하더군요. 그 대상이 누구냐에 관계 없이요. 그리고 큰 여운을 남기는 결말은 혹시나 가능하다면 후속편을 기다리게 합니다. 물론 나온다면 통쾌한 대학살극(?)이 되겠죠. 정부와 대기업, 그리고 언론의 삼위일체가되어 진실을 은폐하고 한 개인을 억압하는 현실은 왠지 남의 이야기같지 않습니다. 볼거리도 볼거리지만, 깊은 여운과 많은 생각할거리를 남긴 영화 '디스트릭트 9' 별점은 5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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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in 2009. 10. 09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역시 별 기대를 안하기 잘 한 영화였다. 시작부터 유치 풀풀 풍기는 대사들로 시작하여 결국 신파로 막을 내리는 그저그런, 아니 이제 한국영화에서도 꽤 괜찮은 작품들이 나왔던 것을 생각한다면, 평균을 깎아먹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장준혁', '강마에'를 그럴싸하게 소화해낸 배우 '김명민'의 권위적인 느낌의 목소리는, 안타깝게도 영화 속에서 동정심을 유발해하여 눈물샘을 자극해야할 환자의 목소리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눈물샘을 자극하기 보다는 오히려 웃음보를 자극하더라. 다행히 '하지원'의 연기는 이제 발연기를 확실히 벗어났고,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한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가인'의 연기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가인은 은근히 귀엽더라.
루게릭병(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가 재활의학과 영역의 질환에서 흔하지는 않지만, 의사로서 합병증 예방을 위한 보존적 치료 외에는 질환의 근본적인 '치유'를 위해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질환이라 조금 답답하기는 헀다. 결말은 너무나 뻔했고 그 과정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궁금했는데, 병원 생활을 그린 부분은 그나마 괜찮았달까.
귀에 익은 가요들을 사용하여 배경음악으로 풀어낸 점은 나쁘지 않았지만, 드라나마나 TV용 영화가 아닌 극장용 영화에서 오리지널 스코어가 빈약한 점은 아쉬웠다. 그리고 하지원이 부른 '내 사랑 내 곁에'를 삽입한 점은 너무나 아쉬웠다. 나중에 음원으로 한 몫 잡아보려고 했던 것일까?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가창력이 아닌 하지원의 목소리가 장의를 치루는 그녀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너무 노골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상조회사들이 난립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들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데, 이 영화는 상조회사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2시간 여의 '상조회사 광고'같은 느낌도 들었다. 제 2의 '너는 내 운명'을 노렸을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대 실패. 다행히 미칠 듯한 졸음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별점은 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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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 (Coco Avant Chanel) - 2009.08.30
윤하 3집 part 1에 사은품(?)이 었던 '도시락 mp3 무료다운 쿠폰'으로 도시락에서 '캐스커'의 '향'을 다운받으면서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료 예매권(코코 샤넬)'을 받아 보게된 영화 '코코 샤넬(Coco Avant Chanel)'.
세계적으로 유명한, 특히 우리나라에서 사랑받는(열광하는) '명품 브랜드'들 가운데에서도 향수 'Chanel NO. 5'하면 모를 사람이 없을 만큼 확고한 입지을 갖고 있는 'Chanel'의 창립자. '가브리엘 샤넬'의 젋은 시절을 다룬 영화이다. 명품으로 눈을 사로 잡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젊은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을 얻었었기에, 상당히 관객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조조상영이 아니는 일요일 오전 10시 25분 영화임에도 관객석에는 10자리도 차지 않았다.
가브리엘 샤넬의 20대에서 30대 정도(1910~20년경)를 다루고 있는 영화에서 '오드리 토투'가 연기한 가브리엘 샤넬은 또다른 샤넬인 언니나 주변 사람들보다 대략 80년 정도를 앞서나가는 패션을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드레스대신 간편하고 시크한 자켓과 바지라던지, 마린룩은 요즘 입어도 촌스럽지 않을듯하다.
역사적으로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의해 프랑스가 점령되었을 때, 독일군 애인을 사귀어 호의호식했다고 하여 유럽에서는 인식이 좋지 않은 그녀라고 하는데, 영화 속에서도 남자들에게 자신의 과거, 특히 고아였던 어린 시절에 대해서는 거짓된 모습을 계속보이곤 한다. 감독은 인물을 미화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진실도 보여주려고 한 것일까? 처음 무작정 찾아간 '발장'에겐 어떤 감정이었을지, 그냥 이용 수단이었을까? 진정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던 "보이" '아서 카펠'에게도 진실을 말하지 않았던 그녀, 같이 보았던 내 동생은 샤넬이 자서전에서도 거짓말을 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그리고 샤넬이 차에 탄 카펠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며 뒷모습을 보여주는 씬은 전형적인 교통 사고 씬인데, 예상을 벗어났다. 전형적으로 , 남녀 두 주인공이 인사(혹은 키스)를 하고 남자 주인공은 차를 몰아가고 여자 주인공은 뒤돌아 들어가다가, 멀리 골목 끝에서 굉음이 들리고 여자 주인공이 돌아보면 바로 남자 주인공이 몰던 차가 뒤집어져 있고, 여자 주인공은 몇 발자국 다가가다가 주저 앉아 울거나, 서서 비명을 지르는 것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뭐, 결국 그 뒷모습이 복선이 되긴 하였지만.
'코코(Coco)'는 그녀가 가수로 일하던 젊은 시절 불렀던 '코코리코'라는 곡에서 따온 별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코코 샤넬'이라는 제목으로 바뀌었지만, 원래는 'Coco avant Chanel'은 '샤넬 이전의 코코'라는 제목이란다. 브랜드 'Chanel'로 엄청난 디자이너이자 기업인이 되기전의 그녀를 의미하는 제목이겠지? 유럽 영화답게 잔잔한 영상이지만, 큰 감동이나 영감은 없고 조금은 아쉬운 영화이다. 별점은 3.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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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 (G. I.Joe - the Rise of Cobra) in 2009.08.15
우리나라 배우 '이병헌'이 출연하여 국내에서 더 유명해진 영화 '지.아이.조.(G. I. Joe)', 그 시리즈의 시작 '전쟁의 서막'.
80년대 초에 태어난 '국민학교 세대'라면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코브라 군단 덤벼라 GI유격대~'라고 외치며 사내아이들을 유혹하던 액션피겨 'GI유격대'와 그 CM송을. 바로 그 GI유격대(G. I. Joe)가 실사화되었다. 2000년대에는 기존의 슈퍼맨, 배트맨과 더불어 '코믹스(Comics)'의 수 많은 영웅물들이 영화화되었고, 완구와 애니메이션에 기반을둔 '트랜스포머(Transformer)'에 이어 이제 '지.아이.조'까지 영화로 만나볼 수 있게되었다. 아마도 그 동안 실사화 하기 힘들었던 모습들을 컴퓨터 그래픽의 놀라운 발전으로 실사화가 가능해졌기에 2000년대 들어서 이런 영웅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원동력일 것이다.
'미라(Mummy)' 시리즈의 스티븐 소머즈 감독이라는 점과 이병헌이 비중있는 역으로 나오기에 역시 기대가 될 수 밖에 없었죠. 아주 가까운 미래의 배경으로 정말 개발 가능할 법한 장비와 무기들을 이용한 화끈한 액션 장면들은 역시 여름 블럭버스터다웠습니다.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했기에, (아마도 일부러) 살짝 3D 애니메이션처럼 보이게 만든 CG도 나쁘지 않았구요. 중반의 지프와 강화슈트 그리고 바이클이 추격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아이.조의 숙적 '코브라 군단'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코브라만 나옵니다. 원제가 the Rise of Cobra인 것처럼, 이 영화는 그 오랜 전쟁의 시작이 되는 코브라 군단의 탄생을 보여주는, 시리즈의 '프리퀼' 정도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제목이 '전쟁의 서막'이구요. 코브라 군단의 핵심 인물, '코브라 커맨더', '데스트로', '미스터 자탄', 마지막으로 이병헌이 연기한 '스톰 쉐도우'까지 주인공보다 개성 강한 악역들이 영화 마지막까지 건재하기에 후속편에서 활약이 기대됩니다. 스톰 쉐도우는 아쉽게 쓰러졌지만 GI유격대 피규어로도 스네이크아이와 더불어 인기 제품이니 후속편에도 반드시 등장할 것을 예상되네요.
헐리우드 영화답게 인종에 따른 확연한 성격구분은 아쉽습니다. 백인 남자는 강인하고 매력적인 주인공, 미국계 흑인은 능력은 약간 떨어지지만 다른 한 분야에 재능이 있고 주인공의 절친, 유럽계 흑인은 과묵하고 덩치크고 호전적 동료, 빨간머리 여자는 완벽주의에 고집있지만 내면에는 약한 구석이 있는 동료, 인도 출신은 전자공학의 천재 동료, 그리고 동양인은 무술의 고단자 (악당)... 뭐 이런 전형적 인종 역할 구분은 이제 블럭버스터에서 드물지 않게 등장하지 않나요?(저만 느낀 점, 혹은 제 과민 반응일까요?)
사실 내용은 정의가 승리하는 전형적은 구조이지만, 화려한 볼거리는 아쉬웠던 트랜스포머의 후속편에서 채워주지 못했던 쾌감을 만족시켜줍니다. 로봇이 아닌,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들의 전투가 역시 현란하고 재미있습니다. 마지막에 악당들의 반격에 대한 여운을 남기고 영웅들은 이제야 제대로된 팀을 구성하며 마치기에, 사전에 시리즈화를 작정하고 만든 느낌입니다. 그렇기에 여러모로 '엑스맨 시리즈'의 첫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GI유격대 피규어를 조금 갖고 놀았던 사람으로 피규어들에 대한 기억이 나는데, 듀크는 비행복같은 것을 입고 작은 날개가 달린 비행 장비를 등에 달고 있었습니다. 스네이크아이는 쌍검에 기관총이었고 스톰 쉐도우는 검에 삼절곤에 활까지 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데스트로는 정말 얼굴이 철판이었구요. 그외에도 개성적인 인물들이 많았는데 언제쯤 등장할까요?
뭐니뭐니해도 시에나 밀러의 키스신들은 정말 떨리더군요.(완전 부럽) 이병헌의 괜찮은 영어발음과 비중있는 역할도 좋았구요. 올여름 최고의 블럭버스터로서, 벌써 후속편이 기대됩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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